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험기] 이게 리메이크다, '성검전설3'

리뷰 | 박광석 기자 | 댓글: 25개 |


⊙개발사:스퀘어에닉스 ⊙장르: 액션 RPG
⊙플랫폼: PC, PS4, 닌텐도 스위치 ⊙발매일: 2020.4.24

고전 RPG 시리즈인 '성검전설'의 세 번째 작품을 리메이크한 신작 '성검전설3 트라이얼 오브 마나(이하 성검전설3)'의 체험판이 18일 닌텐도 스위치와 PS4, 스팀 플랫폼을 통해 무료 배포됐다. 성검전설3 체험판에는 스토리 서장에서 주인공이 여행을 시작하여 동료들을 만나고, 강적 ‘풀메탈 허거’에게 도전하기까지의 내용이 수록됐다.

성검전설3는 원작의 '트라이앵글 스토리' 시스템을 기반으로 그래픽과 배틀 시스템, 캐릭터 보이스와 사이드 토크, 여기에 새롭게 어레인지한 음악까지 수록하여 전체적인 구성을 현대에 맞게 리메이크한 신작이다. 트라이앵글 스토리는 6명의 메인 캐릭터 중 주인공과 동료를 어떻게 선택하고 조합하는지에 따라 전개가 달라지는 독특한 시스템으로 원작에서도 많은 유저들의 호평을 받은 바 있다.



▲ 어떤 캐릭터를 주인공으로 선택하느냐에 따라 이야기가 달라지는 '트라이앵글 스토리'

이번 '성검전설3 체험판' 플레이에서 가장 중요하게 살펴본 것은 '이 게임이 단순히 올드 팬들의 추억 회상용 게임에 그치는 것이 아닌, 2020년도에 걸맞은 RPG인가'였다. 그도 그럴 것이 1995년에 출시된 원작은 국내에선 발매조차 되지 않았기에 추억을 품고 있는 유저가 드물었고, 단지 추억 하나만 믿고 선뜻 구매하기에는 59,800원의 풀 프라이스 패키지가 다소 부담스럽게 느껴질 수 있기 때문이었다.

지난 2018년에 출시되었던 전작 '성검전설2 시크릿 오브 마나'는 모바일 게임을 연상케 하는 아쉬운 리메이크로 새로운 RPG를 찾고 있었던 유저들은 물론, 원작의 팬들에게까지 '하지 않느니만 못한 리메이크'라는 평가와 함께 빈축을 산 바 있다. 이번 작품은 성검전설 시리즈의 역대 최고 명작이라고 불리는 3편의 리메이크인 만큼, 시리즈 전체의 부활을 알릴 수 있는 성공적인 리메이크이기를 마음 깊숙이 바라고 있었다.




결론을 먼저 이야기하자면, 성검전설3의 리메이크는 가히 성공적인 것으로 보인다. 전체적인 게임의 비주얼이 3D로 개선되었을 뿐, 원작이 가지고 있던 3개의 큰 줄기로 나뉘는 이야기 시스템, 그리고 주인공 캐릭터들이 가지는 독특한 매력은 이번 작품에서도 그대로 이어졌다.

전작인 성검전설2 시크릿 오브 마나에서 팬들에게 큰 실망을 안겨주었던 BGM도 이번 작품에서는 '리메이크'라는 이름에 걸맞게 완성도 높은 모습을 보여준다. 시리즈의 팬들이 추억을 더 진하게 회상할 수 있도록 '오리지널 BGM' 음원을 함께 제공하는 것 또한 가산점을 부여할 수 있는 부분이다.

▲ 원작과 '성검전설3 트라이얼 오브 마나'의 비교 영상 (출처: PNK404 유튜브)

앞에서도 말했듯 20년도 더된 옛 명작을 말끔하게 리메이크했다는 부분에는 의심할 여지가 없어보이지만, 원작 IP에 대한 이해 없이 단순히 2020년에 출시될 신작이라는 점 자체만 두고 보면 호불호가 갈릴 여지가 많이 보인다.

우선 스토리를 보자. 성검전설3의 스토리는 저마다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모험에 나선 주인공이 동료들을 만나고, 나중엔 위기에 처한 세상을 구하기 위해 싸운다는 전형적인 90년대 클래식 RPG의 스토리를 따르고 있다. JRPG 특유의 감성에 익숙한 유저라면 초창기 파이널판타지, 드래곤퀘스트 시리즈를 플레이하는 마음으로 재미있게 즐길 수 있겠지만, 이미 최신 게임들에 익숙해질 대로 익숙해진 눈으로 바라보면 어딘가 낡아 보인다는 인식이 쉽게 떨쳐지지 않는다.



▲ 양산형 모바일 RPG에 너무 침식되어버린 탓인가, 나도 모르게 스킵 버튼을 찾게 되는 도입부



▲ 각 캐릭터의 사연을 알게 된 이후의 스토리는 몰입감이 배가된다



▲ 3D로 재해석된 원작 속 명장면을 찾아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성검전설3의 전투 파트는 실시간으로 속도감 있게 진행되기 때문에 지루하게 느껴지는 부분은 거의 없었다. 공중에 떠있는 적은 점프 공격으로, 실드를 전개하는 적에게는 강 공격으로, 장판 공격을 시전하는 적의 공격을 구르기로 피해야 하는 등 기본적인 액션 RPG의 전투 요소가 잘 녹아있는 것이 특징이다. 여기에 캐릭터마다 다른 타입의 스킬, 그리고 패시브 스킬의 역할을 하는 '어빌리티'까지 더하면 본편에서는 꽤나 전략적인 전투를 즐길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됐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약 1시간 분량인 데모 버전에서는 까다로운 조작이 필요한 적을 만나볼 수 없다는 점이다. 체험판의 최종 보스인 '풀메탈 허거' 역시 뒤를 잡고 평타만 연계하면 아무런 피해도 입지 않고 클리어가 가능할 정도다 보니, 전투 파트에서 재미를 느껴보고 싶었던 이들에게는 다소 부족하게 느껴질 것으로 보였다.

전투에서 아쉬웠던 부분은 필드를 탐색하는 요소에서 어느 정도 위안을 얻을 수 있다. 마을의 높은 건물 뒤나 지하실, 지도상에 별 모양으로 표시되는 스토리 진행 마커만 따라가다 보면 가지 않아도 됐을 숨겨진 지형 등 맵 곳곳에 재화와 보물상자가 배치되어 있으므로, 한정된 볼륨의 체험판에서도 탐험의 재미 또한 맛볼 수 있게 구성됐다.



▲ 스킬과 별개로 더 다양한 전투 조합을 만들어줄 '어빌리티'




이외에도 성우 보이스가 삽입된 대사를 스킵했을 때 중요한 연출이 함께 넘겨져서 연출이 어색하게 느껴지는 경우가 있다거나, 다른 필드로 이동할 때 잔 로딩이 이어지는 등 몇 가지 아쉬운 점들이 있지만, 대체적으로 성검전설3 체험판은 원작을 기억하는 이들, 그리고 클래식 RPG 장르를 즐겨 플레이하는 유저들에게 충분히 권해줄 수 있을만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체험판에서는 본작 특유의 '트라이앵글 스토리'의 매력이 제대로 드러나지 않았지만, 여섯 명 모두의 초반 플레이를 제공하기 때문에 파티 조합을 바꿔가며 체험판만 3회차를 플레이할 수 있을 정도였다.

비록 초반뿐이지만, 모든 캐릭터의 초반 서사를 보고 난 뒤에는 각각의 주인공이 가지는 매력이 더욱 각별하게 느껴진다. 각기 다른 주인공들의 서사를 따라가는 재미는 여전하니, 클래식 RPG의 왕도라고 할 수 있는 고전적인 스토리를 선호하는 유저라면 가벼운 마음으로 PC와 스팀, 닌텐도 스위치 플랫폼을 통해 성검전설3의 체험판을 플레이해보길 권하고 싶다. 체험판의 저장 데이터는 이후 제품판으로 그대로 계승될 예정이다.

다만, 체험판을 통해 원작의 추억을 다시 되새겨보고자 한다면, 가능하면 스팀판으로 체험하기를 권장한다. 적어도 과거의 아련한 추억이 맵 이동마다 6초 이상 소요되는 로딩 때문에 짜게 식어버릴 일은 없을 테니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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