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DC2017] "다함께 즐기는 VR을 위해" 스코넥 모탈 블리츠 VR 체험기

리뷰 | 석준규 기자 | 댓글: 1개 |




혜성과도 같이 게임 시장에 등장한 VR. 어느덧 2년 여가 지나며 각종 개발사들에 의해 VR 시뮬레이터와 게임이 무수히 등장해 왔습니다. 하지만 VR의 밝은 미래를 확신한 듯했던 다양한 회사들은, 여전히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의 한계, 가격과 이질감 등의 한계에서 대중성을 향한 명확한 답을 찾지 못해 왔다는 평가를 받곤 했습니다. 그렇게 VR은 2년의 시간이 흐르는 내내 '태동기'를 벗어나지 못했다는, 여전히 실험 단계인 장르로 인식되곤 합니다.

그렇게 태동기인 VR은, 여전히 남은 갈 길 만큼이나 많은 가능성을 지니고 있습니다. 27일부터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GDC 2017의 엑스포에서는, 수많은 개발사들이 그 가능성을 몸소 증거하기 위해 다양한 게임을 선보이고 있습니다. 오큘러스, 유니티, 에픽게임즈를 비롯한 아마존, 소니와 같은 대기업부터 첫 발을 디딘 학생 개발 스튜디오까지. 수십 개가 넘는 개발사들이 경쟁적인 자기 어필을 하고 있죠. 그리고 그 중에는 한국의 중견 게임업체인 스코넥엔터테인먼트가 'VR 스퀘어'를 운영하며, 색다른 체험을 제공하는 각종 시연을 선보이고 있습니다.

스코넥엔터테인먼트는 이번 GDC 2017 엑스포에서 자사가 고안한 신개념의 VR로케이션 사업인 ‘VR 스퀘어’에 대해 첫 선을 보이고 있습니다. 이러한 ‘VR 스퀘어’에서 크게 이목을 끌고 있는 콘텐츠는 상용화를 앞둔 두 가지 버전의 '모탈 블리츠' 시연입니다. 일정한 공간을 직접 걸으며 VR 액션 체험을 할 수 있는 '모탈 블리츠 워킹 어트랙션'과, 플레이스테이션 VR 버전의 상용화 버전인 ‘모탈블리츠 PSVR’로 구성된 시연 존은 모든 일정이 꽉 찰 정도로 많은 관객들의 주목을 받았습니다.

짧지만 강렬했던 시연으로 느낀 두 가지 모탈 블리츠. 과연 어떤 느낌이었을까요?




1. 조작의 피로도 - "편함에 초점을 맞춘 듯한 쾌적한 조작, 역시 직접 해야 제맛"







PSVR 버전

기자는 숙소에 HTC VIVE 제품을 두고 몹시 뜸하게 사용을 하고 있으며, 모탈 블리츠를 시연하기 전 날 언리얼 엔진에 빛나는 '로보 리콜'을 오큘러스를 통해 인상깊게 플레이한 바 있습니다. 다만 PSVR에 대해서는 경험이 가장 적어, 사실 가장 낮은 가격대와 스펙을 고려한 퍼포먼스를 상상하게 될 수밖에 없었죠. VIVE와 오큘러스 모두 액션이 많은 게임을 즐기기엔 각각의 단점을 지니고 있습니다. VIVE는 기기와 컨트롤러 모두 크고 무거우며 굵직한 선이 영 신경이 쓰이고, 오큘러스는 그 점에 대해서는 낫지만 그 점을 제외하면 VIVE에 밀리는 감이 있죠. PSVR은 그와는 다른 궤를 달리고 있습니다. 저렴하며 가볍고, 착용감이 편하다는 점이 좋지만 시야와 화질이 다소 아쉬운 편이죠. 모탈 블리츠 PSVR은 이러한 PSVR을 사용하여, 가벼움을 바탕으로 보다 쾌적한 조작감을 제공하겠다는 의지가 보였습니다. 실제로 10분에 가까운 시연 내내 피곤하다는 느낌은 받지 못했습니다. 픽셀이 조금 보이며 눈이 약간 피로하긴 했지만, 크게 거슬리는 느낌은 아니었습니다.

인게임 그래픽은 PSVR의 단점을 극복하겠다는 듯, 꽤나 화려한 광원효과와 배경 및 무기 등의 밀도 높은 그래픽이 눈에 띕니다. 아직은 (개인적으로) 어색한 '텅빈 손'이 보이지만, 그 손으로 잡은 무기 조작과 컨트롤러의 궁합은 상당히 좋습니다. 이동하고, 총을 잡고, 놓고, 놓은 채로 다른 물체와 상호작용을 하는 조작은 엄지만으로 편하게 작동합니다. 왜인지 모르게 가장 마지막 스테이지를 플레이하게 되었지만, 높은 난이도임에도 불구하고 적응은 상당히 빨랐습니다.






워킹 어트랙션 버전

대부분의 면에서 PSVR보다 진보한 느낌입니다. 트랙킹 마크가 달린 오큘러스 리프트를 머리에 쓰고, 마찬가지로 작은 공들이 달린 장갑을 끼우고 특수 제작된 작은 PC를 등에 맵니다. 총은 다소 가벼운 느낌. 피로도를 줄일 수 있지만, 진짜 미래의 파워 레이저건 같은 묵직한 맛은 반감되어 아쉬웠습니다.

보통 방보다는 조금 더 큰 공간의 한 지점에서 시연이 시작되었습니다. 위에 설치된 열네 대의 카메라는 실시간으로 머리와 총, 손을 인식합니다. 일단 여기서부터 공간에 대한 걱정은 되었습니다. 대신 싱크는 실시간에 가까울 정도로 빠르고, 갑자기 총구의 방향이 꼬인다던가 하는 문제도 없습니다. 시연 당시 싱크로나이즈가 완벽히 된 상태가 아니었음에도 불구하고, 별다른 어지러움을 느끼지 않았습니다.

직접 걸어다니며 하는 조작은 기존의 'VR에서 앞으로 가는 여러 방식들에 대한' 고민의 궁극적인 답으로 보이기도 할 정도로 직관적입니다. 물론 현재는 다소 조심스러운 부분들이 있어, 유동적으로 뛰어다니고 정해지지 않은 루트를 파헤치기보다는 일정한 길을 따라가는 선형적 구조에 그치긴 합니다. 하지만 직접 걸어가 버튼을 누르고, 좁은 길을 떨어지지 않게 걸어가는 체험은 트레드밀에서도 직접적으로 경험하기 힘든 부분입니다. 원활한 워킹 어트랙션을 위한 공간과 시설의 구축, 안전 문제 해결을 생각해보면 놀이공원과의 제휴를 진행한 스코넥의 이유가 설명되는 듯 합니다.



2. 그래픽, 디자인 - "편한 조작, 밀도 있는 그래픽, 조금 더 개성이 필요한 디자인"







PSVR 버전

화려한 광원 효과와 입체적인 맵 그래픽은 쾌적한 조작과 함께 인상깊은 부분이었습니다. 다만 디자인은 다소 아쉬운 부분이 있습니다. 으레 미래를 다룬 국산 게임의 배경과 무기, 인물 디자인은 큰 덩어리와 디테일 모두 어느 정도 유사하게 가는 경향이 있는데, 모탈 블리츠도 크게 다르진 않았습니다. 다르게 말하면 상당히 친숙한 느낌이기도 합니다. 비행하며 파이어볼(?)을 발사하는 몬스터의 디자인 역시 약간 의아했으나, 정신 없이 날아오는 파이어볼에 그런 것을 생각할 겨를이 없었던 것 같네요.






워킹 어트랙션 버전

화질과 밀도, 디자인 등의 시각적 만족감은 PSVR보다 전반적으로 우수합니다. 인물의 디자인은 조금 '덜 예뻐'졌고, 몬스터들도 어쩐지 더욱 '네크로모프' 스러운 디자인으로 변경, 보다 공포스럽고 다급한 분위기를 조성했습니다. 시작하자마자 동료가 깔려 죽고, 작은 엘리베이터에서 고깃덩이가 된 괴물 시체와 꽤나 오랜 시간을 머문 경험은 상당히 새로웠습니다. 컨트롤 방식을 벗어나, 분위기 자체가 조금 다른 체험이었습니다.

아직은 멀티 플레이가 지원되지 않아, 협동 전투에서의 UI 디자인을 보지 못한 점이 아쉬웠습니다. 워킹 어트랙션인 만큼 부여된 공간에서 전장을 체험할 수 있는 특장점이 있으니, 1:1 전투 및 다대 다 서바이벌 전투에서도 멋진 UI 디자인이 등장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3. 총평 - "조작감 대만족. 즐기고 싶은 개성이 더 있더라면!"








PSVR 버전

가벼운 조작감과 민첩한 입력, 전투의 긴장감은 주목받는 '로보 리콜'의 그것과 견주어도 모자라지 않았습니다. 다만 보다 '쿨한' 디자인과 더 개성적인 조작감(적을 물리치는 방식 등에서도 나타나는)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기술과 쾌적함에 완벽을 추구한 나머지, 감성적으로 매혹할 만한 요소의 부족은 비교적 아쉬웠습니다.

반면, VR의 시간차에서 오는 어지러움과 이질감, 무게의 부담을 해결할 수 있는 PSVR을 플랫폼으로 삼은 것은 설득력있는 선택이었다고 느껴집니다. 상용화를 앞둔 모탈 블리츠 PSVR 버전. 비록 짧은 시연으로 한 스테이지도 채 끝내지 못했지만, 분명 다양한 스테이지와 지속적인 업데이트를 통해 쾌적하고 시원한 액션의 즐거움을 줄 수 있을 것입니다.







워킹 어트랙션 버전

공간과 시설의 제약만 잘 해결된다면, 액션 게임으로는 가장 멋진 조작 방식임에 틀림없다는 확신이 들었습니다. 준비된 장소를 제공하는 체험형 오락실에 가장 적합한 VR 형태로 보여지며, 게임과 교육으로의 확장 등 무궁무진한 가능성을 지니고 있는 듯 합니다. 몸에 여러 장비를 두르고 보이지 않는 상태로 낯선 장소에 선다는 것에 대한 대중의 낯섦이 빠르게 해소될 수 있다면 말이죠. 모든 VR의 과제가 아닐까 합니다.

장르 특성상 워킹 어트랙션의 개성을 모두 살리진 못한 선형적 진행이 다소 아쉽긴 했지만, 수많은 VR 게임의 어느 이동 형태보다도 직관적인 플레이 방식에 많은 유저들 역시 쉽게 익숙해질 것이라 느껴집니다. 차차 지금보다도 안정적인 구현이 가능해진다면, 이질감과 두려움이 없는 자유로운 동선의 플레이 역시 빠른 시일내로 가능해질 것 같다는 희망을 품게 되었습니다.




스코넥과의 인터뷰 - 스코넥과 모탈 블리츠 워킹 어트랙션에 대해







Q. 이번 GDC에 참여한 계기가 어떻게 되시나요?

작년에 우리는 국내에 모탈 블리츠의 워킹 어트랙션 버전을 선보였습니다. 하지만 북미 지역은 선보일 기회가 없었고, 언제나 진출을 해보고 싶었던 지역입니다. 국내에선 이미 모탈 블리츠에 대한 세일즈를 시작했는데, 북미로의 진출로는 이번 GDC가 적당한 기회라 생각하여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Q. 전시된 모탈 블리츠 워킹 어트랙션에 대한 소개를 한다면?

워킹 어트랙션은 상당히 특이한 VR 이동 방식입니다. 전 세계에 몇 안되는 회사에서만 만들어지고 있는 방식인데, 상당히 고도의 기술이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일반적으로 걸어다니며 하는 VR이 굉장히 많은 어지러움와 부작용을 야기하기도 하는데, 그걸 최소화시키는 것이 우리의 핵심 기술이기도 합니다. 스코넥에서 개발한 모탈 블리츠에 대한 ip로 PSVR과 워킹 어트랙션 버전, HTC 바이브 버전까지도 다양하게 개발 중입니다.

Q. 워킹 어트랙션에 어려운 부분이 많다고 하셨는데, 어떤 부분을 어떻게 해결한 것인가요?

간단하게 설명드리면, VR 게임에서 어지러움을 느끼게 되는 기본 베이스는 '실제론 가만히 있지만 가상 공간에서는 움직이고 있는' 것에서 오는 인지 부조화입니다. 워킹 어트랙션은 실제로 동일한 거리를 걷기 때문에, 가상과 공간과의 감각이 일치되며 이런 부분을 해결하게 됩니다. 모탈 블리츠의 콘텐츠 내 인터페이스나 UI 구성 역시 이러한 부분을 많이 해결해 주도록 시스템되어 있습니다.






Q. 모탈 블리츠 워킹 어트랙션은 어느 단계에 와 있나요?

멀티 플레이나 네트워크에 관련된 기술은 단계적으로 고려할 부분이 있습니다. VR을 경험할 때 유저의 눈 앞에는 가상 공간밖에 없기 때문에 나타날 수 있는 안전 문제도 물론 있고, 처음 VR을 접하는 유저들에게는 멀티 플레이 이전에 그것이 커다란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그렇기에 저희는 순차적으로 싱글 플레이를 먼저 만들었습니다. 올해 3분기쯤에는 네트워크 플레이를 제공할 예정입다. 새로운 경험이 될 것입니다.

Q. 계속해서 수많은 시연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독특한 피드백이나 반응이 있었나요?

2, 3년이 지났어도 항상 '아직까지' 라는 수식어가 붙는 VR에 대해 안타까움을 느끼지만, 아직까지인 그 단계에서 새로운 VR의 경험을 했다는 반응이 큽니다. 지금은 네트워크 플레이가 화두인지라, 여러 사람이 같이 했으면 좋겠다는 반응도 많이 옵니다. 혼자만의 VR 콘텐츠가 아니라, 여러 사람이 같이 할 수 있는 콘텐츠를 원하고 있고, 모탈 블리츠 워킹 어트랙션이 그러한 기대감을 높였다는 평가가 있습니다. 저희 역시 테마 파크나 게임 센터 등의 장소를 중점적으로 보고 있기도 합니다.

Q. VR 콘텐츠의 어떤 미래를 꿈꾸시나요?

저희가 지향하는 VR 콘텐츠의 방향은, 혼자만이 아닌 다같이 즐기는 VR 입니다. 그래서 스코넥은 VR 스퀘어라는 공간을 만들었습니다. 덩그러니 혼자 즐기는 VR 방에서 그치는 것이 아닌, 다양한 연령층이 여러 장르를 같이 즐길 수 있는 VR 공간을 꿈꾸고 있습니다.

GDC에 와 보니, 여러 개발자 및 관련 종사자 분들이 생각보다도 VR 스퀘어에 관심을 보이고 있습니다. 함께 사업을 하고 싶어하는 곳들도 정말 많아, 저희가 가는 VR에 대한 가능성을 느끼고 있다. VR 콘텐츠가 점점 개인을 위하기보다 가족을 비롯 모두를 위한 콘텐츠가 되지 않을까 하여 기대가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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