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인벤 취재팀이 바라본 로스트아크, 과연 RPG의 한계를 넘을 수 있을까?

게임뉴스 | 문원빈,송철기,양동학,오재국,이서우 기자 | 댓글: 130개 |




스마일게이트가 내놓은 거대한 모험 RPG 게임, 로스트아크가 기나긴 기다림 끝에 진행된 2차 CBT가 종료됐습니다. 1차 클로즈 베타에서 맛볼 수 없었던 다양한 콘텐츠와 개선 사항들이 적용되면서 조금 더 완성되어 가고 있는 느낌을 받을 수 있었는데요.

모험가들 개개인이 느끼는 감상은 각각 다르겠지만, 전반적으로 긍정적인 평가가 많았습니다. 또한, 진실인지는 정확하게 확인할 수 없어도 3차 클로즈베타 테스트에 대한 힌트가 게임 후반부 퀘스트에 등장하면서 기대감을 한껏 증폭시키기도 했죠.

특히, 2차 CBT에서는 캐릭터 레벨 상한선이 50레벨까지 증가했고, 특별한 요소들이 꽁꽁 숨겨진 다양한 섬들이 등장하면서 탐험하는 재미가 있었는데요. 유저들과 마찬가지로 열심히 레벨업하고, 콘텐츠를 즐겼던 인벤 기자들이 10일간 느꼈던 로스트아크에 대한 평가를 모아봤습니다.




▣ 2차 CBT 동안 어떤 캐릭터를 육성했나요?


바루(문원빈 기자): 먼저 2차 CBT 10일간 다들 어떤 직업을 육성하셨나요?

에티(양동학 기자): 저는 2차 CBT부터 등장한 '서머너'를 키웠습니다. 서머너라는 이름에서 소환을 위주로 운용할 거라는 인상을 느꼈죠. 근데 막상 시작하니 전통적인 마법사에 소환이 보조라는 개념으로 운용되는 캐릭터였... 물론 소환술을 활용한 공격이라는 설정인지 모르겠지만, 상상했던 플레이 방식과는 전혀 달랐어요. 소환한 골렘이 공격하지 않을 때는 정말 답답하기도 했죠.






모네(송철기 기자): 전사 계열 신규 캐릭터인 '디스트로이어'를 플레이했는데, 커다란 망치를 든 모습이 마음에 쏙 들었습니다. 외형만큼 공격력도 강해서 필드 일반 몬스터들은 망치 2~3번 휘두르면 가볍게 처치할 수 있을 거 같지만, 그만큼 엄청나게 느린 속도를 지니고 있어서 사냥이 빠르다고 하진 못하죠. 이동 기술이 뛰어나지도 않고, 모든 캐릭터 중 가장 공격 속도가 느린 캐릭터가 아닐까 싶네요.

따라서, 디스트로이어는 공격하면서 발생하는 경직이나 상태 이상 효과 시간에 다음 공격을 이어나가야 하는데요. 엘리트 몬스터나 보스는 피격에 면역이 있기 때문에 특히 상대하기 어려웠어요. 느린 속도에 근접 직업이라 기술 발동 중 적에게 맞아서 끊기는 경우도 많았고, 수차례 공격을 당한 후에야 간신히 한 대 때리는 일도 허다했죠. 이런 부분은 레벨이 높아지고 후반에 갈수록 심해져서 답답함을 느끼는 사람이 많을 것으로 보였습니다.

그렇지만 한방 공격력은 발군! 특히 코어 게이지를 모아서 발동하는 중력 제어 모드에서는 경직과 일부 상태 이상에 면역이 되는 슈퍼 아머를 두르고, 물약으로 HP를 보충하며 공격에만 몰두할 수 있어 스트레스 해소에 일등공신! 적어도 이 타이밍에 디스트로이어는 최고 수준의 피해량은 보이며, 시원한 타격감을 선사했습니다.

럭스(오재국 기자): 제가 '데빌헌터'를 키운 이유는 신규 클래스에 대한 관심이 다들 높아서 거너 계열은 아무도 선택을 하지 않았어요. (눈물) 그래서 살신성인의 정신으로 고르게 되었는데 사실 남자 캐릭터는 평소 잘 하지 않는다는...

하지만 실제로 육성해보니 굉장히 매력적인 캐릭터였죠. 다른 클래스와 달리 별도의 게이지를 모으는 시스템 대신 샷건, 라이플, 권총 3개를 교체하면서 기술을 사용할 수 있어서 매우 스타일리쉬한 전투를 펼칠 수 있습니다. 기본이 되는 권총은 비교적 쿨타임이 짧은 편에 속하고, 샷건과 라이플은 쿨타임이 길어도 강력한 피해를 줄 수 있어요.

특히 근거리에서 몬스터가 몰려 있을 때 샷건으로 처리하는 쾌감이 있고, 라이플의 경우 화면 외에서도 공격이 가능한 긴 사정거리와 강력한 피해량 때문에 보스전에서 특히 그 장점이 눈에 띄죠. 던전 동영상을 촬영하면 몬스터가 보이지 않아서 애매한 상황이... 대신 PVP에서는 운영하기가 다소 어렵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포웰(유준식 기자): 저는 일단 일러스트로 '아르카나'를 골랐는데요. 이 클래스를 한 마디로 표현하자면 '어렵다!'로 끝납니다. 물론 제 손가락 기준으로... 개인에 따라 차이가 있겠지만, 기본적인 콘셉트가 매지션임에도 불구하고 중거리에서 전투를 벌이는 직업이다 보니 확실한 동선 설계가 필요하여 캐릭터를 다루기가 까다로웠죠.

또한, 아르카나의 기술 구성은 독립적인 기능을 한다기보단 연계가 중요한데요. 이 기술의 연계가 끊어진다면 만족스러운 피해량을 발휘하기가 어려워요. 아이덴티티 기술의 경우도 자신이 원하는 카드를 직접 골라 사용하는 것이 아닌, 무작위로 생성된 카드를 적재적소에 사용해야 하기 때문에 캐릭터에 대한 이해도도 상당히 필요하죠. 우선 카드 모양부터 암기해야... 머리가 아파요. (눈물)

그래도 자신에게 맞는 기술 세팅을 찾아내고, 이동 기술 사용에 익숙해진다면 아르카나는 어떤 콘텐츠에서도 준주한 모습을 자랑합니다. 어느 게임이든 기동력이 좋은 캐릭터는 이동 기술을 응용하여 더 뛰어난 가능성을 발견하잖아요? 안전 위치를 판단하여 적에게 떨어지지 않고, 스택트를 중첩시킨 적에게 '루인'으로 큰 피해를 주며 자신이 뽑은 카드를 잘 활용하면 아르카나의 진정한 모습이 나타납니다.

로서(이서우 기자): 저도 공격 속도와 기동력이 뛰어난 '배틀마스터'를 선택했습니다. 빠르게 치는 재미는 있었는데, 그만큼 한 대, 한 대의 위력이 약해서 오래 쳐야한다는 문제가 있죠. 게다가 근접 공격 캐릭터라 오래 때리고 있으면 그만큼 맞을 확률이 높기 때문에 자칫 잘못 판단하면 몸이 버틸 수가 없어요. 결국 기술 시전 시간은 짧으면서 한 방 위력이 강한 기술들로 세팅하게 되었는데, 이럴거면 인파이터를 하는 게 낫지 않나라는 의문이 게임 플레이 내내 머리 속을 떠나지 않았습니다.

그나마 배틀마스터가 PVP에서는 강하지 않을까하는 기대를 안고 증명의 전장으로 가보았지만... 워로드님께서 저의 꿈과 희망을 박살 냈죠. 게다가 모험가들 사이에서도 PVP마저 배틀마스터보다 인파이터가 낫다는 평가가 많더라고요. (눈물) 그래도 만약 모험 콘텐츠 위주로 즐길 분이라면 배틀마스터를 추천해요. 빠르게 뛰어다닐 수 있거든요. 물론 탈 것이 추가되면... OTL






바루: 그렇군요. 저는 1차 CBT에서 했던 '바드'를 다시 육성했어요. 1차 CBT에서 큐브르 입장할 때 바드의 존재 여부가 정말 큰 비중을 차지해서 30레벨이 되자마자 주변에서 서로 데려가려고 했거든요. 2차 CBT에서도 역시 귀족이었죠. 다만, 육성 과정에서는 기술이 단조롭고 화력이 약한 편이라 조금 지루한 면도 있었어요.

1차 CBT는 테스트 기간이 짧은 바람에 기술을 파악할 시간이 없어 제대로 운용하지 못했는데, 이번에는 트라이포드를 세밀하게 연구하여 다양하게 바드를 운용했죠. 아마 지원형 직업이 새로 등장하지 않는 이상 앞으로도 바드를 꾸준히 선택할 거 같아요.




▣ 로스트아크의 강점은 무엇일까요?






바루: 로스트아크가 다른 게임과는 어떤 차이가 있는지가 중요하겠죠. 2차 CBT를 경험하면서 로스트아크가 가진 강점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나요?

모네: 취향에 따라 선호도 차이가 발생하는 쿼터뷰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노력이 많은 요소에서 보였어요. 게임 중간마다 주요 장면을 표현하는 연출력은 최고 수준이었다고 생각될 정도였는데요. 뷰 포인트에서 배경을 살피는 모습이나 시나리오 중간에 볼 수 있는 영상들 모두 게임에 몰입하게 만드는 요소로 보였죠.

다만, 이런 영상들은 첫 입장 시엔 스킵할 수 없거나 아예 스킵이 불가능한 부분이 많아서 빠르게 육성을 원하는 모험가들에게는 불편한 요소로 다가올 수 있다고 봐요. 이외에도 필드 보스, 던전, 보물 지도, 항해, PvP 등 2차 CBT 기간에 다 즐기지 못할 정도로 다양한 콘텐츠가 준비된 것이 흥미로웠습니다.

에티: 맞아요. 저도 게임을 진행하면서 자연스럽게 시네마틱 영상까지 연출하는 능력은 로스트아크가 자랑하는 최고의 강점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연출력으로 눈을 화면에 집중시켜 스토리를 더욱 몰입하게 했어요. 연출력과 함께 다른 MMORPG에서 상상할 만한 콘텐츠가 섬이라는 요소로 넣을 수 있다는 것도 점수를 줄 만한 부분이죠.

바루: 연출력은 아마도 많은 모험가가 인정할 것으로 생각되네요. 개인적으로 트라이포드 시스템을 이용하여 같은 직업을 다른 스타일로 운용할 수 있다는 것이 인상적이었어요. 모험가의 취향에 따라 운용 방법이 달라지다 보니 좋지 않다고 판단한 캐릭터가 다른 모습으로 활약하기도 했죠.

럭스: 모험가마다 플레이 성향에 따라 다르겠지만, 다양한 모험 요소가 있다는 점이 마음에 들었어요. 사실 CBT 기간이 짧아서 어느 하나를 전념해서 즐기진 못했지만, 모험의 서를 통해 수집이나 특정 목표를 달성하는 재미가 있었죠.

특수 효과를 가진 선원들을 모아 더 넓은 바다로 향해가 가능하고, 보물 인양이나 우연히 마주친 섬에서 특별한 재료들을 모아 장비 수준을 끌어올릴 수 있기 때문에 꼭 전투 콘텐츠만이 아니라도 아이템 파밍을 같이 할 수 있다는 것도 장점 중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생활 콘텐츠의 경우 상당히 종류가 많았는데요. 50레벨을 달성하고 레이드나 던전을 돌다 보니 물약이나 음식 같은 소모품이 굉장히 부족했고, 장비 제작을 위해서 필요한 재료도 많았다는 것을 알 수 있었죠. 콘텐츠마다 어느 정도 유기적으로 이어져 있기 때문에 골드를 마련하기 위해 1~2개 집중해서 올리는 것도 나쁘지 않아 보였습니다.




▣ 항해 콘텐츠는 어떠셨나요?






바루: 2차 CBT에서 가장 이슈가 된 항해 콘텐츠에 대해 이야기해보겠습니다. 다들 어떠셨나요?

에티: '항해' 콘텐츠를 즐길 거리로 내놓은 게임은 많지 않았기 때문에 흥미로운 요소였어요. 게임을플레이 하면서 항해로 대해를 건너서 각 지역의 특징이 차별화된 섬, 대륙을 돌아다닌다는 개념이 신선했고, 실제로 넓은 세계를 체험한다는 느낌을 받았죠. 배로 이동하다가 물자나 보물을 건지는 부분에서도 소소한 재미도 있었어요.

하지만 항해 콘텐츠만을 놓고 보면 파고들 만한 요소가 적다는 것이 아쉬웠습니다. 선박, 선원과 해상 이변 등의 시스템을 갖춰줘 있지만 깊게 즐길 정도는 아닌 것 같은 느낌? 또한, 캐릭터가 배가 되었을 뿐 클릭과 이동 형식은 똑같아서 선박을 조종하는 시뮬레이션 게임 형식의 조종을 기대한 모험가라면 아쉬울 수도 있을 겁니다.

럭스: 사실 항해 시스템이 처음으로 공개되었을 때 해상전을 예상했는데 멋지게 빗나갔어요. (아쉬움) 추후에 해상전이 등장할지는 모르겠지만, 2차 CBT에서는 대항해시대를 플레이하는 느낌이 조금 나는 수준이었죠.

항해 콘텐츠를 위해서는 선박에 따라 능력치를 확인하고, 선원을 모집해서 태워야 하며, 보급품도 잊지 않고 보충해야 하는데요. 항해 중에는 고래 발견, 난파선, 황금 어장, 보물 인양, 해양 헌팅, 원시 부족 탐사, 섬 탐사 등 다양한 이벤트가 있어서 나중에 정식으로 오픈하게 되면 좀 더 제대로 즐겨보고 싶기도 합니다.

포웰: 솔직히 항해 시스템은 개인적으로는 전혀 흥미를 느끼지 못하는 콘텐츠였습니다. 물론 선박 또는 해양 탐험을 좋아하는 모험가들에게는 만족스러울 수 있겠지만, 개인적으로 항해 콘텐츠는 시간이 오래 걸리는 대륙 간의 이동 수단, 채집 시스템의 연장선인 정도였죠.

특히, A대륙에서 퀘스트를 진행하다가 일부 퀘스트 때문에 B대륙으로 넘어가야 할 때에는 정말 지루했습니다. 앞으로 진행될 3차 CBT나 OBT에서는 더 많은 사람이 항해 시스템을 매력적으로 느낄 수 있도록 개선되었으면 좋겠네요.

바루: 저도 개인적으로 레이드 던전과 같은 PVE 콘텐츠를 위주로 즐기다 보니 항해 시스템이 사실 불편한 요소였어요. 물론 섬에서 퀘스트를 통해 아이템을 획득하거나 필드 PK 지역에서 다른 모험가와 진검승부를 펼치는 재미도 있긴 하지만, 해당 콘텐츠를 즐기면 다시 대륙까지 X키를 눌러 마냥 기다리는 시간이 상당히 소모되기 때문에 자연스레 대륙을 떠나지 않게 되더라고요.

만약 배를 타면 캐릭터처럼 조종하는 것이 아니라 1인칭 시점으로 항해하는 방법이면 훨씬 좋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는데요. 이번 2차 CBT에서 처음 선보인 항해 콘텐츠인 만큼 피드백을 받고 불편 요소가 다소 개선됐으면 좋겠습니다.




▣ 좋은 아이템을 많이 획득했나요?


바루: 로스트아크의 목표는 모험도 있지만, 좋은 아이템을 획득하는 것으로 생각합니다. 아이템을 얻는 경로는 어땠나요?

에티: 시작부터 50레벨까지는 스토리를 따라 막힘없이 진행할 수 있어서 편했어요. 특정 콘텐츠가 아닌 다양한 분야에서 좋은 아이템을 얻을 수 있다는 점이 콘텐츠 이용 분배에 도움이 될 거 같았죠. 근데 보물 지도로 지정된 지점을 찾아갈 때는 너무 힘들었어요.

럭스: 저는 도박으로 망했습니다. 역시 도박은 위험하다는 것을 깨달았죠... 아이템 관련해선 눈물이 나니까 더 말하고 싶지 않네요.

로서: 다른 건 몰라도, 타워 오브 쉐도우는 굉장히 잘 만들어졌다고 생각합니다. 최초 성공으로 주어지는 보상 시스템이 도전 욕구를 불러일으킬 정도로 큰 매력이 담겼죠. 저는 큐브를 다른 사람들보다 늦게 시작했는데, 아이템을 잘 먹어서 그런지 생각보다 재미있어요. (자랑)

다만, 가디언 레이드는 난이도에 비해 보상이 너무 적었다는 점이 아쉬웠습니다. 사실 지금 아이템 파밍 루트에 대해 평가하기가 조금 모호한 부분이 2차 CBT에서는 최고 등급 장비라고 불리는 유물 방어구와 '에스더의 무기'를 쉽게 얻을 수 있었잖아요. 이 장비를 획득하는 정식 루트가 나와야 판단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바루: 그렇군요. 아이템 획득 루트가 다양하고 빠르게 성장할 수 있다는 점이 매력적이지만, 큐브와 페이토 섬에서 너무 높은 레벨 아이템을 획득하다 보니 다른 콘텐츠가 죽어버리는 상황을 잠시나마 볼 수 있었습니다. 물론 저는 운이 없어서 전설 등급은 구경도 못 했지만... (눈물) 350레벨 영웅 등급 아이템은 생각보다 쉽게 얻었거든요.

이러면 300레벨 아이템을 획득하거나 제작하는 '가디언 레이드 1단계'와 같은 상위 콘텐츠를 쉽게 공략하고 보상도 무의미하여 레이드 던전을 공략한 보람이 사라지죠. 따라서, 초반 50레벨 콘텐츠의 획득 아이템 레벨 범위가 제한되거나 타워 오브 쉐도우처럼 어려운 난이도를 성공해야 좋은 아이템을 얻을 수 있도록 조정하여 게임 내 콘텐츠를 차례대로 즐기는 방향으로 나아가면 콘텐츠 성공에 더 보람을 느끼지 않을까 생각되네요.




▣ PVP 직업 밸런스는 어땠나요?






바루: 증명의 전장에서 온종일 몸을 담그신 분도 있었죠. PVP 콘텐츠에서 직업 밸런스는 어땠나요?

로서: 솔직히 말하면 PVP 직업 밸런스는 별로 좋지 못해요. 우선 PVP 황제로 '워로드'가 군림하고 있죠. 모든 공격을 방어하면서 동시에 평소와 똑같은 피해를 줄 수 있는 이론상 완벽한 DPS형 방어 직업을 같은 HP 상태로 만나면 지옥이 펼쳐졌어요.

시간이 지나면서 플레이어들의 기술 숙련도가 올라가니까 몇몇 직업들은 적을 한 방에 보내버리는 콤보도 보였습니다. 그렇게 너도 한 방, 나도 한 방 메타가 굳어진다면 그것을 효율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직업인 워로드가 파티에서 필수 직업이 되겠죠.

다시 정리하면 다른 직업 상대로는 요행으로라도 이길 수 있지만, HP가 같은 상황에서 실력이 비슷하면 워로드는 99% 이길 수 없었습니다. 이 상태가 유지된다면 항복 기능 추가를 요구해야 하지 않을 정도로... 이와 함께 순간적으로 폭발적인 피해를 줄 수 없는 직업들은 계속 PVP에서 사용하기 어려울 것 같아요. 버서커, 바드, 데빌헌터의 기술은 사실 맞아주고 싶어도 맞기 힘들어요.

럭스: PVP 콘텐츠를 많이 즐겨본 것이 아니라 정확한 판단이 되진 않지만, 긴급 기상이 정말 간절할 때가 많았어요. 기절이나 경직 효과와 같은 군중 제어기로 시작되는 연계를 허용하면 HP가 절반 정도는 우습게 날아갈 정도였죠.

경직 상태를 지속할 수 있다는 점이나 특정 기술 콤보로 역전이 불가능할 정도의 피해를 받는 경우도 많았습니다. 또한, 제가 육성한 거너의 경우 시전 시간이 긴 편이라 그 틈을 노려 순간적으로 접근하는 근접 직업들에게 쉽게 죽는 상황도 많았죠.

물론, 블래스터와 데빌헌터를 잘 다루는 분도 봤어요. 그 분들은 정확한 판단력과 거리 조절 그리고 상대의 접근 타이밍에 맞춰 반응하는 능력이 뛰어났죠. 이런 요소를 잘 다루기가 생각보다 어려워서 거너 직업으로 PVP에 입문하려면 많은 노력이 필요할 것입니다.






에티: 하... 워로드... 한숨만 나옵니다. 서머너가 다른 직업보다 워로드를 상대하긴 수월했지만, 갈고리 사슬을 맞는 순간 (퉁 퉁 퉁!) 상대가 실수하길 두 손 모아 기도해야 하죠. 하지만 갈고리 사슬만 회피하면 원거리에서 안전하게 피해를 줄 수 있는 기술이 많아서 나름 평화로운 공격 시간이 주어집니다. 저는 가끔 승리하기도 했어요. (뿌듯)

하지만 '인파이터'나 '배틀마스터'처럼 진입 기술이 많은 직업에겐 한없이 약한 모습을 보여줘요. 엘씨드로 견제하면서 빙결 기술을 적중시키면 순간적으로 큰 피해를 줄 수 있지만, 서머너의 기술을 알고 있는 모험가들은 쉽게 회피해서 적중하기가 어려웠죠.

이런 직업을 상대할 때는 각성기인 '켈시온'으로 20초 동안 벙커링을 하면 그나마 안전하게 운용할 수 있습니다. 단, 이 친구가 생각보다 멍청하니까 절대 믿으시면 안 돼요. 켈시온이 사라지기 전에 자신의 주변에 소환수를 배치하거나 장판 기술을 사용하지 않으면 그대로 적에게 공격권을 넘겨주기 때문에 미리 기술을 사용해야 안전합니다. 그대로 시간 벌이 수단이라 격투가 직업을 상대할 때는 무력하게 지는 경우가 대부분... 아무 저항도 하지 못하고 죽는 캐릭터를 보면 정말 슬펐죠.

모네: 장소와 인원에 따라 차이는 있겠지만, 대체로 공격 속도가 느린 캐릭터들은 전투가 쉽지 않았습니다. 움직임이 빠른 캐릭터들이 좀 더 PVP에 적합하다고 생각됐으며, 확실히 군중 제어 효과 방어가 없는 근접보단 원거리 캐릭터들이 다양한 상황에 더 빠르게 대처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앞서 말한 것처럼 근접 탱커의 이미지가 있던 '워로드'는 특유의 방어 태세를 이용하여 육탄 전차같이 저돌적인 모습으로 상대를 압도하는 등 의외의 모습을 보인 캐릭터들도 발견됐죠. 반면, 전혀 힘을 쓰지 못하는 캐릭터들도 보이므로 조정이 다소 필요할 듯합니다. 물론, 캐릭터 연구 시간이 부족한 CBT 기간에서 밸런스를 논하기에는 조금 이른 것 같지만요.




▣ PVP가 E-Sports로 나아갈 가능성이 있을까요?


바루: 대장전 UI가 새롭게 등장했는데요. 타 게임처럼 E-Sports로는 어떻게 생각하나요?

로서: 대장전의 또 다른 묘미는 바로 관전 기능에 있었죠. 상당히 관전이 편한 구조로 되어 있어 보는 재미가 있습니다. 아직 대장전은 기본적인 구조라고 생각하고, 더욱 재미있는 규칙을 도입하면서 경기 템포를 길게 만들 수 있다면 꽤 괜찮은 경기를 만들 수 있을 것 같아요.

다만, PVP 경기를 보는 인원이 많아지려면 PVP 이용률이 높아야 한다는 선행 과제가 있습니다. 현재 로스트아크에는 다른 매력적인 콘텐츠가 많아 PVP가 주요 콘텐츠라고 하기는 조금 어려워 보이죠. 무엇보다 강한 유인책과 밸런스 조정이 먼저라고 생각해요.


모네: PVP가 주요 콘텐츠로 대부분의 모험가에게 많은 즐거움을 안긴 만큼 대회 개최는 충분한 가능성을 보입니다. 특히 일부 섬에서 진행되는 필드 전투가 아니라 아닌 정식 팀 PVP를 보면 관전 시스템이 있고 쿼터뷰 시점이라 전투 상황이 한눈에 들어왔죠. 정식 서비스를 시작한다면 모험가들이 가장 관심을 가질 법한 내용 중 하나로 여겨집니다.


럭스: 저도 관전 모드 UI에 칭찬을 주고 싶습니다. 대장전의 경우 사용 기술부터 연계 순서까지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으며, 총 3가지 시점을 마음대로 교체하면서 볼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죠. 솔직히 처음 봤을 때 E-Sports를 염두에 두여 개발한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마저 들었을 정도죠.

블레이드 앤 소울이나 던전 앤 파이터와 같은 RPG 게임의 PVP 대회가 자주 열리는데, 로스트아크도 PVP 밸런스가 잘 조율이 된다면 대회 개최도 도전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사실 대장전을 진행할 때 경기를 하는 것보다 보는 게 더 즐거웠어요. 역시 최고의 구경은 싸움 구경이죠.




▣ 어떤 개선이 필요할 것으로 보이나요?






바루: 2차 CBT에서는 1차 CBT보다 더욱 다양한 콘텐츠가 등장했지만, 부족한 점도 많았습니다. 게임을 플레이하면서 어떤 부분이 개선되면 좋을까요?

모네: 보상은 적은데 종류만 많은 퀘스트나 이동에서 오는 불편함에서 느낄 수 있는 전체 느린 진행 속도! 특히, 이동에 관해서는 많은 모험가가 공감할 불만이라고 생각되네요. 같은 대륙 내에서는 스퀘어홀을 직접 찾아 등록하면 편하게 이동을 사용할 수 있지만, 대륙 간 이동은 항해로만 강제시켰죠.

게다가 이 스퀘어홀도 많지 않은 편이라 두 발로 뛰어다니는 시간이 굉장히 많이 소모됩니다. 이와 더불어, 캐릭터의 이동 속도가 빠른 것도 아닌데 탈 것 같은 이동 수단도 없고, 중간에 승강기를 기다리는 등 맵에 설치된 일부 지형이 추가로 시간을 더 소요시켰죠.

퀘스트는 또 얼마나 이리저리 이동하라고 시키는 게 많은지... 물론 다양한 종류의 퀘스트는 클래식한 감성으로 다가와서, 한편으로 매력적인 요소일 수 있겠지만, 느리고 불편한 이동은 게임 자체를 답답하게 느끼게 만들 수 있다는 점이 아쉬웠습니다.

에티: 캐릭트의 스타일을 다양하게 만드는 '트라이포드' 시스템은 좋았지만, 콘텐츠마다 달라지는 기술 세팅을 매번 전투 스킬 초기화 물약을 먹으면서 지정해야 한다는 불편함이 있었어요. 게임을 하면서 장비처럼 프리셋을 통해 다수의 기술 세팅을 저장하고 바꿀 수 있는 시스템이 절실했죠.

또한, 게임 내 영상의 연출은 최고점을 줄 수 있겠지만, 좀 더 깊이 있는 스토리로 진행할 수 있을 만한 스토리들을 너무 빨리 풀어나간 것 같아 아쉽기도 했습니다. 너무 빨리 지나가다 보니 스토리나 NPC 대사에 몰입할 시간이 없었던 거죠. 어떤 NPC가 어쩌다 죽고 어쩌다 희생하게 되더라도 막상 '나랑은 상관없는 이야기'가 돼버리는 부분도 볼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창천...힘들었어요...(한숨)

럭스: 아마 제가 말씀드리는 것은 대부분의 모험가가 공감하는 사항일 겁니다. 바로 인벤토리 문제죠. 소지품 공간, 생활 콘텐츠를 통해 수집하거나 던전, 레이드를 통해 모은 각종 재료로 인해 쌓여가는 소지품 공간이 매우 적었습니다.

아무리 쉽게 얻는 재료라도 나중에 아이템을 제작할 때 필요한 경우가 많았거든요. 퀘스트 가방이 따로 존재하는 것처럼 특정 카테고리에 따라 인벤토리를 어느 정도 나눌 필요가 있어 보여요. 특히, 카드! 카드! 카드! (분노) 카드의 경우 소모품으로 만들어서 특정 콘텐츠 덱에 등록되는 형식이면 훨씬 좋을 것으로 예상합니다.

바루: 우선 바드가 파티에 있고 없고 차이가 매우 컸다는 점에서 새로운 지원형 직업이 나와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HP 회복뿐 아니라 피해량 감소와 화력 증가 그리고 보호막까지 효율이 뛰어난 시너지 기술을 보유했으면서 바드 자체 공격력도 낮은 편이 아니거든요. 3차 CBT에서 예고한 '소울 마스터'가 지원형 직업으로 나오길 기대하고 있어요.

또한, 가디언 레이드의 경우 특성상 실패와 재시도를 반복하게 되는 콘텐츠인데, 매번 파티가 풀려서 불편했어요. 큐브를 진행할 때는 무작위 매칭으로 입장해도 끝나면 파티가 안 풀렸는데, 이것도 큐브가 끝나자마자 잠깐 다른 일을 하다가 알게 됐어요. 제가 바드라서 기다리신 지 모르겠지만, 파티원들이 모두 제가 일어나길 기다리고 있길래 바로 죄송하다고 말씀드렸죠.

마지막으로 던전을 입장하거나 콘텐츠를 진행하려면 파티원이 있는 장소에 모여 있어야 한다는 점이었습니다. 만약 1번 진행한 던전은 어느 지역에 있어도 매칭이 가능하도록 개선된다면 던전에서 아이템을 파밍할 때 훨씬 편하게 진행할 수 있겠죠. 즐길 수 있는 콘텐츠가 많은 게임인 만큼 3차 CBT에서는 시스템 편의성을 많이 보완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이 듭니다.


포웰: 저는 몬스터의 경직과 쓰러져 있는 상태가 너무 길어서 답답한 적이 많았습니다. 물론 어빌리티 능력으로 '강제 기상'을 사용하면 15초마다 즉시 일어날 수 있지만, 직업 특수 능력을 포기해야 하죠. 전투 방식이 한 번에 모든 기술을 소모하고 다시 도망 다니다가 싸우는 식의 반복이라 넘어지게 되면 그만큼 손해가 커요.

그리고 미니맵이 축소와 투명도 조절도 안 되니까 너무 불편했어요. 그렇다고 지도를 켜고 확대할 때 자연스럽게 펼쳐지지 않는 것이 은근 신경 쓰이더라고요. 이와 함께, 로스트아크는 G키를 주로 사용하여 활동하는데, NPC가 겹친 곳에서는 엉뚱한 NPC로 잡히고 이동 중에는 G키를 눌러도 명령을 듣지 않았어요.

'되살아나는 유물'와 같이 지도에 나타나지 않거나 부가 설명이 부족하여 혼동하는 퀘스트도 있었는데, 앞서 다른 분들이 언급하신 것처럼 추가 콘텐츠 요소보다는 시스템 구조를 편하게 개선하는 것이 더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 3차 CBT를 기다리며...






6명의 기자가 오랫동안 이야기를 나눴음에도 불구하고, 로스트아크가 가진 장단점이나 매력에 대해 다 언급하지는 못했습니다. 워낙 2차 CBT에서 제공되는 콘텐츠가 많았기 때문에 어느 하나에 집중해서 플레이할 시간적 여유가 사실 없었어요.

그리고 CBT 기간이다 보니 접속 오류나 자잘한 진행 불가 문제, 보완해야 할 단점도 보였지만, 어떻게 개선해 나가느냐에 따라 충분히 매력적인 게임으로 완성될 수 있을 거 같다는 데는 동의했죠.

특히, 이번 테스트를 함께한 모험가들은 언제가 될지 모르겠지만, 3차 CBT에 대한 기대감이 큰데요. 앞으로 다시 만나기 전까지 밸런스나 콘텐츠, 시스템 구조에 대한 개편, 그리고 앞으로 그려나갈 운영 측면에서도 만전을 다 한다면 좋은 결과로 이어지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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