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다이버스2 리뷰

재미 원툴로 승부하는 민주주의 파시스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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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3월, PS4 독점으로 한 게임이 출시되었습니다. 재미 하나는 끝내준다는 평을 받았던 '매지카'의 개발사인 애로우헤드 스튜디오의 신작, '헬다이버스'가 그 주인공이었습니다. 반쯤은 군국주의에 가까운 통제민주주의 속 특공대가 대중의 총폭탄을 배달하며 우주 곳곳에 민주주의를 설파한다는 정신나간 컨셉의 이 탑뷰 런앤건 게임은 출시 직후, 생각 이상으로 좋은 반응을 얻었습니다.

2015년 기준으로도 다소 낡은 느낌의 장르지만, '매지카'를 개발해오며 쌓인 탑뷰 액션 장르에 대한 개발사의 노하우와 독특한 컨셉의 만남은 꽤 성공적인 커플링이라 할 수 있었죠. 코나미 커맨드로 이뤄진 지원 체계인 '스트라타젬' 시스템, 그리고 온갖 이유로 갈려나가는 헬다이버스 특공대와 갈려나간 만큼 즉각적으로 보충되는 증원 체계 등, '헬다이버스'의 재미는 진짜였습니다. 오죽하면, SCE(현SIE)가 최초로 PC 유통까지 했을까요.


그리고 9년이 지난 지금, '헬다이버스'의 정식 후속작인 '헬다이버스2'가 출시되었습니다. 전편 이후 100년이 지난 시점, 순조롭게 우주를 정복해버린 슈퍼 지구의 발밑에서 온갖 반란이 일어났고, 몇몇 행성을 빼앗아간 반란 분자들로부터 우주를 재탈환하기 위해 해체했던 헬다이버스가 다시 소집되었다는게 대략적인 컨셉입니다.

게임의 테마가 동일한 만큼, 구조 자체는 전작과 거의 유사합니다. 하지만, '헬다이버스2'는 아주 큰 부분에서 변했습니다. 다른 게임 시리즈라면 수차례 넘버링 작품을 내면서 겨우 진행했을 변화를, 헬다이버스2는 단 한 번에 보여줍니다. 하지만, 변했다고 무조건 좋아지는게 아니라는 건 여러분들도 잘 알 겁니다. 지금부터, '헬다이버스2'의 변화가 성공적이었는지 살펴보도록 하죠.







게임명: 헬다이버스2
장르명: 3인칭 슈터
출시일: 2023.2.8
리뷰판: 출시 빌드
개발사: 애로우헤드 스튜디오
서비스: SIE
플랫폼: PC, PS
플레이: PC


이게 헬다이버스라고?

전작을 플레이하신 분들이라면, 플레이 화면만 봐도 느낌이 오셨을 겁니다. 첫 느낌은 '이게 헬다이버스?'고, 다음 감상은 '헬다이버스 맞네'죠. 제가 본 그 어떤 후속작보다도 과감한 변화입니다. '헬다이버스2'는, 탑뷰 방식의 모범과도 같았던 전작의 가장 큰 특징을 과감히 버리고, 현시대에 맞는 '백뷰'로 게임을 구현했습니다. GTA가 2편에서 3편으로 넘어갈때의 변화와 같으며, 파이널 판타지 시리즈가 5편에서 6편을 지나 7편으로 이어지며 만들어낸 변화와 같습니다.

당연히, 게임 플레이도 많은 부분에서 달라졌습니다. 탑뷰에서 백뷰로 시점이 바뀌었다는 건 단순히 카메라의 배치가 달라졌다는 이야기가 아닙니다. 기존에 없었던 Z축이 생기면서 플레이어가 보는 세계가 달라졌고, 보이는 영역이 달라졌습니다. 이전과 비슷한 게임 경험을 주기 위해서는 굉장히 많은 것들이 함께 달라져야 한다는 뜻입니다.



▲ 시야 한계가 없으니 이런 거도 된다

하지만, 동시에 게임의 핵심 가치가 변해서는 안 됩니다. 이는 후속작에 대한 전작 팬들의 기대가 걸려 있는 부분이니까요. 전작인 '헬다이버스'라는 게임의 재미를 한 문장으로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극도로 적대적인 환경과 온갖 사고 속에서도 악착같이 싸우며 승리하는 과정'

바로 이 문장이, 다른 게임과 차별화되는 헬다이버스 시리즈의 매력이자, 동시에 핵심입니다. 탑뷰 시점의 슈터라는 점이나, 코나미 커맨드로 활성화하는 스트라타젬 등은 매력넘치는 점이지만, 이 요소들이 게임을 대표하진 못합니다. 결국 헬다이버스라는 게임은 파도치듯 쏟아지는 적들의 틈바구니에서 온갖 오폭과 충돌 사고, 아군 오사를 무릅쓰고 끝없는 증원으로 승리해나가는 과정을 담은 게임입니다. 이 재미만 그대로 살려낼 수 있다면, 카메라의 위치는 크게 중요하지 않죠.



▲ 포드 조종이 되니까 이런 짓도 된다

'헬다이버스2'또한, 이 전작의 핵심 재미를 그대로 유지하고 있습니다. 카메라 시점이 바뀌면서 여러 시스템도 변하긴 했습니다. Z축의 도입과 훨씬 쉬워진 슈팅 감각 덕에 아군 오사 확률이 크게 줄어든 대신 증원 횟수 제한이 생겼고, 화력 지원 스트라타젬을 잘못 던질 확률이 낮아진 만큼 착탄지의 무작위성과 폭발 범위의 증가로 오폭 확률을 높혔습니다.

적들이 게이머의 시선 위로 점프하기도 하고, 저지대로 바라보고 요청한 폭격이 언덕에 걸려 아군이 증발하기도 하며, 유탄이 공중으로 튀면서 엄한 동료를 박살내기도 합니다. 이전과는 사뭇 양상이 달라졌지만, 여전히 헬다이버스의 세계는 사고가 가득합니다.



▲ 인화성 뭐요...?


헬다이버스 맞네

이뿐만 아닙니다. 앞서 헬다이버스2는 헬다이버스의 핵심 재미를 유지하면서 백뷰 TPS형태로 성공적인 전환을 마친 작품이라 말했지만, 이 게임을 정의하는 요소는 이것 뿐만이 아닙니다. 헬다이버스 시리즈의 가장 큰 특징 중 하나인 정신나간 컨셉이 그대로 살아있다는 것 또한, 충분히 게임의 장점으로 분류할 수 있는 특징이죠.

서문에서 간단히 설명하긴 했지만, 헬다이버스의 세계는 대단히 독특합니다. '슈퍼 지구'라는 이름으로 분류되는 인류 세력은 우주의 깡패이며, 이미 100년 전에 우주를 평정했습니다. 도처에 깔려 있던 '버그'들은 헬다이버스들의 총폭탄 공세를 못 이기고 민주주의의 가축이 되었고, 인류의 눈을 피해 숨어지내던 사이보그들은 탄압의 끝에 망했습니다. 수십 만 년의 문명을 자랑하는 선도 외계인 '일루미닛'은 그래도 꽤 버텼으나, 결국 대량살상무기를 핑계로 선제공격한 인류의 힘을 못 이기고 기술 셔틀이 되어버렸죠.



▲ 죽자고 도망치다 보면 우리가 강자 맞나 싶긴 하지만

그리고 100년이 지나, 가축에서 탈출한 일부 버그와 사이보그를 넘어 아예 기계 자체가 되어버린 오토마톤이 다시 봉기해 슈퍼 지구의 보안을 위협하면서 해체되었던 헬다이버스가 100년 만에 다시 소집되기에 이릅니다. 100년 간 전쟁이 없었던 만큼 장비도 그대로, 기술 수준도 그대로입니다. 그러나 일개 보병한테도 항공지원과 포격지원 요청 권한을 주는 말도 안 되는 생산력은 그대로인지라, 전투 양상은 100년 전과 크게 다르지 않게 흘러가죠.

'헬다이버스2'는 이 100년이란 가상의 시간적 간극, 그리고 게임의 전체적 컨셉을 그대로 담아내고 있습니다. 전작부터 이어지는 전통의 명대사 "Say hello to democracy(민주주의에게 인사해라!)"와 "How about a nice cup of LIBER-TEA?(자유차 한 잔 할래?)"도 여전하고, 우주 지도에서 보여주는 행성의 점유율과 실시간으로 변동되는 헬다이버스 투입 수와 사망자 수도 그대로입니다. 전작을 플레이했던 유저들이라면, 게임 곳곳에 전작의 향취가 묻어 있음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죠.

게임 내 장비 해금 시스템은 총 4개의 재화로 이뤄져 있습니다. 장비 해금에 쓰이는 훈장, 스트라타젬 해금에 쓰이는 크레딧, 그리고 함선 업그레이드에 쓰이는 샘플과 한정 장비를 살 때 쓰이는 유료 재화인 슈퍼 크레딧이죠. 이중 슈퍼 크레딧은 굳이 사지 않아도 게임 내에서 충분한 수량을 얻을 수 있기 때문에 유료 재화 구매가 강제되진 않습니다. 특색있긴 하지만 특별히 좋은 장비도 아니고요.



▲ 훈장은 무기와 방어구 해금, 샘플은 함선 업그레이드, 크레딧은 스트라타젬 해금에 쓰이는 방식

다만, 게임의 무대는 조금 변했습니다. 이미 100년 전에 한 번 평정했던 우주인 만큼, 헬다이버스가 방문하는 모든 전장엔 인류의 흔적이 남아 있습니다. 그리고 이 흔적들은 게임 내에 그대로 남아 각종 부가 콘텐츠가 됩니다.

가령 이런 식입니다. 최초 헬다이버스가 투입되는 시점에, 지도에서는 주 임무 지역과 적 출현 지역만 대략적으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전장 어딘가 존재하는 레이더 기지를 수복하면 전체 맵 구조가 보이죠. 마찬가지로 야포 포대를 복구하고 포탄을 장전해 두면 연막탄부터 소형 핵탄두까지 발사할 수 있는 별도의 스트라타젬이 생깁니다. 버려진 거주지나 추락한 수송선 등에는 샘플과 탄약 등이 널려 있으며, 맵 곳곳에 거주자들이 은닉해둔 아이템들과 전투 장비들이 숨겨져 있죠. 이전 전쟁에서 쓰다 불발된 지옥 폭탄들이 유폭되어 팀 전체가 날아가는 경우도 있습니다.



▲ 임무 지역에 따라 낮/밤이 갈리고



▲ 이에 따라 외부 광경도 변하는 등 의외로 디테일이 좋은 편

이렇듯, 부가 임무를 해결하면서 변하는 전장은 비단 인류의 흔적에만 적용되는 것이 아닙니다. 방해 전파나 대공포 등으로 일부 스트라타젬이 제한되었다가 이를 파괴하면 정상적으로 돌아오기도 하고, 시야를 가리는 짙은 안개가 근처의 포자 스퓨어를 파괴하면 걷히기도 합니다. 당연히 쾌적한 플레이와 더 나은 보상을 위해서는 부가 임무를 다 해결하는것이 좋죠. 하지만, 이게 그렇게 쉬운 일이 아닙니다.

'헬다이버스2'의 게임 속 전장은 각각 차이는 있으나 생각 이상으로 큽니다. 전장을 돌아다니며 적 전초기지를 파괴하고, 부가 임무를 해결하다 보면 피치 못하게 적 증원군과 전투를 치르게 되므로 진행이 늘어집니다. 길게는 한 지역에서 5분 가까이 싸울 때도 있고, 주 임무를 건들지도 못한 채 미션 시간의 절반이 날아갈 때도 있습니다.

헬다이버스2의 판당 시간 제한은 큰 미션 기준으로 40분이지만, 이 40분이 부족한 경우가 적지 않죠. 부가 목표와 전초기지 처리에 매달리다 미처 못 끝낸 채 허겁지겁 미션지를 향해 달리고 가까스로 탈출하는 경우도 왕왕 일어납니다. 그리고 이 모든 과정은, 앞서 언급한 헬다이버스의 핵심인 '악착같은 승리'가 되어 게이머의 카타르시스로 돌아옵니다.



▲ 잘못 걸리면 끝도 없이 싸우게 된다

이쯤 되면 게임이 너무 어려운 것 아닐까 싶지만, 딱히 그렇지는 않습니다. 게임을 플레이하면서 경험이 쌓이고 지식이 늘수록, 그리고 더 좋은 장비를 갖출수록 클리어 타임은 점차 줄어듭니다. 팀워크가 중요한 만큼 랜덤 매칭으로 진행되는 게임은 여전히 난장판이지만, 팀워크를 맞춘 팀원들과 함께라면 고난이도 임무도 손쉽게 해결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 또한 굉장히 즐겁습니다. 마치 능숙한 특수부대의 일원이 된 것 처럼, 손발을 맞추며 적을 분쇄하고 깔끔히 탈출할 때의 감상은 난장판이 된 게임 속에서 웃다가 가까스로 탈출선을 탈 때만큼 즐겁습니다.

게임이 망해 엉망진창이 되어도 그 나름의 재미가 있고, 식은 죽 먹듯 후루룩 클리어해도 성격은 다를지언정 나름의 재미가 있다는 뜻이죠.


모든 게임에는 불쾌한 경험이 있다

그러나, 헬다이버스2도 완벽한 게임은 아닙니다. 아무리 대단한 게임도 단점은 존재합니다. 단순히 거슬리는 수준이라면 다행이지만, 게임을 파괴할 정도로 위험하다면 큰 문제가 되곤 합니다. 게임 내적으로, 헬다이버스2의 단점은 세 가지입니다. 명확하지 못한 조작감과 온갖 버그, 그리고 굉장히 편향된 장비 밸런스죠.

조작감은 전투 중에는 딱히 불거지지 않지만, 바닥에 놓인 장비를 줍거나 할 땐 굉장히 거슬립니다. 분명 습득 키를 눌렀음에도 제대로 주워지지 않아 두 세번씩 주워야 할 때도 있고, 아이템이 떨어지는 과정에서 지형에 묻혀 습득이 안 되는 글리치도 있습니다. 무기나 장비쯤은 다시 부르면 되니 조금 불편한 수준이지만, 가끔은 30분 내내 모은 샘플이 지형에 묻혀버려 못 줍는 경우가 있습니다. 겪어 보시면 아시겠지만 굉장히 짜증납니다.

각종 버그는 꽤 흔하게 보입니다. 주로 지형에 낀다거나, 함선 내에서 갇혀 게임을 다시 켜야 한다거나 하는 사소한 버그도 있고, 탈출선이 착륙을 안 하거나 이미 주운 아이템이 그대로 보이는 등 굉장히 신경쓰이는 버그도 있죠. 어쨌거나, 버그가 적은 게임은 아닙니다.



▲ 뭐야... 내보내 줘요

장비 밸런스 또한 그냥 넘어가긴 어려운 문제입니다. 현재 헬다이버스2에서 사용되는 주장비는 '브레이커' 샷건이 80% 이상입니다. 다른 대부분의 무기들이 나사가 빠져 있는 모습을 보여주지만 브레이커 샷건은 산탄총 주제에 원거리 전투까지 소화 가능한 육각형 장비인데다 해금 시점도 별로 늦지 않아 모두가 브레이커를 들고 다닙니다. 무기의 연사 속도나 조준경 등은 조절할 수 있지만, 전작처럼 무기에 총검을 달아주는 등의 업그레이드는 불가능하기에 근접전을 소화하기 어려운 장비들은 대부분 버림받는 추세죠.

스트라타젬 또한 꽤 편향되어 있습니다. 화력은 강하지만 탄착 통제가 불가능한 대구경 궤도 포격은 장비만 해도 팀원들이 줄줄히 퇴장하며, 적만큼 아군도 잘 죽이는 박격포 센트리나 아크 방사기는 아군의 충분한 이해 없이는 사용하기 까다롭습니다. 중갑 적들이 등장하는 난이도부터는 중갑 대처가 안 되는 장비들의 효용이 크게 떨어지기 때문에 몇몇 장비 외 대부분의 장비들이 그냥 장식으로 남게 됩니다. 헬다이버스 시리즈가 아무리 사고에 관대하고, 처절한 싸움이 주가 되는 게임이라지만, 일부러 사고를 내고 불편함을 추구하는 게임은 아닙니다. 당연히 장비 밸런스는 문제가 될 수밖에 없죠.



▲ 솔직히 얘가 너무 세다기보단 다른 무기가 너무 하찮다

그런가 하면, 불안한 매치메이킹이나 튕김 현상 등 게임 외적 문제들도 분명 존재합니다. 어떻게 도입되었는지 의문인 '엔프로텍트'와 수십 번을 시도해야 겨우 한 번 성공하는 퀵매치 매치메이킹, 꼭 중요한 시점에 발생하는 크래시 등은 지금 이 순간에도 수많은 게이머들에게 스트레스를 주고 있죠. 설 연휴 전에 같이 웃으며 게임을 즐기던 지인이 연휴가 끝나고 다시 게임을 하려 하자 "난 너무 튕겨서 못하겠다"며 게임을 접어버리는 사례도 있었습니다.

여기에 한 가지 더 불안한 점은, 개발사인 '애로우헤드 스튜디오'가 스웨덴에 위치한 개발사라는 점입니다. 핀란드, 덴마크, 스웨덴 등 북유럽에 위치한 게임 개발사들은 게임의 재미를 캐치하는데 매우 탁월합니다. 기술력도 무척 좋아 그래픽 최적화에 굉장히 뛰어나며, 독보적인 게임성을 갖춘 작품들을 내놓죠. 아발란체, 엠바크, 오버킬, 팻샤크, 모장에 이르기까지 다 북유럽에 위치한 게임 개발사입니다.

문제는, 대단한 게임을 만들어내는 이 개발사들이 대부분 워라밸을 중시하는 북유럽 풍조에 어울리게 굉장히 느린 업데이트와 피드백 대응을 보여준다는 겁니다. 전부는 아니지만, 유독 사후 관리에서 북유럽 소재의 개발사들은 악명이 높습니다. 지금 당장 드러나지 않은 문제가 언젠가 드러난다 해도, 해결되기까지 얼마나 시간이 걸릴지 알 수 없다는 뜻입니다.



▲ 레일건 안 챙겨서 슬프니 불이라도 붙이자...


재미 원툴이어도 상관없다. 그거면 되니까

리뷰를 정리하면, '헬다이버스2'는 탑뷰에서 백뷰로의 전환이라는, 굉장히 모험적인 시도에도 불구하고 전작의 게임성과 핵심 재미를 잘 녹여낸 후속작입니다. 당연히 전작이 보여준 게임적 재미를 그대로 지니고 있으며, 현 시점에 맞게 더 발전된 모습을 보여주기도 하죠.

후속작이나 연작에서 핵심 재미를 그대로 유지하는 건 당연하지만 동시에 굉장히 어려운 일이기도 합니다. 더 나은 무언가를 만들어내기 위한 시도가 기존 요소와 불협화음을 만들어내며 오히려 전만 못한 결과물이 튀어나올 수도 있고, 급격한 변화 시도 끝에 핵심 기조가 무너지기도 하니까요. 그런 의미에서, '헬다이버스2'는 매우 훌륭한 후속작이라 할 수 있습니다.



▲ 팀 킬 당해도 별로 화 안 나고 해도 딱히 미안하지 않은 거 보면 헬다이버스 맞다

다만, 이 재미의 유통기한을 늘리기 위해서는 지속적인 유지 보수와 사후 관리가 필요합니다. 콘텐츠의 수평적인 성장은 물론 버그와 크래시를 잡기 위한 꾸준한 노력도 함께 이뤄져야 합니다. 지역 차별을 의도하고 말하는 건 아니지만, 북유럽 소재의 개발사들이 그간 사후 관리에서 미진한 모습을 여러번 보여주었다는 것 때문에 걱정되는 부분이죠.

하지만, 앞서 언급한 '핵심 재미'가 그대로 유지되었다는 점 덕분에, 이 게임의 재미는 진짜입니다. 민주주의를 내세운 파시스트들을 주인공으로 삼고, 프로파간다를 인트로에 심어둔 블랙코미디적 컨셉부터, 난장판 그 자체인 게임 진행, 나아가 승리와 탈출 시의 카타르시스까지. 흔히 단점도 존재하나 너무나 재미있는 게임을 할 때 우리는 "욕하면서도 한다"라고 표현하곤 합니다. '헬다이버스2'가 바로 그런 게임에 해당되죠. 최근 출시되는 게임의 절반 정도인 비교적 저렴한 가격도 나름의 매력입니다.

필요한 건 말이 통하는 친한 친구 셋 입니다. 친구들만 있다면, 헬다이버스2는 확실한 재미를 보장합니다. 물론, '친한' 친구입니다. 이 게임에서 숱하게 벌어질 프래깅과 아군 오사를 웃어 넘길 수 있을 정도의 친함 말이죠.



  • 탑뷰에서 TPS로의 완벽한 전환
  • 컨셉부터 플레이까지 탁월한 재미
  • 훌륭한 비주얼과 건플레이 감각
  • 불안한 서버와 잦은 튕김 현상
  • 게임 경험을 해치는 각종 버그
  • 편중된 장비, 무기 밸런스

리뷰 플랫폼: PC (출시 빌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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