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뷰] 클래식 RPG의 명가, 우주로 향하다 - '아우터 월드'

게임소개 | 김규만 기자 | 댓글: 12개 |


⊙개발사: 옵시디언 엔터테인먼트 ⊙장르: 액션 RPG ⊙플랫폼: PC, PS4, XBOX ONE ⊙발매일: 2019년

지난 12월 7일, 미국 LA에서 진행된 권위 있는 게임 시상식 '더 게임 어워드 2018'에서는 올 한 해를 빛낸 게임들에 대한 시상은 물론 여러 가지 신작 게임들의 소식도 들을 수 있었습니다.

클래식 RPG 명가, 옵시디언 엔터테인먼트가 깜짝 발표한 신작, '아우터 월드'또한 이날 처음으로 공개된 게임 중 하나입니다. 과거 오리지널 '폴아웃' 개발자들이 개발에 참여했다는 점과 게임플레이 트레일러가 옵시디언의 전작인 '폴아웃: 뉴베가스'를 연상시킨다는 점은 옵시디언류의 RPG를 좋아하는 플레이어들이나 폴아웃 팬들 모두에게 어필했습니다.

또 비슷한 시기에 출시된 '폴아웃76'이 스토리의 비중을 현저히 낮춘 멀티플레이 게임으로 탄생해 팬들의 기대를 저버렸기 때문일까요?, 원작 폴아웃의 개발자가 개발에 참여한다는 '아우터 월드'의 트레일러가 발표되자 많은 게이머들은 채팅 또는 코멘트를 통해 기대감을 나타내기도 했습니다. 2019년 연내 출시를 목표로 하는 옵시디언의 신작, '아우터 월드'는 그래서 어떤 게임일지, 지금까지 공개된 정보를 모아봤습니다.


원조 '폴아웃' 개발자가 그리는 우주 이야기
약 10년 만에 다시 모인 다시 모인 팀 케인과 레너드 보야스키



▲ '폴아웃76' 때문이었을까요? 어느 때보다도 호소력이 느껴진 문장입니다

위에서도 잠깐 언급했듯, '아우터 월드'는 공개 트레일러에서부터 과거 원조 '폴아웃'의 개발자들이 참여했다는 것을 강하게 밝힙니다. 그 개발자들의 이름은 바로 팀 케인과 레너드 보야스키입니다.

팀 케인과 레너드 보야스키의 인연은 인터플레이 시절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팀 케인은 '바즈테일 컨스트럭션 셋'의 개발에 참여하며 인터플레이와 인연을 맺었습니다. 그리고 1991년 게임의 출시와 함께 정식으로 인터플레이에 입사하게 됐죠. 프리랜서 일러스트레이터로 경력을 쌓던 레너드 보야스키 또한 비슷한 시기에 인터플레이에 입사했습니다.

보통 우리는 잘 알려진 게임을 개발한 스타 개발자들에게 '아버지'라는 칭호를 많이 쥐여주고는 합니다. 닌텐도의 미야모토 시게루를 일컬어 '마리오의 아버지'라고 부른다거나, 코지마 프로덕션을 이끌고 있는 코지마 히데오를 '메탈기어의 아버지'라고 부르듯이 말이죠.

팀 케인은 '폴아웃의 아버지'였습니다. 그가 처음 폴아웃이라고 불리게 될 게임을 기획하고, 개발할 당시에는 인터플레이로부터 어떤 지원도 받지 않았습니다. 자신이 만들고 싶은 게임을 만들기 위해 약 6개월이라는 시간 동안 개인 시간을 할애하며 기초 콘셉트와 디자인, 엔진 등을 만들었던 것이죠. 물론 이후에는 인터플레이의 더 많은 인원이 동원되어 게임이 완성됐지만, 그가 폴아웃의 아버지라는 사실에는 변함이 없을 것입니다.



▲ 팀 케인은 약 6개월 동안 혼자서 '폴아웃'의 토대를 쌓은 것으로 유명합니다

레너드 보야스키 또한 당시 인터플레이에 재직하며 팀 케인과 함께 폴아웃을 완성한 초기 멤버 중 하나입니다. 뿐만 아니라 팀 케인, 제이슨 앤더슨과 함께 인터플레이에서 나와 '트로이카 게임즈'를 설립했습니다. 레너드 보야스키는 트로이카 게임즈에서 '아케이넘', '뱀파이어 마스커레이드: 블러드라인스'와 같은 게임을 개발했으며, 이후 블리자드에 합류해 '디아블로3'의 개발에 참여하기도 했습니다.

이들이 옵시디언 엔터테인먼트에서 다시 만나게 된 것은 우연이 아닐 것입니다. 이 회사 또한 두 개발자들과 마찬가지로 인터플레이와 어느 정도 연관이 있기 때문이죠. 옵시디언 엔터테인먼트는 인터플레이 산하의 RPG 명가로 불렸던 '블랙아일 스튜디오'의 주요 인원들이 설립한 게임 개발사입니다. 블랙아일 스튜디오를 이끌었던 '퍼거스 우르크하트'는 지금도 옵시디언의 CEO로 재직하고 있으며, 역시나 RPG 명가 출신답게 깊이 있는 스토리를 가진 게임을 개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 트로이카 게임즈를 설립했던 3인방
(왼쪽부터 제이슨 앤더슨, 팀 케인, 레너드 보야스키)

이런 옵시디언 엔터테인먼트가 더 게임 어워즈 2018을 통해 신작 '아우터 월드'를 발표하고, 원조 폴아웃 개발자가 참여했다는 사실을 전했을 때 게이머들의 반응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뉘었습니다. 옵시디언이 지난 2010년 출시한 '폴아웃:뉴베가스' 이후 처음으로 개발하는 FPS 형식의 RPG라는 점에서 기대를 하는 입장과, 반대로 우려를 표하는 입장이죠.

전자는 '아우터 월드'가 크게 호평받았던 '폴아웃:뉴베가스'를 잇는 작품이 될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으며, 후자의 경우는 아무래도 게임 내에 버그가 많았던 부분을 기억하는 게이머들일 것입니다. 게임이 아무리 스토리가 풍부하고 재미가 있다고 한들, 플레이하기 힘들 정도로 버그가 많다면 좋은 평가를 내리기는 힘든 법이니까요.

물론, 오늘날 우리는 '무슨무슨 게임의 아버지'가 게임을 새롭게 개발한다고 해서 꼭 그 게임만큼 성공적인 작품이 탄생하지 않는다는 것을 여러 사례를 통해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혼자서 원작 '폴아웃'의 기초를 만들어 나갔던 팀 케인의 상상력이 아직 건재하다면, '아우터 월드'에서도 과거 '폴아웃' 만큼이나 풍부한 선택지와 멀티 엔딩을 확인할 수 있을 지도 모릅니다. 적어도 그렇게 기대를 하는 것은 나쁘지 않을 것 같네요.


겉모습은 FPS, 뼈대는 클래식 RPG
예를 들면, 딱 '폴아웃: 뉴 베가스' 느낌?




짤막한 트레일러를 통해서도 알 수 있듯, 아우터 월드는 1인칭 시점으로 진행되는 게임입니다.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며 목표를 찾고, 동료를 만들어 탐험을 계속해 나가야 하죠. 게임 플레이 자체는 옵시디언이 2010년 출시한 '폴아웃:뉴베가스'와 상당히 흡사한 부분이 많기 때문에 어렵지 않게 예상해볼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아우터 월드'가 내세우는 특유의 게임 요소에는 어떤 것들이 있으며, 우리는 무엇을 기대하면 좋을지, 지금까지 공개된 정보를 토대로 한 번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 폴아웃 시절부터 눈에 띄던 특유의 아트도 매력적입니다


■ 플레이어가 이끌어나가는 스토리

우선 '아우터 월드'는 은하계 가장자리에 위치한, 지구에서 가장 멀리 떨어져 있는 식민지인 할시온(Halcyon)을 배경으로 합니다. 플레이어는 할시온으로 가는 도중 길을 잃은 우주선에서 동면 중에 깨어나게 되고, 이후 할시온에 도사리는 위협에 맞서는 여정을 계속하게 됩니다.

이 여정에서 플레이어는 자신만의 함선을 갖게 되고, 이를 이용해 식민지를 넘나들며 임무를 수행합니다. 그 과정에서 다양한 세력과 조우하게 된다는 것은 오리지널 '폴아웃' 시리즈나 '폴아웃:뉴베가스'를 참고하면 자연스럽게 알 수 있는 부분입니다.

'아우터 월드' 또한 다양한 세력과 다양한 NPC들을 마주하며, 여러 선택지를 통해 플레이어가 원하는 방향으로 이야기를 전개할 수 있을 전망입니다. 옵시디언 엔터테인먼트의 여느 게임들과 마찬가지로 주인공은 거짓말부터 도발까지 다양한 선택지로 대화를 할 수 있으며, 처음 캐릭터를 만들 때 지능 쪽에 스탯을 빈약하게 투자할 경우 그에 상응하는 선택지만을 고를 수 있게 됩니다.



▲ 플레이어는 우주선을 '허브'로 사용하며, 할시온 이곳 저곳을 탐험하게 됩니다

옵시디언 엔터테인먼트에 따르면, '아우터월드'의 주인공 캐릭터는 따로 녹음된 성우의 목소리가 없습니다. 선임 내러티브 디자이너 메건 스타크스(Megan Starks)는 해외 매체 RPG사이트(RPGSite)와의 인터뷰에서 "아우터 월드는 옵시디언의 기반이 되는 클래식 RPG에 초점을 두었으며, 플레이어가 게임의 주인공을 현실 속 자신의 연장선상에서 바라보도록 하고 싶다"고 전했습니다. 그 과정에서 목소리와 같은 캐릭터 특유의 개성을 강조할 계획이 전혀 없다는 뜻을 보여준 것입니다.

그밖에도 '아우터 월드'의 선택지는 스토리 진행 방식뿐 아니라, 주인공과 동료 캐릭터의 성장, 그리고 최종적으로는 게임의 시나리오 자체에도 영향을 줄 예정입니다. 클래식 RPG 성격이 짙은 이러한 요소에 대해서는 개발을 맡은 옵시디언의 별명이 'RPG 명가'라는 점을 되새겨 봤을 때 기대해도 좋을 것으로 보입니다.



▲ 전투 시스템에 있어서도 폴아웃의 VATS 시스템과 비슷한 요소를 차용할 전망입니다


■ 저마다 목표와 이해관계를 가지고 있는 동료들

동료들 또한 '아우터 월드'의 큰 특징 중 하나입니다. 동료들은 각자 능력도 다를뿐더러, 추구하는 목표와 이해관계 또한 다릅니다.

때로 동료들은 주인공에게 자신의 문제와 관련해 도움을 요청하기도 할 것이며, 주인공이 동료를 돕지 않거나, 동료의 이해관계와 상반되는 행위를 할 경우에는 쓴소리도 마다하지 않습니다. 또 게임 플레이 과정에서 동료와의 대립이 심해질 경우에는 동료로부터 버림받을 수도 있죠.

아직 게임 내에서 얼마나 다양한 NPC들을 동료로 영입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자신의 플레이 성향과 부합하는 동료들을 영입해 게임을 즐기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을 예정입니다.



▲ 뭐든 마음대로 해도 되지만, 마음에 드는 동료가 있다면 눈치는 조금 보게 되겠네요


■ 보다 뛰어난 캐릭터성을 부여할 '결점(Flaw)' 시스템

"흥미진진한 영웅은 그들의 결함에서 나온다"

이것은 스토리텔링에 있어서 완벽한 캐릭터보다는, 어떤 부분이 결여된 캐릭터일수록 독자들의 관심을 받을 수 있다는 오랜 격언입니다. 그리고 스팀 상점 페이지에 있는 '아우터 월드'의 게임 소개에 적혀있는 문구이기도 하죠. '아우터 월드'는 결점 시스템을 통해 주인공에게 보다 풍부한 캐릭터성을 부여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아직 공개된 정보가 제한되어 있기 때문에 자세히는 알 수 없지만, 기본적으로 결점 시스템은 다음과 같은 방식으로 구성됩니다. 플레이어가 게임을 플레이하다 보면, 게임이 플레이어의 게임 방식을 반대로 추적해 부족한 부분을 찾아내는 것이죠. 그리고 게임은 플레이어에게 해당 '결점'을 안고 앞으로 게임을 진행할 것인지 물어보게 됩니다.

예를 들면, 같은 종류의 몬스터와 계속 전투를 치를 경우 해당 몬스터에 대한 공포증을 결점으로 안고 갈 것인지 물어본다는 의미가 될 수 있겠습니다. 플레이어가 해당 결점을 안고 게임을 진행하기로 선택하면 앞으로 특정 몬스터를 만날 때마다 디버프를 얻게 되지만, 결점을 하나 보유할 때마다 추가적인 캐릭터 특성을 하나 얻을 수 있습니다. 이런 식으로 보다 입체적인 주인공을 만들어 나간다는 것이 결점 시스템의 존재 이유라고 할 수 있죠.

고소공포증, 로봇 공포증 등, 아우터 월드에서 플레이어가 수용할 수 있는 결점은 상황에 따라 상당히 다양할 전망입니다. 물론 이러한 결점들은 게임이 강제로 부여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언제가 자신의 플레이 성향에 맞게 수용하는 것이 가능합니다.



▲ 로봇을 무서워하는 주인공 같은 설정을 직접 할 수 있습니다


■ 대사 읽을 걱정은 그만! 한국어도 지원합니다

물론, '아우터 월드'가 제시한 풍부한 스토리나 다양한 선택지, 보다 복잡한 동료와의 상호작용 등도 한국어가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접근하기가 힘든 것이 사실입니다. '필라스 오브 이터니티'만큼은 아니겠지만, 이렇게 텍스트 분량이 많은 게임들은 원어민이 아닌 이상 영어로 플레이할 경우 금세 피로하기 마련이죠.

다행히도 스팀 상점 페이지에 등장한 '아우터 월드'는 한국어 인터페이스 및 자막을 지원한다고 표시되어 있습니다. 번역의 퀄리티에 대해서는 섣불리 이야기할 수 없는 시점이지만, 충분히 기대할만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 이런 선택지를 계속 보고 있으면 정신이 아득해진다고요?



▲ 한국어 인터페이스 및 자막을 지원할 계획이니 걱정하지 마시길


풍부한 즐길 거리 지닌, '작지만 강한 게임' 될까?
방대한 오픈월드는 기대하기 힘들어요, AAA급 게임은 아니니까요.




주인공이 이끌어가는 스토리, 개성 넘치는 동료, 그리고 이들의 성격을 더욱 풍부하게 해줄 결점 시스템까지. 얼핏 들으면 '아우터 월드'가 상당한 규모를 가진 타이틀처럼 생각될 수 있지만, 아쉽게도 그런 기대는 잠깐 접어둬야 할 것 같습니다. '아우터 월드'는 폴아웃: 뉴 베가스나 여타 게임들과 같이 방대한 맵을 보여주기에는 그 규모가 조금 작은 게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아우터 월드'의 퍼블리싱은 프라이빗 디비전(Private Division)이 맡고 있습니다. 프라이빗 디비전은 테이크투 산하의 퍼블리셔로, 중소규모 개발사의 게임을 주로 배급하는 역할을 하고 있죠. 이들이 게임의 배급을 맡은 것만 봐도 해당 게임의 규모가 생각만큼 방대하거나, 많은 자본이 투자되지는 않았다는 것을 어느 정도 예측할 수 있는 셈입니다.

하지만, 사실 옵시디언이 장기로 내세우는 정통 RPG 스타일의 게임 디자인에 있어서는 세계관의 물리적인 규모는 크게 중요하지 않을지도 모릅니다. 한정된 공간이라도 즐길 거리가 풍부하고, 세계관이 더욱 짜임새 있게 갖춰져 있는 것이 텅 빈 오픈월드보다는 더욱 매력적일 수 있을테니까요.

첫 공개 트레일러를 통해 매력적이고 특징적인 세계관을 얼핏 보여준 '아우터 월드', 2019년 연내 출시를 계획했으니 길어도 딱 1년이 남은 셈입니다. 그동안 모든 개발 과정이 차질 없이 이뤄져 '작지만 강항 게임'으로서 게이머들의 사랑을 받을 수 있기를 기대해 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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