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맥린이가 써본 M2 맥북 에어 15인치, 게임도 되네?

리뷰 | 이형민, 박희수 기자 | 댓글: 8개 |



하드웨어 제품을 구매할 때마다 고통스럽습니다. 내면 어딘가의 스노비즘 그리고 국밥논리가 충돌하는 지점에서 구매 의지가 분열되거든요. 갈팡질팡 갈지자(之) 급 결정 장애는 곧 고민으로 진화하고, 제3자의 조언이나 설득을 통해 해소하곤 합니다. 그나마 주변에 IT 기자들이 여럿 있어 정말 다행입니다.

작년 이맘때쯤엔 맥북과 윈트북 둘을 두고 고민을 한 적이 있습니다. 새빨간 사과보다 더 고혹적으로 보이는 검정색 사과 마크 앞에 고민은 그리 길게 가지 않았습니다. 어디까지나 농담이고, 배터리 효율과 경량 두 가지를 염두에 두다 보니 M1 맥북 에어로 귀결되더랍니다.

그렇게 맥에 입문한지 1년, 어엿한 '맥린이'의 입장에서 M1 맥북 에어 13인치는 여전히 대만족입니다. 노트북을 덮어 절전모드로 몇 일을 둬도 방전되지 않는 배터리 관리 성능, 덕분에 잦은 외부 출장 업무에도 충전기를 들고 다니지 않아도 되고요. 게다가 삼성 스마트폰과 충전 포트가 맞아(단, 전력이 낮아 비추천) 유사시 폰충전도 가능하니 일석이조가 따로 없습니다. 제품 자체 무게만으로도 1kg 초반이어서 가볍고, 스타벅스 창가를 향해 움직이는 제 발걸음도 가볍고요.

맥북을 써본 지 어느덧 1년. "나도 이제 맥 유저"라며 괜스레 어깨에 힘이 들어갈 때쯤, M2의 성능이나 신기술은 어떨지 슬슬 궁금해집니다. 슬슬 맥린이 딱지를 벗고 맥소년이 될 때 되긴 했잖아요? 궁금증을 해결하기 위해 요청한 M2 맥북 에어 15인치, 씹고 뜯어보며 게임까지 돌려보도록 하겠습니다.






▲ M1 맥북 에어 13인치 보다 얇은 M2 맥북 에어 15인치

지난 2022년 여름 새로운 디자인으로 돌아온 M2 맥북 에어 15인치. 제가 사용 중인 M1 맥북 에어 13인치와 비교해 보자면 화면은 38.9cm로 더 커졌지만 두께는 11.5mm로 더욱 얇아진 모습입니다. 15인치 노트북 중에서 가장 얇은 두께라니 이 부분에 대해서는 이견이 없을 것 같네요.

화면에 대해 더 알아보겠습니다. 38.9cm Liquid Retina가 적용된 화면은 2880x1864(WQXGA+) 해상도와 1B(10억)개의 색상을 지원해 이미지나 영상 영역에서 더 또렷하고, 생생하게 표현이 가능하죠. 또, 밝기는 500nit로 전작 대비 약 25% 성능 향상이 있었습니다. 동급 노트북의 밝기는 보통 250nit, 높으면 350nit인데 반해 M2 맥북 에어 15인치의 500nit 밝기는 노트북 시장에서도 굉장히 높은 축에 속합니다.

애플 실리콘의 특장점인 우수한 성능과 배터리 관리 효율은 M2에서도 이어집니다. M2 칩은 8코어 CPU, 10코어 GPU, 16코어 Neural Engine, 100GB/s의 메모리 대역폭을 포함하는 고속 통합 메모리, 고성능 미디어 엔진으로 구성되어 웹 브라우징은 물론 간단한 문서 작업 및 동영상 편집과 같은 다소 무거운 작업도 문제가 없죠.







높은 배터리 사용 시간 덕분에, 전원 어댑터 없이 오랜 시간 노트북을 사용할 수 있습니다. 자리를 이리저리 옮겨가며, 간헐적으로 노트북을 사용하는 제 기준에서는 경량을 가장 우선시하거든요. 100% 전원 충전 기준으로, M2 맥북 에어 15인치는 최대 15시간의 무선 웹 브라우징과 최대 18시간의 동영상 재생이 가능합니다.

평소 무선 이어폰을 사용하며, 노트북 스피커를 딱히 사용할 일이 없어 개인적으로 어필 포인트가 되질 못하는데 이건 짚고 넘어가야 할 것 같습니다. M2 맥북 에어 15인치는 6 스피커 사운드 시스템(두 개의 트위터와 두 쌍의 포스 캔슬링 우퍼)을 채용하며, 사운드 출력에 공간감을 더했습니다. 공공장소가 아닌 개인 장소에서 사용한다면 만족할 만한 수준입니다.

이 제품은 네 가지의 색상이 준비됐습니다. 미드나이트, 스타라이트, 실버, 스페이스 그레이로 구성됐는데, 기존에 인기 있던 '스그' 색상에서 추가적인 선택지가 주어졌다는 점은 매력적입니다.



▲ 네 가지의 색상 중에서



▲ 제 픽은 '실버'요

M2 맥북 에어 15인치의 특징에 비롯한 타겟층은 명확합니다. 외부 출장, 출근, 등교로 이동이 잦은 회사원과 학생에게 더없이 어울리는 제품이 아닐까라고 생각이 듭니다. 휴대성은 물론이고 뛰어난 성능을 겸비하며, 사용자의 생산성을 고려한 제품 내외적 특성으로 특정 소비자 타겟층을 겨냥한 느낌이 물씬 났거든요.

여기서 끝난다면, 한계를 넓힌 것이 아닌, 단순 성능 개선 혹은 향상에 그칠 겁니다. 애플이 괜히 혁신의 아이콘이 아니니까요.

2023년 애플이 둔 여러 '강수' 중, 우리는 '게이밍'에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지난 6월 5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쿠퍼티노 애플 파크에서 나흘간 열린 애플 연례 개발자 회의(Apple Worldwide Developers Conference)에서는 애플의 게이밍 경험을 확인할 수 있었거든요.




애플 실리콘의 발전은 애플 제품의 그래픽 성능을 발전시켰으며, 게이밍 경험을 뒤바꾸기 충분했습니다. 뿐만이 아닙니다. 앞서 설명한 애플 고유의 배터리 효율 그리고 생생한 디스플레이까지 트리니티 포스, 일명 삼위일체 또는 삼신기(三神器)가 준비됐습니다.

여기에 지난 WWDC22에서 선보인 애플의 AI 기반 업스케일링 기술 메탈FX의 차세대 버전 메탈 3와 새로운 맥 OS까지 맞물려 게임 구동 성능을 극대화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업그레이드된 맥 OS는 게임 모드를 지원하며, CPU와 GPU의 우선순위를 게임에 할당하고 게임 이외의 백그라운드 점유율은 낮게 유지하므로써 프레임 드랍 없는, 균일한 프레임으로 게이밍 몰입도를 높입니다. 또한, 블루투스 샘플링 레이트를 약 2배 끌어 올려 기기와 연결된 에어팟의 음향 지연과 Xbox 그리고 PS 게임 컨트롤러 지연을 절반 가까이 줄였습니다.

게임 모드를 지원하는 최신작 및 발매 예정작은 다수의 캐쥬얼 게임부터 시작해 트리플A 게임까지 포괄합니다. 또한, 이날 발표에서는 메탈기어 시리즈, 데스 스트랜딩 개발사로 알려진 코지마 프로덕션의 수장, 코지마 히데오가 깜짝 출연해 자사의 인기 게임 Mac 버전 출시 일정을 알리기도 했고요.



▲ WWDC23에 출연한 메탈기어 시리즈의 아버지 '코지마 히데오'

특히 WWDC23 발표에서 윈도우용 게임을 맥 OS로 가져오는 프로그램인 '애플 게임 포팅 툴킷'을 발표하며, 맥 OS를 사용하는 전 세계 게이머들의 이목을 집중시켰습니다.

사실 기자만 하더라도 게임은 윈도우용 PC로, 업무는 맥북으로 하는 소위 '혼종' (더군다나 핸드폰은 갤럭시)인데, 게이머 입장에서 위와 같은 발표는 구미가 당기다 못해 입에서 줄줄 새는 침이 한바가지일 정도입니다. 아무리 M1 맥북 성능이 좋다 해도, 왠만치 화려한 그래픽 게임은 엄두도 못 내고 무엇보다 운영체제 이슈로 발목이 잡히니까요. 기껏해야 잠깐잠깐 리그오브레전드 즐기는 정도로 울며 겨자 먹기인 상황입니다.

그렇다면 애플이 당차게 내놓은 M2 맥북 에어 15인치의 게임 퍼포먼스는 어떨까요. 이참에 평소에 하고 싶었던 게임을 테스트를 빙자하여 플레이해보려 합니다. 게임은 22년 10월 28일 출시된(Mac OS) 바이오하자드 빌리지(Biohazard Village)입니다.

사양이 꽤나 무겁습니다. FHD 기준 60 프레임을 내기 위해, CPU 프로세서는 인텔 i7-8700 또는 AMD 라이젠 5 3600 이상을 요구하며, 그래픽카드는 엔비디아 지포스 GTX 1070 또는 AMD 라데온 RX 5700을 필요로 하죠. 부하가 커 프레임드랍이 빈번히 일어나는 장면도 있을 것이고요. 행여 144Hz 혹은 그 이상의 주사율을 가진 모니터를 사용 중이라면, 시스템 요구 사항은 끝도 없이 늘어나고요. 어지간한 성능의 데스크톱이어야 원활히 구동할 것 같은데, 과연 이걸 맥북으로 돌릴 수 있을지 의문입니다.



▲ 두근두근 M2 맥북 에어 15인치 언박싱






▲ 날 설레게 하는 사과 마크



▲ 사무실에선 감성이 살지 않네요.



▲ 커피가 있어야 비로소 세트 효과가 발동됩니다.






▲ 기존에 사용하던 M1 13인치와 비교해보죠.


















▲ 2880x1864(WQXGA+) 해상도로 화면이 선명하고요



▲ 특히 터치패드가 넓어져 작업의 효율이 좋습니다.









▲ 하지만 오늘의 하이라이트는 게임입니다.



▲ 최상의 게임 경험을 위해 콘솔 패드를 공수해왔습니다.



▲ 블루투스 게임 컨트롤러 지연을 줄였다는데 기대가 되네요.



▲ 바이오하자드와 카페 분위기가 너무 잘 어울립니다.



▲ 본격 근무 시간에 카페나와 게임하기






▲ 길을 잃어 공략 보면서 하는...






▲ 1080p 기준 프레임이 매우 준수합니다.


















▲ 프레임드랍이 일어나는 구간에서는 100 프레임 아래를 보이기도 하고요.



▲ 메탈FX 업스케일링을 성능 우선으로 둔다면 어떨까요?



▲ 같은 장면에서 92->120 프레임까지 오르는데



▲ 여기에 프레임 상한을 가변으로 변경하면... 평균 170이(최대 208) 나옵니다!












▲ 맥북에서 게임을 돌리다니 감개가 무량해지는 순간입니다.



▲ 약 2시간 게임을 했음에도 배터리는 고작 26%만 빠졌고요.



▲ 카페에서 게임 돌리기 가능 가능!

2년 차 맥린이가 써본 M2 맥북 에어 15인치. 컴팩트한 디자인에 발군의 M1 칩 성능으로 그럭저럭 만족해왔는데 M2는 무제한 감동을 보여줬습니다. 아무래도 여태껏 M1을 써왔으니 M1 13인치와 M2 15인치 사이의 비교를 뺄래야 뺄 수가 없겠군요.

우선 외형부터 짚고 가겠습니다. 기존 M1 맥북 에어 13인치의 둥그스름한 디자인은 M2 맥북 에어 15인치로 넘어오며, 다소 각진 외형이 맘에 들었습니다. 마치 아이폰 3gs에서 4s로 넘어갈 때의 경우와 비슷한 느낌이라고 설명을 드리고 싶네요. 또한, 인치가 커짐에 따라 키보드 배열에 여유가 생겼고, 특히 ESC키와 F1~F12 펑션키가 커져 멀티 미디어 조작에 유리했습니다.




특히 넓어진 화면과 줄어든 베젤이 눈에 띕니다. 그리고, 기존 M1 맥북 에어 13인치의 해상도와 넓은 색영역, 트루톤 지원은 그대로지만 밝기가 100nits 증가해 밝은 야외에서 사용하기 용이했습니다.

게임 성능에서 높은 점수를 주고 싶습니다. 애플 실리콘 M2 칩은 8코어 CPU, 10코어 GPU, 16코어 Neural Engine, 100GB/s의 메모리 대역폭을 포함하는 고속 통합 메모리, 고성능 미디어 엔진으로 구성되었습니다. GTX 1070 수준을 권장하는 바이오하자드 빌리지 게임는 무리 없이 구동이 가능했고, 메탈FX 업스케일링 옵션을 활용하면 최대 170 프레임까지 뽑을 수 있었습니다.

배터리 효율도 따져야겠죠. 특히나 노트북 부하가 최고치를 찍는 게이밍 환경에서라면 더더욱이요. 아래 게이밍 플레이 사진을 보면 알다시피 MagSafe 3 충전 없이, 프레임 제한을 풀고 노트북 부하를 최대로 준 채로 약 2시간 게임 플레이와 2시간 인터넷 서핑을 했음에도 배터리가 고작 26% 밖에 닳지 않았죠.

게임을 하며 놀랐던 점은, '사운드'인데요. M2 맥북 에어 15인치에는 6 스피커 사운드 시스템(두 개의 트위터와 두 쌍의 포스 캔슬링 우퍼)이 존재합니다. 섀시 양측에 스피커가 탑재된 M1 맥북 에어 13인치와 달리, 공간 음향 지원이 내부에 탑재되어 몰입감 넘치는 게임 사운드를 냈습니다. 공공장소에서 써먹긴 어렵겠지만, 개인 공간에서는 충분히 메리트가 있는 요소죠. 아, 그리고 소음이 없다시피 합니다. 오히려 손님들의 대화 소리가 더 컸어요.




슬슬 정리를 해야겠습니다. 사실 M2 맥북 에어 15인치를 처음 열었을 때는 "오" 정도였는데, 게임을 켜니 "우오"가 되더랍니다. 성능을 비교하자면 어지간한 게이밍 노트북 즈려 밟는 수준인데, 기존 노트북은 특히 요구하는 것도 많죠. 성능을 온전히 뽑으려면 노트북 전원 케이블을 연결해야 한다든지, 쿨링팬이 돌아가며 전투기가 이륙하는 수준의 소음을 낸다든지요.

'아이폰의 숨겨진 기능', '맥북 꿀기능' 등, 인터넷을 조금만 뒤져보면 나오는 애플 기기의 정보들은 수두룩합니다. 기자가 워낙 맥린이라서 M2 맥북 에어 15인치의 주요 기능 중 미처 소개하지 못한 부분도 있을 거고요. 하지만 뭐가 됐든 간에, 게임 성능만큼은 만족스러웠던 시간이었습니다.

크기, 무게, 화면, 성능, 배터리 등 무엇 하나 빠지지 않는 노트북이라고 평하고 싶습니다. 디자인이나 색상도 그렇고요. M2 맥북 에어 15인치의 가격은 189만 원부터인데, 이것저것 따져보면 개인적인 의견으로는 오히려 합리적인 가격이 아닐까라고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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