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자동없는, '아름다운' 게임" - 레이아크의 퍼즐RPG, '스도리카 Sunset'

리뷰 | 양영석 기자 | 댓글: 69개 |



어느덧 '스도리카'를 본격적으로 플레이한지 제법 시간이 흘렀다. 스도리카는 정식으로 서비스를 시작한 건 아니었지만, 이미 소프트 론칭으로 다른 국가에서는 서비스가 되고 있었기에 19일인 오늘보다 이전 시점에서도 플레이는 가능했다. 레이아크를 탐방할 때부터 게임을 정말 본격적으로 열심히 플레이했고, 정말 며칠간은 홀린 듯이 플레이를 했던 것 같다. 오랜만에 만나는 '공략'과 '연구'의 즐거움을 느꼈다고 할까?

그렇게 인터뷰를 하기 전에 만난 게임에서 한 번 호감을 갖게 됐고, 인터뷰를 하고 두 번째로 더욱 마음에 들어서 '스도리카'는 나의 삶의 일부가 될 정도였다. 그러다보니 어느새 두 달이 가까워졌더라. 플레이하는 동안 여러 번 도전욕이 끓었고, 좌절도 있었지만 '스도리카'는 분명히 정말 재미있는 게임이었다.

일단 스도리카는, 자동이 없다. 수많은 모바일 게임들이 자동 플레이를 지원하고 어느 정도 반복적인 플레이를 지원하는데, 디렉터가 그냥 확실히 언급하더라. "반복적이고 무의한 플레이는 지양한다"고. 그래서 웬만해서는 '미션'을 수행하는 것 아니면 한 번 클리어 한 던전을 들어갈 일이 없었다. 그만큼 플레이 타임은 줄어들겠지만, 이 게임은 뭔가 계속 플레이를 하게 되는 묘한 마력이 있었다.



이런식으로 퍼즐을 맞춰서 적을 물리치면 된다.

게임 플레이 방식은 간단하다. 가지고 있는 캐릭터들도 '파티'를 짜고, 참모 도우미를 지정하고 스테이지에 입장해 퍼즐을 맞추면 된다. 퍼즐판은 2x7 구조로 되어 있고, 한 개나 두 개, 혹은 네 개의 퍼즐을 묶어 스킬을 쓰면서 전투를 진행하면 된다. 턴 제한도 없고 클리어 등급 제한도 없다. 그저 '미션' 수행을 위해서는 몇 가지 제약이 존재하는 정도?

스토리, 도전, 이벤트, 지역 탐색으로 나뉘어 있는 모험 콘텐츠에 모두 이 룰이 적용된다. 클리어만 하면 보상을 받을 수 있다는 점. 그나마 공명에 필요한 재료들이 자주 나오는 '지역 탐색'에서는 스테이지를 진행하면서 틈틈이 리젠 된 재료를 클릭해야 하는 것 말고는 제약이 거의 없는 편. 말 그대로 내 캐릭터를 이용해서 공략하기만 하면 된다.

이렇게 플레이를 하다보니, 과거 다른 게임에서 3성 클리어나 SS등급 던전 클리어를 위해서 골치를 썩던 일이 생각났다. 스도리카는 그런 스트레스가 없이 그냥 '클리어'를 하면 모두가 승리자고 온전히 보상을 받을 수 있다. 과정에서 아군이 2명이 넉다운되던, 턴이 99턴이 걸리던 결과는 일단 '클리어'다. 더 좋은 성적을 낼 필요가 없다. 이와 관련된 문제가 나중에 발생하기는 하는데 일단 넘어가도록 하자.



이런 종류의 특별한 '미션'들이 좀 있는 편. 몬스터들이 이런 조건이 붙기도 한다.


아마 모든 유저들이 스도리카를 만나면 바로 느낄 수 있는 점이 있다. 바로 '아트'다. 수려한 스도리카의 아트는 유저들이 가장 먼저 눈길을 주게 되고, 게임을 직접 해보면 아기자기하면서도 세밀한 캐릭터 애니메이션에 감탄할 수밖에 없다. 게임이 정말 예쁘다는 말이 무슨 뜻인지 바로 와닿을 테니까.

스토리를 진행하면, 캐릭터들의 표정 변화도 볼 수 있을 정도로 이런 소소하고 세심한 부분까지 잘 구현을 해두었다. 그리고 스토리의 경우는 캐릭터들의 성장 배경이나 성격, 그리고 잘 몰랐던 부분까지 조금 더 알아갈 수 있는 '파고드는' 재미가 있어서 아마 높은 인기를 얻지 않을까 한다.

애니메이션 작업에 거대한 리소스를 넣었을 만큼, 애니메이션은 캐릭터와 배경할 것 없이 정말로 '자연스러운' 조화를 이룬다. 스킬을 쓰면서 좀 더 화려만 모습을 보여주거나, 참모 캐릭터의 등장까지도 세밀한 부분까지 신경을 많이 쓴 게 느껴진다. 그리고 리듬게임 개발사답게, OST와 BGM 역시 따로 빼서 들어도 좋을 정도로 훌륭했다.

야미츠키 스킬북 참모를 활용한 전투

캐릭터 또한 스도리카에서 눈여겨봐야 할 부분 중 하나이자 게임의 중심이라고 할 수 있다. 일단 수려하고 개성 있는 일러스트는 기본이고, 앞서 언급한 대로 애니메이션 또한 훌륭한 퀄리티로 잘 만들어져있다. 거기다 몇몇 캐릭터들은 '서브 스토리'를 가지고 있어서 유저들이 캐릭터에 대해서 '알아가는' 재미를 준다.

스도리카의 모든 캐릭터들은 관찰자 레벨과 동등한 레벨까지만 성장이 가능하고, 레어도의 경우는 '공명'을 이용해 상승시킬 수 있다. 일단 캐릭터를 얻기만 하면, '공명'의 재료는 던전에서 얻을 수 있어서 누구나 SSR까지 성장이 가능하다. 전투로도 캐릭터의 레벨을 성장시킬 수 있지만, 전리품으로 획득할 수 있는 '혼'을 이용해서 성장시켜도 된다. 대신, 캐릭터의 획득은 몇몇을 제외하고는 '뽑기'로만 가능하다.



캐릭터들의 개성은 참 뚜렷하다. 참고로 이 게임은 수인이 정말 많다.

캐릭터의 스킬 또한 눈여겨볼 점인데, 이 부분에서 '밸런스'를 신경 썼다는 점을 잘 알 수 있다. 누군가의 스킬에 강력한 효과가 있다면, 이에 수반되는 '패널티'가 반드시 존재한다. 강력한 대신 공격 대상이 정해져있다던가, 계수가 낮거나 단일 대상 한정이 되기도 하고 혹은 효과의 지속이 짧은 등 분명한 '패널티'가 있다.

이 때문에, 캐릭터들 간에는 '상위-하위'호환이나 '종결자'급의 캐릭터를 누구 하나 짚기가 힘들다. 그만큼 많은 캐릭터들을 다양하게 사용할 수 있고, 이 과정에서 서로의 단점을 보완하는 조합도 발견하게 된다.

여기에 '스킬북'을 이용해서 캐릭터의 개성이 완전히 달라지는 경우도 있어서 캐릭터 간의 조합은 점점 더 많아지게 된다. 추가로, SSR로 만들기만 한다면 SSR의 스탯으로 SR, R 등급의 스킬셋을 이용할 수도 있다. 취사 선택이 가능한 매우 큰 장점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같은 캐릭터라도 여러가지 모습을 볼 수 있다(SP는 역할이 바뀐 캐릭터라고 보면된다).



로컬라이징화는 잘 되어 있다.

이렇듯 게임은 아름답고, 개성도 충분히 갖췄지만 스도리카는 '태생적인' 약점이 한 가지 있다. '반복 플레이를 최소화한다'라는 점에서 발생하는 콘텐츠의 부재를 메꿔줄 부분이 부실하다는 점이다. 이는 플레이 초중반에 느끼기보다는 60레벨, 거의 관찰자의 최대 레벨이 가까워짐에 따라서 점점 깊게 와닿는 문제다. 실질적으로 스토리나 이벤트 던전을 다 즐기고 나면, 즐길 거리는 결국 '도전' 콘텐츠 밖에 남지 않게 되는데, 이것도 한계가 있다.

캐릭터들이 관찰자 레벨 이상으로 성장할 수 없기에, 끝없이 강해지는 도전 콘텐츠에 적들에게 대항하기에는 무리인 상황이 온다. 현실적으로 불가능하지만, 캐릭터 조합으로 어떻게든 이기고 또 이기고 하면서 나아갈 수 있긴 하다. 그러나 도전 콘텐츠도 더 즐길 수 없는 현실에 부딪히게 된다. 그러면 이제 남은 것은? 아쉽지만 없다.

PvP라는 지속적인 소모형 콘텐츠가 없기에, 오랜 시간 플레이할 이유가 없다. 이게 단점이라면 단점인데, 반대로 장점도 될 수 있다. 굳이 하루에 많이 플레이하지 않아도, 30분~1시간이면 내 할 일을 다 끝내는 느낌이다. 오히려 자동 전투가 없기 때문에 이 시간 동안 더욱 집중을 할 수 있다고 해야 하나? 그만큼 상위 콘텐츠에 접근해도, 플레이의 부담이 오지 않는다는 뜻이다. 추가로, PvP가 없기에 아마 캐릭터 간의 밸런스도 다들 크게 신경 쓰지 않는 듯하다.



레벨이 58인데, 66레벨 몬스터를 상대해야된다. 정말 강하더라.

아무튼 이 부분은 넘어간다고 쳐도, 아무래도 레이아크라서 비춰지는 단점은 바로 과금 모델이다. 스도리카는 결코 과금 모델이 약하지 않은 편이다. 물론 다른 '캐릭터 수집형 RPG'에 비해서는 캐릭터의 장비 등 부가적 요소가 없기에 과금 요소가 크게 많지는 않다. 그리고 추가적으로 효율이 좋은 과금 상품(ex 월 정액제)도 존재하는 편.

그러나 마음에 걸리는 것은 그동안의 레이아크의 게임과 비교했을 때 스도리카의 과금은 방향이 다소 다르다는 점이다. 아무래도 '뽑기'에 의존한 경향이 매우 높기에, 과금 모델 자체는 그동안의 레이아크 게임에 비하면 조금 강한 편이라고 할 수 있겠다.

물론 게임의 장르에 따라서 과금 모델이 달라지는 건 당연한 일이다. 그간의 레이아크 게임들은 항상 과금이 '착하다'라고 이야기를 들어왔기 때문에 스도리카는 다소 낯설수 있다. 그래도 개인적으로는 다른 캐릭터 수집형 RPG에 비하면 과금 유도, 필요성이 심하다고 느끼진 않은 편이다. 이 부분은 플레이하는 유저들마다 다르게 느껴질 수 있을 것 같다.



뽑기 확률은 다 공개되어 있다.



뽑기를 하면 주는 잔광가루. 이 용도는 대체...?

스도리카는 확실한 개성과 장점을 가진 게임이다. 수채화풍으로 그려낸 아름다운 아트와 자연스럽고 훌륭한 퀄리티의 애니메이션, 그리고 이와 잘 어울리는 OST. 분위기 자체는 만점을 줘도 모자랄 것 같다. 또, 이뿐만 아니라 2x7 퍼즐과 캐릭터 간의 개성에서 나온 독특한 전략으로 깊이 있는 전략을 구사할 수 있어 '전략 RPG'라는 타이틀에도 부끄럽지 않다.

그동안 모바일 게임을 플레이하면서, 자동 플레이에 익숙한 사람들에게는 오히려 낯설 수 있다. 그러나 자동 게임이 싫고 직접 조작하는, 전략을 추구해서 '도전'하는 재미를 원한다면 적극 추천할 수 있는 작품이다. 오묘한 매력이 있다고 해야 할까?

오로지 수동 조작만 존재하기에, 때로는 귀찮음이 클 때도 있다. 그러나 막상 게임을 키고 조작을 하고 던전, 스테이지를 공략하다 보면 나도 모르는 사이에 훌쩍 지나간 시간을 느낄 정도였다. 한 턴만 더 해보고, 한 미션만 더 깨보고. 또 새로운 조합을 찾아보기도 하고, 다음에는 누굴 키울지 계획을 마련하기도 하고.

이렇게 뭔가 혼자서 꾸준히 이뤄 나가는 걸 좋아하는 유저들에게는 적극 추천하는 게임이다. 과금 정책이 조금 마음에 걸리긴 하지만, 레이아크라는 이름을 듣고 플레이해보면 실망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캐릭터의 작업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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