[리뷰] '리스크 오브 레인2', 떡잎부터 다른 로그라이크인 이유

리뷰 | 정필권 기자 | 댓글: 17개 |

'리스크 오브 레인2'는 전작의 명성만큼이나 뛰어난 게임 플레이를 보여주는 로그라이크 액션 게임입니다. 지난 3월 29일부로 얼리엑세스를 시작했으며, 동시에 뛰어난 완성도로 수많은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습니다. 이는 곧 얼리엑세스 게임임에도 뛰어난 재미를 보여주고 있다는 증명입니다. 게임을 플레이한 유저 대부분이 좋은 평가를 하고 있는 것이니까요.

얼리엑세스 시작 이후 일주일 동안 65만 명이 플레이했다고 밝힌 것을 보면, 전 세계적으로 완성도를 인정받았다는 이야기가 됩니다. 특히, 게임을 구매한 사람이 50만 명. 얼리엑세스 초기 1+1 행사를 통한 유입 유저가 15만 명. 인디 게임으로서는 놀라운 기록이기도 합니다. 심지어 기본적인 시스템과 게임 플레이만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말이죠.



▲ "YOU DIED"


"첫 번째 이유 - 2D에서 3D로"
그러면서 강화된 긴장감과 흥분감

'리스크 오브 레인'의 실제 게임 플레이는 전작의 장점을 계승하면서, 기존과는 조금 달라진 구성을 보여줍니다. 그래픽이 2D 도트에서 3D로 변화했고 액션 면에서 전작보다 한층 더 강화됐습니다. 전작이 횡스크롤로 캐릭터들을 매우 작게 표현되었던 것을 생각하면, 매우 큰 차이점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래픽이 격변하면서 걱정이 앞서기는 했지만, 게임의 핵심적인 가치와 재미는 고스란히 남아있습니다.

3D로 바뀌면서 게임의 긴장감은 강화됐습니다. 전작과 비교를 해보면 게임 플레이의 긴장감 강화는 확실히 드러납니다. 캐릭터의 크기는 한층 더 커졌고, 시야는 좁아졌습니다. 횡스크롤이라 사방에 있는 적을 한눈에 볼 수 있었던 것에서 크게 달라졌죠. 플레이어는 기본적으로 캐릭터의 뒤를 보고 있어서 접근하는 적을 바로 파악하기 어렵게 해뒀습니다.



▲ 이랬던 게임이



▲ 이렇게 바뀌었습니다.

그래서 상대적으로 전작보다 어렵다는 느낌을 받는 편입니다. 적들의 수는 많고 긴장감이 지속되니, 게임 플레이가 상대적으로 덜 지루하기도 하죠. 작지만 큰 변화입니다. 덕분에 게임의 양상이 정말 크게, 많이도 바뀌었으니까요. 전체적인 분위기도 달라졌고요.

완전히 달라진 시점은 전작을 플레이한 사람들에게 있어 게임을 꾸준히 하게 만드는 첫 번째 이유가 됩니다. 시점이 바뀌면서 게임이 보여줄 수 있는 재미가 한층 더 커졌습니다. 갑작스러운 그래픽 변화에 걱정이 앞섰지만, 기우에 불과했습니다. 지킬 것은 지키면서 상당히 다른 인상을 남기는데 성공했습니다.

사실 까놓고 말하자면, 게임의 룰에 있어서는 크게 변한 부분이 없습니다. 하지만 시점이 달라지고 다른 액션을 선보이게 되면서 거의 모든 부분이 달라지기 시작했습니다. 전작도 재미있는 편이었지만, 후속작은 그보다 더 나아진 모습을 보여주는 데 성공했다고 평하고 싶습니다.



▲ 신기한 건, 많이 달라졌음에도 전작 느낌이 확실히 남아있다는 것.

특히, 후속작에서 전작의 느낌을 살리기 위해 많은 고민을 한 것은 분명합니다. 유일한 근접전 캐릭터인 머셔너리를 보면 이를 알 수 있습니다. 3D로 개발하며 입체감이 부여됐음에도 근접전 캐릭터를 구현했다는 점. 그리고 심지어 전작의 스킬 구성과 크게 달라지지 않았지만, 조작과 밸런스 면에서 다른 캐릭터들과 차별화되는 재미를 보여줄 수 있었다는 점이 그렇습니다.

무언가를 발사하는 캐릭터가 더 만들기 쉬웠을 테지만, 개발진이 근접 캐릭터를 넣고 싶었습니다. 자신들이 말한 대로 전작의 정체성을 유지하면서, 재미를 줄 수 있게 고민하고 노력한 결과물이기도 합니다. 전작에서 보여줬던 조작과 특징을 완전히 판이 달라진 후속작에서도 고스란히 구현했으니까요. 액션이 두드러졌기에 오히려 총 쏘는 캐릭터들보다 박진감이 넘칩니다. 그래서 더 재미있기도 합니다. 진짜로요.



▲ 슈터보다 재미있는 현존 유일 근접캐.


"두 번째 이유 - 로그라이크를 살리다"
죽음. 그 속에서 우리는 무엇을 남기는가.

전작이 그러했듯, 리스크 오브 레인2는 로그라이크의 문법을 충실하게 따릅니다. 게임 플레이는 같은 스테이지와 콘텐츠의 반복이고, 아직 얼리엑세스라 스테이지의 수도 적습니다. 스테이지 네 가지만이 계속해서 반복될 뿐이죠. 스테이지를 반복할수록 적은 계속해서 강해지고, 게임은 점점 어려워집니다.

그리고 플레이어는 언젠가 죽음을 맞이합니다. 적들에게 맞아 사망하든, 스테이지 한 사이클을 돌고 오벨리스크에 자신을 바치든. 죽음이라는 게임의 끝은 게임 시작과 동시에 플레이어들 곁에 자리합니다. 여기서 개발사인 호푸 게임즈의 전략을 찾아볼 수 있습니다.

리스크 오브 레인의 난이도를 살펴보면, 게임을 처음 시작할 때 선택하는 세 가지 난이도 외에 별개의 것을 볼 수 있습니다. 그건 다름이 아닌 '시간'입니다. 전작과 마찬가지로 게임의 핵심적인 요소이기도 합니다. 시간에 따른 난이도 상승은 플레이어에게 선택지로 작용합니다. 몬스터들이 계속해서 리젠되고, 골드를 모아서 상자를 열 수 있는 시스템에서 '얼마나 빠르게' 그리고 '얼마나 효율적으로' 파밍을 할 것인지 결정하는 지표가 됩니다.



▲ 시간이 매우 중요하게 다뤄지는 것은 후속작도 마찬가지

시간이 지날수록 몬스터들이 강해지는 것은 물론, 아이템을 획득할 수 있는 상자를 열기 위해 들어가는 골드의 수치도 함께 상승합니다. 그렇기에 하나의 스테이지에서 선택을 해야만 합니다. 파밍의 적정선은 어디까지인지. 포탈을 열어 보스 몬스터를 얼마나 빨리 공략할 것인지를 말이죠.

더불어, 도전과제로 새로운 콘텐츠가 잠금 해제되는 기조를 후속작에서도 유지했습니다. 이는 곧 반복 플레이, 죽음을 계속해서 맞이하면서도 플레이어들이 무언가를 항상 얻을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새로운 장비와 아이템은 물론이고 새로운 캐릭터까지 모두 도전과제를 풀어내야만 획득할 수 있습니다. 구체적인 조건도 별도 메뉴에서 확인할 수 있으므로, 반복적인 플레이에 목표를 제공하기도 하고요.



▲ 물론, 뚜렷한 목표가 없어도 재미있기는 합니다.


"세 번째 이유 - 동료와 함께"
같이 해서 재미없는 게임이 얼마나 있겠습니까만...

기자의 기준이기는 합니다만, '친구와 같이해서 재미가 없는 게임은 막상 없다'는 개인적으로 확고한 기준과 명제가 있습니다. 게임 완성도가 평이하더라도 동료와 함께 플레이한다면 충분히 재미있을 수 있는 게임이 많습니다. 같이 하나의 게임을 즐기며, 떠들고 이야기하는 재미는 각별한 것이니까요.

'리스크 오브 레인2'는 전작과 마찬가지로 멀티 플레이를 장려합니다. 얼리엑세스 트레일러는 물론이고, 첫 공개 트레일러에서도 온라인 멀티 플레이를 강조하기도 했고요. 수많은 로그라이크 게임이 쏟아지는 상황에서 원활한 온라인 코옵을 지원하는 것은 그것만으로도 충분한 강점이 됩니다. 같은 장르 게임 중, 별도의 프로그램을 이용하지 않고도 쉽게 멀티 플레이를 즐길 수 있는 게임은 손에 꼽거든요.



▲ "아 님 마이 선픽? 그럼 나도 마이 픽!"

게다가 액션이 강화되었다는 점도 중요한 포인트입니다. 앞서 설명한 것처럼, 2D에서 3D로 변화하고 시점이 달라지면서 게임의 액션이 더 부각되었기 때문입니다. 사방에서 모여드는 적을 모두 상대하기 위해서는 등을 맡길 수 있는 동료가 필요하거든요. 함께 고난에 맞서고 이를 극복하는 쾌감이 각별합니다. 음성채팅으로 4명 정도가 플레이하는 것도 특별한 경험이 될 겁니다.

물론, 정말 친한 사이라면 가뜩이나 예상하기 어려운 게임이 종잡을 수 없게 변하기도 합니다. 동료가 골드를 지불하고 개봉한 상자의 아이템을 멀리서 달려와 꿀꺽하는 상황이 그것이죠. 서로의 인성. 그 밑바닥을 확인할 기회이기도 합니다.



▲ 감정이 한껏 서린 이용자 평가를 공유하며 설명을 마칩니다.


"네 번째 이유 - 전작의 완성도를 봅시다"
얼리엑세스 시점에서도 이 정도라면?

개발사인 호푸 게임즈(Hopoo Games)는 작은 개발사임에도 높은 완성도를 보여준 바 있습니다. 2D 도트 게임에 있어서는 아주 뛰어난 게임들을 선보였죠. '데드볼트(DEADBOLT)'는 물론, 전작인 '리스크 오브 레인' 모두 스팀에서 압도적 긍정적 평가를 기록한 바 있습니다.

진정한 의미의 완성까지는 시간이 걸리기는 했지만, 적어도 자신들이 만든 게임을 중간에 내팽개치지 않았습니다. 꾸준히. 그리고 열정적으로 개발하며 게임을 완성하는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그렇기에 이들은 '믿을만한 개발사'라는 타이틀을 거머쥐기에 부족함이 없습니다. 3D 게임은 처음이기는 하지만, 개발 진척 상황을 블로그를 통해서 공개하고 있기도 합니다. 앞으로 게임이 어떤 방향으로 개발될 것인지를 유저들이 알 수 있도록 함은 물론이고요. 동시에 피드백을 받기도 합니다. 반응이 좋지 않다면 다른 방향을 찾으려는 노력도 기울이고 있는 모습입니다.



▲ 바닥으로 꺼지는 버그는 인지하고 고치려는 중.

물론, 아직 개발 중인 게임이기에 개선해 나갈 부분들은 있습니다. 멀티 플레이는 전반적으로 따졌을 때 쾌적한 플레이를 보장합니다만, 4인 코옵에서 많은 적이 등장했을 때에는 간헐적으로 프레임 드랍이 심해지는 현상을 겪기도 했습니다. 오브젝트가 많아졌을 때나 극한의 상황에서는 아직 조정할 부분이 남아있는 상태입니다.

다행인 점은 개발자들도 플레이어들이 어떤 불편을 겪고 있는지 인지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어떤 점을 개선해야 하는지. 어떤 부분을 더 강화할 수 있는지를 안다는 것 만으로도 게임을 더욱 좋게 만들 가능성이 생깁니다. 현재 꾸준히 개발 일지를 올리고 있고 게임은 개선되고 있기도 하니, 충분히 기대감을 걸어도 좋을 것 같습니다. 전작도 잘 완성해 낸 이들인 만큼, 신뢰도 있으니까요.



▲ 어떻게 게임을 개선하고 발전시킬 것인지 아는 회사 중 하나.


"상반기 로그라이크 중에서는 최고"
압도적 긍정적은 쉽게 나오는 게 아닙니다.

얼리엑세스를 시작한 지 이제 이주 째. 벌써 플레이타임은 몇십 시간을 넘어 백 시간을 바라보고 있습니다. 정말 오래간만에 꾸준히 몰입해서 즐긴 게임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콘텐츠 전반적으로. 그리고 스테이지 수로는 얼마 되지 않지만, 반복되는 죽음을 어떻게 즐겁게 만들 수 있을지를 고민한 결과물입니다. 뼈대에 살이 약간 붙어있는 수준. 딱 기초만 완성된 수준임에도 매우 즐겁고 재미있는 게임입니다.

그렇기에 개인적으로는 긍정적인 평가를 주고 싶습니다. 이미 완성도 면에서는 실력을 입증했던 호푸 게임즈 이기도 하고. 이 정도의 의욕과 발전이라면 미래에는 기대 이상의 물건이 나올 것이 분명하니까요. 그런 면에서 '리스크 오브 레인2'는 떡잎부터 달랐던 게임이라 할 수 있을 겁니다. 더 크게 자랄 가능성이 있고, 막 싹을 틔운 시점부터 완성도를 확실히 보여줬으니 말입니다.

출시 초부터 압도적 긍정적인 평가를 보여줬던 '리스크 오브 레인2'. 4월 8일 기준으로 구매자 95%, 1만 명이 넘는 사람들이 긍정적인 평가를 한 게임. 저는 게임이 같은 장르에서 참고할 수 있는 거목으로 성장하리란 예감이 확실하게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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