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뷰] 3배 업그레이드 된 신작, '파이어 엠블렘 풍화설월'

게임소개 | 정필권 기자 | 댓글: 6개 |

SRPG 장르에서 파이어 엠블렘 시리즈는 독특한 위치를 지키고 있다. 개발사인 인텔리전트의 간판 타이틀인 해당 시리즈는 20년이 넘는 시간 동안 오직 SPRG로만 게임을 출시했다. 더불어 캐릭터에 애정을 쏟을 수 있는 일러스트, 영구한 사망이라는 개념을 게임 내에 넣어둔다는 기조를 꾸준히 유지했다.

물론, 시리즈 존속을 위협하는 위기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SPRG의 전성기가 지나가면서 게임의 판매량은 점차 하락세로 접어들었고 파이어 엠블렘 시리즈 또한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많은 고민과 노력 끝에 2012년 출시한 '파이어 엠블렘 각성'으로 시리즈는 다시 부활했고 전 세계적으로 판매되는 타이틀로 자리 잡았다. 이후 출시한 if, 에코즈도 준수한 판매량을 기록하며 전 세계적으로 팬들을 늘려나갔다.

2년 만에 출시하는 '파이어 엠블렘' 시리즈의 최신작 '파이어 엠블렘 풍화설월'은 시리즈 타이틀로서 다른 의미가 있는 타이틀이다. 닌텐도 스위치의 성능을 활용한 그래픽과 모델링의 변화, 시리즈의 특징을 유지하면서도 진입 장벽을 낮추는 노력. 그리고 전작의 비판을 수용하여 발전하는 모습까지. 전반적으로 개선된 상태로 출시를 기다리고 있다.





파이어 엠블렘 시리즈의 정체성
난이도, 죽음. 그리고 난수

파이어 엠블렘 시리즈는 몇 가지 특징적인 시스템으로 유명한 게임이다. 크게 악독한 난이도, 랜덤한 성장 등을 중요한 세일즈 포인트로 내세운다. 플레이어가 통제할 수 없는 변수를 마련해두고 한 번의 선택이 큰 가치를 가질 수 있도록 설정했다. 대표적인 요소가 캐릭터의 영구한 죽음이다.

영구적인 죽음은 시리즈의 악명을 떨치게 한 주범인데, 고난도 플레이를 기준으로 디자인된 구조는 아이러니하게도 게임의 정체성으로 자리했다. 그리고 이 정체성은 이후 시리즈에서도 계속해서 이어지고 있다. 거기다 무작위 플레이에 영향을 주는 '난수'까지 고정하고, 성장 시 능력치가 무작위로 올라가게 해두는 등 게임을 복잡하고 어렵게 만들었던 시리즈다. 하나하나 흉악하나, 이 모든 것을 버무린 결과는 시리즈의 매력으로 작동하기 시작했다.



▲ 한국어화 출시는 '파이어 엠블렘 if'부터.

그러나 파이어 엠블렘 시리즈를 대표하는 이러한 악명 높은 특징은 후속작을 거듭하며 조금씩 희석되고 있는 상태다. 너무 어렵고 리스크가 크다는 것만으로도 진입 장벽이 될 수 있다는 것은 분명하기 때문이다. 쉬운 난이도를 지원하면서 플레이어의 스트레스를 줄이려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시스템적 제약을 개선하면서 진입장벽을 크게 낮추는 방향성은 결과적으로 시리즈의 성공적인 부활, 판매량으로 마감됐다. 3DS로 출시된 '파이어 엠블렘 각성'은 170만 장, 시리즈 최초 한국어화가 진행된 '파이어 엠블렘 if'은 180만 장이 넘는 판매량을 기록했다. 장점이자 단점이 될 수 있는 부분을 고집하지 않고 유연하게 대응하면서 최근 시리즈 작품들은 완성도와 판매량 모든 면에서 긍정적인 결과를 보여주고 있다.



▲ 시리즈 부활의 신호탄, '각성'

SRPG 장르의 전성기를 지나서 시리즈를 변화해야만 장기적으로 시리즈를 이끌어나갈 수 있음을 다시금 확인한 결과물이기도 하다. 그렇기에 시스템 측면에서도 난이도 측면에서도 조금씩 변해가고 새로운 것들을 추가하려는 모습을 보여준다. 모든 선택이 긍정적인 반응으로는 이어진 것은 아니지만, 핵심 요소를 그대로 보존하고 곁다리들을 수정하면서 판매량 자체는 큰 폭으로 상승했다.

최신작인 '풍화설월' 또한 이와 같은 기조를 유지한다. 사관학교에서 학생을 교육하는 파트를 추가하면서 새로운 시스템을 선보인다. 닌텐도 스위치라는 새로운 기기의 스펙을 이용하는 연출, 매력적인 캐릭터들과 함께 말이다.


시리즈의 또 다른 본질
매력적이고 사랑할 수 있는 캐릭터.

파이어 엠블렘은 장르 측면에서는 높은 난이도를 가지고 있는 SRPG다. 그러나 한편으로 시리즈의 특징적 세일즈 포인트는 매력적인 캐릭터에 비중을 둔다. 즉, 캐릭터의 일러스트가 준수하고 매력적으로 보인다는 이야기다. 오죽하면 팬들이 농담으로 "외모로 아군 적군 구별이 되는 게임"이라고 할 정도.

이전작들에서도 많은 NPC가 등장하긴 했으나, 이번 풍화설월에서는 규모가 조금 다르다. 플레이어의 선택에 따라서 세력이 갈라지게 되므로, 각 반에 매력적인 인물들을 배치했다. 어떤 세력을 선택하든 간에, 어느 하나 취향을 만족하게 할 수 있는 캐릭터들이 있다는 이야기다. 전반적인 캐릭터들의 복장, 스타일 등을 참 매력적으로 꾸며놨다.



▲ 반장이 셋. 그리고 그 밑에 또 다른 NPC들이 잔뜩.

전반적으로 미려한 캐릭터 디자인을 보여주는데다, 시스템적으로 캐릭터의 성장 과정에서 애정을 가질 수밖에 없으므로 캐릭터 하나에 확실히 몰입할 수 있는 계기를 제공한다. 이전 시리즈와 마찬가지로 캐릭터 디자인은 여전히 아름답다. 일러스트 뿐만 아니라 3D 모델링과 더빙까지 갖추면서 캐릭터의 매력이 한층 더 강화된 모습이다.

애초에 시리즈의 정체성이 '캐릭터에 애정을 갖추도록' 시스템을 꾸려뒀기에, 이번 타이틀에도 특징적인 요소는 고스란히 남아있다. 사전 프리뷰를 통해서 확인된 것은 사관학교 학생들과의 호감도 시스템, 풀보이스 더빙. 그리고 약간의 연애요소(성별 무관)와 같은 것들이다.



새로운 시도 '사관학교'
캐릭터에 애정을 그리고 전략을

이번 최신작은 시리즈 전반으로도 이색적인 시도가 곁들여졌다. 시뮬레이션의 요소를 추가한 사관학교라는 시스템은 플레이어에게 선택지를 제공하는 공간이다. 3가지 세력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으며, 학기 중 어떤 선택을 내렸는지가 5년 뒤인 전쟁편에 영향을 미치는 구조다.

사관학교의 교사로서, 플레어는 한 반을 맡아 육성하게 된다. 단순히 전투를 통한 육성보다는 플레이어의 전략에 맞게 캐릭터를 만들어 나가는 과정이 사관학교편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다. 지금까지 공개된 정보로는 5년 뒤, 플레이어가 선택한 세력을 키우고, 재편하는 과정이 주를 이룬다.

일종의 학원물이라고 할 수 있는 1부 사관학교편은 2부인 전쟁편을 시작하기 전, 캐릭터에게 애정을 부여하는 시간이자 일종의 튜토리얼을 겸한다. 게임 시간으로 1개월마다 진행되는 시험을 통해서 전투 방법을 익히고 플레이어가 원하는 대로 캐릭터를 육성할 수 있는 여지를 둔다.






▲ 사관학교는 곧, 애정을 들여 육성하는 시기.

더불어 사관학교를 탐색하거나, 캐릭터와의 대화로 호감도를 올리거나. 서브 퀘스트를 진행하는 등 캐릭터에게 애정을 느낄 수 있도록 시스템이 설계됐다. 이번 사전 프리뷰에서 공개된 재미있는 점은, 1부의 모든 행동에 제한이 걸려있다는 점이다.

일종의 행동력이 게임 내 행동 제한하는 구조다. 그리고 이를 통해서 플레이어가 모든 행동을 선택하게 만든다. 처음부터 모든 선택지를 전부 진행할 수는 없다. 결국, 선택이다. 어떤 캐릭터에게 애정을 쏟고 투자할 것인지. 어떤 서브 퀘스트와 활동을 할 것인지도 모두 선택의 영역이다. 1부 시작과 동시에 담당하는 반을 정하듯이, 다른 선택지는 새로운 루트이자 즐길 거리가 될 것으로 보인다.






▲ 요리, 낚시 등 미니게임도 즐길 수 있다.


1부와 2부. 학교와 전장
그리고 총 세 가지의 이야기

다양한 인물들이 등장하는 군상극, 전투와 전쟁을 다뤄온 시리즈의 정체성은 2부 전쟁편에서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1부 사관학교 편에서 플레이어가 육성하고 꾸려둔 요소들을 2부에서 활용하게 되는 방식. 그리고 2부를 기점으로 게임의 분위기가 크게 달라진다.

1부가 청춘드라마 또는 학원물과 같은 역할이었다면, 2부는 한층 진지하고 무거운 전쟁의 이야기다. 그렇기에 청소년이었던 등장인물들도 성장하여, 성인이 된다. 1부로부터 5년 뒤를 그리는 전쟁편은 극적인 변화가 이어진다. 플레이어는 1부에서 담당했던 세력에 소속되며, 남은 두 반을 상대로 전장에 선다.

▲ 학교와 전장. 화합과 갈등. 5년 뒤의 차이다.

어떤 이야기가 진행될 것인지는 대략적인 부분만이 공개된 상태지만, 지금까지 등장한 평가는 준수해 보인다. 플레이타임 자체도 생각보다 긴 편이다. 게임 내 컷신, 보이스 더빙까지 이루어지며 이야기를 전달하기에, 이전 시리즈보다도 풍성하게 꾸려졌다. 세력마다 다른 이야기를 보여주는데다, 하나의 게임에서 모든 콘텐츠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해뒀기 때문이다.

개발을 담당한 쿠사키하라 PD는 인터뷰를 통해 "제 기준으로 한 세력을 선택해 플레이하는데 80시간 정도가 걸렸습니다. 컷신을 스킵하지 않은 상태로요. 아마도 모든 루트를 클리어한다면, 200시간 정도가 걸리지 않을까 싶습니다"라고 플레이 타임을 설명한 바 있다.

사전 공개된 플레이에서도 게임 볼륨 측면은 긍정적인 반응이 나오기도 했다. 전체 플레이 타임은 개인에 따라 달라질 수 있는 부분이지만, 적어도 생각보다 많은 분량임은 부정할 수 없다. 이전 타이틀인 'if'에서 시나리오마다 분할 판매하는 결정이 비판받았다는 것을 생각하면, 개선된 부분이라 할 수 있다. 개발 PD의 말마따나 200시간 정도의 볼륨이 될 것으로 예측되는 상태다.



▲ 모든 이야기를 다 플레이한다고 가정했을 때, 200시간 정도. 만만치 않은 볼륨이다.


SRPG라는 정체성
시리즈의 핵심 살리기

SRPG라는 측면, 전투 시스템 면에서는 약간의 변화가 찾아왔다. 난수와 함께 클래식 모드에서의 영구한 죽음이라는 전통은 유지되지만, 플레이어들이 손댈 수 있는 영역이 증가했다. 그리고 1부와 2부를 분리하여 다른 느낌을 줌과 동시에, 장기적으로 전략을 세울 수 있는 여지를 남긴다.

캐릭터가 사용하는 무기에 따라 상성이 달라지던 시스템은 풍화설월에서 유닛별 특성을 기준으로 나눠질 것으로 보인다. 기존 시리즈가 '검, 마법 > 도끼, 활 > 창, 암기 > 검, 마법' 기준으로 상성이 구분되었다면, 이제는 유닛 타입이 중요해졌다. 캐릭터가 획득한 스킬이 특정 유닛 타입에게 추가적인 데미지 추가적인 데미지를 줄 수 있는 방식이다. 조금 더 세분화된 상성의 변화로 전략적 요소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시리즈 전통의 상성 시스템이 변화한 것은 육성에 초점을 맞추는 사관학교 편에서 캐릭터를 플레이어가 구성하게 하기 위함이다. 캐릭터에 애정을 쏟을 수 있게 한다는 시리즈의 기조와도 같다. 육성 과정에서 캐릭터에 적합한 무기와 스킬을 부여하고, 플레이어가 전략에 조금 더 신경을 쓰도록 유도한다.

턴제로 진행되는. SRPG의 기본적인 모습은 같지만, 파이어 엠블렘 시리즈의 특징과 높은 난이도가 한 턴에 한 수에 의미를 두는 게임으로 승화시킨다. 본격적인 전투가 진행되는 전쟁편의 구성, 난이도 등이 공개되지 않은 상태이기에 전투 측면은 여전히 준수한 구성으로 설계되리라 예상되는 상태다.



▲ 1부에서 배운 클래스는 전장에서도 빠르게 변경할 수 있다.



▲ 이번 타이틀의 병종은 30개 이상.


계승과 발전. 그리고 변화 '풍화설월'
오는 7월 26일 한국어화 출시 예정

SPRG가 주류 장르에서 물러나고 굵직한 타이틀이 출시되지 않는 시점에서 '파이어 엠블렘 풍화설월'이 가지는 의미는 크다. 1990년 시리즈 첫 작품 '암흑룡과 빛의 검'을 시작으로, 2019년 지금까지 명맥이 끊어지지 않고 꾸준히 SRPG 장르로만 출시되는 파이어 엠블렘 시리즈. 긴 역사만큼, 우여곡절도 많았던 시리즈가 어떻게 다시 성공하고 변화할 수 있었는지를 증명하는 타이틀이기 때문이다.

그 과정에서 시리즈의 특징으로 어떤 요소를 유지할 것인지. 어떤 시스템과 세계관이 시리즈에 어울리는 것인지 계속해서 고민하고 발전시키는 기준이 있어서 가능했던 일이리라. '파이어 엠블렘 각성'으로 시리즈를 다시 궤도에 올리고 if와 에코즈까지. 게임의 코어를 보존하고 발전시키는 개발진의 노력이 가해졌다.






▲ 모델링도 연출도 이전보다 한층 강화됐다.

닌텐도 스위치로 출시는 시리즈 첫 타이틀 '풍화설월'은 그간 개발진이 걸어온 결과물의 집약이라 표현할 수 있다. 한층 올라간 기기의 스펙과 더불어, 풍부한 볼륨과 시스템으로 게임이 마무리되고 있다. 사전 프리뷰를 통해서 공개된 정보들, 평가도 긍정적인 반응과 기대감을 보여주고 있다.

매력적인 캐릭터와 강렬한 난이도를 보여주는 독특한 시리즈의 최신작 '파이어 엠블렘 풍화설월'은 얼마나 매력적인 이야기와 게임 플레이를 보여줄 수 있을까. 한층 개선된 그래픽과 시스템을 선보일 해당 타이틀은, 한국어화를 거쳐 오는 7월 26일 국내에 정식 출시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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