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스타 리뷰 #4] 손 안에 인류의 미지를 담다, '데이브'

리뷰 | 원동현 기자 | 댓글: 2개 |


⊙개발사:스튜디오42 ⊙장르: 해양 어드벤처 ⊙플랫폼: 모바일 ⊙발매일: 2019년

인류는 지구의 대부분을 정복했다. 배 한척으로 콜롬버스는 전세계 대양을 휩쓸었고, 라이트 형제는 비행기를 개발해 인류에게 날개를 달아줬다. 하늘과 땅은 더 이상 인류에게 미지의 세계가 아니다.

하지만, 바다는 인류의 접근을 허락하지 않았다. 빛도 제대로 닿지 않는 심해는 여전히 미지의 영역으로 남아있다. 그 곳에 무엇이 존재할지, 혹여나 신비의 문명이 남아있진 않을지 인류는 상상의 나래를 펼치고는 했다. 현 인류가 모르는 커다란 비밀이 그 곳에 숨어있을 것만 같은 그런 느낌 마저 받곤 한다.

네오플 산하의 스튜디오42에서 개발한 해양 탐험 어드벤처 모바일 게임 '데이브'는 바다라는 미지의 세계를 다루고 있다. 잠수부 데이브를 통해 아름다운 바다 속 세계를 탐험하고, 사진을 찍으며, 문명을 파헤친다. 격렬한 흐름은 없지만, 둥실둥실 떠다니는 파도처럼 잔잔하면서도 깊은 맛을 선사하는 작품이다.








지스타 현장에서 데이브를 처음 킨 순간 독특한 픽셀 그래픽에 눈길이 사로잡혔다. 세밀하게 구성된 픽셀은 2D와 3D 사이의 경계를 오가는 느낌을 주었고, 아름다운 광원 효과와 색감이 보는 눈을 즐겁게 만들었다. NPC와의 간단한 인사를 통해 이 게임의 목적을 이해할 수 있었다. 바다를 탐험하며 신비의 문명 '순다'를 발견하고, 그 비밀을 파헤치는 것, 주인공 데이브의 행동 요지였다.

할 일은 간단하다. 오른쪽 하단에 다이브 버튼을 눌러 바다로 풍덩 빠져들면 된다. 그리고 플레이어의 눈 앞엔 푸른 색감의 바다가 펼쳐진다. 실제로 잠수를 하는 듯한 모션과 감각, 그리고 자유롭게 헤엄쳐 다니는 각종 물고기가 인상적이었다.



▲ 아름다운 광원과 실제 헤엄치는 듯한 조작감이 인상적이었다

그런데 이 물고기와 다양한 오브젝트들, 단순한 구경거리가 아니었다. 데이브의 장비 카메라로 찍어보니 인식이 된다. 어종별로 요구되는 촬영 수를 채우면 도감에 등록을 할 수도 있다. 필름 수량에 제한이 있어 마음 가는대로 찍다보면 금방 동나버리기 마련이지만, 보는 맛, 그리고 촬영하는 맛이 쏠쏠했다.

힐링하는 기분으로 사진을 찍다보니 요상한 물고기를 발견했다. 전방에 붉은 눈이 달린 기계 물고기다. 주변 아름다운 환경과 사뭇다른 이 녀석의 정체가 대체 무엇인지 고민하던 찰나 NPC에게 연락이 온다. 순다 문명의 증거가 될 수 있으니 잡아오라는 명령이다.

동시에 자석 작살이라는 장비가 추가됐다. 철로 이루어진 오브젝트를 끌어당길 수 있는 장비다. 물고기를 향해 조준하고 뿅하고 쏘니, 힘겨루기가 시작된다. 버튼 연타를 통해 기계 물고기를 당당하게 제압하고, 명령에 따라 총 3마리를 수집했다.



▲ 묘하게 짜릿하던 힘겨루기

이후, NPC의 지령에 따라 보다 깊은 곳으로 탐험을 나섰다. 해파리떼를 지나 밑바닥에 도착하니 자연적으로 형성된 것 같지 않은 돌벽과 기묘한 문자가 데이브를 반겼다. 역시나 기다렸다는 듯이 NPC에게 연락이 온다. 문자 해독기로 글귀를 해석해 문을 열어본다. 누가봐도 위험한 함정이 도사리고 있을 것 같지만, 주인공은 결국 앞으로 나선다.

아니나 다를까, 돌벽 너머에는 각종 함정이 도사리고 있었다. 별안간 떨어지는 날카로운 목책, 가시 방벽으로 데이브를 밀어버리는 공기압 등 일개 잠수사가 겪기엔 꽤나 위험천만한 경험이다.



▲ 별안간 공포체험

각종 함정을 파훼하며 앞으로 전진하다보니 별안간 기계 아귀를 마주쳤다. 아귀 초롱에는 붉은 전기가 지직거리는 소리를 내며 자신이 위험한 오브젝트라는 걸 온 몸으로 알리고 있었고, 아귀의 몸통은 돌로 둘러쌓여 자석 작살을 튕겨내기 일쑤였다. 게다가 주기적으로 입에서 돌덩이를 내뱉어 데이브의 생존을 위협했다.

괜히 돌덩이에 맞아도 보고, 초롱에 작살을 발사해보기도 했지만 되려 감전만 당하며 산소량만 줄어들었다. 뒤늦게 보니 산소량이 곧 HP였다. 가만히 있어도 줄어드는 산소량을 헛되이 낭비했다간 여기서 낭패를 면치 못하겠다는 불안감이 스쳐갔다.

자세히 아귀의 패턴을 살펴보니, 공을 내뱉을 때 왠 반짝이는 오브젝트가 돌출되는 게 보였다. 자세히 보니 손잡이다. 반짝거리는 게 쇠로 만들어진 물체 같다. '아'하는 감탄사와 함께 명료한 깨달음을 얻었다. 돌덩이를 내뱉은 뒤 재빠르게 접근해 손잡이를 향해 작살을 던졌다. 철컥하는 소리와 함께 힘겨루기가 시작됐고, 버튼 연타로 아귀를 이기니 손잡이가 시원하게 빠져나왔다.







풀썩 쓰러지는 아귀, 동시에 초롱을 휘감고 있던 붉은 전기도 사라졌다. 지금 작살을 던져보면 감전당하지 않을 것이란 힌트 같았다. 반신반의하는 마음으로 작살을 던져보니 초롱을 힘껏 당겨 벽에 튕겨내 데미지를 줄 수 있었다. 공략법을 찾아낸 것이다.

몇 페이즈를 반복한 뒤 아귀는 쓰러지고, 데이브를 위한 탈출 포트가 내려왔다. 바다 속의 문명, 그리고 던전을 처음으로 체험한 순간이다.

짧은 체험이었지만, 데이브는 내게 꽤나 깊은 인상을 남겼다. 내셔널 지오그래픽과 협업했다는 것이 과장이 아니라고 느낄 만큼 디테일하고 아름다웠던 바다 탐험, 단순하고 직관적인 조작으로 그려낸 깊이 있는 던전과 보스 기믹은 기존 모바일 게임에서는 찾기 힘든 모습이었다. 얼핏 젤다의 전설 시리즈가 생각나는 순간이기도 했다.



▲ 재치와 느림의 미학이 담긴 게임

이 외에 전세계의 바다를 돌아다니며 물고기를 수집하고, 흡입기로 바다의 쓰레기를 청소하는 등 다채로운 수집요소와 퀘스트 역시 매력적이었다. 그 마저도 귀찮다면 그저 자유로이 바다를 돌아다니며 사진을 찍고, SNS에 업로드 하며 소소한 행복을 즐기는 것도 가능했다.

데이브는 속도와 숫자에 지배되지 않는 게임이다. 플레이어를 자극할 숫자가 난무하지 않는다. 빠른 성장을 재촉하지도 않는다. 대중적인 흐름으로부터 한발짝 물러선 느림의 미학을 담은 게임이다. 데이브가 대중들에게 어떤 가치를 선사할지, 그 행보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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