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터널 패러독스' 리뷰

모바일 전략 게임 명가의 신작 4X R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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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바일 전략 게임 명가로 불리우는 엔드림의 자회사 엔트로이가 개발한 4X RPG '이터널 패러독스'가 지난 6일, 블록체인 게임 플랫폼 갈라게임즈를 통해 정식으로 출시됐다.

'이터널 패러독스'는 여타 모바일 전략 게임과는 조금 결이 다른 게임이다. 4X 'RPG'라는 데에서 알 수 있듯이 기본적으로 자원을 채집하고 영지를 키우며, 다른 유저와 경쟁한다는 모바일 전략 게임으로서의 핵심을 고수하는 동시에 용병을 뽑고 육성하는 수집형 RPG 요소를 접목함으로써 차별화를 꾀한 것이다.

이러한 장르의 조합은 각 장르가 가진 장점을 취하려는 것으로 때로는 시너지를 일으키지만, 정반대의 결과를 가져올 때도 적지 않다. 의도와는 달리 장점은커녕 각 장르의 단점만 가져오거나 그게 아니더라도 두 장르의 줄타기에 실패해 이도 저도 아닌 애매한 게임이 되는 경우도 수두룩하다.

그런 가운데 등장한 4X RPG '이터널 패러독스'다. 4X, RPG, 그리고 블록체인까지 접목한 '이터널 패러독스'는 과연 기존의 모바일 전략 게임과는 어떤 식으로 차별화를 꾀했을까.


전략과 RPG의 조화, 득일까 실일까
모바일 전략 게임의 피로도, RPG 요소로 낮췄다




서두에서 언급한 것처럼 '이터널 패러독스'은 모바일 전략 게임을 베이스로 한다. 플레이어는 자신의 영지에 각종 자원을 채집하는 건물과 속성별 병사를 육성하는 병영을 지어서 영지를 육성하고 NPC 세력이나 다른 유저와 경쟁하는 걸 핵심으로 한다. 영지 관리는 일반적인 모바일 전략 게임과 크게 다르지 않은 모습이다. 식량과 광석 등 영지를 육성하는 데 쓰이는 자원 채집용 건물과 병사를 육성하는 병영, 그리고 자원 생산량을 늘리거나 시간을 줄여주는 연구소 등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여기에 더해 용병들을 위한 대장간 등이 더해진 형태다.

비슷한 건 영지 관리만이 아니다. 월드맵에서의 활동 역시 대체로 비슷한 형태로 진행된다. 영지를 관리함으로써 어느 정도 내실을 다졌다면 본격적으로 월드맵에 나가서 중립 세력이나 다른 유저와 전투를 치름으로써 많은 자원을 약탈할 수 있다. 몬스터 세력에서는 영지 운영에 필요한 자원을 비롯해 장비 재료를 얻을 수 있으며, 농장이나 금광의 경우 점령하게 되면 용병들이 자원을 채집하느라 일정 시간 동안 묶이는 대신 한 번에 훨씬 많은 자원을 얻는 게 가능하다.



▲ 월드맵에서 농장 등을 점령할 경우 부가적으로 더 많은 자원을 채집할 수 있게 된다

영지 관리와 병력을 파견하는 월드맵에서의 전투, 전쟁이 전형적인 모바일 전략 게임의 형태에 가깝다면 병력을 이끄는 장수 역할의 용병을 성장시키거나 용병을 중심으로 진행되는 전투는 전형적인 수집형 RPG에 가깝다고 할 수 있다. 전투 시스템은 모바일 수집형 RPG를 한 번이라도 해봤다면 별다른 적응이 필요 없을 정도로 익숙한 형태다.

파티에 해당하는 덱은 4명의 용병으로 구성되며, 적과의 상성과 리더스킬을 고려해서 어떤 용병을 리더로 할지 고려해야 하는 식이다. 좋게 말하면 익숙하고 나쁘게 말한다면 특색이 없는 모습으로 RPG 요소는 어디까지나 핵심인 전략 요소를 보완하는 것이라는 걸 알 수 있다.






▲ RPG 요소는 일반적인 수집형 RPG와 큰 차이가 없는 형태다

용병은 레벨, 장비, 그리고 각성 크게 3가지 방식으로 성장이 구분되는데 먼저 레벨의 경우 영지에서 진행되는 도전 콘텐츠를 통해 올리는 게 가능하다. 스테이지 형태의 도전 콘텐츠는 턴제로 진행되는 RPG 콘텐츠로 승리 보상으로 용병 경험치를 비롯해 다양한 자원을 얻을 수 있다.

이렇게 얻은 자원은 영지를 육성하는데 쓰이거나 용병이 쓰는 장비를 만드는데 쓰인다. 다만, 장비를 만들기 위해서는 도전 콘텐츠만으로는 부족하다. 철광석의 경우 채집용 건물에서 자동으로 채집하거나 도전 콘텐츠로 얻을 수 있지만, 일부 몬스터의 소재 같은 건 플레이어가 직접 발로 뛰어야 한다. 특이한 점은 이러한 몬스터 소재의 경우 도전 콘텐츠가 아닌 월드맵에서 다른 세력을 처치해야 얻을 수 있다는 점이다.




이뿐만이 아니다. 일반적인 수집형 RPG의 승급에 해당하는 용병 각성에 필요한 각성석을 얻는 과정 역시 비슷하다. 각성석을 얻기 위해선 월드맵에 있는 차원의 탐사지로 용병을 파견할 필요가 있다. 단, 몬스터 소재를 얻는 과정과는 다소 다르다. 몬스터 소재의 경우 적의 야영지로 병력을 보내 전투를 치러야 하는 반면, 차원의 탐사지는 일체의 병력 없이 용병만 보내기 때문이다. 얼핏 도전 콘텐츠를 떠올릴지도 모르지만, 이렇다 할 전투도 없다. 그저 용병만 보내면 끝이다. 이렇게만 얘기하면 편하게 각성석을 얻을 수 있다고 여길지 모르지만, 그게 또 그렇지 않다.

일단 보내놓으면 들어갔다가 바로 나오지만, 문제는 왕복에 제법 시간이 걸린다는 점이다. 초반에는 기껏해야 1~2분에 불과하니 큰 문제 없다고 여길 수도 있지만, 돌아오기 전까지는 파견 보낸 영웅들을 쓸 수 없는 만큼, 현재 쓸 수 있는 용병들의 수와 전쟁 중인지 등 상황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 월드맵을 기반으로 한 전략 요소와 영지를 기반으로 한 RPG 요소가 서로를 상호보완하는 식으로 흘러간다

한편, 이렇게 성장시킨 용병들은 앞서 언급한 것처럼 병력을 지휘하는 장수로 쓰거나 건물을 관리하는 데 쓰인다. 불속성 병사를 훈련하는 화염의 병영에 에이든을 배치할 경우 병사 훈련 시간을 줄여주는 등 다양하게 활용된다.

주목해야 하는 건 이러한 전략과 RPG의 만남이 '이터널 패러독스'에서는 전혀 어색하지 않다는 점이다. 이러한 하이브리드 장르의 경우 서두에 언급한 것처럼 자칫 잘못하면 어느 한쪽이 묻히게 되거나 그렇지 않더라도 이도 저도 아닌 게임이 될 수도 있지만, '이터널 패러독스'는 유기적으로 맞물린다.

용병을 성장시키기 위해선 도전 콘텐츠만이 아니라 월드맵에서 몬스터 야영지에 쳐들어가 소재를 얻어야 하며, 그렇게 성장시킨 용병은 영지 건물에 배치하거나 월드맵에서 자원을 채집하는 데 쓰이는 식이다. 이처럼 '이터널 패러독스'는 각각의 콘텐츠가 상호보완적이기에 전략과 RPG, 어느 한쪽으로 콘텐츠가 쏠리는 걸 미연에 방지한다.






▲ 건물에 용병을 배치함으로써 훈련시간을 줄이는 등의 버프 효과를 얻을 수 있다


뺏고 뺏기는 무한 경쟁에 최적화된 NFT '랜드'
장르에 대한 고민이 녹아든 NFT, 모두가 누릴 수 없는 건 아쉬워




블록체인 게임이라고 하면 NFT 역시 빼놓을 수 없다. 다만, 대부분의 블록체인 게임의 경우 아무래도 아쉬운 면들이 있던 것도 사실이다. 단순하다고 해야 할까. 대부분 이렇다 할 고민 없이 만든 모습으로 캐릭터나 아이템을 NFT화해서 거래할 수 있도록 하는 정도에 불과했다. 하지만 '이터널 패러독스'는 여기서 좀 더 나아갔다. 용병에 더해 월드맵의 토지를 '랜드(LAND)'라고 해서 거래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물론, 게임 내 월드맵의 모든 토지를 거래할 수 있다는 건 아니다. 오히려 대부분의 토지는 공용으로 쓰이며, 거래할 수 있는 NFT '랜드'는 일부에 불과하다. 그럼에도 '랜드'를 사거나 계약을 통해 '랜드'에 영지를 올리는 이유는 단순하다. 소유주는 자신의 '랜드'에 자리한 플레이어의 활동에 따라 매일 전용 재화인 실버를 획득할 수 있으며, 세입자라고 할 수 있는 플레이어들은 일종의 버프를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 조물주 위에 건물주, 그리고 그 위에 있는 게 땅주인인가 보다

이러한 '랜드'는 일반, 고급, 희귀, 에픽, 전설, 고대 6가지 등급으로 구분되며, 등급이 높을수록 소유자와 거주자에게 더 많은 혜택을 제공하기에 상위권에 오르기 위해서는 자연스럽게 '랜드'를 구매한다든가 계약을 맺을 수밖에 없다.

'랜드'를 기반으로 한 이러한 NFT는 '이터널 패러독스'라는 모바일 전략 게임에 있어서 썩 잘 어울리는 NFT이기에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도 있겠지만, 한편으로는 P2E으로의 변질이 우려되는 것도 사실이다. 안그래도 유저간 경쟁을 기반으로 하는 장르인데 '랜드' 역시 버프 효과를 지닌 만큼, 사실상 상위권에서는 필수불가결할 수밖에 없다는 게 그 이유다.

그런 의미에서 볼 때 '이터널 패러독스'는 P2E 요소가 한없이 옅다고 할 수 있다. 사실상 인게임 플레이만으로는 이렇다 할 수익을 낼 수 없는 구조다. '랜드'를 샀는데 향후 가격이 급등해 시세차익을 노리는 게 아니라면 아예 없는 수준이다. 이터널 타임(Eternal Time, ETIME)이라는 유틸리티 토큰을 일일 임무 보상이나 49일마다 갱신되는 시즌 보상으로 제공한다고 하지만, 사실상 최상위권 유저들에게 국한되는 만큼, 대부분의 유저에게는 그림의 떡이라고 할 수 있다.



▲ 아쉬움이 없는 건 아니지만, 기본은 확실히 갖춘 모습이다

다만, 4X RPG라는 하이브리드 장르로서 완성도가 높다는 점과 개발사인 엔트로이가 모바일 전략 게임에 대한 이해도가 높다는 점, 글로벌을 대표하는 블록체인 게임 플랫폼 갈라게임즈가 서비스 중이라는 점 등은 여러모로 긍정적이다. 첫인상이 반이라고 했던가. 그런 의미에서 본다면 적어도 나쁘지 않은 시작을 알린 셈이다.

NFT와 관련해서는 일말의 아쉬움이 남기도 하지만, 적어도 NFT가 필수인 것도 아닌 만큼, 신작 모바일 전략 게임을 찾은 유저들이 있다면 '이터널 패러독스'를 즐겨보는 것도 나쁘지 않으리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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