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계의 자양분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게임관련학과 협의회 발족

게임뉴스 | 정필권 기자 | 댓글: 6개 |



전국 40여 개 대학의 게임학과 대표들이 구성한 '전국 게임관련학과 협의회' 발족식이 한국콘텐츠진흥원 역삼분원에서 5일 개최됐다.

이날 발족식은 게임교육 및 게임산업 발전을 목표로 총 40개 학교, 학과가 참여했으며, 한국콘텐츠진흥원과 한국게임산업협회 등 기관과의 MOU 체결을 통해 교육 커리큘럼의 혁신을 도모하고자 마련되었다. 이외에도 산학협력을 통한 실전 교육의 확대, 게임학과 및 게임산업 발전을 위한 사업 등을 추진할 예정이다.

한편, 행사에는 더불어민주당 김병관 의원과 조승래 의원, 문화체육관광부 김규직 과장, 한국콘텐츠진흥원 김영덕 부원장이 참석했다. 또한, 앞으로의 사업 계획을 발표하는 것은 물론, WHO 질병코드 지정 반대 성명서를 발표하는 자리로 마련되었다.



▲ 한국게임학회 학회장 위정현 교수

한국게임학회 위정현 학회장은 인사말을 통해 "게임은 4차산업혁명의 꽃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하나의 산업으로서 토대를 지탱하는 것은 교육의 역할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각 학과의 교수님들이나 교육기관이 내적, 외적 어려움에 직면한 것이 현실이다"라고 상황을 정리했다.

이어서 그는 "그래서 오늘 많은 대학이 모여 이러한 문제를 함께 고민하고 해결해 나가기 위해 게임 관련학과 협의회를 발족하게 됐다. 그리고 이를 통하여 게임 시장의 저변을 튼튼하게 만들어 나가고자 한다"고 협의회 설립 이유와 지향점을 알렸다.



■ 더불어민주당 김병관, 조승래 의원 축사



▲ 더불어민주당 김병관 의원

더불어민주당 김병관 의원은 축사를 통해 "이전까지 교육계에서 관심을 뒀던 적이 없었다. 그러다 보니 너무 산업적인 관점으로만 이야기되는 문제들이 있었던 것 같다. 이번 발족식에 벌써 40개의 교육 기관이 모인 것을 보면서, 게임이 비중 있게 다뤄지는 모습에 감개가 무량하다"고 심정을 표현했다.

또한, "게임이라는 것이 산업적인 측면만이 아니라, 문화예술 중 하나의 영역으로 자리 잡아야만 성장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산업계와 학계가 보조를 맞춰 성장했으면 좋겠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당부의 말을 남기기도 했다.

그리고 한편으로는 문화예술로서 인정을 받지 못하는 안타까움이 있다고 설명했다. 김 의원은 "최근 애니메이션 학과 출신의 상당수가 게임 업계로 오고 있다. 하지만 애니메이션 업계조차도 게임을 문화예술과 관련이 없는 영역으로 보는 것을 보면서, 학교에서 문화예술로 인정받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의견을 남겼다.

그리고 "앞으로 협의회가 인식 개선을 통한 활동을 진행하는 것이 게임에 대한 인식 재고 측면에서도 효과적일 것"이라고 협의회를 통한 게임 인식 개선을 기대했다.




▲ 더불어민주당 조승래 의원

이어서 축사를 맡은 조승래 의원은 게임포럼과 현황에 대한 보고를 전했다. 조승래 의원은 "작년 국회에서 여야 의원들이 모여 게임포럼을 출범시켰다. 게임 포럼을 출범한 이유는 게임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극복하기 위함이 첫 번째였고, 두 번째로는 게임에 대한 제도를 정비하는 것이 목적이었다"고 게임포럼 설립 취지를 전했다.

또한, "현재 게임포럼은 출범 이후 다양한 이야기를 진행하고 있고, 부정적인 인식을 극복하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 4월 중 토론회를 국회에서 진행할 계획"이라고 게임포럼의 현재 상황을 알렸다.

한편, 법 제도를 개선하기 위한 작업을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조 의원은 "한편으로는 법 제도를 정비하기 위한 TF를 구성하여, 개선하기 위한 논의를 진행 중이다. 하반기에는 게임산업법을 전부 개정하는 수준의 개정안을 공개할 예정이다"라고 앞으로의 계획을 언급했다.

마지막으로 "게임 장애 등재와 관련하여 업계가 긴장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부정적인 인식이 강한 상태에서 등재된다면, 해결은 더더욱 어려운 일이 될 것이다"라며, "이를 극복하기 위한 결과가 전국게임관련학과 협의회라고 생각한다. 앞으로 40개가 되는 학과가 모여 논리적 근거를 만들고, 위기를 헤쳐나간다면, 게임 산업 전체의 중흥을 위한 밑거름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이번 협의회 발족에 대한 자기 생각을 전했다.



■ 전주대학교 한동숭 교수 "업계의 자양분이 될 수 있는 사업을 추진할 것"



▲ 전주대학교 한동숭 교수

전국 게임관련학과 협의회의 회장으로 위촉된 전주대학교 한동숭 교수는 앞으로의 협의회가 진행하게 될 주요한 사업들의 이유와 계획을 설명하는 자리를 가졌다.

먼저, 한동숭 교수는 그동안 게임 학과에 있었던 애로사항들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간 게임학과는 산업연관성이 높고, 융복학 전공이라는 점. 그리고 플랫폼 변화에 따라서 짧은 주기를 갖게 되는 게임 특성상, 깊이 있는 실무 중심 교육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관련 교재 또는 실무 경험이 있는 교수 인력, 기자재나 SW의 가격 등 다양한 부분에서 부족함이 있었다. 게다가 즉시 활용 가능한 인력을 채용하는 것이 현재 게임업계의 상황이므로, 학생들을 배출하는 교육기관의 역할은 점차 증대되고 있다고 판단했다.

따라서, 협의회는 이와 같은 문제에 대응하고자 크게 7가지 측면에서 사업을 전개하고자 했다. 학과의 교류를 통한 커리큘럼 전반의 혁신과 산학 협력을 통한 실무 교육 등을 통해서 인재를 양성하고자 한다. 이외에도 산학 협력을 통한 인터십 확대 및 취업 사업을 추진할 예정이며, 지스타 부스나 졸업 전시회를 공동으로 진행하여 각 학과별로 처한 예산 부족 문제를 해결하고자 노력할 예정이다.

이외에도 장기적으로는 게임학과 및 게임 산업 발전을 위한 사업들을 계속해서 추진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 교수는 "학과의 의견을 받들어 사업을 추진하는 것은 물론이고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콘텐츠진흥원과의 협의를 통하여 업계의 자양분이 될 수 있는 사업들을 추진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설명했다.




한편, 행사의 마지막에는 한국게임학회 위정현 학회장이 자리하여, WHO의 게임장애 등재에 관한 반대 성명서를 발표했다. 해당 성명서는 영어 번역을 통해 WHO 측에 전달할 예정이다.

아래는 한국게임학회/전국게임관련학과 협의회가 발표한 WHO의 ICD-11 게임장애(Gaming Disorder) 등재에 관한 반대 성명서 전문은 아래와 같다.

1. 학회/협의회는 세계보건기구의 제 11차 개정 국제질병분류(ICD-11)의 게임질병코드 등재를 강력하게 반대한다. 또한 건전한 게임 활동에 부정적 인식을 주는 용어인 "위험한(Hazardous)', '중독(addictive behaviours)', '장애(disorder)'로 표현하고 있는 것에 대해 심각하게 우려한다.

2. 게임 과몰입에 대한 정의, 원인, 증상에 대해서는 사회적, 의학적으로 합의된 기준이 없기에 많은 논란이 존재한다. 정신의학 분야에서 가장 권위를 인정받는 '정신장애 진단 및 통계 편람 5판(DSM-5)' 조차 게임과몰입을 "근거가 필요한 항목)"으로 등재하고 있다.

3. 이번 질병코드 논란이 과거의 셧다운처럼 전국의 게임관련학과에 심각한 악영향을 주는 것을 우려한다. 셧다운 논란은 게임 교육에 종사하는 교수와 학생들의 사기에 악영향을 주었으며, 이는 우수한 인재들이 게임학과에 진입하는 것을 방해하는 요인이 되었다. 이제 다시 게임을 질병으로 인식시키려는 행위는 셧다운보다 훨씬 더 심각하게 게임학과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며 이는 한국 게임산업과 같은 창의적 산업의 인재 유입을 막는 장애물이 될 것이다.

4. 또한 이번 질병코드 등재가 '창작과 표현의 자유'를 현저히 침해할 수 있음에 심각한 우려를 표명한다. 게임에 몰입하지 말라는 것은 게임이라는 창작물에서 몰입적 요소를 제거하라는 말과 같다. 영화나 소설에서 관객을 몰입시키는 요소를 배제하는 것이 감독이나 소설가의 창작과 표현의 자유를 제약하는 것처럼 게임에서 몰입을 배제하라는 것은 아무런 작품 가치를 지니지 못하는 범작을 생산하라는 것과 같다. 우리는 게임이라는 작품에서 표현의 자유가 보장되어야 함을 주장한다.

5. 질병코드 등재에 한국의 일부 특정 의사 집단의 이익과 관련이 있다는 의구심을 떨칠 수 없다. 이들은 과거 4대중독법에서 게임중독 지정을 '숙원사업'으로 표현한 바 있다. 우리는 '신성한 인술'의 주체인 의사들이 자신들의 이해관계를 위해 게임을 악용하는 일이 절대 있어서는 안될 것으로 생각한다.

6. 우리 교육자들은 게임을 둘러싼 이번 사타에 대해 책임을 통감한다. 뿐만 아니라 지난 20년 동안의 게임산업의 발전 과정에서 게임과몰입 같은 부정적인 측면에 대해 사회적 책임을 다하지 못한 게임사들의 각성과 반성을 촉구한다. 정부 역시 이런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정부는 사회, 인문, 예술, 교육, 의료 등 다방면에 걸쳐 게임의 본질과 사회적 파급력에 대한 연구와 학부모 등의 부정적 인식 개선과 공감 획득을 위한 노력에 소홀했다.

7. 우리는 국민에 호소한다. 게임은 대한민국이 자랑할 수 있는 세계적인 혁신산업이자 젊은이들의 문화이다. 게임은 우리 역사에서 금속활자, 거북선에 비견할 수 있는 한국의 위대한 발명품이다. 이런 긍지 가득한 문화이자 창의적인 산업이 더욱 발전할 수 있도록, 그리고 우리의 젊은 개발자들이 세계를 무대로 활약할 수 있도록 격려해 주시기를 호소한다.

2018. 04. 05
한국게임학회 / 전국게임관련학과 협의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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