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여러분, 이거 ‘애니메이션’인가요?

리뷰 | 전세윤 기자 | 댓글: 13개 |


▲ (본 이미지는 가공된 이야기로 실제 게임에는 포함되어 있지 않습니다)

좋은 의미로도 나쁜 의미로도 ‘애니메이션’ 같은 게임


마음 속까지 따듯해지는, 그런 연휴를 보내신 적이 있으십니까? 최근 코로나-19로 인해서 가족끼리 만나기도 조금은 힘들어진 순간. 가끔은 가족의 품이 그리울 때가 많습니다. 저도 먼 곳을 올라와 지금 혼자서 살고 있는데 친구들의 웃음이, 가족의 따듯한 손길이 그리울 때가 많습니다. 다시 고향으로 놀러갈 그 날을 위해 저는 오늘도 추억을 회상해봅니다.

가족들과 삼촌네 가족과 함께 놀러갔을 때, 바닷가 근처로 놀러간 적이 있었습니다. 어렸을 적까진 아니지만, 몇 년 전이었기에 기억은 잘 나지 않지만, 캠핑장에 가서 텐트를 치고 바닷가를 구경하면서 점심, 저녁 등을 먹고 텐트에서 잤던 기억이 납니다. 저는 모기 등 벌레를 싫어해서 캠핑장에서 자는 것을 그렇게 좋아하는 편은 아니었지만요.

캠핑, 누군가는 ‘군대’에서 경험했던 지옥 같은 훈련 속의 캠핑을 떠오르신 분들도 있을 것이며, 어떤 분은 가족과 함께 놀러가 부모님이 쳐주신 텐트에 들어가 놀았던 철없던 어린 시절을 떠올리시는 분들도 계실 겁니다. 아니면 지금도,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겨울 캠프를 즐기기 위해 짐을 싸 들고 출발하는 솔로 캠퍼 분도 분명 계시겠죠.




게임명: 유루캠△ 버추얼 캠프 ~모토스호 편~
장르명: 체험형 VR
출시일 : 2021. 3. 4
개발사 : 겜드롭스
서비스 : 클라우디드 레오파드 엔터테인먼트
플랫폼: PS4, NSW, PC (Steam), iOS, AOS

관련 링크: '유루캠△ 버추얼 캠프 ~모토스호 편~' 오픈크리틱 페이지

이런 캠프에 대한 기억을 서서히 되살리게 해주는, 그리고 마음 속까지 따듯하게 치유해주는 어느 만화가 있습니다. 바로 ‘유루캠△ (이하, 유루캠)’입니다. 유루캠은 ‘아f로’ 작가가 그린 만화이자, 망가타임 키라라 (정확하게는 망가타임 키라라 포워드)에서 연재한 적이 있던 작품입니다. 지금은 모회사인 호분샤에서 운영 중인 온라인 만화 연재 사이트인 ‘COMIC FUZ’로 옮겨갔죠.

2018년에 처음 애니메이션화가 되어 현재는 2기가 호평 방영 중에 있고, 드라마 또한, 시즌 2 제작이 확정되어 올해 방영될 예정입니다. 작중에 나왔던 관련 캠핑용 도구 (굿즈)들도 품절될 정도로 인기는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고 있는 중입니다. 저도 만화를 보면서 린이 갖고 있던 ‘미니 세전함’ (아닙니다.)이나 램프를 갖고 싶어질 정도였으니깐요.

그런 유루캠이 드디어 게임화...! 아니, 가상 세계로 들어왔습니다. ‘유루캠△ 버추얼 캠프 ~모토스호 편~’ (이하, 모토스호 편)은 착실하게 애니메이션의 느낌을 살려 훌륭한 재현을 해내는데 성공했습니다. 게다가 VR 게임이죠. 그러고보니 최근 VR 게임의 척도를 ‘하프라이프: 알릭스’ 등이 높여놓았죠? 그리고 체험형 VR 게임들이 좋지 않은 평을 받았던 만큼, 체험형 VR 게임을 표방하는 모토스호 편은 어떤 느낌일지 기대 반 걱정 반입니다. 그리고… 제가 느꼈던 불안은 현실로 다가온 것 같네요.



▲ 저도 재밌게 즐겨보고 있습니다, 유루캠



▲ 3월 4일 발매일은 '나데시코'와 '아오이'의 생일!



▲ 책도 읽고



▲ 모닥불도 피우고



▲ 음식도 만들고



“린쨩! 우리가 만났던 모토스 호야!”

우선 게임의 내면부터 확인해볼까요? 모토스호 편의 장소는 실제 일본의 야마나시현에 존재하고 있는 ‘모토스 호’가 기반이 되는데요. 이는 유루캠이 실제 일본의 장소를 만화책에 옮겨 담고 있기 때문이죠. 후지산 근처에 있어 후지산이 잘 보이는 명소 중 하나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유루캠 내에서도 의미가 깊은 장소인데. 이 곳이 바로 1화, ‘시마 린’과 ‘카가미하라 나데시코’가 만난 곳입니다.

이후, 애니메이션 1기 마지막에서 한 번 더 모토스 호에 나데시코가 놀러가고, 린이 우연히 그 장소로 가서 둘이 만나는 장면으로 마무리되는데요. 둘에게 있어서 시작의 장소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이번 모토스호 편도 애니메이션의 시작과 마무리를 담당하고 있는 모토스 호를 중심으로 그려집니다.

원작에서도 그려진 내용인데, 작은 솔방울이나 여러 사물들이 ‘안뇽!’, 혹은 ‘앗 뜨거!’와 같은 의성어를 낼 때가 있습니다. 나름 귀엽게 표현한 연출인데 이번 게임에서도 그 연출이 그대로 들어가 있습니다. ‘꼰니찌와!’라고 말하는 솔방울. 얼마나 귀엽습니까. 딱 태우기에도 좋은 착화제 역할도 맡고 있답니다.

아참, 지금 생각해보니 12화 마지막에 입었던 복장과 게임 내의 복장이 비슷한 것으로 보아 아무래도 애니메이션 1기의 후일담 격으로 지어진 내용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아무럼 어떻습니까. 나데시코의 못 미더운 모습에 여러모로 신경을 자꾸 써주는 린의 모습이 귀여운 걸요. 이것만 있어도 전부 용서됩니다. 암 그렇고 말고요.



▲ 실제 명소를 배경으로 한 유루캠. 이번에는 모토스 호입니다



▲ 린과의 대화가 중점인 본작



▲ 야생의 시마링을 만날 수 있는 곳 (아닙니다)



▲ 다른 주연 3인방은 아쉽게도 여기서만 출연합니다. (목소리 찬조 출연)



▲ 상호작용을 보고 즐거워하는 동료 기자분



상호작용 면은 적지만, 연출은 만족

모토스호 편은 VR 게임이라는 특이점을 제외하더라도 상호작용이 되는 부분이 많이 부족합니다. 시선을 옮겨 사물과 상호작용을 하는 것이 끝이기 때문이죠. 가끔은 선택지도 나옵니다만, 다른 대사를 보거나 시간대를 넘기는 정도로 별 의미는 없습니다. 그리고 상호작용하는 물건이나 상황의 수도 적은 편으로 몇 번 보면 자연스럽게 끝납니다.

하지만 연출 부분은 상당히 좋았습니다. 위에서 언급했던 ‘꼰니찌와!’ 솔방울도 그렇고, 귀여운 SD 얼굴이 나와 SNS 형식으로 대화하는 듯한 연출, 그리고 무려 ‘솔리드 스네이크’ 성우가 나와서 요리 가이드를 친절하게 설명해주는 것까지. 이 모든 연출이 애니메이션에서 나온 연출과 쏙 빼닮았습니다. 특히 SNS 대화에서는 다른 주연 3인방도 함께 등장합니다.

물론 좀 더 유동적이고 그림도 많았던 애니메이션에 비하면 살짝 연출이 간소화된 것 같긴 하지만 재현도는 정말 훌륭해서 어느 순간 흐뭇하게 바라보게 됩니다. 특히 ‘시마 린’의 몸짓과 표정, 그리고 성우분의 연기까지 합쳐져서 원작이나 애니메이션 속의 시마 린과 정말로 함께 있는 듯한 느낌을 받거든요. VR로 플레이 하면 그 몰입감이 배가 됩니다.

하면 할수록 확실히 팬들을 위한 게임이라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유루캠을 좋아하거나 유루캠을 재밌게 본 사람들이라면 분명 이 게임을 플레이 하는 도중에도 만족할 수 있을 것 같네요. 식사를 하거나, 뜨거운 음료를 마시며 겨울 캠핑을 즐기는 이 둘의 모습을 보면 저도 캠핑을 가고 싶어지는데요. 그럴 때마다 군대에서 경험한 끔찍한 캠핑을 떠올려주며 참습니다.

아참! 잊어먹고 설명드리지 않은 부분이 있는데요. 이 게임은 참고로 VR이 아닌 기본 조작으로도 할 수 있는 게임입니다. PS4나 스위치로 설명드리자면 단순한 컨트롤러 조작으로도 게임을 즐길 수 있는 구조인 셈이죠. 나데시코와 린의 이야기만 즐기고 싶었던 유저라면 상당히 혹할만한 정보라고 생각이 드는데요. 다만, 몰입감은 VR이 최고기 때문에 만약 VR 기기가 있다면 꼭 써서 체험해보도록 합시다!



▲ 상호작용이라고 할 만한 건 없고, 그냥 단순히 시선만 갖다 대면 됩니다



▲ 그렇지만 솔방울의 '안뇽!'이라던가



▲ '비밀 결사 블랭캣'이라던가



▲ 애니메이션의 연출을 노린듯한 부분이 정말 많습니다



▲ 시마링을 봐야해...!



근데 이 게임… 너무 짧지 않아?

요즘에는 싱글 플레이 게임의 평균 플레이 타임이 약 15시간 내외로 출시되는 것 같습니다. 그 중, 오픈월드나 샌드박스 형식의 게임이 있다면 플레이 타임은 배로 늘어나겠죠. RPG 게임들도 최근엔 텍스트 비중을 늘려 플레이 시간대가 점점 늘어나고 있는 중입니다. 그런 만큼 짧은 플레이 타임은 오히려 저평가를 받기 쉬워진 느낌이 없지 않아 있죠.

그렇지만 플레이 타임이 짧다라는 전제 하나만으로 게임의 전반적인 평가를 내리기엔 힘들어졌습니다. 모바일 게임도 그렇듯, 점점 스킵 티켓이나 자동 전투가 나오면서 플레이 타임이 짧아지고 있는데요. 아무리 봐도 공부나 업무로 인해 시간을 많이 내기 힘든 학생, 혹은 직장인을 타겟층으로 삼았기 때문이 아닌가 싶습니다. 게임을 할 시간이 출퇴근, 등하교 시간 밖에 없기에 그 시간을 활용해 게임을 잠깐동안이라도 즐기는 것이죠.

이러한 이유로 저는 ‘디 오더 1886’도 괜찮은 게임이라 생각합니다. 비록 QTE 상황이 많긴 해도 짧은 플레이 타임 내에서 매력적인 세계관과 재미를 확실하게 어필했거든요. 물론 그 당시 플레이 타임에 비해 높은 가격으로 인해 비판도 많이 받았던 게임이었던 점은 참고해야 합니다.

모토스호 편도 그런 면으로 평가를 내리자면 나쁘지 않은 게임입니다. 상호작용의 요소가 많이 없긴 해도 짧은 플레이 타임 내에서 유루캠의 팬층에 충분히 어필할 만한 연출 요소가 있거든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30분~40분’ 내로 끝나는 플레이 타임은 조금 너무한 게 아닌가 싶습니다. 플레이 타임이 짧아도 되죠. 그렇지만……. 짧아도 너무 짧습니다.

다회차로 여러 엔딩을 보는 게임도 아닙니다. 그렇다고 선택지가 다양해 시간을 길게 끌 수 있는 게임도 아닙니다. 저도 최대한 상호작용을 전부 해보고 즐긴 상태에서 끝난 시간이 40분 내외입니다. 만약 빠른 클리어를 위해서 시간대를 계속 변경하셨다면… 10분~20분 이내에도 끝날 수 있는 게임입니다. 다만 그런 경우에는 버튼 몇 번을 눌러 게임을 끝낸 경우니까 재미를 찾아볼 순 없겠죠.

놀랍게도 상호작용을 전부 마치고 1회차 (게임 클리어)를 마치면 ‘모든 트로피’를 딸 수 있는 게임입니다. 비록 플래티넘 트로피는 없습니다만, 트로피를 최단 시간에 빨리 모을 수 있는 게임이 아닐까 생각이 드네요. 획득한 트로피 중, 가장 희소한 트로피가 ‘린과 잔뜩 이야기했다!’인데……. 이 게임을 하면서 린과 대화하는 게 제일 재밌었던 것 같은데 다들 린과의 대화를 즐기지 않은 듯하군요.



▲ 꼭 3D로 제작할 필요는 없다지만... 조금 웃었습니다



▲ 플레이 타임이 40분 내외인 것은 상당히 짧다고 느껴지네요



▲ 스위치로 해도



▲ PC로 한 번 더 해도 문제 없을만한 플레이 타임



▲ 그치만 후일담 같은 린과 나데시코의 만담을 듣고 싶다면 나쁘지 않은 경험이네요



확실히 팬 전용 게임. 이외의 사람은 고민해볼 것

‘유루캠△ 버추얼 캠프 ~모토스호 편~’은 짧은 시간동안 해당 게임을 즐겼던 플레이어들에게 소박한 웃음을 줄 수 있을 만큼 완성도 자체는 좋은 편입니다. 팬이라면 분명히 “아~ 이런 장면들이 애니메이션에 있었던 것 같아!“ 하며 회상하는 순간도 있겠죠. 하지만 ‘팬이라면’ 이라는 가정을 붙여야 합니다. 만약 이 게임으로 유루캠을 입문하고 싶다면, 가급적 추천드리고 싶지 않습니다.

현재 리디북스에서 할인 없이 판매하고 있는 유루캠 전권 (1권~9권, 10권 미포함) 가격이 27,000원입니다. 그에 반해 콘솔 가격을 기준으로 모토스호 편은 ’25,700원’이 듭니다. 둘의 가격 차이가 많이 나지 않는데, 만화책은 원작이기 때문에 애니메이션 1기~2기의 내용은 물론, 그 이후의 내용도 그리고 있습니다. 분량이나 입문하기에 좋은 요소 등을 고려해도 만화책이 가성비가 좋군요.

그렇다면 ‘팬이라면 꼭 사야하는 작품인가?’에 대해서도 의문이 들 수도 있습니다. 제 대답은 “애매하다.” 정도가 되겠네요. 원작, 특히 애니메이션을 본 사람이라면 모토스호 편을 하면서 많은 느낌을 받고 좋은 경험을 했다고 생각하게 될 것입니다. 하지만 플레이 타임과 가격을 반비례 해서 생각하게 된다면 당연히 좋은 경험이 어느 정도 희석되고 의문이 들 수밖에 없겠죠.

제가 생각하는 바론 만약 이 제품을 구매하고 싶다면 ‘iOS/AOS’용으로 나온 모토스호 편을 구매하시거나, 추후 세일을 기다리시는 편을 추천합니다. 스마트폰용의 가격은 20,000원으로 여전히 비싼 느낌은 있지만 이 정도면 충분히 값을 들일만한 가격대입니다. 혹은 가격대가 낮게 책정된 게임이기에 세일을 기다려 좀 더 낮아진 가격에 구매하시는 편도 좋을 법합니다.

카가미하라 나데시코가 되어 시마 린과 함께 즐거운 캠핑 생활을 할 수 있는 모토스호 편. 사실상 4월에 발매되는 ‘산기슭 캠핑장 편’과 함께 엮어야 할 것 같은데요. 산기슭 캠핑장 편의 볼륨과 가격도 모토스호 편과 흡사할 것으로 생각됩니다. 즐거운 경험을 줄 순 있지만 너무 짧고 한정적인 체험인 게 아쉽네요. 산기슭 캠핑장 편도 비슷할 것 같지만… 귀여운 나데시코쨩을 보기 위해서라면 어쩔 수 없죠. 쓰읍.



▲ 산기슭 캠핑장 편은 나데시코를 볼 수 있겠죠? 그쵸?



▲ 이것마저 애니메이션을 쏙 빼닮을 줄이야...












▲ ......



▲ .........



▲ ............



▲ 글램핑...... 가볼까?
  • 유루캠 팬이라면 만족할 수 있을만한 퀄리티
  • 등장인물, 시마 린과의 즐거운 커뮤니케이션
  • 애니메이션을 보는 듯한 느낌을 주는 연출
  • 애니메이션 1기와 비교하며 회상하는 재미
  • 30~40분 정도의 극히 짧은 플레이 타임
  • 상호작용의 깊이가 없는 플레이 방식
  • 볼륨에 비해 높은 가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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