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모도라: 문릿 페어웰 리뷰

도트 비주얼의 친절한 메트로배니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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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력 넘치는 도트 그래픽으로 2D 사이드뷰 액션 게임 팬들의 호응을 얻었던 '모모도라' 시리즈의 최신작, '모모도라: 문릿 페어웰(Momodora: Moonlit Farewell, 이하 문릿 페어웰)'이 지난 11일 스팀을 통해 정식 발매됐습니다.

국내에서는 전체 시리즈 중 유일하게 정식 한국어가 지원되었던 전작 '모모도라: 달 아래의 진혼곡(이하 달 아래의 진혼곡)'이 꽤 알려져 있죠. 매력적인 도트 비주얼과 상반되는 어려운 난이도의 전투가 호평 받았고, 프리퀄 성격의 작품이었기에 전작 시리즈를 전혀 모르는 상태에서도 입문하기가 쉬웠구요. 도트 비주얼의 게임을 선호하는 국내 팬들에게는 '2D소울', '도트소울'이라는 애칭으로 불리며 관심을 모은 바 있습니다.

전작의 인기 덕분인지, 최신작 문릿 페어웰에 대한 게이머들의 기대도 큰 편이었습니다. 문릿 페어웰을 플레이하기에 앞서 '달 아래의 진혼곡' 2회차를 먼저 진행했고, 전작을 기억하고 있는 게이머들이 이번 신작을 어떤 매력이 있는 작품으로 느낄 것인지 차이점과 개선점 중심으로 살펴보았습니다.



게임명: 모모도라: 문릿 페어웰
장르명: 액션 어드벤처
출시일: 2024. 01. 11
리뷰판: 출시 빌드
개발사: Bombservice
서비스: PLAYISM
플랫폼: PC
플레이: PC



체감 난이도 확 줄여 상냥해진, 동시에 다소 밍밍해진 액션




문릿 페어웰을 보통 난이도로 한 차례 클리어한 후 느낀 첫 번째 감상은 '전투가 쉬워졌다'는 점입니다. 전작은 몇 대만 맞아도 게임오버가 될 정도로 빡빡한 난이도가 돋보이는 액션 중심의 게임이었지만, 이번 신작은 도트 비주얼을 선호하는 게이머 전체를 타겟으로 잡았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다소 여유로운 난이도를 보여주었습니다. 일반 전투는 물론, 보스전까지 전부 포함해서 말이죠.

이러한 느낌을 받게 되는데에는 여러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첫 번째 이유는 획득하기도 쉽고, 후반부로 갈수록 너무나 강력해지는 '카드 시스템'에 있습니다. 문릿 페어웰에서는 무기나 의상을 교체하는 대신 '카드'를 장비처럼 장착하게 되는데요. 후반부로 갈수록 사기적인 성능을 보여주는 카드가 많이 해금되는 것은 물론, 총 다섯 개의 카드를 동시에 사용할 수 있다보니 주인공 모모는 전투 난이도 상승 폭보다 더 급격하게 강해집니다. 긴장감 있는 난이도와 액션을 즐기고 싶은 이들에게는 다소 아쉽게 느껴질 수 있는 변화입니다. 후반부가 되어 이야기가 점점 고조되어도, 마지막 최종전을 앞둔 그 순간까지도 별다른 긴장감을 느낄 수 없는 무난한 전투만 계속 이어졌거든요.



▲ 후반에는 강력한 카드가 잔뜩 등장하고, 이를 다섯 장까지 사용할 수 있게 됩니다

다소 딱딱하게 느껴지는 조작감은 아쉬움을 키웁니다. 전작에서 별도의 버튼으로 분리되어 있던 활 공격은 '위+공격'으로 대체됐고, 공략의 다양성을 만들어주었던 앉기 조작, 점프 대쉬 조작은 삭제됐습니다. 이외에도 전작 '달 아래의 진혼곡'이 화면 전체를 꽉 채우는 빠른 템포의 액션으로 긴장감을 더해줬다면, 문릿 페어웰은 해상도도 높아지고 시점 자체도 멀어져 플레이어블 캐릭터는 물론, 잡몹들과 보스 캐릭터의 움직임까지 전반적으로 느리게 느껴집니다.

느릿느릿한 움직임과 너무 강력한 카드까지 더해졌기 때문일까요. 보스들의 기믹도 전체적으로 단순하게 느껴졌습니다. 몇 번의 재도전을 반복하며 적의 기믹을 천천히 숙지해가는 과정을 즐길 수 있었던 전작과 달리, 문릿 페어웰에 등장하는 보스들의 기믹은 대부분 무지성 연타로 쉽게 클리어할 수 있는 구성이었습니다.



▲ 정정당당하게 싸웠다면 더 박진감 넘쳤을 보스전이지만… 활이 있으니 위험을 감수하지 않아도 됩니다

사실 이러한 변화들이 더 크게 체감될 수 밖에 없었던 이유는 노대미지 클리어 후에 얻을 수 있었던 특전 시스템이 사라졌기 때문이 아닐까 싶습니다. 전작에서는 보스에게 아무런 대미지를 입지 않고 클리어하면 강력한 특전을 얻을 수 있는 시스템이 존재했고, 이때의 보상을 전부 얻으려면 완전 공략을 위해 몇 번이고 반복해서 보스전을 플레이해야만 했습니다. 다소 어렵게 느껴지는 구간도 있었지만, 이러한 과정을 통해 보스전의 모든 기믹을 제대로 만끽할 수 있었죠.

하지만 이번 신작에서는 노 대미지 클리어가 도전과제 하나로 단순화됐고, 결국 '한 대도 맞지 않고 클리어해야 하는 이유'도 사라져버렸습니다. 반복해서 플레이해야할 이유가 없으니 전투는 더욱 더 단조롭게 느껴지고, 1회차 이후에 난이도를 높여 2회차를 반복하는 것에 저항감이 생깁니다. 물론 게임이 너무 쉽다고 느끼는 이들을 위해 더 어려운 난이도의 '하드코어' 모드가 존재하기는 하지만, 이는 도전과제 100% 달성을 노리는 트로피 헌터들 외에 대부분의 플레이어를 2회차로 이끌만한 충분한 동기는 되어주지 못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 '노 대미지 클리어'의 긴장감은 없어졌지만, 전체적으로 만족스러운 보스전이 많았습니다



"도트 그래픽을 사랑하는 모두가 즐길 수 있는 메트로배니아"




앞에서 게임을 플레이하며 느꼈던 아쉬운 점들을 하나하나 토해내듯 나열했지만, 사실 문릿 페어웰의 전체적인 인상은 긍정적인 편에 더 가까웠습니다. 전작의 전투와 액션을 너무 재미있게 즐겼기에 기대치가 높아졌던 것뿐이지, 문릿 페어웰의 일반 난이도 1회차를 플레이한 약 9시간 남짓의 경험 전체는 쾌적함으로 가득했습니다. 도트 그래픽은 아름답고 애니메이션도 부드럽고 깔끔해 보는 맛이 있었으며, 여러 불편 사항이 많이 남아있던 전작과 정말 같은 시리즈가 맞나 싶어질 정도로 모든 면에서 확실히 개선된 편의성까지 갖추고 있습니다.

첫 번째 개선점은 자동 저장 기능의 도입입니다. 전작에서는 성소에서 제대로 종을 울리거나 기도를 하지 않으면 사망 시 진행 상황이 초기화되어 도전과제나 지도 개방, 콜렉션 아이템 수집을 저장 포인트부터 다시 반복해야만 했는데요. 신작에서는 진척도가 자동으로 저장되니 번거로운 반복 플레이로 허비되는 시간이 크게 줄었습니다. 그만큼 스토리와 게임에 온전히 몰입할 수 있고, 플레이 타임 전체가 무의미한 부분 없이 실속으로 꽉 차게 됐습니다.



▲ 종을 때려 저장하는 방식은 건재. 물론 자동 저장이 제공되므로 체력 회복용으로 쓰입니다
빠른 이동 기능은 종 옆에 앉아있는 고양이 '밋치'와의 대화로 대체됐습니다

두 번째는 난이도, 모드 세분화입니다. 문릿 페어웰에서는 언제든 변경할 수 있는 두 개의 난이도, 그리고 게임 전체의 인상을 바꿔주는 세 개의 게임 모드를 제공하므로 자신의 취향에 맞게 난이도를 조절하여 게임을 즐길 수 있습니다. '쉬움'에 해당하는 라이트 난이도를 선택하면 받는 피해가 큰 폭으로 줄어들기 때문에 게임오버의 우려가 없고, 느긋한 마음으로 게임의 도트 비주얼과 스토리를 만끽할 수 있는 식이죠.

앞서 자동 저장 기능을 소개했는데요. 만약 정통 메트로배니아 스타일처럼 수동 세이브가 강요되는 쫄깃한 플레이가 좋다면, 게임을 시작할 때 '하드코어' 모드를 선택해서 플레이하면 됩니다. 물론 적들의 공격력도 크게 상승하는 등 전체적인 난이도도 올라가게 되죠. 쉽거나 어려운 게임을 기대하는 이들 모두에게 마땅한 선택지를 제공하므로 게임의 타겟층도 '도트 그래픽을 좋아하는 게이머 모두'로 훨씬 다양해졌다고 볼 수 있습니다.



▲ 게임의 난이도는 라이트와 일반, 여기서 한번 더 '일반, 어레인지, 하드코어' 모드로 세분화됐습니다

세 번째는 직관적인 맵 탐색입니다. 전작도 메트로배니아 게임이 응당 그렇듯 맵 전체에 다양한 보물과 아이템 등 숨겨진 수집 요소가 존재했는데요. 이를 전부 찾아 수집하려면 수상해보이는 벽이 보일 때마다 하나하나 몸을 비벼보는 노력이 요구됐습니다. 사실 '100% 탐색' 도전과제 달성을 노리는 것이 아니라면 번거롭게만 느껴지는 일이었죠.

하지만 문릿 페어웰에서는 맵에 숨겨져 있는 요소가 있다면 미니맵에 무조건 '?' 표시가 남아있고, 해당 맵만 조금 더 둘러보면 어떻게든 모든 요소를 전부 찾아낼 수 있게 했습니다. 전작의 '상아 벌레'에 해당하는 요소로는 루멘 요정이 등장하고, 루멘 요정이 있는 맵에는 항상 벌레들이 함께 등장하여 대략적인 위치를 소리로 안내해주기 때문에 놓치고 지나갈 걱정도 없죠.

메트로배니아 장르의 액션 게임에서 1회차에 모든 수집 요소를 전부 수집할 정도로 맵 전체를 알차게 돌아볼 수 있는 것은 꽤 고무적인 일입니다. 어찌보면 2회차에 대한 의지를 꺾어버리는 요소로 작용할 수 있지만, 대부분의 게이머들이 어떻게든 1회차로 게임 플레이를 마무리하려고 하는 편이므로 이는 게임의 재미를 더해주는 효율적인 편의 요소가 됐다고 봅니다.



▲ 탐색 목표가 특정되니 불필요하게 헤맬 필요도 없고, 자연스레 100% 달성을 위해 맵 전체를 탐험하게 됩니다



▲ 별도의 공략 없이도 대부분의 수집 요소를 1회차에 전부 발견할 수 있습니다

이외에도 자잘한 개선점들이 정말 많습니다. 빠른 이동을 할 때 전체 맵을 함께 표시해서 어떤 위치로 이동하게 되는지 직관적으로 확인할 수 있게끔 했고, 메뉴 화면에 지금까지 수집한 아이템의 개수와 종류가 깔끔하게 정리되기 때문에 아직 수집하지 못한 아이템이나 도전과제를 한눈에 확인할 수 있었으며, 엔딩 후에는 얼마든지 아직 탐험하지 못한 맵을 둘러보고, 아이템을 수집하며 후일담을 즐길 수 있게 구성했죠. 굳이 2회차를 강제하지 않으면서도 모두가 게임의 모든 요소를 꼼꼼이 즐길 수 있도록 배려한 것이 쉽게 눈에 들어왔습니다. 전투에서 살짝 아쉬움이 남았지만, 결국 '즐거웠다'는 감상을 남길 수 있는 구성이었죠.









모모도라 시리즈 최신작 문릿 페어웰은 따로 넘버링을 달고 있지는 않지만, '모모도라4'라고 부를 수 있는 타이틀입니다. 지난 2014년에 발매된 '모모도라3'로부터 약 5년 뒤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고, 플레이어는 원작 시리즈의 주인공인 '모모'를 조작하게 되기 때문입니다. 주인공을 포함한 대부분의 NPC가 전작에 이미 소개됐던 이들이고, 원작에서 풀리지 않았던 떡밥에 대한 소개가 등장하기도 하죠. 세계관 속에 등장하는 역사 속 인물인 '카호'를 조작했던 프리퀄 '달 아래의 진혼곡'만 경험한 이들, 또는 원작 시리즈를 전혀 모르는 이들에게는 다소 몰입하기 어려운 구성이 될 수 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게임의 스토리 자체가 그렇게 어려운 것은 아닙니다. 모종의 사건으로 인해 세계가 위험에 처했고, 주인공이 세계를 지키기 위해 모험을 떠난다는 아주 전형적인 구성이거든요. 개발자인 봄서비스의 rdein 역시 '모모도라는 줄곧 액션 중심의 시리즈였고, 최소한의 스토리를 보여주는 것에 집중했으니 스토리 따라가기가 어려울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된다'라는 당부의 메시지를 전하기도 했습니다.

'모모도라: 문릿 페어웰'은 도트 그래픽과 메트로배니아 스타일의 사이드뷰 플랫포머 게임을 좋아하는 이들 모두에게 편하게 권할 수 있는 액션 게임이라고 정리할 수 있겠습니다. 가격 대비 1회차 플레이 타임도 준수한 편이고, 엔딩 후에 해금되는 보스 레이드 콘텐츠나 '어레인지' 모드까지 더하면 볼륨은 더 풍성해집니다. 출시 빌드에 있던 '산토끼' 카드의 번역 오류도 빠르게 수정됐고 전체적으로 높은 완성도의 한국어화까지 지원하는 타이틀이니, 마음 편하게 즐길 수 있는 도트 그래픽 게임, 메트로배니아 스타일 액션 게임을 찾고 있다면 고려해보시길 바랍니다.



  • 아름다운 도트 비주얼
  • 누구나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난이도 구성
  • 전작 대비 크게 개선된 여러 편의성 요소들
  • 노히트 보상 삭제 및 단조로운 전투
  • 다소 느리고 답답한 조작감
  • 시리즈 팬이 아니면 몰입하기 어려운 스토리

리뷰 플랫폼: PC (출시 빌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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