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뷰] 블레스 언리쉬드는 '블레스'가 아니다

게임소개 | 윤홍만 기자 | 댓글: 28개 |

네오위즈의 '블레스 언리쉬드'가 오는 12일 Xbox One으로 북미 서비스를 시작한다. 2018년 8월 처음 공개한 '블레스 언리쉬드'는 MMORPG라는 장르에도 불구하고 콘솔급 액션을 보여줘 화제가 된 바 있다. 실제로도 탱딜힐 위주의 여타 MMORPG들과는 달리 콘솔 플랫폼에 최적화된 콤보, 회피 기반의 화려한 전투를 보여주며 새로운 MMORPG에 굶주린 국내외 많은 게이머들의 눈길을 끌었을 정도다.

'블레스 언리쉬드'는 현재 파운더스팩 구매자들을 대상으로 정식 출시에 앞서 게임을 즐길 수 있는 헤드 스타트(Head Start)를 진행 중이다. 현재까지의 평가는 나쁘지 않다. F2P임에도 하루라도 빨리 '블레스 언리쉬드'를 즐기기 위해 많은 게이머들이 파운더스팩을 구매했으며, 1일 차 리텐션(잔존율)도 90%에 육박한다.

이처럼 게이머들의 관심을 잡아끄는 '블레스 언리쉬드'만의 매력은 뭘까. 단순히 오랜만에 등장한 MMORPG라는 이유 때문만은 아닐 것이다. 이에 정식 출시에 앞서 '블레스 언리쉬드'에 대해 알아보는 시간을 가졌다.


'블레스'가 아니다, '블레스 언리쉬드'다
세계관, 스토리, 액션 전부 뜯어고쳤다

'블레스 언리쉬드'는 사실상 '블레스'와는 전혀 다른 별개의 게임이다. '블레스'에서 가져온 거라곤 종족과 직업 정도고 그 외에는 전부 새롭게 뜯어고쳤다.

스토리만 놓고 봐도 차이는 명확하다. '블레스'는 하이란과 우니온 두 세력에 포함된 여러 종족들의 투쟁을 배경으로 했다. 그중에서도 하이란 제국의 권력 투쟁이 메인이었다. 찬탈자로 불리는 황제와 정식 계승권을 가진 황태자의 이야기. 플레이어는 황태자의 편에 서서 세력을 규합하는 동시에 황제의 음모를 밝혀내는 역할을 했다.

하지만 '블레스 언리쉬드'는 다르다. 선신과 악신의 전투가 끝난 세계를 배경으로 하고 있으며, 세계관이 다른 만큼 하이란과 우니온 두 세력 역시 존재하지 않는다. 종족들 역시 하나로 통합돼 세력별로 나누어졌던 원작과 달리 인간, 엘프, 루푸스(바르그), 마스쿠(이핀) 4개로 줄어들었다.

스토리 역시 권력 투쟁을 메인으로 했던 원작과 달리 세계를 파괴하려는 거대한 악에 맞서는 왕도적인 스토리로 회귀했다. 원작에서 권력 투쟁의 중심에 있었던 플레이어는 이제 악에 맞서기 위해 함께할 동료들을 모아야 한다.




원작과 다른 가장 큰 차이점은 전투 시스템의 변화다. '블레스'는 탱딜힐 기반의 전통적인 MMORPG였다. 타겟팅 방식으로 기존의 MMORPG들과 큰 차이가 없었다. 하지만 '블레스 언리쉬드'는 이런 전통적인 방식에서 탈피했다. 이유는 단순하다. 콘솔 MMORPG였기 때문이다. 타겟층이 콘솔 게임의 조작 방식에 익숙한 게이머들이기에 그들에게 친숙한 조작 방식, 전투 시스템을 들고 온 것이다.

덕분에 '블레스 언리쉬드'는 기존의 MMORPG들과는 다른 손맛을 자랑한다. 강력한 보스 몬스터를 쓰러뜨렸을 때의 쾌감은 굳이 말할 것까지도 없을 정도다.

한편, 이러한 전투 시스템이 가져오는 장점은 또 있다. 바로 플레이의 다각화다. 기존의 MMORPG는 제대로 즐기기 위해선 탱딜힐이 필수였다. 레벨이 높다든가 하는 경우가 아니라면 제아무리 실력이 받쳐준다고 해도 혼자서는 강력한 보스 몬스터 하나 쓰러뜨리기 어려웠다.

하지만 '블레스 언리쉬드'에서는 실력에 자신이 있다면 얼마든지 혼자서 강력한 보스 몬스터를 쓰러뜨릴 수도 있다. 탱딜힐의 구분이 없을뿐더러 논타겟팅 방식이기에 힐러에 가까운 프리스트마저도 솔플이 가능하다. 지난해 GDC 현장에서 블레스 언리쉬드를 직접 체험해본 기자의 설명에 따르면, '블레스 언리쉬드'의 전투 템포는 기존 MMORPG가 아닌 '다크소울'이나 '몬스터헌터'의 전투 방식에 더 가깝다.








핵심은 '액션', 파티의 재미와 솔플의 재미 다 잡았다
탱딜힐 구분 없는 5개의 클래스, 재미없는 직업은 없다


원작 '블레스'를 비롯해 여타 MMORPG와 차별화된 '블레스 언리쉬드'만의 대표적인 특징으로는 특유의 전투 시스템을 들 수 있다. '블레스 언리쉬드'의 모든 클래스는 딜러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탱딜힐 구분이 없기에 어떤 직업으로든 솔플로도 얼마든지 게임을 즐길 수 있다. 그러나 이게 직업의 구분이 무의미하다는 건 아니다. 모두가 딜러 역할을 할 수 있지만, 플레이 스타일은 모두 다르게 설계됐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크루세이더는 강한 공격을 하기 위해선 적의 공격을 방어해 자원을 모아야 하고 버서커는 강력하고 넓은 공격 범위를 가졌지만, 상대적으로 느리며 자신의 체력을 소모한다는 단점이 있다. 같은 근접 클래스지만 플레이 스타일은 전혀 다르다.

이는 원거리 클래스 역시 마찬가지다. 레인저는 조준 사격을 통해 강력한 데미지를 입힐 수 있지만, 화살 장전이 필수다. 그렇기에 적절한 장전 타이밍을 찾는 게 중요하다. 반면, 메이지는 정반대다. 쉴 새 없이 마법을 날릴 수 있다. 하지만 체력이 약하기에 다른 클래스보다도 더욱 컨트롤 실력을 요구한다. 이른바 유리대포인 셈이다. 프리스트 역시 힐러라는 기존의 문법에서 벗어났다. 회복 스킬과 각종 버프는 물론이고 온갖 공격 스킬로 중무장해 힐러라는 하나의 역할에 묶인 게 아닌 힐러면서도 얼마든지 딜러로 전투에 참여할 수 있도록 했다.







탱딜힐 구분이 없다지만 그렇다고 '블레스 언리쉬드'가 MMORPG의 핵심인 파티 플레이를 간과한 건 아니다. 강력한 보스를 상대할 때 메이지가 탱커 역할을 할 수는 없는 노릇. 이럴 때는 어쩔 수 없이 근접 클래스가 탱커 역할을 할 수밖에 없다. 이때 가장 탱커에 어울리는 건 단연 크루세이더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블레스 언리쉬드'에서는 크루세이더에게 탱커를 강요하지 않는다. 크루세이더라서 탱커를 해야 하는 게 아닌, 탱커일 때야말로 크루세이더가 최고로 힘을 발휘하도록 설계했다.

같은 근접 클래스라고 해도 버서커와 크루세이더의 전투 스타일은 다르다. 말 그대로 어떻게든 안 맞고 싸워야 하는 게 버서커라면 크루세이더는 방패로 적의 공격을 막으며 싸워야 한다. 단순히 탱커의 역할을 수행해야 하기 때문이 아니다. 적의 공격을 막아야 자원이 모이고 그래야 더 강력한 스킬을 쓸 수 있기 때문이다. 딜러로서의 역할에 충실하기 위해선 자연스럽게 탱커 역할을 해야 하는 셈이다.




한편, 모두가 딜러이고 자연스럽게 탱커 역할을 한다지만 그럼에도 플레이어마다 자신이 원하는 스타일이 있기 마련이다. 일례로 탱커와 힐러는 대부분의 MMORPG에서 기피 클래스지만, 그럼에도 누군가는 그 역할이 좋아서 탱커와 힐러를 하기도 한다. 그렇기에 모두가 딜러 역할을 할 수 있는 '블레스 언리쉬드'의 클래스 시스템은 아쉬울 수도 있다.

그러나 '블레스 언리쉬드'는 축복(Blessing) 시스템을 통해 이러한 아쉬움을 해결했다. 축복 시스템은 일종의 특성 시스템으로, 어떤 축복을 장착하고 사용하는지에 따라 같은 클래스라도 전혀 다른 택틱과 플레이 스타일을 선보일 수 있다. 크루세이더를 예로 들자면 말 그대로 순수 탱커에 가까운 크루세이더를 육성할 수도 있고 딜러에 가까운 크루세이더를 육성할 수도 있다는 의미다.





콘솔 MMORPG로 부활한 '블레스 언리쉬드', 통할까?
색다른 MMORPG 부흥의 신호탄 되길

최근 몇 년동안 MMORPG는 정체기였다. PC에서 모바일로 플랫폼이 옮겨갔고 신작들이 나오긴 했으나 색다르진 않았다.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가 여전히 MMORPG의 왕좌에 군림하고 있는 것 역시 이와 무관하지 않다.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 이후 대부분의 MMORPG가 그 문법을 따랐기 때문이다.

그런 면에서 볼 때 '블레스 언리쉬드'는 여러모로 독특한 게임이다. 고착화된 MMORPG의 문법에서 벗어났다. 일부 사례도 있으나 MMORPG의 변경이랄 수 있는 콘솔을 중심으로 개발됐으며, 타겟팅에 탱딜힐 위주였던 방식에서 벗어났다. 단순히 플랫폼을 바꾸는데 그치지 않고, 어떻게 해야 콘솔에 어울리는 색다른 MMORPG가 될 수 있을까 고민을 거듭한 결과다.




국내 출시가 미지수임에도 '블레스 언리쉬드'에 관심을 기울이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국내 게이머들에게 MMORPG는 친숙한 장르다. 하지만 색다른 콘솔이나 패키지 게임들이 나오는 와중에도 MMORPG는 답보상태였다. 그런 가운데 나온 '블레스 언리쉬드'는 기존의 MMORPG들과는 다른 모습이었으니 관심이 갈 수밖에 없는 것이다.

성공을 위해 '블레스 언리쉬드'가 해결해야 할 난제는 두 개가 있다. 하나는 '블레스'라는 IP가 가진 선입견을 제거하는 것이다. 빈말로도 한국에서 성공했다고 말하기 어려운 타이틀이고 이는 해외도 마찬가지다. 다음은 콘솔에서 얼마나 방대한 콘텐츠를 보여주느냐다. 결국, MMORPG는 콘텐츠 싸움이라고 할 수 있다. 제아무리 '블레스 언리쉬드'가 뛰어난 액션을 자랑한다고 해도 업데이트가 부진해서야 본말전도인 셈이다.

다행스러운 건 그래도 첫 단추는 성공적으로 뀄다는 부분이다. '블레스'가 가진 선입견에도 반응이 나쁘지 않다. 그리고 이대로 해외에서 흥행한다면 국내 서비스도 노려봄 직하다. 콘솔로 제2의 도약을 준비 중인 '블레스 언리쉬드'다. 과연 정체된 MMORPG 장르에 어떤 파란을 일으킬지 예의주시할 필요가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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