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출항 52일째! 모바일에서도 멈추지 않은 '네이비필드'의 항해

리뷰 | 윤홍만 기자 | 댓글: 15개 |


⊙개발사: 에스디 엔터넷( ⊙장르: 해전 밀리터리 ⊙플랫폼: AND, iOS ⊙발매일: 2017년 2월 14일

과거 해전을 배경으로 하는 밀리터리 게임으로 일대 센세이션을 불러온 게임이 있다. 바로, 에스디 엔터넷(SD EnterNet)의 '네이비필드'다. 온갖 게임이 나오던 당시에도 함선을 조종한다는 독창적인 콘셉트로 인기를 끈 '네이비필드'는 2002년 대한민국 게임대상을 수상할 정도로 뛰어난 게임성을 인정받은 바 있다. 특히, 2006년에는 글로벌 서비스를 시작해 전 세계 밀리터리 마니아 유저들에게 호평을 받으며 두터운 팬층을 만들기까지 했다.

그러나 이 영광은 계속되지 못했다. '네이비필드'로 승승장구한 에스디 엔터넷은 이어서 후속작인 '네이비필드2'의 개발에 착수, 2014년 대대적인 홍보 끝에 출시했지만 아쉽게도 큰 흥행을 거두진 못했다. 하지만 그대로 끝낼 '네이비필드'가, 에스디 엔터넷이 아니었다.

재정 악화에도 불구하고 에스디 엔터넷은 각고의 노력 끝에 마침내 지난 2월 14일, '네이비필드'의 정식 후계작으로 '네이비필드 모바일'을 출시했다. 우선 겉모습은 과거의 향수를 자극하기에 충분했다. 하지만 15년 전의 게임. 향수만으로는 유저들을 끌어모을 수 없다. 과연 '네이비필드 모바일'은 다른 모바일 해전 밀리터리 게임과는 어떤 차별점을 갖고 있을까. 그 핵심 요소들에 대해 파헤쳐보고자 한다.


해전, 왜 보기만 하는가? 이젠 직접 조종해라!


함선을 조종하기 어려웠기 때문일까? 지금까지의 대다수 모바일 해전 밀리터리 게임은 시뮬레이션의 성격이 컸다. 플레이어가 하는 건 함선을 증축하고 강화하는 게 핵심이었고 실제 전투는 그런 수치에 따라 승패가 결정되기 마련이었다.

이런 점에서 차별화를 두려 한 건지, '네이비필드 모바일'은 과거 '네이비필드'가 그러했듯이 직접 배를 조종할 수 있도록 만들어졌다. 아울러 이렇듯 직접 조종한다는 점이 핵심이기라도 한 듯이 '네이비필드 모바일'에서는 그 흔한 자동전투 역시 볼 수가 없다. 자동전투에 익숙해진 지금의 유저들에게 있어선 다소 불편해 보이기까지 한 시스템. 하지만 그렇기에 '네이비필드 모바일'은 전투의 박진감을 살릴 수 있었다. 대전의 결과는 오롯이 유저의 손에 달려있기 때문이다.

여기까지만 들으면 얼핏 어렵지 않을까 걱정할 수도 있다. 대세라는 건 이유가 있기 마련, 다른 게임들이 그저 못 만들어서 시뮬레이션 방식을 한 건 아니라는 얘기다. 하지만 이런 걱정은 할 필요가 없다고 말하고 싶다. '네이비필드' 자체가 마니악한 소재였음에도 인기를 끌었던 건 복잡하지 않은 조작법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그리고 이런 장점을 '네이비필드 모바일'은 훌륭히 계승했다. 왼쪽에는 방향타와 전진, 후진을 할 수 있는 조종간이 위치해 있으며, 오른쪽에는 포격과 어뢰 등의 공격 버튼이 있어 해전 게임을 처음 즐긴 유저들도 직관적으로 조종할 수 있다.



▲ 전체적인 UI 형태는 모바일 액션 RPG와 유사하다

특히, 이런 조작법이 빛을 발하는 부분이 바로 실시간 대전 모드다. 소규모 대전부터 최대 12대12 대규모 대전 모드가 준비돼 있어 동료들과 함께 적들을 침몰시키는 짜릿한 손맛을 느낄 수 있다. 아울러 실시간 대전은 전세계 유저들과 함께 즐길 수 있어서 오래 기다릴 필요 없이 금방 매칭이 잡혔다.



▲ "내 뜨거운 함포 맛좀 봐라!"


원작 느낌 그대로? 투박한 그래픽에 대한 아쉬움


'네이비필드 모바일'을 하면서 가장 아쉬웠던 점은 그래픽이었다. 물론, 그래픽이 좋은 게임이 무조건 재밌는 게임이라는 건 아니다. 하지만 이왕이면 다홍치마라 하지 않았던가. 그래픽이 좋으면 자연스레 관심이 가고, 게임을 즐기면서도 눈이 즐거운 법. 그런 점에서 볼 때 '네이비필드 모바일'의 그래픽은 원작 느낌을 그대로 가져왔다는 점에서 아쉬움이 남는다.

물론, 변화가 적은 부분은 향수를 자극하기도 한다. 거기에 더해 쓸데없는 화려함이 없는 점 역시 몇몇 유저들에게는 좋은 평가를 받는 부분이다. 하지만 많은 유저들에게 어필해야 하는 '네이비필드 모바일'의 향수를 자극하는 그래픽은 화려함으로 중무장한 게임 앞에서는 빛이 바래고 만다.





▲ 위 : '네이비필드 모바일', 아래 : '월드 워 배틀쉽'

그렇다면 그래픽 퀄리티가 낮은 '네이비필드 모바일'은 재미없는 게임일까? 이 물음에 '그렇다'고 답할 순 없다. 앞서 그래픽은 게임의 가장 강력한 무기라고 한 바 있다. 이걸 반대로 해석하자면 이런 무기가 없음에도 '네이비필드 모바일'이 사랑받는 건 그 빈 부분을 메꿀만한 재미가 있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P2W(Pay To Win)은 없다 P2W(Play To Win)이 있을 뿐





1%도 안 되는 확률형 아이템부터, 과금하지 않으면 절대로 상대를 따라잡을 수 없는 P2W(Pay To Win) 구조. 모바일 게임의 BM이라 하면 단박에 떠오르는 형태다. 이러한 논란을 의식한 걸까. '네이비필드 모바일'은 이른바, 착한 BM을 들고 왔다.

상점에서 살 수 있는 건 골드뿐으로, 업그레이드 시간을 단축하는 정도로만 쓸 수 있다. 즉, BM만으로 한 번에 전함이나 항공모함을 뽑을 수 없다는 얘기다. 그렇다면 상위 함선을 뽑기 위해선 어떻게 해야 할까. 답은 간단하다. 레벨을 올리고 사령부를 착실히 업그레이드할 수밖에 없다.

누군가에게 있어선 번거로울 수 있는 시스템. 하지만 정정당당한 승부가 핵심인 '네이비필드 모바일'에서는 이런 BM은 탁월한 선택이랄 수 있다. 물론, 골드를 이용해 업그레이드 시간을 단축할 수는 있지만, 그 외 레벨업이나 수병을 성장시키는 부분은 유저가 직접 전투에 참여해 올려야 한다.



▲ 함선 업그레이드에 필요한 철강은 항구 업그레이드로 수급할 수 있다



▲ 부함장 및 수병 업그레이드는 전투에 참여해 경험치를 올려야 한다


일장일단 그래도 '네이비필드'의 재미는?


일장일단이 있지만 '네이비필드 모바일'은 과거의 향수를 잘 녹여냈다. 세련된 그래픽은 아니지만 그래도 깔끔한 UI와 과거 '네이비필드'의 시스템을 모바일에서 나쁘지 않게 구현했다. 여기에 더해 최근 모바일 게임 유저들 사이에서 불만이 있었던 자동사냥과 BM역시 개선해 그들의 원하는 형태의 게임으로 만들었다.



▲ 항구를 업그레이드 하는 부분은 여타 시뮬레이션 장르와 크게 다르지 않다

하지만 아직 개선해야 할 점도 더러 보인다. 버그에서부터 개선사항 등 다양하지만, 그중에서도 신규 유저들을 위한 가이드라인이 없다는 게 가장 큰 문제다. 물론, 가이드라인이 없어도 게임을 즐기는 데 이상은 없다. 앞서 말했듯이 게임의 UI는 직관적이고, 그 외 항구를 관리하는 부분도 크게 어렵지 않다.

문제는 그다음이다. '네이비필드 모바일'은 알다시피 '네이비필드'를 오랫동안 서비스하면서 얻은 데이터를 기반으로 만들어진 게임이기에 국가와 함선의 특징도 '네이비필드'를 거의 그대로 가져왔다. 문제는 신규 유저들은 '네이비필드'의 그 특성을 대부분 모른다는 점을 에스디 엔터넷이 간과한 듯하다.

일례로 독일의 H44는 4개의 함포와 넓은 시야 범위를 가진 반면, 일본의 슈야는 3개의 함포와 H44에 비해선 좁은 시야 범위를 가진 점을 들 수 있다. 물론, 이런 기본 스펙은 업그레이드를 통해 어느 정도 메꿀 수 있다. 하지만 국가별 함선의 차이점에 대해 신규 유저는 모를 수밖에 없는 부분이고, 이런 부분에 대해 가이드라인이 미흡한 부분은 아쉬움이 남는다.



▲ 우연히 고른 독일이었지만 함선의 능력은 최상급이었다
"독일의 기술력은 세계 제이이이이이이일!"

이런 단점이 있지만 '네이비필드 모바일'에는 다른 모바일 게임에서는 볼 수 없는 장점도 있다. 이른바 파고들 요소가 많다는 점이다. 일반적으로 모바일 게임은 스낵 컬처로 분류된다. 부담 없이 가볍게 즐기는 게임이라는 의미다. 하지만 가볍다는 장점은 무게감이 옅다는 단점이 되기도 한다. 그런 의미에서 볼 때 자동전투가 없어서 직접 즐겨야 하고 함선의 다양한 특징에 대해 알아야 하는 '네이비필드 모바일'은 가벼움을 잃은 대신 무게감을 들고 왔다.

단점은 명확하니 고치면 된다. 유저들에게 진입장벽으로 다가온 시스템을 개선해 그 장벽을 낮추면 될 뿐. 오랜 기다림 끝에 포문을 연 '네이비필드 모바일'이 이러한 개선을 통해 유저들에게 다시 한번 해전 밀리터리 게임의 재미를 안겨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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