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사무라이 쇼다운M', 원작을 어떻게 RPG로 담아냈을까

리뷰 | 윤서호 기자 | 댓글: 41개 |


⊙개발사: 레도 인터렉티브, SNK ⊙장르: RPG ⊙플랫폼: 모바일 ⊙발매일: 2019년 3월 13일

'사무라이 쇼다운M'은 90년대를 대표하는 격투 게임 시리즈 중 하나인 '사무라이 쇼다운'의 IP를 기반으로 하는 모바일 액션 RPG다. 원작의 개발사인 SNK가 개발에 참여했으며, 지난 12월 8일 텐센트를 통해서 중국에 선출시됐다. 국내에서는 조이시티가 국내 퍼블리싱을 맡아 지난 3월 13일 양대 마켓에 정식 출시했다.

'사무라이 쇼다운'은 여타 격투 게임 시리즈와 달리 콤보보다는 강력한 기본 공격과 필살기를 바탕으로 묵직한 한 방 싸움을 추구하면서 특유의 아이덴티티를 구축했다. 그 외에도 하오마루, 나코루루, 타치바나 우쿄 등 특색과 매력을 동시에 갖춘 캐릭터들을 선보이면서 현재까지도 회자되는 IP로 남았다. 이를 모바일 액션 RPG로 재해석한 '사무라이 쇼다운M'은 어떤 게임인지 확인해보았다.



■ 원작의 캐릭터들과 함께 떠나는 이야기, '사무라이 쇼다운M'


'사무라이 쇼다운M'의 초반부는 원작 캐릭터들의 시점에서 진행된다. 시리즈 두 번째 작품인 하오마루 지옥변의 최종보스 라쇼진 미즈키가 등장, 하오마루 지옥변에서처럼 세상을 어지럽히는 마왕의 봉인을 풀려고 시도하는 장면으로부터 게임이 시작된다. 이를 막기 위해 나코루루와 하오마루, 타치바나 우쿄 그리고 여러 무인들이 전장에 뛰어들게 된다.

플레이어는 여기에 참전한 또 다른 인물로, 타치바나 우쿄 시점에서 진행한 튜토리얼이 끝나면 네 가지 직업 중 하나를 선택하게 된다. '검사'는 빠르고 화려한 검술이 특징인 직업으로 호쾌한 액션을 선보인다. 16레벨을 재빠른 검술이 특징인 '검호'와 한 방 한 방 파괴적인 위력을 보유한 '야차'로 전직할 수 있다. 두 전직 모두 키바가미 겐쥬로의 '삼연살' 등 원작 팬들에게 친숙한 기술들을 보유하고 있으며, '검호'는 츠바메가에시 등을 비롯한 타치바나 우쿄의 기술들을 활용할 수 있다. '야차'의 경우 하오마루와 키바가미 겐쥬로의 기본기를 본딴 자세와 공격 연출을 엿볼 수 있다.



▲ 키바가미 겐쥬로의 '삼연살' 등 원작의 스킬을 엿볼 수 있는 '검사'



▲ 타치바나 우쿄의 느낌이 드는 전직, '검호'



▲ 키바가미 겐쥬로 느낌을 살려낸 '야차'

'궁사'는 궁술과 함께 다양한 상태 이상기를 보유하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전직을 하게 되면 보다 화려하고 다양한 연사 스킬을 보유한 '명궁'과 맹수를 조련해 전략적인 플레이가 강화된 '신궁'을 택할 수 있다.

'무녀'는 스사노오의 힘을 빌려 광역 피해를 입히는 기술들을 보유하고 있으며, 또한 이를 활용해 동료들을 보조하는 역할을 맡는다. 전직으로는 파괴적인 기술을 사용하는 '영술사'와 자연의 힘을 활용해 적을 섬멸하거나 보호 기술을 가진 '주술사'가 있다.




'닌자'는 수리검, 은신 등 다양한 종류의 보조 기술을 가지고 있어 변칙적인 플레이를 할 수 있다. 16레벨 달성 후 치명타를 활용해 강력한 일격을 날리는 '살수'와 다양한 종류의 인술을 활용해 폭넓은 변칙 플레이가 가능한 '암영'을 결정할 수 있다.




넷 중 하나의 캐릭터를 선택한 플레이어는 이후 마왕의 봉인이 풀리는 것은 어떻게든 저지했지만, 라쇼진 미즈키의 흉계로 인해 결계에 손상이 가는 것은 막지 못했다. 그 충격으로 의식을 잃은 뒤, 기억을 일시적으로 잃은 플레이어는 자신을 구해준 나코루루의 부탁을 듣고 봉인을 풀려고 시도하는 라쇼진 미즈키 일당과 싸우게 된다는 것이 '사무라이 쇼다운M'의 초반 스토리다.

이 과정에서 플레이어들은 원작 캐릭터들과 만나게 되고, 그들과 동행하거나 때로는 적으로 만나 싸우기도 하면서 이야기가 진행된다. 비록 원작 캐릭터를 조작하지는 못하지만, 원작 캐릭터들의 성격이나 행적을 반영해서 장면을 배치하는 모습을 보였다. 싸움을 좋아해서 때론 난리를 피긴 하지만 호탕하고 사람을 쉽게 베지 않는 호인 하오마루, 유쾌하고 허당끼가 있지만 때론 날카로운 외국인 닌자 갈포드, 간계와 비겁한 수를 일삼는 불한당 요로즈 산쿠로, 우쿄의 사제지만 어긋난 길을 걷고 있는 쿠로코치 유메지 등등 친숙한 캐릭터들이 스토리를 이끌어가간 것이다.

그 외에도 원작 캐릭터들이 단순히 스토리에만 등장하지 않고, 플레이어와 동행하면서 전투를 보조하는 '무사'로 등장한다. 리무루루, 나코루루, 핫토리 한조, 키바가미 겐쥬로 등 원작 캐릭터들은 스토리를 클리어하거나, 확률형 아이템을 통해서 무사로 등록 가능하다. 무사로 등록된 캐릭터들은 플레이어가 지정한 대형에 합류해서 전투에 참여할 수 있으며, 원작의 기술들을 활용해서 플레이어들을 보조한다. 그 외에도 하단의 아이콘을 클릭해서 원작에서 등장한 필살기 혹은 이를 MMORPG에 맞게 어레인지한 오리지널 기술을 활용할 수 있다.












▲ 원작 캐릭터들은 스토리뿐만 아니라, 플레이어를 지원하기도 한다

'사무라이 쇼다운M'은 원작의 악역 캐릭터들과 이에 대항하는 플레이어, 그리고 원작의 주인공들에 각각 비중을 두면서 원작 캐릭터들의 이야기와, 그들과 함께 하는 모험이라는 측면을 어느 정도 살렸다. 다만 튜토리얼을 제외하면 원작의 캐릭터를 직접 조작할 수 있는 콘텐츠가 없다는 것은 살짝 아쉬웠다. 이런 아쉬움은 원작 캐릭터들을 최대한 본딴 커스터마이징 시스템과, 원작에 등장한 기술들을 각 직업의 스킬로 소화해내면서 일부 덜어냈다.






▲ 직접 플레이하지 못한다면, 비슷하게라도 꾸며보자



■ MORPG와 MMORPG가 섞인 독특한 구성


'사무라이 쇼다운M'의 첫 시작은 MMORPG 방식으로 필드를 돌아다니면서 퀘스트를 진행하게 된다. 그러나 일부 스토리는 MORPG식으로 구현이 되었다. 특히 전투와 연관된 스토리는 특정 지역 테마의 스테이지를 계속 돌면서 이야기가 진행이 되도록 했다.

여기까지만 보면 MORPG의 느낌이 강하지만, 스테이지를 제외한 나머지 필드는 퀘스트를 받기 위한 공간일 뿐만 아니라 다양한 활동이 이루어지도록 하면서 MMORPG의 느낌을 살렸다. 진키 마을, 아시하라성, 이즈모 계곡 등 필드에서는 유저들이 낚시 및 생활 콘텐츠를 즐길 수 있으며, 일부 일일 퀘스트는 필드에서 라이브가 진행되기도 한다. 특히 호송 같은 임무는 중간에 다른 플레이어가 난입, 방해하고 재화를 일부 뺏어가는 것도 가능하다.


기본 콘텐츠이자, MORPG처럼 진행되는 시나리오 던전에서는 스토리에 기반한 다양한 콘텐츠와 전투 모드를 제공하며, 무기 및 방어구를 획득해 캐릭터를 육성한다. 다만 일반적인 MORPG와는 달리 행동력은 극히 제한이 되어있다. 활동력을 채우는 수단인 초밥이 적은 데다가, 활동력 충전은 일정 시간이 지나면 천천히 차는 것이 아니라 매일 오전 6시에 리셋되는 방식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공백을 메우기 위해 마을 곳곳에서 서브퀘스트를 받으며, 여러 가지 도전 콘텐츠를 집어넣어 중간중간 레벨 업이 막히는 구간을 돌파할 수 있도록 했다.






▲ 시나리오 중 전투에 관련된 부분은 주로 MORPG 방식으로 진행된다

이러한 구성은 캐릭터의 액션에 집중한 MORPG와, 오픈필드에서 상호작용을 바탕으로 하는 MMORPG의 장점을 동시에 엿볼 수 있었다. 다만 완벽한 오픈필드가 아니라는 것과, 비슷한 콘텐츠를 갖춘 다른 RPG에 비해서 성장 페이즈가 느리다는 것은 아쉬웠다. 필드에서 생활 및 채집, 그 외 다양한 콘텐츠를 할 수는 있었지만 MMORPG에서처럼 필드 사냥 및 전투가 거의 일어나지 않아 MMORPG의 느낌을 온전히 담았다고 보기는 어려웠다.






▲ 낚시 등 생활 기능에 치우쳐있긴 하지만



▲ 필드에 종종 적이 출현하기는 한다

또한 경험치를 다량으로 수급하는 특수 던전을 보유한 MMORPG들은 캐릭터의 빠른 육성을 특징으로 하는데, '사무라이 쇼다운M'의 경험치 특수 던전인 '염마의 길'은 이와 비교했을 때 다소 정체성이 흔들릴 정도로 경험치가 제공되지 않아 페이즈 자체는 비교적 완만했다. 이러한 방안에 대해 파티 플레이 시에 추가 경험치를 제공하는 등 대책이 마련되어있지만, 그래픽 스타일상 여타 MMORPG와 비교될 여지는 있었다.




■ 육성 과정 속 소소한 재미를 위한 다양한 콘텐츠


'사무라이 쇼다운M'은 육성 콘텐츠와 달리 PVP 콘텐츠에는 크게 제약을 두지 않았다. RPG의 PVP 콘텐츠 중 가장 기본이 되는 1:1, 3:3 경기가 있으며, 특히 1:1에서는 장비 능력치 보정을 통해 아이템의 차이보다는 컨트롤의 차이를 겨룰 수 있도록 했다. 55레벨부터는 15인 배틀 로얄 모드인 '마계 생존자'가 개방되며, 매일 오후 6시부터 10시까지 자유롭게 이용이 가능하다. 그 외에도 원작 캐릭터들에게 도전하는 '무사 시련', 각 특성별 적을 상대로 스킬의 효과와 콤보를 연구할 수 있는 '수련장' 등이 마련되어있다.



▲ 55렙부터 개방되는 배틀로얄, '마계 생존자'

전투 외에도 다양한 생활 콘텐츠와 미니 게임이 준비돼 있다. 여타 MMORPG와 비슷하게 필드에 있는 재료나 전투에서 얻을 수 있는 재료를 모아서 전투에 도움이 되는 물자를 제작하는 것이 가능하다. 현재 '사무라이 쇼다운M'에서는 요리, 다도, 주조를 통해서 버프를 주는 다양한 음식들을 만들 수 있으며, 이를 활용해서 전투를 좀 더 쉽게 이끌어갈 수 있다.




‘보물찾기’는 낚시로 낚아올린 보물지도를 근거로 숨겨진 보물을 찾는 시스템이다. 지역 곳곳에 숨어있는 보물을 찾으면 마을 지도 퍼즐을 얻게 되며, 퍼즐을 모두 모으면 업적을 획득하고 추가로 보상을 얻는 콘텐츠다.

화투를 활용한 미니 게임, '꽃패'는 NPC뿐만 아니라 다른 유저와도 즐길 수 있다. 한 쌍의 똑같은 패를 완성하면 패를 가져가면서 점수를 얻는 방식이며, 마지막에 더 많은 패를 가져온 사람이 승리하는 방식이다. 똑같은 패를 낼 때뿐만 아니라, 뒤집었을 때 기존에 바닥에 놓인 패와 동일한 패가 나오면 가져오는 식이며, 룰이 간단하지만 때론 이를 응용해서 판을 뒤집는 묘미도 있었다. 다만 보상이 다양한 패와, 업적 달성 보상에만 한정된 것은 조금 아쉬웠다.




■ 원작 시리즈의 재해석, '사무라이 쇼다운M'




사무라이 쇼다운을 RPG로 만들려던 시도는 예전에도 있었으나, 97년에 발매된 무사도열전을 제외하고는 불발로 끝났다. 무사도열전은 당시 이야기를 온전히 풀어내지 못했다는 평을 들었으며, RPG로서 레벨 디자인도 들쭉날쭉하고, 캐릭터별로 격차가 크다는 단점도 있었다. 뿐만 아니라 원작과 설정이 차이가 있고 오리지널 캐릭터가 등장하는 등, 원작과의 거리감도 있었다.



▲ 97년 출시된 사무라이 쇼다운 IP 기반 RPG, '진설 사무라이 스피리츠 무사도열전'

20년이 지나서 다시 RPG로 시도된 '사무라이 쇼다운M'은 원작 캐릭터가 주연이 아니라는 점에선 다소 아쉽다. 다소 아쉬운 번역이나, 흔히 볼 수 있는 콘텐츠들, 그리고 원작의 향기가 느껴지는 기술이 적다는 건 여전히 아쉽긴 하다.

그 외에도 원작의 특징인 한 방 한 방의 굵직한 싸움보다는 콤보를 바탕으로 한 기존의 액션 RPG의 루틴을 따르고 있다는 점도 아쉬운 요소 중 하나였다. 구글플레이에서는 전체 이용가와 18세 이용가가 구분이 되었는데, 원작 특유의 혈흔 튀는 박진감 넘치는 연출 때문이 아니라 금화로 유료 재화가 거래 가능한 위탁 판매 시스템 때문이라는 점도 다소 김이 새기도 했다.



▲ 18세 이용가 버전, 일반 버전과 위탁 판매 시스템을 제외하면 큰 차이는 없다

그렇지만 '사무라이 쇼다운M'은 사무라이 쇼다운의 IP에, RPG의 기틀은 잡고 나왔다. 원작 캐릭터들의 특성을 살리려고 했고. 그들과 모험을 떠나는 느낌을 주고자 한 흔적은 있다. 아직 등장하지 않은 캐릭터들과, 라쇼진 미즈키 이후 아마쿠사, 아수라 등 원작 시리즈의 보스들 그리고 그들과의 격투는 어떤 식으로 그려낼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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