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방을 탐하는 조카를 막아라, 설 특집 PC/콘솔 게임 추천

기획기사 | 원동현 기자 | 댓글: 19개 |



민족의 축제, 설이 다가온다. 쉬이 볼 수 없는 일가친척이 오랜만에 모여 서로의 안부를 확인하고, 정답게 인사를 건네는 자리. 같이 오손도손 둘러앉아 전을 부치고, 명절 특집 TV 프로그램을 보며 웃음꽃을 피우기 마련이다.

하지만, 누군가는 걱정이 먼저 앞설지도 모르겠다. 친척들이 자신의 집으로 모인다면, 더더욱 그렇다. 어여쁜 조카들은 내 방을 탐할 테고, 그 공간의 엔트로피는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을 테다. 어떻게든 막아야 한다. 평화를 지키고, 휴식을 쟁취해야 한다.

그들을 위해 정리해봤다. 올 설날을 무사히 그리고 안락하게 보내게 도와줄 PC 및 콘솔 게임 특선.


특명, 조카들의 시선을 빼앗아라
"삼촌, 저거 만져봐도 돼?"

설날 기간 그 누구보다도 무서운 존재는 다름 아닌 조카들이다. 특히 10살 미만이라면 더욱이 그렇다. 세상 그 어느 것도 겁먹지 못하게 만드는 나이인 만큼, 그들에게 장애물이란 없다. 만약 본인의 집에서 모임이 이루어진다면 그들의 일거수일투족에 신경이 쓰일 수밖에 없다.

공격이 최선의 방어라는 말이 있듯, 자신의 본진을 지키기 위해선 본인이 먼저 조카에게 다가가야 한다. 그들의 관심을 돌리고 시선을 집중시킬 게임을 건네보자.


■ 오버쿡드2


고스트 타운 게임즈에서 개발한 오버쿡드2는 최대 4인까지 플레이 가능한 협동 게임이다. 주문이 들어오는 대로 음식을 정확하게 만들어내면 되는 간단한 게임이지만, 괴상한 동선의 주방과 기괴한 각종 기믹 덕에 끝까지 손에 땀을 쥐게 한다.

게임 자체는 무척 간단하기 때문에 어린아이들도 쉽게 익힐 수 있으며, 게임의 능숙함과 상관없이 상황에서 유발되는 재미가 커 웃음꽃이 만발하기 마련이다.

오버쿡드2는 무척이나 건전하고 심지어 유익해 보이는 부분도 있기에 웃어른들의 시선도 크게 염려하지 않아도 된다. 다만, 스위치와 조이콘에는 꼭 커버를 씌워놓자.


■ 슈퍼 스매시 브라더스 얼티밋


닌텐도의 대표적인 타이틀 중 하나인 슈퍼 스매시 브라더스 역시 아이들을 위해 추천할만하다. 설령 닌텐도 캐릭터를 모른다 하더라도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직관적인 게임성과 아기자기한 캐릭터들 덕분에 아이들 역시 흠뻑 플레이에 빠지게 된다. 특히 최신작인 얼티메이트는 무려 70여 종이 캐릭터가 등장해 지루할 틈이 없다.

조이콘 4대를 나눠 잡고 각자 좋아하는 캐릭터로 신나는 음악에 맞춰 싸움을 펼치고 있자면, 아이들은 금새 닌텐도가 마련한 환상의 세계로 멀리 여행을 떠날 것이다.

본인의 닌텐도 스위치마저 다른 집으로 여행을 떠나지 않도록 소유권 주장을 철저히 하도록 하자.


■ 오버라이드


오버라이드는 더 밸런스에서 개발한 로봇 대전 액션 게임으로 플레이어는 12종의 로봇 중 한 기를 골라 도심지에서 긴박감 넘치는 플레이를 펼치게 된다. 각 로봇은 닌자, 고질라, 레슬러 등 독특한 컨셉을 갖추고 있으며, 전투의 배경이 되는 도심지 역시 도쿄, 샌프란시스코 등 실제 유명 도시를 기반으로 제작되어 남다른 감각을 제공한다.

혼자 싱글 혹은 멀티를 즐길 수도 있지만, 친구와 함께 스플릿 스크린 모드로 같이 오버라이드를 즐기는 것 역시 가능하다. 하지만 역시 오버라이드의 정수는 한 기의 로봇을 4명이 나누어 조종하는 코옵 모드다. 총 4명의 플레이어가 각각 왼팔, 오른팔, 다리 그리고 메인 파일럿의 역할을 맡아 움직이는 만큼 기존 모드와는 차별화된 재미와 난이도를 느낄 수 있다.

사소한 문제라면, 조카와 하게 될 경우 메인 파일럿의 역할을 본인이 끝까지 맡아야 될지도 모른다는 점이다.


찾아온 자유시간, 정주행 타임
"삼촌 왜 방에서 안 나와?"

드디어 한차례 폭풍이 지나갔다. 이제 드디어 휴식 시간이 찾아왔다. 오롯이 본인만을 시간을 가질 수 있는 절호의 기회, 밖에 나가 친구를 만나 노는 것도 좋지만 게이머라면 그동안 못 잡았던 게임 타이틀들이 눈앞에 아른거릴 것이다.

하지만, 시간은 무한하지 않다. 아무리 길다 한들, 연휴는 끝나기 마련이다. 그렇다면 무엇을 할 것인가? 정주행을 원하는 이들을 위한 안성맞춤인 타이틀을 정리해봤다.


■ 섬의 궤적 시리즈


팔콘의 궤적 시리즈는 정말 매력적인 작품이지만, 다소 부담스러운 게 흠이다. 너무나 장대한 스토리와 사방에 뿌려진 떡밥, 그리고 기나긴 플레이 타임은 대부분의 게이머에게 일종의 장벽으로 와닿는다. 특히 섬의 궤적은 4편에 걸쳐 풀어낸 탓에 타 시리즈에 비해서도 압도적인 분량을 자랑한다.

조만간 한글로 최종장을 만나보게 될 섬의 궤적, 이번 설날 연휴에는 다시 한번 린 슈바르처의 모험을 복습해보는 건 어떨까?


■ 테일즈 오브 베스페리아 리마스터


테일즈 오브 베스페리아는 8090세대에게 추억 선물 세트나 다름없는 게임이다. 후지시마 코스케 작가가 직접 디자인한 캐릭터는 '오! 나의 여신님'의 베르단디를 연상케 하고, 테일즈 시리즈 특유의 아기자기함과 맞물려 포근한 감성을 전달한다.

게임 자체의 완성도 역시 수준급이다. 하나 같이 독특한 개성과 디자인으로 중무장한 캐릭터들, 단순하지만 올곧은 시나리오, 깊이 있는 전투 시스템 등 JRPG의 팬이라면 한 번쯤은 해볼 만한 작품이다.

최근 리마스터를 통해 더욱 깔끔한 모습으로 되돌아온 테일즈 오브 베스페리아, 이번 연휴를 통해 추억 여행을 떠나보는 건 어떨까?


■ 디트로이트 비컴 휴먼


책은 읽기 싫고, 그렇다고 영화를 보러 가자니 귀찮은 당신, 게임을 통해 서사의 세계에 빠져보는 건 어떨까? 퀀틱 드림에서 개발한 디트로이트 비컴 휴먼은 그런 현대인들을 위한 안성맞춤인 게임이다.

인터랙티브 드라마 장르로 불리우는 디트로이트 비컴 휴먼은 제목 그대로 디트로이트가 마주치는 인간 군상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플레이어의 선택에 따라 주인공이 풀어나가는 서사는 크게 다른 과정과 결말을 마주하게 된다.

평소에는 쉽게 손이 닿지 않을 장르인 만큼, 긴 설 연휴를 이용해 퀀틱 드림이 장만한 깊은 서사에 풍덩 빠져보자.


게임 매너리즘 타파, 이색 게임 모음
"삼촌, 엄마가 밥 먹으래"

새해엔 바뀌겠다는 그 다짐, 비단 운동에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다. 마치 싫어하는 반찬을 피해가듯, 게이머들도 으레 자신이 좋아하는 장르만 고집하는 버릇이 있다. 세간에서 다들 재밌다고 하지만, 과거에 실패했던 기억이, 그리고 이유를 설명할 수 없는 느낌적인 느낌이 이를 거부한다.

하지만, 진정한 게이머로 거듭나기 위해선 새로운 도전 역시 필요한 법. 올 연휴를 이용해 도전해볼 만한 색다른 타이틀을 모아봤다.


■ 바이오하자드 RE


최근 유저와 비평가들로부터 극찬을 받은 캡콤의 최신작 바이오하자드 RE. 고전 명작인 바이오하자드2를 리메이크한 작품인 만큼, 많은 올드게이머에겐 이미 익숙한 플롯이나 현대적인 감각과 재해석을 더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해냈다는 평가다.

과거 몇몇 작품과는 달리 좀비 하나하나의 존재감이 무척이나 커졌으며, 타이런트의 존재감은 지난 베이커 일가를 뛰어넘는다. 아울러 과거에는 자세히 즐길 수 없었던 주인공과 주변 인물들의 스토리 역시 이번 리메이크의 큰 매력 포인트다.

오랜 시간 어둠 속에서 홀로 공포를 즐겨보겠다면, 바로 이번 연휴 바이오하자드 RE가 정답이다.


■ 서브노티카


설 연휴가 되면 누구나 한 번쯤 멀리 여행을 떠나고 싶다는 생각을 하기 마련이다. 개인적인 사정을 연차를 붙이지 못해, 혹은 아르바이트 스케쥴 탓에 여행 계획을 아쉽게도 접고 마는 경우가 다수. 하지만 게임을 통해서라면 어디든 못 갈 곳이 없다.

서브노티카는 언노운 엔터테인먼트에서 개발한 심해 탐사 및 생존 게임으로 바다 내에서 다양한 자원을 구해 생존을 꾀하는 게임이다. 하지만 막상 생존 자체의 난이도는 크게 낮아 다양한 지형을 탐험하고 아이템을 제작하는 데 의의를 둔 게임이라 할 수 있다.


■ PC 빌딩 시뮬레이터


"PC로 PC를 만든다고?"

얼핏 생각해보면 참 이상하다. PC를 통해 PC를 설계하는 건 대체 무슨 조화이고 재미인가? 그런데 참 아이러니하게도 재미있다. PC를 조립하고, 뜯어고칠 뿐인데 자기도 모르게 빠져들어 가는 마성의 게임이 바로 PC 빌딩 시뮬레이터다.

현실에서는 쉽게 바꾸지 못하는 PC이지만, 게임 속에서는 언제나 자유자재. 타워도, 수냉 쿨러도, 그래픽 카드도 모두 자기 마음대로 바꿀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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