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향, 그게 뭐죠? 아무나 해도 재밌는 게임 5선

기획기사 | 박태학 기자 | 댓글: 19개 |




하루에도 게임이 수십, 수백 개나 출시되는데, 왜 주변 친구들이 '할만한 거 없냐'고 물어보면 한참을 찾게 되는 걸까요. 현질 싫어하는 친구, 특정 장르 좋아하는 친구, 미소녀 없이면 게임으로 보지도 않는 친구 등, 취향이 제각각이니 콕 집어 추천하기 어렵더군요. 설령 취향 맞춘 게임이라 한들, 기본적인 재미가 없으면 추천 안 한 것만 못 하죠.

지금부터 다섯가지 게임을 소개해보려고 합니다. 누구나 아는 게임이라 부르긴 어렵지만, 누가 하더라도 충분히 재미를 느낄 수 있는 게임들입니다. 이쪽 장르가 취향이 아니더라도 크게 걱정하지 마세요. 장르 불문이라는 부제를 붙인 만큼, 그것도 고려해서 선정했으니까요.

그래픽, 사운드, 연출에서 자신만의 특성을 갖고 있고, 혼자 하더라도 멍하니 계속 즐길 수 있는 게임들입니다. 외국에서는 이미 충분히 검증히 끝난 게임들이기에 한번쯤 해보셔도 후회하지 않을 거라 자신합니다.




트라이얼 라이징



⊙개발사: 유비소프트 ⊙장르: 레이싱 ⊙플랫폼: PC, PS4, XBOX One, Switch ⊙발매일: 2019년 2월 27일

해본 사람들은 절로 고개를 끄덕일 '꿀잼' 보장 시리즈입니다. 액셀, 브레이크, 바이크 기울이는 좌우 키까지 조작 버튼은 단 4개에 불과하죠. 게임에 관심 없는 여자친구나, 지금 안방에 계신 부모님을 모셔와 자리에 앉혀도 1탄은 무난하게 깰 겁니다. 진입장벽? 그런 거 없어요.

그렇다고 막연히 쉽고 간단한 게임은 아닙니다. 트라이얼 시리즈의 쉬운 조작은 기상천외한 맵을 주파하기 위한 최후의 배려에 가깝죠. 말도 안 되는 곳을 막 넘어가는 게 트라이얼 바이크라지만, 게임 트라이얼 시리즈의 배경은 현실적 상상의 굴레를 아득히 벗어나버렸습니다. 폭발 직전의 화산, 우주 괴수와 싸우는 영화 세트장부터 시작해 불을 뿜고 있는 로켓 발사 현장까지... 개발자의 창의력에 감탄하게 만드는 다양한 맵들이 준비되어 있죠.

덕분에 주파 과정이 생각만큼 간단하지 않습니다. 바이크는 철저한 관성의 법칙을 따르기에 약간의 컨트롤 실수도 용납하지 않죠. 연신 땅에 머리를 박는 라이더를 수없이 보게 될 겁니다. 동시에 어떻게든 바이크를 넘어뜨리지 않으려고 끙끙대는 자신의 모습도 함께 말이죠.

간단히 말해, 혼자 해도 재밌는 게임입니다. 그리고 옆에 친구라도 있으면 연신 낄낄거리며 서로 '그것도 못하냐'라고 하기에 최적화된 게임이죠. 트라이얼 레이싱이 뭔지 모르더라도 상관없습니다. 오토바이 안 좋아하더라도 걱정 마세요. 그냥 이 게임은 어느 누가 잡아도 재밌다는 것만 기억하시면 됩니다. 시리즈 중에서도 한국어화가 된 트라이얼 에볼루션이나 가장 최근에 출시된 트라이얼 라이징을 추천합니다. 특히, 라이징은 2명이 한 오토바이를 타는 비범한 모드도 준비되어 있습니다.


도넛 카운티



⊙개발사: 벤 에스포지토 ⊙장르: 퍼즐
⊙플랫폼:
PC, PS4, XBOX One, Switch, iOS, MacOS ⊙발매일: 2018년 8월 28일

구멍에 물건을 빠뜨려 크기를 키운다. 더 커진 구멍으로 더 큰 물건을 빠뜨린다.

'도넛 카운티'는 이 단순한 발상에서 시작된 게임입니다. 퍼즐 게임 디자이너에게 들이대면 '테트리스부터 다시 배우고 와라'며 문전박대 당하기 딱 좋아보일만큼 단순한 발상이죠. 그럼에도 용케 완성된 이 게임은 역설적이게도, 그간 퍼즐 게임에선 볼 수 없었던 참신한 게임플레이를 보여줍니다.

'맵 안의 오브젝트를 순서대로 지운다'는 구성은 그 자체로 직관적이며, 누구나 이해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퍼즐 게임으로서의 재미를 전달하기엔 룰이 지나치게 단순하기에 여러가지 장치가 필수적이죠. 도넛 카운티는 구멍과 오브젝트 간 상호작용을 문제 해결의 키워드로 내세웠습니다. 이미 구멍에 빠뜨린 오브젝트를 잠깐 뱉어낸다던가 구멍을 움직여 지상의 오브젝트를 움직이는 방식이죠.

퍼즐의 구조적 특성에 맞게 각 상호작용은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고, 일반적 상황이 아닌 그래픽과 스토리에 어울리는 아기자기한 모습입니다. 위 영상을 보면 아시겠지만, 집에 놀러온 어린 조카를 잠깐 조용히 만드는 데 최적화된 게임입니다.


컵헤드



⊙개발사: 스튜디오 MDHR ⊙장르: 플랫포머 액션
⊙플랫폼: PC, XBOX One, Switch, MacOS ⊙발매일: 2017년 9월 29일

이제는 애니메이션 풍 게임이 흔한 시대지만, 컵헤드의 그래픽 완성도는 수준이 다르다는 말로도 부족합니다. 손으로 한 장씩 그리는 장인정신 없이는 절대 만들 수 없는 작품이기에, 외국에서는 개발 초기부터 많은 관심을 받았고, 출시 1년만에 300만 장 이상을 판매할 만큼 성과도 좋았습니다.

런앤건 방식의 플랫포머 게임은 그 역사도 오래됐고 인디 게임씬에서 자주 채용할 만큼, 게임의 재미 전달력 면에서는 검증이 끝났다고 봐도 됩니다. 특히, 컵헤드는 장르를 떠나 화풍 면에서 비슷한 게임도 없고, 설령 비슷하더라도 완성도 면에서 비교가 불가능하기에 굳이 이 장르를 좋아하지 않더라도 꼭 해봐야할 게임이라 봅니다. 특히 보스전이 백미인데, 한 번 보면 뇌리에서 떠나지 않을 만큼 기상천외한 디자인을 보여줍니다.

단순히 외형에만 치중한 작품도 아닙니다. 조작은 쉽지만, 패미컴 키드라면 의욕을 불태울 만큼 은근히 난이도 있는 게임입니다. 그외 다양한 총기와 스테이지 구성 등 플랫포머 액션 게임으로서의 기본기도 충실하죠. 한 가지 희소식 더, 컵헤드는 오는 4월 18일 닌텐도 스위치 버전 출시와 함께 공식 한국어 업데이트가 예정되어 있습니다. 아직 즐기지 않은 유저라면, 이 시기에 맞춰 구매를 추천합니다.


댄싱 라인



⊙개발사: 치타 게임즈 ⊙장르: 리듬액션
⊙플랫폼: 안드로이드, iOS ⊙발매일: 2016년 10월 1일
영상 출처 - Egemen Coşdan 유튜브

리듬게임은 마니아 장르라고 생각했던 기자의 편견을 부숴버린 작품입니다. 단 하나의 터치, 좌 우로 움직이는 선, 감성적인 배경과 음악, 거기에 완성도 높은 연출까지 더해졌죠.

채보가 아닌 일종의 스테이지 구성이기에 개발에 드는 시간이 클 수 밖에 없고, 따라서 일반적인 리듬 게임과 비교해 곡 수가 많지는 않습니다. 다만, 그 덕분에 리듬게임이면서도 '모험'한다는 느낌이 강하게 드는데, 이것이 댄싱 라인의 가장 큰 특징이자 장점입니다. 스테이지 하나하나 특성도 명확하고, 연출이 워낙 좋다보니 단순한 그래픽이지만 여행하는 느낌이 잘 전달됩니다.

난이도는 전체적으로 높지 않습니다만, 처음 리듬게임을 해보는 분들이라면 다소 어렵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도전 욕구를 꺾을 만큼 어렵지는 않으니 차분한 마음으로 해보시는 걸 추천합니다. 단, 광고 노출이 좀 잦은 편인데, 게임 자체가 마음에 드는 분이라면 약 7000원 정도 결제를 해도 크게 후회는 없으리라 생각합니다. 댄싱라인의 성공 이후 몇몇 유사 게임이 시장에 출시되었습니다만, 원작만큼 감성적인 음악과 연출을 보여준 게임은 아직 없었습니다.


히든 포크스



⊙개발자: Adriaan de Jongh, Sylvain Tegroeg ⊙장르: 퍼즐
⊙플랫폼: PC, Switch, 안드로이드, iOS, MacOS ⊙발매일: 2017년 2월 15일

이런 숨은그림찾기는 '월리를 찾아라'로 끝났다고 생각했습니다. 빽빽한 인파를 구석구석 뒤져가며 하나씩 찾고 표시하면 되는 장르에서 무슨 발전할 여지가 있나 싶었는데, '히든 포크스'는 인디 특유의 아기자기한 아이디어로 또 다른 재미를 준 작품입니다.

게임은 간단합니다. '월리를 찾아라'는 색이라도 있었는데, '히든 포크스'는 흑백이라 더 단순합니다. 대신 소리가 납니다. 그것도 개발자가 하나하나 육성으로 녹음한 기막힌 효과음으로 가득합니다. 서랍 여는 소리부터 돗자리 둘둘 마는 소리까지 하나하나 사람 목소리로 '흉내'냈습니다. 하나씩 손으로 그리고, 하나씩 입으로 녹음했다는 점에서 굉장히 정직한 게임이며, 덕분에 참신한 재미까지 담아내는 데 성공했습니다.

아, 이 작품 역시 나온지 좀 시간이 흘렀기에, 공략 영상이 많이 나와 있는데요. 숨은그림찾기라는 장르 특성상 공략 자체가 스포일러가 되는 만큼, 최대한 자신의 힘으로 깨보길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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