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같은 로그라이크, 남다른 액션 '스컬'

리뷰 | 윤홍만 기자 | 댓글: 18개 |

솔직히 '스컬'의 첫인상은 평범했다. 게임의 퀄리티가 나쁘단 얘기가 아니다. 오히려 수준급의 픽셀아트 그래픽은 시선을 잡아끌 정도였다. 하지만 요 몇 년간 로그라이크는 인디 게임씬에서 종횡무진 활약해왔다. 그렇기에 이제는 좀 물린 감이 있었다. 그래서 '스컬' 역시 그런, 흔하디흔한 로그라이크 액션 게임 중 하나로만 생각했다.

하지만 데모를 해보자 이런 생각은 씻은 듯 사라졌다. 로그라이크를 접목한 인디 게임들의 대다수는 로그라이크에만 신경을 쓴 나머지 본연의 개성을 살리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단순한 아류작에 머무르는 것이다. 그러나 '스컬'은 달랐다. 로그라이크의 특징을 가져온 건 맞지만, '스컬'만의 개성도 결코 간과하지 않았다. 데모에서도 이 점을 여실히 느낄 수 있었다. 단순히 로그라이크의 인기에 편승하려는 게임이 아니란 걸 말이다.

그렇기에 하루빨리 '스컬'이 출시되길 기다렸다. 데모만으로는 게임에 대해 얘기하기 이르니까. 그랬던 '스컬'이 지난 19일부터 정식 출시에 앞서 마지막 담금질을 위한 얼리엑세스를 진행했다. 일단 지금까지의 반응은 나쁘지 않다. 챕터3까지만 플레이해볼 수 있음에도 스팀 유저평가는 매우 긍정적으로 나름 선방했다고 할 수 있다. 적어도 그저 그런 로그라이크는 아니란 의미니까.





'스컬'의 특징은 크게 로그라이크와 플랫포머 액션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 로그라이크 요소는 여타 로그라이크 게임들과 크게 다르지 않다. 매번 플레이할 때마다 스테이지의 구조가 바뀌며, 적들 역시 바뀐다. 체력을 회복하기도 쉽지 않다. 화려한 액션이 눈을 즐겁게 하지만 무턱대고 싸워선 안 되는 이유다.

'스컬' 역시 죽으면 모든 걸 잃는다. 지금까지 모은 아이템은 물론이고 소중한 스컬(타이틀과 헷갈리니 앞으로는 머리라고 하겠다)까지 잃는다. 일반 등급의 머리라면 그러려니 하겠지만, 유니크 등급의 머리를 잃었을 때는 나도 모르게 "으악!"하는 단말마의 비명을 질렀을 정도다.



▲ 안돼! 내 아이템, 내 머리....!

그렇다고 무작정 몸을 사릴 필요는 없다. 죽음과 상실감이 스트레스를 주기도 하지만, 이를 보완하는 요소를 '스컬' 역시 마련했다. 바로 마석이다. 죽으면 모든 걸 잃지만 마석만큼은 사라지지 않는다. 이 마석을 갖고 플레이어는 공격력이나 체력, 스킬 공격력 등을 올릴 수 있다. 죽음으로부터 성장할 수 있으니 몇 번이고 죽더라도 더 강해져서 도전하면 될 뿐이다.

이러한 성장은 게임 속 캐릭터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몇 번이나 죽음을 반복하다 보면 적의 패턴도 자연스럽게 눈에 익기 마련이다. 캐릭터와는 별개로 플레이어 역시 성장하는 것이다. 로그라이크의 파생 장르랄 수 있는 소울라이크의 핵심인 죽음으로부터 배운다는 걸 '스컬' 역시 충실히 반영한 셈이다.

물론, 그럼에도 머리랑 아이템을 전부 잃는 건 뼈아프기 그지없다. 다크소울 시리즈만 봐도 그렇다. 소울을 잃는다지만 능력치랑 장비는 그대로이지 않는가. '스컬'은 이러한 아쉬움을 동료 마족을 구함으로써 메꿨다. 게임을 진행하다 보면 마녀, 인호족 사냥꾼, 오우거 보부상 등을 구할 수 있는데 이들은 죽더라도 사라지지 않는다. 그리고 폐허가 된 마왕성에서 플레이어를 도와준다. 어디까지나 초반에 도움이 되는 머리나 아이템을 주는 정도지만, 0부터 시작하는 게 아니란 것만으로도 꽤나 위안거리가 된다.



▲ 로그라이크지만 0부터 시작하는 건 아니다

흔히 매운맛이라고 표현되는 로그라이크의 특징을 너무 따라 한 나머지 불친절하게까지 여겨지는 여타 아류작들과 달리 로그라이크의 문법을 따르면서도 도전욕구와 박탈감 사이의 외줄타기를 '스컬' 나름의 요소로 잘 빗어낸 모습이다.





로그라이크 요소를 떼어놓고 봐도 '스컬'은 꽤 높은 점수를 줄 만하다. 지금까지 수많은 로그라이크 플랫포머 게임들이 있었지만, 그 가운데 살아남은 게임들은 한 줌에 불과했다. 그리고 그런 게임들은 모두 저마다의 강점을 내포하고 있었다. '스컬' 역시 마찬가지다. 자신만의 강점을 갈고닦아야 한다는 걸 잊지 않았다.

다른 로그라이크 플랫포머 게임들과 차별화된 '스컬'만의 요소로는 머리를 갈아 끼우는 시스템을 들 수 있다. '스컬'에서 머리는 장비인 동시에 스킬이자 직업을 의미한다. 그렇기에 머리를 바꾸는 것만으로도 전혀 다른 액션을 보여준다.

이는 로그라이크 요소와 맞물려 '스컬'을 더욱 빛나게 해준다. 성장과 죽음을 반복하는 로그라이크 장르의 특성 때문에 오래 플레이하면 지루할 수도 있다. 하지만 '스컬'은 이를 다양한 머리와 액션으로 보완했다. 얼리엑세스 버전에서만 20여 개의 머리가 준비되어 있으며, 같은 머리라도 스킬이 다를 수도 있어서 같은 플레이가 나올 겨를이 없는 것이다.







여기에 한 번에 2개의 머리를 들고 다닐 수 있기에 다양한 상황에 대응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액션을 더욱 풍부하게 만들어준다. 액션이 더해진 게 아닌 곱해진 수준. 덕분에 아기자기한 캐릭터가 등장함에도 어떨 때는 어지간한 로그라이크 액션 게임 못지않은 호쾌함을 선보일 때도 있다.

다만, 단점이 없는 건 아니다. 가장 큰 단점은 얼리엑세스라는 걸 감안해야겠지만 머리 등급에 따라 난이도가 눈에 띌 정도로 바뀐다는 부분이다. 머리는 일반, 레어, 유니크, 레전더리 등급으로 나누어지는데 레어 이상부터는 스킬이 2개나 주어질 뿐만 아니라 패시브 스킬과 머리를 바꿀 때 발동하는 체인지 스킬 역시 원체 강력하기에 운 좋게도 초반부터 좋은 머리가 나오면 체감상 몇 배나 편하게 게임을 진행할 수 있다. 성공한 로그라이크 장르의 게임들을 보면 죽음과 상실, 그리고 성장 요소가 절묘하게 맞물렸던 만큼, 이 부분에 대한 '스컬'만의 고민이 필요해 보인다.





이쯤에서 서두에서 한 말을 다시금 하고자 한다. 로그라이크를 접목한 인디 게임은 많은데 왜 대부분은 빛을 보지 못했을까. 단순히 게임이 많기 때문에 눈에 띄지 않는 게 아니다. 눈에 띄지 않는 이유가 있는 것이다. 독창성이란 요소가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스컬'은 달랐다. 로그라이크 요소를 가져오면서도 '스컬'만의 개성을 간과하지 않았다. 이번 얼리엑세스에서도 이러한 '스컬'만의 엿볼 수 있었다.

그 덕분일지도 모른다. 누구나 알지만, 누구나 할 수는 없었던 로그라이크의 핵심 재미를 '스컬'은 보여줬다. 죽음과 상실을 반복함에도 스트레스가 아닌 도전욕구를 자극하도록 만든 것이다.

얼리엑세스여서 챕터3까지만 플레이할 수 있다는 점은 단점으로 느껴질지도 모른다. 그리고 19,000원이란 돈값을 하는지에 대해서도 의문이 들 수도 있다. 하지만 '스컬'은 데모 때보다 확실히 나아진 모습을 보여줬다. 전체 콘텐츠 볼륨이 얼마나 되는지는 아직 확인할 수 없었지만, 분명한 건 앞으로 '스컬'은 더욱 발전할 거란 부분이다. 오랜만에 등장한, 관심이 갔던 인디 게임 '스컬'이다. 일단 다른 건 제쳐놓더라도 제값을 내고 즐긴 만한 게임이란 건 의심의 여지가 없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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