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연] '어쌔신크리드: 오리진' - 오픈월드에서 유저들의 관심을 집중시키는 방법

게임뉴스 | 김규만 기자 | 댓글: 1개 |


▲ 지앙 안치(Jiang Anqi) 유비소프트 청두 선임 레벨 디자이너

올해로 16회를 맞이하는 '차이나조이 2018'과 함께 열린 중국 게임 개발자 컨퍼런스(CGDC)에서는 PC와 콘솔, 모바일 등 다양한 플랫폼을 주제로 중국 개발자들의 경험과 노하우를 들어볼 수 있었다.

오픈월드 형식의 게임에서 플레이어는 기본적으로 게임 속에 구현된 세계 곳곳을 탐험하고 싶어한다. 그러나 플레이어에게 부여된 높은 자유도는 반대로 게임을 기획하는 사람에게는 많은 제약을 가져다 주는데, 개발자가 원하는 방향으로 플레이어를 이끌거나, 또는 원하는 목표에 플레이어를 집중시키기 위해서는 큰 고민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번 CGDC에서는 중국 청두에 위치한 유비소프트 청두(Ubisoft Chengdu)의 지앙 안치(Jiang Anqi) 유비소프트 청두 선임 레벨 디자이너가 '어쌔신 크리드: 오리진' 개발에 참여하며 오픈월드 게임을 처음부터 개발하면서 느꼈던 점들을 공유했다. 플레이어들을 자연스럽게 원하는 방향으로 이끌기 위해서는 어떠한 노력이 필요했는지, 지앙 안치 디자이너의 강연을 정리해 봤다.







가장 먼저 '어쌔신크리드 오리진'의 세계를 구축하는 데에는 지역의 역사에 대해서 조사하는 과정이 필요했다. 이러한 역사는 실존하는 지역을 포함해, 당시 생활상 들을 포함하는 것으로, 지앙 안치 레벨 디자이너는 1세기 이집트의 극심했던 빈부 격차를 토대로 게임의 테마를 어느 정도 구축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게임 속에 등장하는 파이윰 지역을 사례로, 역사적 사실과 상상력을 혼합하여 오픈 월드를 탄생시킬 수 있었다고 말했다. 대체적인 과정은 이러했다. 먼저, 파이윰의 지역의 실존의하는 모습을 토대로, 당시 번창했던 도시를 지정하고, 주변 마을과 도로를 설정했다. 그렇게 게임 속에 등장하게 되는 것이 카라니스, 소크노파이우 네소스, 유헤메리아 등의 마을이다. 또한, 신전이나 자연 환경, 또 침몰했던 배 등도 역사적인 자료 조사를 토대로 게임에 구현하고자 했다.




다음으로는 상상력을 동원해 가상의 이집트를 더욱 흥미롭게 만드는 작업이 진행됐다. 지앙 안치 디자이너는 이후 군사지역이나, 지속적인 분쟁이 일어나는 지역을 설정하는데 있어 플레이어가 콘텐츠를 자연스럽게 접할 수 있도록 위치시키는 것이 중요했다고 설명했다. 물론, 이렇게 가상의 요소를 추가하는 과정에도 역사적인 자료조사는 계속해야 했다.

그 결과로 탄생한 사례가 파이윰 지역 왼쪽에서 만날 수 있는 '하얀 사막 오아시스'다. 하얀 사막은 고대 이집트에서 확인할 수 있는 아주 특별한 자연 경관이었다. 지앙 안치 디자이너는 "하얀 사막 오아시스는 고대 이집트인들에게 있어 아주 중요한 수원이었다"며, "이러한 요소를 부각시키기 위해 게임에서는 무장한 강도들이 점거하고 있는 지역으로 기획했다"고 덧붙였다.




화면에서 볼 수 있는 지도상의 하얀 원은 플레이어가 여러 가지 사건을 접하고 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콘텐츠를 집중해 놓은 구역이다. 마찬가지로 지도에서 확인할 수 있듯 이러한 흰색 원들은 주로 도시와 마을, 신전을 끼고 설정되어 있는데, 이렇게 콘텐츠가 집중된 지역을 만든 뒤 플레이어가 진행해야 할 진로를 설정하는 것이 중요했다고 지앙 안치 디자이너는 전했다.

사진에서 볼 수 있는 파란색 선이 메인 스토리가 진행되는 경로로, 플레이어는 이를 따라 파이윰 지역에서 파이윰 오아시스로 내려온 뒤 하우에리스 지역을 지나 아테프 페후 지역으로 이동하게 되는 것이다. 다만, 오픈월드 형태의 게임인 만큼, 플레이어는 어디까지나 게임 속을 자유롭게 활보하는 것이 가능하다. 그래서 레벨 디자이너는 메인 스토리 경로 외에 부차적인 스토리들이 진행되는 주된 경로 또한 기획하는 것이 필요했다.



▲ 오픈월드에서 유저들은 의도대로 움직이지 않는다

그러나, 지앙 안치 디자이너는 애초 기획했던 의도와, 실제 유저들이 게임을 플레이하는 것에는 큰 차이가 존재했다고 밝혔다. 그는 "위 사진은 한 공원의 사례로, 공원을 디자인한 사람의 의도와 달리, 사람들은 '지름길'을 이용하기 마련이다"며, "눈에 보이면 산이든 건물이든 올라갈 수 있는 어쌔신크리드:오리진의 특성 상, 플레이어들의 성향에 따라 지름길을 만들어야 했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결정에서, 지앙 안치 디자이너는 오픈월드에서 플레이어를 어느 정도 의도한 지역으로 집중시킬 수 있도록 노력한 몇가지 방안을 제시했다. 첫번째는 출발 지점에서 목표 지점까지 부가적인 퀘스트를 심어두는 것으로, 부가 퀘스트를 즐겨 하는 플레이어를 자연스럽게 목적지에 도달하도록 하는 방법이었다. 다음 방법으로는 배와 같은 운송수단을 사용해 더욱 빠르게 목적지에 도달하도록 의도하는 것이 있다.

때때로 주요 퀘스트나 도시 지역에서는 NPC를 따라가도록 하였는데, 이를 통해 중요한 순간에 플레이어가 다른 길로 새는 것을 어느 정도 보완할 수 있었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 어느 정도 플레이어들을 목표 지점으로 이끌게 하는 방법들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오픈 월드 게임을 즐기는 플레이어들은 매우 혁신적이기 때문에 언제나 기획자의 의도와는 다른 움직을 보이는 것이 사실이다. 심지어 이들은 특정 NPC들에게 퀘스트를 받기 전에 해당 목표를 완수할 수도 있다. 지앙 안치 디자이너는 이러한 경우의 수도 고려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자연스러운 방법으로 플레이어의 이목을 집중시킬 수 있는 기획 사례를 몇 가지 설명했다. 하나는 바로 플레이어의 기억에 남을 수 있는 장소나 사건을 설정하는 것이다. 지앙 안치 디자이너는 플레이어가 시장에 방문했을 때 가난한 이집트인이 현실에 대한 불만을 늘어놓는다든지 하는 장면을 통해 지역의 분위기를 기억할 수 있도록 기획했으며, 때로는 산 능선이나 건물의 라인을 한 점으로 집중시켜 플레이어의 이목을 끄는 등의 방법을 활용했다고 전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사이드퀘스트인 '소베크의 황금'을 사례로 언급했다. 지앙 안치 디자이너가 직접 기획했다고 전한 해당 퀘스트를 얻으러 가는 도중에는 황금 장식품을 쓴 사제가 무릎 꿇은 소년의 뒤통수를 여러 차례 때리는 모습을 목격할 수 있다. 이것은 해당 지역에 입장하지 않으면 볼 수 없는 장면으로, 그는 이 장면을 본 플레이어의 거의 대부분이 사이드 퀘스트를 진행할수밖에 없었다고 덧붙였다.



▲ '소베크의 황금' 퀘스트는 유저들의 이목을 집중시킨 좋은 사례다

마지막으로 지앙 안치 디자이너는 오픈월드 게임인 '어쌔신 크리드: 오리진' 속 고대 이집트를 더욱 풍부하게 만들기 위한 노력을 소개하고 강연을 마무리했다. 더욱 풍부한 오픈월드 세계관을 구축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동식물과 NPC, 적, 운송수단이 어우러진 생태계를 만드는 것이 중요했다. 그는 "각자 다른 방식으로 구축된 생태계가 맞물려, 동물과 적이 싸우는 모습 등을 연출하는 것이 가능했다"며, "이러한 것들은 무작위성을 가지고 스토리나 시나리오 진행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데, 그 또한 오픈월드 게임이 가진 흥미로운 부분이며, 아주 사실적이고 선명한 자유도를 나타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만들어진 '어쌔신 크리드: 오리진' 지도의 모습에서는, 적들의 위치는 물론 배와 같은 운송수단, 채취 가능한 자원, 동물 등 모든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이 모든 요소들이 가상의 고대 이집트를 구성하고 있으며, NPC들은 모두 일과를 가지고 게임 속에서 하루하루를 살아간다.

끝으로 지앙 안치 디자이너는 "플레이어의 성향에 따라 디자인을 바꿔야 하는 일도 있었지만, 결국 오픈월드의 골자는 자유롭고 열려 있어야 한다는 것"이라고 전했다.



▲ 일련의 노력을 통해 탄생한 '어쌔신크리드: 오리진'의 레벨 디자인 지도


차이나조이가 열리는 8월 3일부터 6일까지 양영석, 여현구, 김규만, 원유식, 이두현, 원동현 기자가 현지에서 인터뷰, 체험기, 포토 등 따끈한 소식을 전해드립니다. ▶ 인벤 뉴스센터: https://goo.gl/gkLqS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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