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연기] '발로란트', 정통 FPS에 라이엇 감성을 더했다

리뷰 | 박태균 기자 | 댓글: 67개 |



일찍이 유튜브에 공개된 발로란트의 플레이 영상을 봤을 땐 오버워치와 비슷한 역할 기반의 하이퍼 FPS를 떠올렸다. 그도 그럴 것이 영상에선 플레이어가 방벽을 만들고, 팀원을 부활시키고, 연막 구름을 생성하고, 수리검을 투척하는 등 다양한 스킬을 사용했기 때문이다. 이에 고정된 무기와 스킬을 지닌 캐릭터들의 조합으로 탱-딜-힐 밸런스를 맞춰 팀 대 팀으로 대결할 것 같았다.

그러나 직접 플레이해본 발로란트는 이러한 예측을 완전히 비껴갔다. 오버워치는커녕 카운터 스트라이크 시리즈의 색채가 짙었다. 캐릭터(이하 요원)마다 개성 있는 스킬과 역할이 존재하긴 했지만, 이는 교전을 보조하는 수단일 뿐이었다. 그보다는 반응 속도와 사운드 플레이, 사격 실력 등이 훨씬 중요한 클래식 FPS에 가까웠다.

▲ 선공개됐던 영상에서 다양한 스킬을 확인할 수 있었지만, 근본적인 FPS 실력이 훨씬 중요했다

'발로란트'는 초자연적인 현상으로 특별한 능력을 얻은 사람들이 등장한 근미래 지구를 배경으로 한다. 메인 디렉터 Joe는 '발로란트'는 용기(Valor)라는 게임명답게 스타일리쉬하고 도전적, 경쟁적인 이미지를 강조했다고 밝혔는데, 이러한 기조는 요원 디자인이나 일러스트, 배경 등에 자연스럽게 녹아 있다.

본격적인 게임 플레이에 앞서 가장 먼저 만나볼 수 있는 건 각양각색의 요원들이다. 다양한 국적, 인종, 성별로 구분된 요원들은 각각 3개의 스킬과 궁극기를 보유하고 있다. 연습 모드에서 한 번씩 선택해 스킬을 사용해보면 해당 요원가 어느 부분에 특화됐는지 쉽게 파악할 수 있다.

예를 들어 한 요원은 화살과 드론을 이용해 안전하게 정찰을 할 수 있고, 휘어지는 근거리 섬광탄과 부활 기능을 가진 궁극기가 있어 근접전과 돌파에 능한 요원도 있다. 또 다른 요원은 독을 이용한 스킬들을 통해 효율적으로 전장을 장악할 수 있으며, 특정 지역에 각종 덫을 설치해 굳건한 요새화를 하기도 한다. 시연 버전에서는 8명의 요원를 플레이할 수 있었는데, 공식 출시 때는 총 12명의 요원가 공개될 예정이다.







'발로란트'의 본질적인 게임성은 카운터 스트라이크, 레인보우 식스 시리즈 등의 클래식 FPS와 유사하다. 피격 시 속도가 크게 느려지고 헤드샷 대미지 배율이 매우 높아 교전 시 초탄 사격이 매우 중요하다. 총기들은 고유의 관통 능력을 가지고 있어 특정 벽이나 문을 관통해 사격하는 일명 '월샷'이 가능하다. 각 팀은 5명의 플레이어로 구성되며 승리 조건은 상대 팀의 전멸 또는 특정 거점에 폭탄(스파이크)을 설치해 폭파될 때까지 버티거나 이를 해체하는 것이다.

게임 시작 시 모든 요원는 칼과 기본 권총을 장비하고 있다. 다른 무기를 사용하려면 직접 구매하거나 사망한 요원의 무기를 주워야 한다. 사용 가능한 총기는 권총, 서브머신건, 샷건, 돌격소총, 저격소총, 중화기 등 약 20종인데, 이름과 외관은 생소하지만 특성은 기존 FPS의 대중적인 총기(M4, AK47, AWP 등)와 매우 흡사하다. 각 요원의 시그니처 스킬과 궁극기를 제외한 두 가지 스킬도 매 라운드 구매해야 하는데, 대신 비용이 저렴해 거의 모든 라운드에서 사용 가능하다.

맵 크기의 경우 기존 FPS 맵의 평균보다 큰 편이다. 그러나 공수 팀 모두 대기 시간 동안 이동할 수 있는 공간이 상당히 넓다. 이에 시작하자마자 적을 마주치는 경우가 잦아 게임 템포가 매우 빠르게 느껴진다. 또한 요원들의 다양한 스킬로 인해 공수 팀의 밸런스가 매우 좋게 느껴진다. 시작과 동시에 양 팀의 스킬이 난사되는데, 그 와중에 상대의 전략을 먼저 읽는 쪽의 승률이 크게 상승한다.

메인 화면 UI의 경우 홈, 플레이, 수집품 등 7개 항목으로 심플하게 구성돼 있다. 와중 가장 특별한 기능을 가진 항목은 커리어다. 기본적으로 내가 플레이한 경기들의 전적을 확인할 수 있는데, 세부 항목으로 들어가면 각 라운드 진행 과정과 나의 평점과 하이라이트, 각각의 적 플레이어에 대한 킬-데스 등 다양한 흥밋거리를 준다.







'발로란트'의 완성도는 꽤 높은 편이다. 잘 구성된 튜토리얼과 연습 모드를 통해 손쉽게 게임의 흐름을 파악할 수 있었고, 깔끔한 그래픽으로 구현된 매력적인 요원들과 다양한 스킬, 치밀하게 짜인 맵으로 우수한 게임성을 느끼게 한다. 극도로 짧은 TTK는 매 라운드 기분 좋은 긴장과 이완을 반복해 주며 팀원들과의 호흡과 전략을 통해 극적 승리를 거둘 때면 짜릿한 쾌감이 밀려온다.

하지만, 시연을 마치고 가장 먼저 든 생각은 '과연 한국에서도 통할까?'였다. 한국의 경우 클래식 FPS보다 배틀그라운드와 오버워치, 서든어택 등 개성 강한 슈팅 게임에 대한 선호도가 압도적으로 높다. 물론 라이엇 게임즈의 신작이라는 홍보 효과로 국내 게이머들의 눈길을 끌고 클래식 FPS 매니아들의 사랑을 받긴 쉽겠으나, 다수의 고정 유저층을 확보하고 꾸준하게 흥행할 수 있을지에 대해선 다소 의문이 남는다.

모든 슈팅 게임이 피할 수 없는 핵 문제 또한 '발로란트'의 위기를 불러올 수 있다. 개발 초기부터 핵 및 부정 행위 방지에 심혈을 기울였다고 밝힌 '발로란트'지만 늘 발전하는 해킹 세계에 안전 지대란 없다. 모든 핵을 사전 차단하는 것은 불가능하기에, 핵 문제가 발생했을 경우 해당 문제를 얼마나 효과적으로, 합리적으로 대처하는지가 중요하겠다. 핵 자체에 대한 빠른 차단과 핵 사용 유저에 대한 강단 있는 제재를 통해 게이머들에게 핵 문제 해결에 대한 노력과 의지를 보여야 한다.

'발로란트'는 수년간 LoL을 성공적으로 서비스하며 자신들만의 게임 철학과 운영 노하우를 구축한 라이엇 게임즈의 야심작이다. 철저하게 게이머만을 위한 게임을 만들겠다는 그들의 열정은 새 장르에서의 성공으로 이어질 수 있을까. '발로란트'는 올해 상반기 비공개 베타 테스트를 시작으로 전 세계 게이머들에게 본격적으로 다가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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