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하늘로 간 그들의 선택은 옳았을까? '도그파이터 월드워2'

리뷰 | 윤홍만 기자 | 댓글: 11개 |



그럼피와 아이봉, 이기몹이 공동 개발한 '도그파이터 월드워2(DOGFIGHTER -WW2-)'가 지난 27일, PS4로 정식 출시됐습니다.

하늘의 배틀로얄을 표방하고 있는 '도그파이터 월드워2'는 여러모로 독특한 게임입니다. 배틀로얄 장르에 대해서 한 번 되짚어보죠. 원조 논쟁이 끊이지 않지만, 어찌 됐든 지금의 배틀로얄이라는 장르의 틀을 만든 게임이라고 하면 '배틀그라운드'를 빼놓고 얘기할 수 없을 겁니다. '배틀그라운드'가 전 세계적인 성공을 거두자 이후 포스트 배틀그라운드를 꿈꾸며 저마다 배틀로얄 장르의 게임들을 내놓은 게 이를 방증하죠. 하지만 대부분은 이렇다 할 성과를 보지 못했습니다. 아류작에 불과하다는 얘기가 끊이질 않았고 그 결과 지금에 이르러선 '포트나이트'와 '에이펙스 레전드', 그리고 원조인 '배틀그라운드'만이 살아남아 장르를 삼분한 상태입니다.

그런 가운데 등장한 '도그파이터 월드워2'는 단연 눈에 띄는 게임이었습니다. 전투기를 메인으로 하며, 전장의 무대를 하늘로 옮겼죠. 신선한 시도였습니다. 하지만 그렇기에 걱정도 된 게 사실입니다. 신선한 시도가 무조건 좋은 결과로만 이어지진 않았으니까요. 이제 그에 대해 이야기해 볼까 합니다. 과연 하늘의 배틀로얄을 선택한 그들의 선택이 옳았는지 말이죠.





출시 전 '도그파이터 월드워2'를 시연할 기회는 더러 있었지만 배틀로얄 모드를 플레이해보진 못했습니다. 그래서 어떻게 배틀로얄 모드의 특색을 살렸을지, 그리고 재미있을지 줄곧 궁금했죠. 결론부터 말하자면 '도그파이터 월드워2'의 배틀로얄 모드는 썩 나쁘지 않았습니다. 아쉬운 부분도 있었지만, 플라이트 슈팅으로서의 완성도도 나쁘지 않았고 남들과 다른 배틀로얄 모드를 만들기 위해 여러모로 고심한 흔적도 느낄 수 있었죠.

물론, 처음에는 은엄폐가 불가능하기에 과연 제대로 된 배틀로얄이 가능할까 싶었습니다. 배틀로얄이라고 하면 장비 파밍과 은엄폐를 빼놓고 얘기할 수 없는데 탁 트인 하늘이 무대인 만큼, 서로가 대놓고 보이지 않을까 염려스러웠죠. 하지만 배틀로얄 모드를 직접 해보자 이런 걱정은 기우에 불과하단 걸 알게 됐습니다.

탁 트인 하늘을 무대로 했지만, 전장이 넓고 위아래로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다는 점이 일종의 자연적인 은엄폐 효과를 제공한 거였습니다. 여기에 전투기여서 계속 움직여야 한다는 게 은엄폐 효과를 보강해주기도 했습니다. 이 때문에 다른 배틀로얄 게임과 달리 한 곳에 자리 잡는 식의 플레이가 불가능했고, 이 때문에 언제 어디서 적이 나타날지 모른다는 배틀로얄 특유의 긴장감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 은엄폐가 없어서 난전이 벌어지지 않을까 했는데 의외로 그렇지도 않았습니다

배틀로얄 장르가 가진 특색을 '도그파이터 월드워2'에 어울리게 바꾼 건 비단 은엄폐만이 아닙니다. 장비 파밍 역시 적절한 수정이 가해졌죠. 사실, 어떻게 보면 장비야말로 '도그파이터 월드워2'의 과감한 도전을 엿볼 수 있는 부분이 아닐까 싶습니다. 처음부터 기본적인 무기와 총알을 준 채로 시작하기 때문이죠. 초반의 긴장감을 극대화하는 요소를 과감하게 들춰낸 대신 전투에서 좀 더 재미를 찾도록 의도한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그렇다고 장비 파밍의 필요성이 낮은 건 아닙니다. 기본적으로 장비는 연료량(OIL), 공격력(ATK), 탄창(MG), 방어력(DEG), 공격 속도(RPM), 선회력(FAN), 속력(SPD)으로 구성되는데, 장비를 파밍해 능력치를 올릴 수 있기 때문이죠. 같은 장비를 먹으면 해당 장비가 업그레이드되는 식이어서 시간이 흐를수록 승부는 누가 장비 파밍을 열심히 했느냐에 따라 갈리게 됩니다.

실제로도 장비를 파밍할수록 적과의 교전이 조금씩 더 수월해지는 걸 느낄 수 있었습니다. 특히 속력과 선회력 장비를 파밍할수록 적보다 기동성이 좋아져서 상대적으로 우위를 점하기 쉬웠죠.






▲ 기동성이 좋으면 공격은 물론 회피에도 유리합니다

재미있는 점은 장비를 파밍하는 게 무조건 득이 되는 게 아니란 거였습니다. 도그파이트가 이뤄지는 상황에서 가장 중요한 건 공격력도 방어력도 아닙니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기동성이 제일 중요하죠. 등 뒤를 잡힌 상황에서 재빨리 선회해 상대의 뒤를 잡는 게 도그파이트의 핵심입니다.

하지만 장비 파밍을 너무 열심히 하면 속도가 점점 느려질뿐더러 한계에 이르게 되면 감속과 회피 기동을 못하게 돼서 사실상 뒤를 잡는 플레이가 거의 불가능해집니다. 이렇게 되면 그저 하늘을 나는 표적이 될 뿐이죠. 한 번에 상대를 제압하지 못하면 다시는 기회가 찾아오지 않게 됩니다.



▲ 분명 뒤에 있었는데... 어디 갔니?



▲ 과하면 속력이 점차 느려지더니 무게가 최대치에 이르면 감속과 회피 기동이 불가능해집니다

이처럼 자신만의 플라이트 슈팅에 배틀로얄 모드라는 특색을 절묘하게 가미한 '도그파이터 월드워2'입니다만 아쉬움이 없던 건 아니었습니다. 우선 첫 번째로 여러모로 기존의 배틀로얄 장르와는 다르다는 게 이질적으로 다가왔습니다.

플라이트 슈팅에 배틀로얄 모드를 도입한 시도 자체는 좋았습니다. 나름 잘 어울리도록 만들기도 했고요. 하지만 타겟층이 좀 애매하지 않았나 싶었습니다. 배틀로얄을 하고 싶어하는 게이머가 굳이 '도그파이터 월드워2'를 할까 싶었죠. 분명 나쁘지 않은 게임이라고 스스로도 인정했지만, 친구들과 배틀로얄 장르를 한다고 했을 때 섣불리 추천하기는 힘들다고 여겨졌습니다.

그리고 이는 반대로 플라이트 슈팅을 좋아하는 게이머에게도 통하는 의문이었습니다. 일반적인 플라이트 슈팅을 즐기고자 하는 그들을 상대로 배틀로얄 모드가 얼마나 먹힐까 한 거죠. 또한, 플라이트 슈팅을 좋아하는 게이머라면 으레 다양한 전투기를 몰고 싶어할 텐데도 전투기가 4개밖에 없다는 점 역시 아쉬움으로 다가왔습니다.

결국, '도그파이터 월드워2'의 타겟층은 PS4를 갖고 있으며, 플라이트 슈팅을 좋아하면서도 배틀로얄 모드를 즐기고자 하는 일부 게이머가 될 수밖에 없습니다. 여러모로 극히 제한적인 타겟층이죠. 그렇기 때문일지도 모릅니다. 배틀로얄 모드를 주말 내내 즐겼으나 매칭에서 10명이 넘는 걸 거의 볼 수 없었죠. 배틀로얄 모드가 무료인걸 감안하면 그만큼 진입 장벽이 높다는 걸 방증하는 셈입니다.



▲ 이 넓은 전장에 4명밖에 없어서 20분을 넘게 해도 한두 명 만날까 말까 합니다

얼핏 지금까지 설명한 내용만 놓고 보면 '도그파이터 월드워2'는 여러모로 부족한 게임으로 여겨질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부족한 게 아닌 아쉬움으로 느꼈으면 좋겠습니다. 전체적으로 준수한 퀄리티를 보여주고 있으며, 플라이트 슈팅의 기본기랄 수 있는 비행 감각도 잘 구현해낸 편이었기 때문입니다. 그것도 누구나 즐길 수 있도록 쉽게 만들어서 평소 플라이트 슈팅 게임을 좋아하지 않았던 저조차도 꽤나 즐겼을 정도였죠.

비록 유저 수가 적다는 치명적인 단점이 있지만, 이것만으로 하늘의 배틀로얄을 고른 '도그파이터 월드워2'의 선택이 실패했다고 단언하지는 않으려고 합니다. 원체 플라이트 슈팅 장르가 매니악하기도 했으니까요. 여기에 배틀로얄이라고 하니 선입견이 생기는 것도 무리는 아닐 겁니다.

다행히 무료 버전인데다가 게임 자체도 꽤 재미있는 편이니 마케팅에 따라서 충분히 해결할 수 있는 문제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그렇게 되면 배틀로얄 모드의 진면목을 느낄 수도 있겠죠.

여러모로 다양한 시도를 느낄 수 있었던 '도그파이터 월드워2'입니다. 모바일 게임에서는 차트를 역주행하는 모습도 더러 볼 수 있었죠. 개인적으로는 '도그파이터 월드워2'도 그랬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그 결과 더 많은 게이머들과 하늘의 배틀로얄을 즐길 수 있는 날이 오길 바랍니다.



▲ 좀 더 많은 게이머들과 함께 하늘의 배틀로얄을 즐길 그 날이 오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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