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험기] 나는 한 시간 동안 팔을 흔들었다 'ARMS' 글로벌 테스트

게임소개 | 정필권 기자 | 댓글: 9개 |



누군가가 "닌텐도 스위치로 나오는 게임 중에서 기대되는 게 뭐냐?"라고 질문을 던진다면, 개인적으로는 "젤다랑 스플래툰2, 그리고 ARMS"라고 대답하곤 합니다. 처음 트레일러 영상이 나왔을 때부터 느낌이 왔다고나 할까요? 늘어나는 팔로 대전격투를 벌인다는 독특한 컨셉, 매력적인 캐릭터까지. 닌텐도가 해당 타이틀에 적지 않은 힘을 싣고 있음은 분명했습니다.

하지만 반대로 걱정거리가 앞서던 면도 있습니다. 항상 그렇듯 신규 IP에 대한 걱정거리가 첫째요, 컨셉 말고는 큰 재미가 없지 않을까?하는 걱정거리가 두 번째. 마지막으로는 플레이 타임이 짧은 접대용 게임으로만 남을 가능성까지. 마냥 믿고 기다리기에는 불안한 것도 사실이었으니 말이죠.

그렇다면 'ARMS'는 그저 그런, 컨셉만 독특한 격투 게임이었을까요? 아니면 닌텐도의 새로운 IP가 될 수 있는 게임이었을까요? 27일부터 시작한 글로벌 테스트를 통해, 조만간 출시되는 'ARMS'를 직접 체험해 볼 수 있었습니다.



"반응 칼 같네" - 조작감 어때요?


완성도를 떠나서 가장 걱정하던 부분이 있다면 다름 아닌 '조작감'이었습니다. 자이로 센서를 이용한 이동과 공격, 그리고 방어. 양손에 조이콘을 쥐고 움직인다는 게 어떤 재미를 줄 수 있을까였죠. 이전까지 격투 게임은 조이스틱을 손으로 조작했던 반면, 'ARMS'는 양팔을 방구석에서 휘둘러야 한다는 의미였으니까요.

허나, 직접 조작을 해보고 말씀드리건대 걱정은 하지 않으셔도 될 것 같습니다. 인풋렉이나 불편한 요소들을 느끼기 힘들고, 자연스러운 조작을 체감할 수 있습니다. 테스트가 글로벌로 진행됐고 스위치 발매 초기에 조이콘 인식 문제가 있었던 것을 생각하면 놀라운 모습입니다. 게임에서 추천하는 쌍따봉 자세가 아깝지 않을 정도예요. 휘두르는 대로 바로바로 나갑니다.



▲ 닌텐도 SAY '쌍따봉'. 제가 봤을 땐, 이거 노린 겁니다.

매칭 시스템도 굉장히 속도감 있게 진행됩니다. 마리오카트8의 로비 시스템이 답답했던 것과는 다른 모습입니다. 3개의 모드를 번갈아가며 플레이하고, 경기마다 다른 사람들과 게임을 진행합니다. 발리볼, 2대2 대전, 1:1 대전, 다대다 대전까지 쉴 틈이 없죠. 매칭이 살짝 늦어진다 싶으면, 로비 화면에서 전환 없이 연습모드를 이용해볼 수 있습니다. 그래서 심심하지가 않아요. 1시간 동안 원 없이 팔만 흔들어댈 수 있습니다.



▲ 쉴 새 없이 매칭을 잡아줍니다.

어려울 것 같은 자이로 조작도 예상외로 쉽게 적응됩니다. 조이콘을 앞으로 기울이면 전진, 좌·우측으로 기울이면 횡이동 하는 방식이거든요. 어찌 보면 직관적인 조작이기도 하니, 대충 2~3판 정도 해보면 감이 옵니다. LB와 RB로 대시와 점프까지 곁들이는 것도 좋고요.

생각치도 못한 움직임을 보여줄 수 있고 암마다 특성이 달라서, 잘하는 사람들(아마도 대난투 경험자) 이리저리 트리키한 움직임을 보여줍니다. 점프+대시로 공격을 죄다 피한다든가, 팔을 엇갈려서 페이크를 넣는다든가, 잡기를 일반 공격으로 카운터 해버리거나, 2대2에서 한 명만 질질 끌고 다니면서 경기를 지배하거나. 다양한 방식으로 플레이할 수 있습니다. 가볍기는 해도 격투 게임으로서의 깊이는 나름 충분해 보입니다.






▲ 진짜로 때리는 맛이 살아있어요.

특유의 쌍따봉(Thumbs-up grip) 자세 외에도 다양한 조작 방법을 지원합니다. 조이콘 그립을 이용하거나, 본체를 들고 플레이할 수도 있죠. 다만, 개인적으로는 쌍따봉 자세가 가장 편했습니다. 다른 자세에서는 부득이하게 버튼 두 개를 눌러야 하는 상황이 오곤 하는데, 썩 조작이 편한 게 아니었거든요.

무엇보다 팔을 허우적거리는 것에 묘한 재미가 있습니다. 타격/피격 시마다 손에서 오는 진동도 개인적으로는 마음에 들고요. 그래서인지 개발자도 조이콘을 양손에 쥐고 플레이하는 것을 추천하기도 했죠.






▲ 개인적으론 그냥 팔을 휘두르는 게 승률이 높았던 걸로...


"뭘 할까" - 콘텐츠 볼륨은?


볼륨 부분을 언급하자면, 테스트만으로는 이렇다 할 총평을 내리기 어려울 것 같습니다. 일단 테스트 시간이 하루에 1시간 정도로 한정되어 있었거든요. 그것도 싱글 플레이가 없이 파티 모드만 가능했습니다. 간단한 튜토리얼이 끝나자마자, 바로 실전투입이 된 거죠.

그렇기에 딱 집어서 '이렇다'는 평가를 하기에는 무리가 있습니다. 대전/랭킹 모드야 매치 메이킹만 제대로 이루어진다면 불만은 없지 않을까 싶고요. 지난번 다이렉트 이후로 다양한 모드와 신규 캐릭터가 공개되기도 했으니, 밸런스나 전투의 질적인 부분의 평가는 정식 출시 이후에 내리는 것이 옳을 듯합니다.



▲ 뭘 더 하고 싶어도 테스트 시간이 이렇다보니...(JST 기준)

일단, 공개된 콘텐츠들을 전부 보았을 때, 게임의 볼륨이 부족해 보이지는 않다는 것이 희망적입니다. 이번 테스트처럼 파티 모드로 약 4개 정도의 방식을 번갈아가며 즐길 수 있는 건 물론이고, 싱글플레이에 다양한 적이 등장할 것이란 전망도 해볼 수 있죠. 그리고 게임의 전략적인 요소인 '암'을 획득할 수 있는 요소도 있습니다.

특히, '암'이 무게나 속성에 따라서 효과가 다르다는 점을 보면, 파고들 수 있는 요소는 늘어날 것이라고 봅니다. 다양한 조합이 존재하고, 이를 활용하는 다양한 전략도 나올 수도 있고요. 콘텐츠 분량이 사전에 언급한 대로 나온다면, 모든 캐릭터의 암을 얻기 위해서 적지 않은 시간을 즐길 수 있어 보입니다.



▲ 게임의 이름처럼 다양한 '암'이 대기 중입니다. 테스트에선 3개뿐이었지만.


"기대할 만하다" - 신규 IP로는 충분


돌이켜보면, 닌텐도 스위치는 매달 하나씩 굵직굵직한 타이틀을 출시해 왔습니다. 스위치의 출시와 동시에 '젤다의 전설: 야생의 숨결'이 우리를 즐겁게 했고, 4월 말부터 5월까지는 '마리오카트8 디럭스'가 꽤 오랜 시간 즐길 거리를 마련해줬죠. 그런 의미에서 6월 16일 출시하는 'ARMS'는 6월의 메인 타이틀로 손색이 없습니다.

격투게임에는 흥미가 없더라도, 7월 말에 출시하는 '스플래툰2'와 함께 오랜 시간 가지고 놀만 한 타이틀이 될 것 같습니다. 짧은 테스트 시간이었지만, 기본적인 재미는 보장된 대전 게임이란 생각이 들었거든요. 직관적이면서도 빠릿빠릿한 조작감과 깊이, 매력적인 캐릭터들, 그리고 (정식 출시 이후가 되겠지만) 다양한 모드들까지 갖춰 뒀으니까요.

아직 정식 출시조차 윤곽이 잡히지 않는 국내에서의 흥행을 평가하면 다른 이야기가 되겠지만, 닌텐도의 독특한 아이디어와 저력을 확인할 수 있는 타이틀이 될 것처럼 보입니다. 스플래툰에 이어서 독특한 매력을 선보이는 'ARMS'. 국내에서도 많은 이들과 즐길 수 있는 날을 기다릴 따름입니다.



▲ 일단 상표등록은 됐는데...

댓글

새로고침
새로고침

기사 목록

1 2 3 4 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