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이것은 마치 걸어 다니는 RPG, '해리포터: 마법사 연합'

리뷰 | 김규만 기자 | 댓글: 13개 |


⊙개발사:나이언틱,WB 게임즈 ⊙장르: AR게임⊙플랫폼: 모바일 ⊙발매일: 2019년 6월 28일

인그레스, 포켓몬 고 등 위치 기반 게임을 전문적으로 만들어 온 개발사 나이언틱의 신작 AR게임, '해리포터: 마법사 연합'이 지난 6월 28일 국내에 정식으로 출시됐습니다.

6월 20일 영국과 미국에서 선 출시된 '해리포터: 마법사 연합'은 출시 하루 만에 약 40만 대 이상의 모바일 기기에 설치되었으며, 첫날에만 약 3억 4,700만 원에 달하는 매출을 올린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만큼 해리포터 게임에 목말랐던 팬들이 많았다고 볼 수 있지만, 일부 매체는 이번 작품이 전작인 '포켓몬 고'만큼의 열풍을 불러일으키지는 못했다는 평가를 내리기도 했죠.

비록 북미 시장만큼은 아니지만, 국내에도 해리포터 소설과 영화를 보며 자라온 팬들이 많이 존재합니다. 그리고 위치 기반 게임을 즐기는 유저층이 남녀노소를 불문한다는 것은 나이언틱의 전작인 인그레스와 포켓몬 고를 통해 익히 알려진 사실이죠. 과연 '해리포터: 마법사 연합'은 원작의 팬들은 물론 위치 기반 게임을 즐기는 유저들을 사로잡을 수 있을까요? 8월이 되어 더 본격적인 더위가 찾아오기 전에 저도 한 번 밖으로 나가봤습니다.


목표는 머글 세계에 나타난 마법 현상?
한 줄 감상: 무엇을 수집하는 것인지 처음에 잘 와닿지 않아요



▲ 기숙사 선택은 그저 프로필 설정 과정일 뿐

게임이 출시되기 이전부터 여러 차례 공개된 티저를 통해서 이미 알고 있듯, '해리포터: 마법사 연합'은 우리가 소설이나 영화로 접했던 호그와트 마법학교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지 않습니다. 정체를 알 수 없는 혼란체의 출현으로 다양한 다양한 마법 활동이 머글 세계에서 감지되고, 새롭게 마법부에 합류한 주인공은 이러한 혼란체들을 무력화해 마법 세계가 노출되는 것을 막는 임무를 띠게 됩니다. 푸릇푸릇한 마법학교 생활을 꿈꿔왔던 유저들에게는 안타까운 소식이지만, 마법사 연합을 켜는 순간 여러분을 기다리는 것은 불철주야 혼란체를 잡으러 나서는 직장생활뿐입니다.

거의 모든 위치 기반 게임들처럼 '해리포터: 마법사 연합' 또한 자신이 위치한 곳 주변에 있는 아이콘을 터치하는 것에서부터 본격적인 게임 플레이가 시작됩니다. 이 게임의 경우는 혼란체를 무력화시키는 것이 주된 요소로, 지도에 보이는 다양한 모양의 아이콘을 누르고, 화면에 마법 주문 제스처를 그리고, 혼란체를 무력화시킨 뒤 원래 있던 마법 세계로 돌려보내면 되는 셈이죠.

무사히 마법 세계로 돌려보낸 이들은 플레이어가 가지고 있는 마법 등록부에 하나씩 기록됩니다. 마치 스티커북처럼 하나씩 페이지를 모아 나가면 되는데, 테마별로 10가지 종류의 등록부가 존재해 모아야 할 것들의 양은 꽤 되는 편이었습니다. 일정 수준 이상 등록부를 채워나가다 보면 테마별 랭크가 상승하게 되며, 플레이어를 성장시킬 수 있는 아이템을 획득할 수 있습니다.



▲ 혼란체를 머글들 모르게 제압해야 합니다

전작인 '포켓몬 고'와 비교하면 더 이해가 쉬우면서도, '해리포터:마법사 연합'이 가진 아쉬운 부분이 더 잘 드러납니다. 주변에 존재하는 혼란체들은 포켓몬들이고, 혼란체를 기록하는 등록부는 포켓몬 도감인 셈이죠. 주위에 있는 포켓몬을 잡아 도감에 기록하는 것은 다시 봐도 군더더기 없는 구조였습니다. 잡고 싶은 포켓몬, 또는 도감에 없는 포켓몬이 지도에 나타나면 사람들은 한밤중에도 집을 나섰죠. 그렇지만, '해리포터: 마법사연합'은 그렇게까지 몰입할 수 없는 이유가 있었습니다.

가장 큰 문제는 바로 지도상에 원하는 수집물이 제대로 표현이 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포켓몬 고의 경우에는 지도에 표시된 포켓몬만 보고도 도감에 이미 있는 포켓몬인지, 그렇지 않은 포켓몬인지 한 번에 알 수 있을 만큼 직관적이었습니다. 해리포터: 마법사연합의 경우 위에서 설명한 10가지 등록부의 아이콘이 보이는데, 일단 이것을 터치해 봐야 새로운 수집물인지 알 수 있죠. 물론, 대부분의 경우는 이미 수집한 혼란체일 경우가 많고요.

그렇다 보니, 게임을 어느 정도 플레이할수록 아쉬움이 더해집니다. '내가 필요한 수집물을 지도상에서도 알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같은 생각들이 들게 되죠. 물론 경험치를 올리기 위해서는 주변에 혼란체가 보이는 족족 잡아야 하는 것은 맞지만, 아이콘만 동동 떠있어서는 밤중에 집을 나설 만큼의 용기를 얻기는 힘드니까요.



▲ 아이콘만으로는 내가 모아야 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기가 힘들죠


딜, 힐, 서폿? 세가지 직업으로 구성된 '걸어다니는 RPG'
한 줄 감상: 전투 콘텐츠는 생각보다 재밌었어요

혼란체를 수집하는 부분은 '포켓몬 고'보다 아쉬움이 느껴졌지만, RPG 요소 측면에서는 상당한 깊이가 느껴지는 편이었습니다. 마법부의 신입사원(?)이 된 플레이어는 레벨 6에 이르면 세 가지 직업 중 하나를 고르게 됩니다. 각 직업은 오러와 마법 동물학자, 그리고 교수로, 저마다 다른 스킬트리와 능력을 가지고 있죠.

위 직업들은 이름에 걸맞는 특징을 가지고 있습니다. 오러는 어둠의 마법사를 추적, 체포하는 직업답게 공격에 특화되어 있고, 마법 동물학자는 오러와 다르게 자신이나 파티원을 회복시키는 기술을 가지고 있죠. 교수는 디버프/버프 마법에 특화된 직업으로, 이러한 직업들은 멀티플레이 콘텐츠인 '마법 도전'에서 그 역할을 발휘하게 됩니다.

'마법 도전'은 지도상에서 볼 수 있는 가장 큰 건물인 요새에서 플레이할 수 있는 콘텐츠입니다. 난이도 별로 등장하는 적들을 물리치는 형태이며, 멀티플레이를 요하는 콘텐츠이다 보니 혼자서 플레이하기에는 적들이 강한 편입니다. 던전의 난이도를 선택하면 몇초간 주변 플레이어와 매칭을 시작하며, 주변에 동료 마법사가 없을 경우 혼자서 던전을 진행해야 합니다.



▲ 게임 속 세 가지 직업, 각각 특색 있는 마법을 배울 수 있습니다

해리포터: 마법사 연합의 RPG 요소는 세 개로 나뉜 직업과 이를 활용하는 마법 도전 콘텐츠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납니다. 더 높은 난도의 던전을 클리어하기 위해서는 레벨을 높이는 것 말고도 다양한 마법 기술을 강화해야 하기 때문이죠. 직업별 스킬트리를 배우는 것을 통해 오러는 적에게 대미지를 더 입힐 수 있고, 마법 동물학자는 아군을 치유하는 등의 파티플레이도 가능하게 됩니다.

또한 직업별 스킬은 일반적으로 마법 등록부를 차곡차곡 채워 나가며 얻는 두루마리를 통해 습득할 수 있습니다. 그러니까 평소에는 차곡차곡 주변에 탐지되는 혼란체들을 잠재우고, 이를 통해 자신의 직업 스킬을 높여 '마법 도전'에 말 그대로 도전하는 것이 게임의 주된 메커니즘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직접 체험해본 결과, 제스처를 사용해 적에게 마법으로 공격하고, 프로테고 주문을 통해 적이 주는 대미지를 최소화하는 간단한 전투였음에도 느낌은 나쁘지 않았습니다. 다만, 아직은 게임이 상대적으로 덜 알려져 있다 보니 같은 장소에서 던전을 돌 동료를 찾는 것이 어려웠죠. 만약, 해리포터: 마법사 연합을 혼자 플레이하고자 한다면 초반에는 오러 직업을 먼저 키우는 것을 추천합니다. 회복 마법은 없지만 공격력이 높기 때문에 던전을 돌기 수월하거든요.



강화된 AR 기능, 맞기는 한데...
한 줄 감상: 좀 더 많은 인터렉션이 추가되면 좋겠어요


"포켓몬 고 이상의 AR 경험을 담았다"

지난 6월 28일 진행된 '해리포터: 마법사 연합' 기자 간담회에서 WB게임즈 샌프란시스코의 조나단 나이트 부사장이 했던 말입니다. 그리고 실제로 플레이해보니 어느정도 납득할 수 있었던 발언이기도 했습니다.

사실, 포켓몬 고 같은 게임을 AR게임이라고 부르기에는 AR기능이 살짝 부차적인 면이 없지 않습니다. AR 효과를 꺼도 주된 게임 플레이는 원활히 할 수 있거든요. 같은 맥락에서 '해리포터:마법사 연합'도 비슷합니다. AR효과를 켜면 신기하기는 하지만, 나중에는 굳이 배터리를 더 소모해가면서 동네에 나타난 포켓몬이나 마법 혼란체를 잡을 필요가 없어지는 것이 사실입니다.

그렇다고 해서, 조나단 나이트 부사장의 이야기가 틀렸다는 이야기를 하려는 것은 아닙니다. 이번 작품에는 정말로 포켓몬 고보다 한 층 진보된 AR경험이 존재했는데, 바로 포트키라는 아이템입니다.




플레이어는 지도상에 무작위를 등장하는 '포트키 포트만토'라는 아이템을 획득할 수 있습니다. 여기에 열쇠를 사용하고, 일정 거리 이상 걷게 되면 포트키 포트만토가 열리게 되죠. 그 안에서는 신발 모양의 포트키가 나오는데, 이것을 사용해 한층 더 깊은 AR 경험을 할 수 있게 됩니다.

포트키를 사용하면 게임은 우선 주변에 아무 물건도 존재하지 않는 평평한 공간을 찾을 수 있도록 가이드 선을 보여줍니다. 평평한 공간을 찾은 뒤 다시 버튼을 누르게 되면 마법 세상으로 향하는 포털이 열리게 되죠. 이어 포트키는 해당 마법 세상에서 할 수 있는 도전 과제를 제시해 주고, 이를 완수하면 다시 원래 세상으로 돌아오게 됩니다.

360도를 모두 구현해 놓은 방을 이곳저곳 둘러보는 포트키 콘텐츠같은 경우는 실제로 포켓몬 고 이상의 AR경험이라고 할 만합니다. 다만, 그 '마법 세상' 안에서 할 수 있는 행동이 제한적이라는 아쉬움은 지울 수 없었지만요. 그래도 지도에서 포트키 포트만토가 심심치 않게 발견할 수 있어 꾸준히 걷기만 한다면 원하는 만큼 포트키를 통해 마법 세계를 둘러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수집하고 싶은' 수집물이 필요하지 않을까요?
한 줄 감상: 벌레들 말고, 이를테면 유니콘 같은 걸로요



▲ 수집물의 매력이 떨어지는 점은 조금 아쉬운 부분

자신이 선택한 직업마다 새로운 마법을 배우고, 꾸준히 플레이하며 얻는 재료로 마법약을 만들고(심지어 특정 동작으로 솥을 저을때 마다 완료 시간이 줄어들기도 합니다), 요새에 방문해 늑대인간, 거미, 죽음을 먹는 자들과 싸워 물리치는 경험은 나름대로 즐거운 경험이었습니다. 실제로 걸어 다니는 RPG같은 기분이 들었거든요.

다만, 친구와 파티플레이를 하지 않을 때 주력 콘텐츠가 되는 수집 요소의 매력이 덜하다는 부분은 조금 아쉬웠습니다. 주변 친구들에게 "포켓몬 고를 만든 회사에서 해리포터로 새 게임을 만들었대"라고 이야기해 본 결과, 대부분 친구들은 "그럼 대체 뭘 수집해?"라고 답하더라고요. 그러면 이제 게임 세계관에 대한 설명을 늘어놓기 시작해야 했죠. "마법 세계가 위험에 처했고, 머글들 모르게 혼란체를 수집해야 하고, 너는 비밀 법령 위원회의 일원이고..."

현재 '해리포터: 마법사 연합'은 이를 인지하고 있는 듯 유니콘과 같은 환상의 동물을 수집하는 이벤트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어떤 방식의 이벤트가 진행될지 아직은 알 수 없지만, 추측해 보자면 제한된 기간 안에 다양한 환상 동물들을 수집해야 하는 형식이 될 것 같습니다. 그런 식으로라도 지도상에 조금 특별한 아이콘이 떠오른다면, 수집하기 위해 밖으로 나가봄직 하지 않나요?

'해리포터: 마법사 연합'은 아직 시작 단계입니다. 포켓몬 고 또한 초창기에 콘텐츠가 부족하다는 지적이 있었듯 앞으로 차차 발전해 나갈 가능성이 있습니다. 일단은 걸어 다니는 RPG라는 느낌을 전달하는 데는 성공한 느낌이었던 만큼, 차차 해리포터 팬들에게 더 많은 즐거움을 줄 수 있는 게임으로 거듭나기를 기대해 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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