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뷰] 암살검 없는 진짜 전사가 온다 '어쌔신 크리드 오디세이'

게임소개 | 정필권 기자 | 댓글: 19개 |



2017년 10월 출시된 '어쌔신 크리드 오리진'은 시리즈 전체의 방향을 선회한 타이틀이었다. 고대 이집트로 시계를 돌렸고, 암살단의 기원과 결성 과정을 그렸다. 장르 또한 액션에서 RPG로 변경됐다. 게임 속에서는 대미지가 출력됐고, 레벨에 기반을 둔 전투, 아이템 등급 등 RPG의 요소가 게임의 주축으로 자리 잡았다. 장르가 변한 것에 대해서 평가가 갈리기는 했으나, 시뮬레이터 급으로 고증한 당시의 생활상과 시리즈 전반에 변화점이 필요했다는 점에서는 좋은 평가를 할 수 있었다.

그리고 고대 3부작 중 두 번째 타이틀 '어쌔신 크리드 오디세이(이하 어크 오디세이)'가 오는 10월 5일 출시된다. 어크 오디세이는 펠로폰네소스 전쟁이 벌어지던 기원전 고대 그리스를 배경으로 이야기가 진행된다. 오리진보다 더 이전 시대를 다루는 셈. 그리고 시리즈 최초로 주인공의 성별을 선택할 수 있는 것은 물론, RPG로 장르를 바꾸며 넣었던 시스템들이 한층 강화될 예정이다.




RPG로 장르 선회. 그리고 후속작
암살자의 기원 이전, 한껏 늘어난 볼륨을 선보이다.

시리즈가 RPG로 장르를 전환한 것은 팬들에게 있어서는 충격일 수 있었다. 하지만 오랜 시간 출시된 시리즈에서 무언가 변화가 필요하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기도 했다. 새로운 시스템들이 추가되기는 했으나, 게임 플레이 자체에는 큰 변화를 주기가 어려웠으니까. 그렇기에 오리진은 RPG로 장르를 선회했고, 시리즈의 핵심적인 플레이와 새로운 전투 시스템 전반을 융화시켰다.

어크 오디세이는 삼부작 중 두 번째 작품이자, 가장 오래전 시기를 그리면서 '알렉시오스'와 '카산드라' 두 명의 주인공을 내세웠다. 두 주인공은 플레이어의 선택에 따라서 성별이 달라지며, 게임 내에서 NPC들과 상호작용을 한다. 연애와 같은 행동도 가능하므로, 어떠한 성별을 선택했느냐에 따라서 몰입도를 늘릴 수 있다.




시나리오는 오리진에서 보여준 '암살단 결성' 이전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따라서 이야기의 초점은 어쌔신 크리드 세계관에서 등장하는 '먼저 온 자들'과 아티팩트 '에덴의 조각'과 관련된 이야기가 펼쳐질 것으로 보인다. 현대 파트에서는 레일라 핫산이 먼저 온 자들의 기원과 비밀에 대해서 탐색하고, 숨겨진 비밀을 알아나가게 된다.

게임에서 모험할 수 있는 월드의 크기도 전작보다 커졌다. 오리진의 중심 도시였던 '알렉산드리아'보다 오디세이의 '아테네'가 약 40% 정도 더 큰 규모로 설계됐다. 고대 그리스의 도시 국가들은 플레이어가 서로 다른 느낌을 받을 수 있도록 디자인됐다. 델파이, 아테네, 아카디아 등 28개의 도시 국가들을 만날 수 있으며, 각자의 문화에 따라 NPC들의 생활 양식, 행동 등이 변화할 예정이다.



▲ 이제는 빠지면 섭섭한 해전 콘텐츠도 이용 가능.

월드의 크기가 늘어난 만큼, 퀘스트의 숫자도 큰 폭으로 증가했다. PAX WEST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개발진은 "어쌔신 크리드 오디세이에는 300개가 넘는 퀘스트와 600곳이 넘는 지역 포인트가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이는 플레이어가 탐험하고 발견하는 영역이 전작의 두 배가 가까이 증가했음을 의미한다. 오리진의 경우 DLC를 제외한 본편 기준으로 약 120개 정도의 퀘스트가 게임 내에 존재했다. 오디세이는 본편만으로 300개가 넘는 퀘스트가 존재하므로, 퀘스트 볼륨면에서는 큰 발전을 거친 셈이다.

퀘스트의 개수가 늘어난 것과 더불어, 플레이어의 선택도 매우 중요한 변화를 거쳤다. 이번 타이틀에서는 시네마틱의 분량만 30시간에 이를 정도로 수많은 선택지가 존재한다. 플레이어는 게임 내에서 지속해서 선택을 맞이하고, 이에 따라 게임 플레이의 흐름이 달라진다. 플레이어의 의향에 따라서 어느 한 쪽 도시국가에 용병으로 참여할 수 있고, 전쟁의 결과에 영향을 미치기도 한다.





대규모 전투, 그리고 강화된 액션
이제 후드는 버렸다. 액션이다.

어크 오디세이의 변화점 중, 가장 중점이 되는 부분은 전투 시스템이다. 전작인 오리진이 RPG로 장르를 바꾸면서 약간의 실험을 거쳤다면, 후속작에서는 이를 가다듬었다고 볼 수 있다. 전투 부분의 방향성을 확실하게 설정하고 이를 후속작에 반영하려 했다.

방어적이고 수동적인 면이 있었던 전작과는 달리, 전투는 매우 빠르고 즉각적인 반응이 오도록 개선됐다. 방해가 없어지고 패링을 사용하도록 유도하여, 적을 빠르게 처리하는 것이 생존에 유리하도록 흐름을 설계했다. 따라서 플레이어는 어빌리티를 이용해서 빠르게 적을 제압하게 되며, 이를 통해 쾌감을 얻을 수 있다.

방어를 삭제하는 결정은 회피와 패링으로 전투의 리듬을 한결 강화하는 역할을 한다. 안전하게 공격을 받아낼 수 있는 수단이 삭제되며, 플레이어는 리스크가 높은 두 요소만을 사용하게 된다. 회피와 패링을 하지 못하면 큰 대미지를 받게 되므로, 전작과는 다른 전투 리듬과 긴장감을 부여한다.



▲ 방패는 약골이나 쓰는 것!

더불어, 플레이어의 취향에 맞게 캐릭터를 성장할 수 있는 요소도 갖췄다. 플레이어의 전투 스타일에 따라서 전사(Warrior), 자객(Assassin), 저격수(Hunter)로 분류된 능력에 투자하고, 적을 공격할 수 있게 된다. 분류마다 서로 다른 효과가 있는 어빌리티들이 존재하며, 플레이어는 이를 조합하고 활용하여 전투를 이끌어 나간다.

획득한 어빌리티는 근거리와 원거리에 각 4개씩 배치할 수 있고, 총 8개의 어빌리티를 전투에서 사용한다. 칼에 불을 붙이거나, 방어 중인 적의 방패 파괴, 순간적인 치료와 화살비 등 화려한 어빌리티들이 존재한다. 이외에도 트레일러마다 꼬박꼬박 등장하는 '스파르탄 킥'도 어빌리티로 사용할 수 있다.




또 하나의 변화는 전투의 규모가 늘어났다는 점이다. 어크 오디세이에는 소수가 아닌 다수와 다수, 150 대 150의 전투가 존재하며, 이를 통해 도시 국가 간의 세력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주인공 캐릭터가 용병이라는 설정이므로, 선택에 따라서 어떤 도시 국가에 소속될 것인지를 선택하게 된다.

대규모 전투는 잠행과 암살이라는 기존 시리즈의 정체성과는 매우 달라진 모습이다. 플레이어 캐릭터는 후드 대신 청동 투구를 썼고, 은밀한 암살보다는 전장에서의 전투가 게임의 주요 특징으로 자리 잡았다. 시리즈 팬들의 호불호가 있는 요소임은 분명하나, 고대 전장의 분위기는 제대로 담아냈다.

적과 아군 NPC들이 뒤섷여 만들어지는 흙먼지, 곳곳에 널브러진 시체, 혈흔 등은 플레이어가 전장에 있음을 강조하는 요소가 된다. 게다가 방패가 사라진 만큼, 전투의 긴박감은 배가 되기도 한다. 곳곳에서 공격하는 적들과 함께, 방패가 사라진 이번 전투 시스템은 긴장감을 강화한다.




전투 규모와 이에 따른 액션도 강화됐다. 전작의 전투 흐름이 다수를 소수가 상대했다면, 이번 작품에서는 다수 대 다수의 전투가 펼쳐진다. 전쟁 상황에서 NPC들과 대규모 전투를 진행하게 되며, 플레이어는 여기에 용병으로 참가한다. 전투 규모가 달라진 만큼, 플레이어의 캐릭터에 집중시키기 위하여 어빌리티의 액션 연출을 더 강화하기도 했다.

어빌리티 활용 시의 연출은 시리즈 전체를 통틀어서도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이다. 어빌리티 사용 시에 카메라 각도가 변화하며, 플레이어 캐릭터의 액션이 더 눈에 들어오도록 최적의 위치로 이동한다. 주위 환경이 아웃 포커싱으로 변화하여 플레이어와 피격당하는 적에 초점을 맞췄다. 이를 통해 어빌리티의 액션을 더 자세히 담고자 한 의도를 확인할 수 있다.





믿고 보는 유황숙의 고증력
시뮬레이터로 써도 될 정도의 철저함

전작 오리진에서 감탄을 자아낸 '고증'은 이번 작품에서도 고스란히 이어진다. 개발자들은 E3 2018 패널 세션을 통해서 "유비소프트는 오디세이 팀에게 그리스 문화를 정확하게 조사하도록 요청했다"고 밝혔다. 현대의 시점에서 그리스를 재해석하는 것이 아니라, 당시의 윤리관과 문화를 현재까지 밝혀진 그대로 되살리라는 주문이다.

이에 개발팀은 당시의 '모든 것'을 그대로 넣는 선택을 했다고 밝혔다. 그리고 미국식 그리스가 아닌 그리스 그 자체를 게임으로 만들어 내고자 했다. 즉, 그리스 문화(또는 신화)에서 볼 수 있었던 '동성애', '수컷 암컷 선택 가능한 수간', '근친상간' 등 현재로서는 금기시될 만한 모든 것들을 게임 내에서 만나볼 수 있다.




더불어 도시의 구현도 눈여겨볼 만한 요소다. 오리진에서는 관련 생활상을 게임 내에 담기 위해서 고고학자인 장 클로드 골뱅(Jean Cloude Golvin)의 그림을 참고했다. 장 클로드 골뱅이 그려낸 그림을 토대로 당시의 건축 양식과 문화를 게임으로 구현했다. 한편으로는 집착과 같은 고증은 모델링된 세계를 감상하는 '어쌔신 크리드 오리진 디스커버리 투어 모드'로 만들어지기도 했다. 전작에서도 뛰어난 고증을 보여줬던 만큼, 이번 작품 또한 플레이어를 감탄하게 할 만한 표현이 이어질 예정이다.

신화와 전설이 넘치던 시대인 만큼, 역사적이고 신화 같은 존재들도 게임 내에 등장한다. 실제 역사에 기반을 두고, 게임사가 기획한 대체 역사를 가미하는 식이다. 자세한 배경은 게임을 통해 나오겠지만, 현재까지 공개된 정보로는 '메두사'를 게임 내에서 만날 수 있다. 신화적인 설정 그대로 플레이어를 돌로 만들며, 머리는 뱀으로 이루어진 신화 그대로 묘사됐다.

이외에도 신화에서 등장했던 존재들도 게임 내에 존재한다. 네메아의 사자, 리카온 늑대, 곰 칼리스토 등 전설에서 영감을 받은 동물들을 사냥할 수 있다. 신화적 존재 외에도 '소크라테스', '히포크라테스' 등 유명인들을 만나고, 이들과 교류하며 이야기를 진행할 수도 있다.





후드와 암살검이 없는 최초의 시리즈?
진짜로 전사를 만들어버린 후속작. 어떤 것을 보여줄까?

'암살자가 아니라 전사를 만들어버렸다'는 비판을 받았던 '어쌔신 크리드 오리진'는 그럼에도 '어쌔신 크리드'를 무엇으로 볼 수 있는지를 증명했다. 암살이라는 수단에 의미가 있는 것이 아니라, 암살이라는 행위로 나오는 결과들에 의미가 있다는 것이다. 암살단에게 중요한 것은 결국, 신조임을 게임에서 풀어냈다.

그리고 후속작 '어쌔신 크리드 오디세이'는 전작보다 이전 시점으로 돌아간다. 시대적으로는 암살단이 생기기 한참 이전의 이야기이며, 주인공 또한 트레이드 마크인 후드와 암살검을 사용하지 않는다. 그렇다면 우리는 이를 '어쌔신 크리드'라고 부를 수 있을까? 아니면 시리즈의 탈을 쓴 액션 게임으로 봐야 할까? 이에 대한 답은 오는 10월 5일 이후, 게임 플레이를 통해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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