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드섹은 어디에나 있고 어디에도 없다, '와치독 리전'

리뷰 | 허재민 기자 |


⊙개발사: 유비소프트 ⊙플랫폼: PC, PS4, Xbox One, 스태디아 ⊙출시: 2020년 3월 6일


이번에는 어떤 주인공이 등장할까. 유비소프트의 ‘와치독 리전’은 이 질문에 예상치 못했던 답을 준다. 모두가 주인공이라고.

‘와치독 리전’은 브랙시트 이후, 완벽히 통제되는 사회가 되어버린 런던을 배경으로 한다. 정부는 무너지고 무장단체에 의해 도시는 점령당했으며, 시민들은 사생활을 빼앗기고, 범죄에 노출되어 있다. 언제든지 붕괴해도 이상하지 않은 상황이다. 거리에는 사람들을 감시하는 드론들이 곳곳에 돌아다니는데, 왠지 영국 특유의 우울한 분위기와 잘 어울린다. 여담으로 빠른 이동이 가능한 지하철은 런던답게 특유의 언더그라운드 마크로 표현되어있어서 여러모로 장소가 영국이라는 느낌을 전달한다.

이번 신작에서 가장 눈에 띄는 점은 모든 캐릭터를 플레이할 수 있다는 점이다. 게임 플레이를 하면서 마주치는 캐릭터를 영입하면, 직접 그 캐릭터로 변환해 게임을 진행할 수 있다. 길을 걸어가던 회사원부터 길가의 건달, 거동이 불편해 보이는 할머니까지, 누구나 잠재 데드섹 요원이 된다. NPC가 아니라 잠재적 플레이어블 캐릭터라고 해야 할까. 트레일러에 나온 할머니 요원 플레이는 특히나 인상 깊다.




시연은 런던에 있는 바에서 시작됐다. 하나하나 살펴보니 바 안에 있는 모든 사람들의 프로필을 볼 수 있고, 당연히 누구든 골라서 영입할 수 있었다. 어떤 스킬을 가지고 있는지, 근접전에 강한 캐릭터인지, 사격의 정확도가 어떤지 등 인물의 능력치를 확인할 수 있는 것은 물론, 해당 캐릭터가 어떤 성격인지, 누구와 어떤 관계를 맺고 있는지까지 간략하게 확인할 수 있다.

본격적으로 멤버로 영입하기 위해서는 먼저 각 캐릭터의 프로필을 확인해서 목록에 저장하고, 그들이 주는 미션을 수행하면 영입할 수 있다. 해당 캐릭터가 데드섹에 대해서 호의적이어야 영입을 할 수 있기 때문에, 해당 수치를 높여야 한다.

낮에는 돈을 못 버는 바텐더, 밤에는 역시 돈을 못 버는 요원 콘셉트로 바의 바텐더를 선택해 영입했다. 그녀는 데이터베이스에 있는 특정 문서를 삭제해달라고 요청했고, 임무를 진행하고 나면 자동으로 영입이 진행된다. 기본적으로는 전작과 같이 해킹이 주가 되지만, 각 멤버에게는 전투에 강한 Enforcer, 잠입플레이에 특화된 Infiltrator, 그리고 스파이더봇을 사용하는 Hacker까지 세 가지 클래스 중 하나를 부여할 수 있다.

클래스마다 특화된 스킬이 있고, 그에 따라 플레이 스타일이 달라지기 때문에, 영입한 캐릭터를 커스터마이징 해나갈 수 있다. 스파이더봇을 더욱 빠르고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던가, 잠깐 적들의 시선에서 벗어날 수 있는 AR 클로크가 있다던가. 해킹이나 클로크를 통해 짐을 나르고 있는 거대한 드론 위에 탑승하는 것도 가능하다. 또한, 데드섹 전체적으로도 성장하기 때문에 새로운 무기를 해금하거나 스파이더봇을 업그레이드할 수 있다.




"모든 캐릭터를 플레이하게 된다." 사실 생각보다도 세밀한 구성을 요구하는 콘셉트다. 모든 캐릭터에 스토리와 성격, 특징, 인간관계를 부여해야 하고, 영입 미션도 구성되어있어야 하니까. 한 외신과의 인터뷰를 보니, 애완동물인 개가 등장하지 않는 이유가 주인이 죽으면 어떻게 될지 구현하기 어려웠기 때문이라더라. 그만큼 세계를 설정하는데 많은 고민이 들어갔다는 점도 체감된다.

동시에 도시를 되찾고자 움직이는 레지스탕스의 느낌은 더욱 강해졌다. 점점 규모가 거대해져 다양한 임무가 가능해진다는 느낌만을 전달했던 ‘와치독2’와 달리, ‘와치독 리전’에서의 데드섹은 눈으로 볼 수 있는, 직접 플레이할 수 있는 본격화된 레지스탕스 조직이다.




많은 캐릭터를 마음대로 선택해가면서 진행할 수 있기 때문에, 유저들은 그때그때 자기가 원하는 플레이에 맞는 캐릭터를 선택해 진행할 수 있다. 미션마다 어떤 식으로 진입할지, 어떤 전략으로 진행할지 자유롭게 구상할 수 있다는 점이 인상 깊다. 기본적으로 퍼머데스(Permadeath)기 때문에, 플레이하던 요원이 죽으면 다른 멤버로 전환을 하게 된다. 일정 체력 이하로 떨어지면 항복하거나 적은 체력으로 계속 싸울 수 있는데, 항복하면 병원으로 이송된 후 수감된다. 여기서 다른 멤버로 병원 구출작전도 펼칠 수 있다.

메인 퀘스트는 지정된 타겟을 제거하는 것이었는데, 진행할 때는 먼저 스파이더봇을 더욱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해커로 플레이해 먼저 상황을 판단하고, 인포서로 진입하는 식으로 플레이했다. 하나의 미션을 하더라도 자유롭게 바꿔가면서 플레이할 수 있다는 점이 큰 장점으로 다가왔으며, 전략적으로 활용할 수도 있다. 조금 마음은 아팠지만, 미션이 완수되고 적진에서 빠져나오기 힘들다면 단순히 그 요원을 희생시키면 쉽게 마무리되기도 했다.




‘와치독 리전’은 모두가 데드섹이 될 수 있다는 콘셉트를 충실히 살리고 있다. 캐릭터에 따라서 조금씩 달라지는 트레일러에서도 그 노력이 엿보이는데, 단순히 등장하는 캐릭터만 달라지는 것이 아니라 캐릭터 성격에 따라서 대화 내용이나 모션도 조금씩 변화한다. 예를 들어 터프한 여자캐릭터가 등장할 때는 스토리에 등장하는 요원의 등에 손을 올리고 특유의 말투로 스토리를 진행하며, 차분한 성격의 바텐더는 다소곳이 앉아서 정돈된 말투로 이야기를 건넨다.

시연에서는 멀티플레이를 플레이해볼 수는 없었으나, 플레이어블한 캐릭터가 다양한 만큼 다양한 상황이 만들어질 것으로 보인다. ‘와치독 리전’은 온라인 코옵 플레이를 지원하며, 온라인 전용 미션, 그리고 프리플레이 축구 게임이나 복싱 등 다양한 콘텐츠를 지원할 예정이다. 개인적으로는 트레일러에서도 등장했던 거동이 조금 불편한 할머니 요원으로 플레이해보기를 고대하고 있다.

하나의 주인공이 아니라 데드섹 조직 자체에 초점을 맞춘 ‘와치독 리전’은 2020년 3월 6일 PC, PS4, Xbox One, 스태디아로 출시될 예정이다. 조직 자체를 플레이하게 되는 만큼 더욱 규모 있는 스토리와 정치적인 상황들을 만나볼 수 있을 거라 기대한다. 무엇보다도 캐릭터에 따라서 만들어질 재미있는 상황들을 만나보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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