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 그래픽이 격세지감! 은퇴한 헌터도 쉽게 적응한 '몬스터헌터: 월드' 체험기

리뷰 | 장요한 기자 | 댓글: 63개 |




"몬스터헌터는 그래픽을 보고 하는 게임이 아니라고?"

도쿄게임쇼 2017 캡콤 부스에서 만난 '몬스터헌터: 월드(이하 몬헌 월드)'는 그동안 수식어처럼 따라다녔던 '구린 그래픽'이란 오점을 완전히 탈피한 모습이다. 트레일러가 공개될 때까지만 하더라도 팬들은 영상 속 그래픽을 믿지 않았다. 아니, 그래픽은 신경 쓰지 않았다. 몬헌은 그래픽을 보고 하는 게임이 아니니까.

하지만 기자는 많은 헌터들이 입 모아 말하는 부분에 대해 전혀 동의할 수 없었다. 2K를 넘어 4K 영상도 손쉽게 찾아보고, 온라인 게임을 풀옵션을 즐기는 이들이 많은 요즘, 그래픽이 제자리걸음이라면 있던 팬도 떠나기 마련이다. 그래서 PSP 시절의 몬헌3를 마지막으로 헌터 생활을 끝냈다. 닌텐도 3DS와 Switch 등 많은 몬헌 타이틀이 출시됐지만, 그래픽이 마음에 들지 않아 거들떠보지도 않았다.

그랬는데 약 7년 만에 다시 몬헌이 하고 싶어졌다. 도쿄게임쇼 2017에서 몬헌 월드의 실제 플레이 영상을 보고 매우 큰 감동을 받아서다. 절이 싫으면 중이 떠난다고 점점 퇴보하는 느낌이 들었던(정확히는 플랫폼 때문이겠지만) 그래픽이 싫어 그만 둔 몬헌이 엄청난 그래픽으로 돌아왔다. 트레일러와 거의 차이가 없을 정도의 압도적인 그래픽으로 말이다.

그래서 몬헌 월드 시연을 해야 한다고 했을 때, 자진해서 "내가 하겠다!"고 말했다. 7년 전에 그만둔 수렵 생활의 시작과 실제 게임 플레이를 정말 해보고 싶었기 때문이다.



▲ 이 부스를 보고 어찌 그냥 지나치겠는가


프레스 등록을 마치고 2시간을 기다린 끝에 싱글 플레이 모드를 체험할 수 있었다. 월드라는 부제답게 4인 멀티 플레이 체험을 하려 했으나, 체험할 공간이 싱글보다 적었고, 중국과 대만 매체에서 4명씩 단체로 대기하고 있었던지라 혼자 온 기자는 싱글 플레이로 만족해야 했다. 지금 생각하면 무척 아쉬움이 남지만...

우여곡절 끝에 시연대 앞에서 큰 화면으로 본 몬헌 월드의 그래픽은 정말 감탄할 만했다. PS4로 구현된 덕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그냥 감탄사 밖에 나오지 않았다. 물론, 주로 그래픽 좋은 게임을 즐기는 유저가 본다면 '음, 그래픽 좀 좋네'라고 생각하며 가볍게 넘길 수 있다. 하지만 몬헌 팬이라면, 스스로를 헌터라고 말하는 골수팬들은 감탄을 넘어 감동할 수 있을 정도의 그래픽이다.

혼자 감동하여 헉헉거리던 기자를 한심하게 쳐다보던 동료 기자를 뒤로한 채 컨트롤러를 들었다. 몬헌 때문에 게임 패드를 써본 게 언제인지 기억도 나지 않는다. 아마 프론티어 시절이리라. 혼자 이런저런 감동과 추억에 젖어 있을 동안 친절한 부스걸의 설명을 하나도 듣지 못한 채 '도스 자그라스(★★)' 수렵을 선택했다.



▲ 이 녀석이 바로 별 2개의 도스 자그라스


수렵 시작, 타잔처럼 베이스캠프에 낙하한 뒤 곧장 무기 쌍검으로 바꿨다. 쌍검은 비주류 무기지만, 화사장력을 띄우고 강주약G을 드링킹하며 몇분 컷을 외치던 고수를 보며 시작한 쌍검이다. 7년 전 뇌전룡과 공폭룡의 등껍질을 부수기 위해 고생하던 시절까지 생각났다.

조작 방법도 프론티어와 큰 차이가 없었고, 시연 버전이라 그런지 스태미너도 넉넉했다. 덕분에 자그라스가 우글거리는 소굴까지 금새 뛰어갈 수 있었다.

베이스캠프를 지나 자그라스가 서식하는 곳까지 뛰어가며 느낀 건 정말 그래픽이 좋다는 점이다. 거듭 강조해도 부족하다. 사실 기자는 감성적으로 게임을 즐기는 타입이라 엔진이 어떻고, 시스템이 어떤지는 잘 모른다. 하지만 여러 번 강조해도 입이 아프지 않을 정도로 몬헌 월드의 그래픽은 정말 기가 막힐 정도로 뛰어났다.

암석으로 둘러싸인 돌길에 대한 묘사, 강물 위로 비치는 빛과 그 위를 뛰어다닐 때 물이 튀는 것조차 많은 신경을 썼음을 알 수 있었다. 흙 위에서 구를 때 발생하는 흙먼지까지도 말이다.



▲ 몬헌에서 이런 그래픽을 기대할 수 있다니... 격세지감이다


수렵 대상인 도스 자그라스가 있는 해안가는 흙과 돌, 잡초가 섞여 있는 지형이었는데, 도스 자그라스가 큼지막한 발길로 뛰어다닐 때 발생하는 시각적 효과도 매우 좋았다. 도스 자그라스가 뒤집어진 채 발버둥 칠 때, 그리고 뱃살(?)을 공격할 때, 헌터의 공격 모션 때문에 텍스쳐가 깨지는 모습도 종종 보였지만, 큰 문젯거리는 아니었다.

오토모(아이루 이름)가 설치해 둔 마비 함정의 이팩트도 만족할 수준이다. 연한 노란색의 스파크가 튀는 모습이 꽤 멋있었는데, 몬헌 월드에서 뇌전룡을 볼 수 있다면 정말 대단할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다. 단순 이팩트 뿐이지만, 리오레우스의 화염도 기대가 되는 대목이었다.

쌍검 콤보와 난무 조합이 다시 생각날 무렵, 체력이 떨어진 도스 자그라스를 동굴까지 쫓아가 마무리하며 약 10분 정도의 시연이 끝났다. 도스 자그라스는 도스재기 급인 것으로 보인다. 나름 황흑룡(몬헌3)도 가볍게 처리하던 시절이 있었기에 별 4~5개 수렵도 해보고 싶었지만, 시연으로 선택할 수 있는 수렵이 최대 별 3개짜리고, 시간제한이 끝난 터라 입맛을 다진 채 퇴장해야 했다.

가볍게 싱글 플레이 모드만 체험한 것이고 그동안의 몬헌 타이틀을 다 패스했기 때문에 명확하게 점수를 매기기는 어렵다. 하지만 많은 헌터들에게 딱 두 마디만 말하고 싶다. 트레일러에서 '이 그래픽 실화?'라는 질문에 대한 답변이 '실화'라는 것. 그리고 몬헌 월드가 한국어판으로 출시될 때까지 125일 남았다는 것이다.

▲ 현장 소리가 시끄러우니, 음량을 줄이거나 꺼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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