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뷰] 제2의 서머너즈 워 될 수 있을까? '스카이랜더스'

게임소개 | 정필권 기자 | 댓글: 12개 |

액티비전과 컴투스의 합작으로 제작되는 '스카이랜더스: 링 오브 히어로즈'(이하 스카이랜더스)는 두 회사의 합작이라는 점에서 세간의 관심이 쏠렸다. 서머너즈 워로 북미지역에서 성공적인 안착을 했던 컴투스와 스마트토이의 원형인 액티비전의 스카이랜더스가 만났다는 점에서다.

수집형 RPG였던 '서머너즈 워'의 주요 시스템을 계승하는 한편, 스카이랜더스라는 IP 파워를 활용하는 전략적인 선택이 될 수 있었다. 모바일과 PC 콘솔 등에서 자리를 잡은 게임사가 만나, 어떤 결과물을 내놓을지도 관심사 중 하나였을 것이다.

그리고 지난해 12월 13일, 스카이랜더스는 캐나다와 호주, 뉴질랜드 3개국에 게임을 정식 출시했다. 첫 CBT 이후 6개월이 지난 시점에서 본격적인 출시 행보에 들어갔다. 조용하지만 확실하게 모습을 드러낸 스카이랜더스. 컴투스와 액티비전이 선보이는 이 수집형 RPG를 크게 육성과 전투, 콘텐츠 면에서 게임을 살펴보고자 했다.


'육성' - 명확한 한계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
육성은 매우 긴 호흡으로.

수집형 RPG라는 점에서 스카이랜더스는 컴투스의 전작인 서머너즈 워의 틀을 따른다. 팀을 구성하고 시너지를 일으킬 수 있는 전략을 고민하며, 새로운 캐릭터를 육성하는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원작 스카이랜더스의 캐릭터들은 각자 자신의 특성을 살린 스킬을 보유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여러 캐릭터를 육성하는 방향으로 플레이어를 이끈다.

스카이랜더스의 육성 흐름은 크게 '강화', '진화'로 구성된다. 전작인 서머너즈 워와는 다른 방식으로 캐릭터를 육성하고 강화시키도록 설계했다. 캐릭터마다 강화를 5회 진행하고, 최대 레벨에 도달해 진화하는 과정을 거친다. 육성과 강화, 진화라는 세 개의 키워드는 여타 모바일 육성 RPG의 문법을 따른다.



▲ 스킬강화, +가 붙은 강화, +5 이후 진화, 각성, 룬 등.

다만, 육성 과정에서 큰 영향을 미치는 '조각'에 무게를 부여했다. 게임의 BM은 뽑기 위주로 구성되어 있으나, 뽑기에 성공하더라도 큰 효과를 볼 수는 없다. 캐릭터마다 설정된 조각 수치를 모아야만 캐릭터를 획득할 수 있고, 강화와 진화를 하기 위해서 백 개 이상의 캐릭터 조각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무작위 조각을 얻을 수 있는 소환이 있기는 하지만, 캐릭터가 완성된 형태로 지급되지는 않는다.

이렇듯 스카이랜더스는 강화와 진화, 추가 능력치와 보너스를 부여하는 각성 모두에 조각을 소모하는 것으로 과금과 노력 간에 밸런스를 맞춘다. 등급이 높은 캐릭터가 성능이 더 좋은 것은 어느 정도 당연한 이야기다. 그러나 이 조각이라는 존재가 게임 내에서 얻을 수 있는 캐릭터와 높은 등급 캐릭터의 성능을 보완하는 역할을 한다. 등급이 높은 캐릭터는 쉬이 얻을 수가 없어 원활한 육성이 어렵기 마련이니까.



▲ 등급이 높든 낮든, '완제품'은 없다.

따라서 플레이어는 육성 과정에서 선택에 직면한다. 스테이지에서 얻을 수 있는 캐릭터를 꾸준히 육성하는 것과 초기 등급이 높은 캐릭터를 한계가 오는 지점까지 육성하는 것 사이에서 말이다. 그렇기에 스카이랜더스의 육성 전반은 분명한 한계를 보여주고, 얼마나 시간을 들일 것인지를 선택하는 과정이라 할 수 있다. 다른 시스템을 살펴봐도 육성 과정의 호흡은 매우 길게 진행된다.

캐릭터의 능력치를 강화하는 룬 시스템은 서머너즈 워에 이어 스카이랜더스에도 적용됐다. 특정 효과가 있는 룬을 획득하고, 강화하여 보너스 수치를 부여하는 개념이다. 최대 강화 수치는 15로 설정되었으며, 최종 강화까지 가는 데에는 상당한 비용이 소모되는 편이다.



▲ Q: 높은 등급의 캐릭터를 강화하는데 조각이 부족해요! / A: 시간을 들이시면 됩니다.

캐릭터 육성의 호흡이 길어지면서 게임 플레이는 많은 시간을 요구한다. 여기에는 조각을 모으기까지 걸리는 시간, 룬을 강화하는데 드는 비용까지 고려하면 플레이 타임은 기하급수적으로 길어진다. 빠르게 결과물을 확인할 수 있는 구조는 아니므로, 이 부분에 대한 개개인의 평가는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강화, 진화 등 육성 면에서 무언가 강해졌다는 느낌을 받기 위해서는 몇 일 내지 주 단위의 시간이 요구된다고 할 수 있다.

'전투' - 턴제에 실시간을 덧붙여 변형하다.
긴장감과 전략 사이에서 나오는 긴박감

캐릭터를 육성하는 구조는 일반적인 수집형 RPG의 문법을 따르고 있지만, 전투 면에서는 기존의 턴제에서 변화하려는 모습을 보여줬다. 실시간과 턴제의 중간점이라 할 수 있는 시스템은 자치 지루해질 수 있는 전투에 긴장감과 활력을 부여했다.

전투에서 플레이어가 신경 써야 하는 조건은 턴 뿐만이 아니다. 한 라운드를 진행하며 '시간'과 '마나'로 구분되는 턴 개념을 사용한다. 상대와 나로 나뉘는 턴 개념은 희미해지고 여기에 코스트와 시간이 자리한다.



▲ 마나 코스트에 따른 실시간 전투가 특징.

전투의 기본적인 룰은 '실시간'이다. 한 라운드에서 시간은 계속해서 흘러간다. 별다른 조작이 없으면, 공격하지 않고 그저 적의 공격을 받아낼 뿐이다. 대신 시간이 지날 때마다 스킬을 사용하기 위해 사용하는 '마나'라는 자원이 최대 10까지 차오른다. 플레이어는 마나를 사용해서 어떤 캐릭터가 스킬을 사용할지를 결정한다.

당연히, 캐릭터마다 스킬에 사용하는 마나의 양은 다르다. 모든 스킬에 4 이상의 마나가 소모되는 캐릭터가 있는가 하면, 2~3 마나로 모든 스킬이 구성된 캐릭터 등 마나 사용량이 다르게 설계됐다. 이는 곧 적은 마나 소모량을 가진 캐릭터는 더 자주 공격하게 되고, 마나 소모량이 많은 캐릭터는 상대적으로 덜 공격하게 된다는 의미다.



▲ 스킬에 따라 코스트가 달라지며, 여기서도 플레이어의 전략과 선택이 요구된다.

캐릭터, 스킬에 따라 달라지는 마나 소모량은 선택과 고민으로 이어진다. 정해진 순서대로 공격을 주고받는 것이 아니라, 언제 어떻게 공격을 받고 대응할지 알 수 없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전투의 공방은 숨 가쁘게 진행되고 빠른 상황 판단과 대응력을 요구한다. 물론, 게임 내에서 어느 정도의 자동 플레이를 지원하기는 하지만, 보다 효율적으로 플레이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직접적인 조작이 요구된다.

스카이랜더스의 독특한 전투는 상대적으로 느린 육성과는 대비되는 요소다. 전투가 더욱 빠르게 진행되면서 게임 플레이는 긴박감을 부여하고, 활력을 가지게 된다. 생각보다 빠른 템포는 느린 육성 구조와 대비되어 게임을 지속해서 플레이하게 하는 매력을 부여한다.



▲ 인게임 콘텐츠에서 얻는 조각들도 하루 3회로 횟수가 제한되어 있다.

또한, 캐릭터마다 다르게 구성된 마나 소모량은 팀을 구성함에 전략성과 연결될 수 있다. 최대 10까지 차오르는 마나를 어떻게 사용할 것인가 고민해야 하며, 캐릭터 간의 시너지를 고려한 편성이 요구된다. 한정된 자원을 어떤 순서대로, 어떤 적에게 사용하는지에 따라서 전투를 효과적으로 이끌어 나갈 수 있기 때문이다.

전투를 이끌어나가는 기준과 조건을 새로이 제시했기 때문에, 적어도 이를 고민하는 과정은 다른 게임에서는 맛볼 수 없는 전략을 제공한다. 그러나 캐릭터의 획득과 육성이 느리다는 특징이 전략 구성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것은 아쉬운 점이다. 다양한 스킬을 활용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캐릭터의 획득이 전제 조건이 되는데, 획득하고 제대로 사용하기까지 생각보다 긴 시간이 걸리는 것은 확실한 단점이다.


'콘텐츠' - 장르 문법을 그대로 따르다
아직까지 특이할 것은 없다.

콘텐츠 전반은 모바일 수집형 RPG 장르의 문법을 그대로 따른다. 긍정적으로 말하자면, 있을 만한 콘텐츠는 다 있다는 뜻이다. 그러나 이는 한편으로 다른 게임과 콘텐츠 면에서 다른 것이 없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충실하기는 했으나, 이전 게임들과 다른 모습은 없다.

콘텐츠 면면을 살펴보면 알 수 있다. 스테이지를 클리어하는 모험. 비동기화 방식으로 진행되는 PVP. 길드와 친선전, 탑을 올라가며 보상을 받는 구조 등은 다른 게임의 그것과 대동소이하다. 아마도 같은 유형의 게임을 했던 사람이라면, 별다른 튜토리얼이 없어도 이해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규칙이나 콘텐츠 구성 등 모두 큰 차이가 존재하지는 않는다.



▲ 모험, 골드 던전, 탑 오르기 등등.

다만, 각 콘텐츠 간의 연계가 체계적으로 이루어진다는 것은 나름의 장점이라 볼 수 있다. 게임 내의 콘텐츠들은 앞서 단점으로 꼽은 호흡을 길게 가져간 성장 구조에 도움을 준다. 모험을 제외한 거의 모든 콘텐츠의 보상은 느린 성장 과정을 극복하기 위한 것들로만 구성되어 있다.

캐릭터의 육성에 반드시 필요한 조각들은 플레이어 선택에 따라 투자할 수 있는 부가적인 자원으로 주어진다. 플레이어는 이를 어떻게 사용할 것인지를 직접 고려하여, 최적의 선택을 해야만 한다. 어느 순간 게임 진행이 더뎌지는 시점은 모든 플레이가 맞이할 수밖에 없는데,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 모험을 제외한 다른 콘텐츠를 플레이하도록 구성했다.

스카이랜더스의 성장구조 자체가 좋은 캐릭터를 획득한다고 끝나는 구조가 아니기에 나온 선택지다. 성장을 위해서 애정과 시간을 들여야 하므로 이렇게 설계된 것이라 할 수 있다. 꾸준한 노력이 있어야만 조금씩 강해질 수 있음을 자연스레 전달하는 셈이다.



▲ 성장에 도움을 주는 보상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컴투스와 액티비전의 만남, 결과는 아직 모른다
스카이랜더스 IP는 부활할 수 있을까?

서머너즈 워로 유의미한 성공을 거둔 컴투스는 이번 액티비전과의 협업을 통해 스카이랜더스라는 결과물을 내놓았다. 동종 장르의 특징을 준수하게 계승하여 모바일 수집형 RPG 장르를 발전시켰다. 긴 호흡으로 이어지는 성장구조, 과금으로 말미암은 이득보다 게임 플레이에 시간을 들여야만 성장할 수 있다는 공식을 내세우기도 했다.

또한, 과거 북미를 강타했던 스카이랜더스의 캐릭터를 가지고 오면서 북미 지역 플레이어들을 타겟으로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명확한 시장을 확정하고 출시 전부터 준비했던 만큼, 보다 효과적으로 시장에 접근하는 선택지도 택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허나 아직 불안한 부분들은 남아있다. 빠른 호흡을 보여주는 최근 게임들과 달리, 느린 성장과 꾸준히 노력을 가해야만 강해지는 특징이 어떻게 받아들여질지는 알 수 없다. 현재 캐나다와 뉴질랜드 등에서 소프트 런칭을 한 상태지만, 큰 반향을 이끌어내지는 못했다.

다만, 아직 IP 인지도가 높은 북미 지역에서 서비스하지 않았기에 미래를 쉬이 점치는 것은 섣부른 결정이지 않을까 싶다. 테스트 과정에서 꽤 공들인 전투 시스템과 상호 연계된 콘텐츠를 보여준 스카이랜더스. 앞으로 성공을 거둘 것인지는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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