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험기] 공중전 FPS와 어우러진 가벼운 RTS, '디스인테그레이션'

리뷰 | 양영석 기자 | 댓글: 9개 |



V1 인터랙티브가 개발중인 SF 슈팅게임 '디스인테그레이션'의 한정 멀티플레이 베타 테스트가 진행됐습니다. '디스인테그레이션'은 로봇화된 인류의 이야기를 다루는 SF 슈팅 게임으로, 독특한 설정과 더불어 RTS와 FPS가 조화된 게임 플레이가 특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또한 번지에서 헤일로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를 맡았던 베테랑 개발자 마커스 레토를 포함해 과거 AAA급 게임 개발에 참여했던 다수의 개발진이 만들어가는 신작 게임이기도 하죠.

이번 테스트는 짧은 시간 동안 한정된 인원으로 진행되는 멀티플레이 테스트였고, 테스트에 앞서 간단한 튜토리얼이나 크루를 체험해볼 수 있는 빌드가 제공됐습니다. 멀티플레이 매칭 시간은 약 두 시간가량으로 정해져 있었지만, 그래도 빠르게 1분 내외로 매칭할 수 있어서 플레이에 큰 불편은 없었습니다.

※ 해당 영상은 FHD, 30프레임으로 촬영되었습니다.

플레이어는 매 판 자신이 플레이할 하나의 '크루'를 선택하게 되는데, 이 '크루'는 그레이브사이클을 탄 플레이어와 지상 병력이라고 할 수 있는 동료들로 이뤄져 있습니다. 플레이어는 계속해서 공중에 머무르게 되고, 지상 병력들을 조종하면서 미션의 목표를 달성하는 형태죠.

현재는 총 9개의 크루가 있고, 크루마다 갖춘 개성이 꽤 독특합니다. 사용하는 무기와 특수능력이 전부 다르므로, 수행해야 하는 역할이나 전문적인 포지션이 크게 달라지는 편이에요. 멀티플레이에서는 사망 시 크루를 언제든지 변경할 수 있어서 팀원과의 조합이나 상대팀의 크루를 보고 유연하게 대응할 수도 있습니다.

이번 멀티플레이 베타에서 공개된 멀티플레이 맵은 총 3개입니다. 섬멸전과 점령전, 그리고 화물운반까지 총 3개죠. FPS를 자주 해 본 플레이어들이면 익숙할 겁니다. 좀 다른 점은 화물 운반은 총 두 곳의 화물 획득 포인트가 있지만 도착지점인 전송 포인트는 하나입니다. 그래서 수비팀과 공격팀 모두 어느 포인트에 집중할지 고민해야 해서 초반 전략과 이후 게임 양상이 달라질 수도 있었습니다. 섬멸전과 점령전은 아주 익숙한 룰 그대로라서 별 차이가 없는 편이고요.



이번 테스트는 총 3개의 맵이 제공됐습니다.

멀티플레이에서 직접 대전을 해보니, 전투 자체는 상당히 난이도가 있는 편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렇지만 배우고 익숙해지는 과정 자체는 아주 부담이 없어요. 일단 슈팅의 대미지도 그렇고 그레이브사이클이 아주 튼튼한 편이라, 어느 정도 맞아도 되므로 상당히 부담이 덜합니다. 맞는 순간 반응해서 도망가면 그래도 살아가고 후일을 도모할 정도는 됩니다. 빠르게 반응하고 조작을 잘 하면 피해를 조금만 받고 도망칠 수 있죠.

그런데 동료들은 좀 달라요. 아군 크루가 아닌, 동료들은 하나의 크루에 포함된 부가적인 전투원들입니다. 이들도 나름대로 역할이 나뉘어 있는데, 탱커 포지션이 아닌 동료들은 상당히 약해서 쉽게 무력화됩니다. 탱커형도 화력이 집중되면 오래 버티지 못해요.

대신 동료들은 부활이 가능한데, 동료들이 무력화되면서 남긴 코어를 획득해야 빠르게 동료를 다시 부활시킬 수 있어요. 설정상으로는 인테그레이션 시술을 받은 인간의 뇌라고 하더군요. 이 '뇌'를 주워야 빠르게 부활시키는 형태라고 보시면 됩니다.

게다가 동료들이 갖고 있는 특수 능력이나 화력도 무시할 게 못 됩니다. 게임이 끝나고 나서 총 화력을 살펴볼 때도, 그레이브사이클 화력이 강한 크루가 아니면 최소한 동료들이 전체 딜의 50%는 차지합니다. 전략적으로 스스로 움직이게 해서 상대방을 괴롭힐 수도 있지만, 코어 회수가 어려워서 조심해야 하죠. 동료가 없는 크루는 거의 무력화된 수준에 점수 셔틀이라서 동료들을 꾸준히 케어해줘야 합니다. 그리고 이런 동료들이나 팀원들을 도와주기 위한 스킬이 있는 크루도 있어요. 또한 동료들이 공격을 할 때마다 스킬의 쿨타임이 빠르게 줄어드니 케어할 필요가 있죠.



동료가 사망하면, 부활까지 스킬을 쓸 수 없습니다. 부활해도 바로 안됩니다.

이런 '동료'와의 연계가 디스인테그레이션 전투의 가장 큰 특징입니다. 동료들의 스킬이 해당 크루의 개성을 강하게 드러낸 만큼, 동료를 잘 관리해야 해요. 물론 꼭 그렇지 않은 크루도 있긴 하지만, 동료가 있고 없고의 차이는 분명히 납니다. 대신 동료에게 내리는 명령은 간단해요. 내 주변으로 부르거나, 스킬을 사용하게 하거나, 누구를 집중 공격해라 정도에요. 간단한 명령어죠. 아무 명령도 안 내리면 알아서 전투하는데, 꼭 이러다가 고립돼서 죽어요. 그러니까 틈틈이 신경 써주는 게 좋습니다.

이렇게 계속해서 전투 중에도 전황을 파악하면서 동료들에게 명령을 내리는 과정 자체가 복잡해 보일 수 있는데, 그렇지 않습니다. 전투 학습 자체가 매우 빨라요. 실제로 게임에서 5분~10분 정도의 튜토리얼만 해도 내가 해야 할 조작들을 거의 다 알 수 있습니다. 그만큼, FPS와 RTS의 배합을 잘 하고 기능을 잘 섞은 느낌입니다.



게임 종료 후 결과 화면. KDA대신 플레이 점수가 보여집니다.

사실 좀 걱정했던 부분이 있었습니다. 아무래도 꽤 집중을 많이 해야 하는 두 장르가 섞인 게임이기에, 기본적으로 이런 퓨전에서의 균형이 정말 중요하죠. 균형을 못잡으면 너무 어렵거나 반대로 이도저도 아닌 개성만 보여주고 게임 플레이가 재미없을 수 있으니까요.

일단 디스인테그레이션의 FPS의 기본은 확실히 되어있습니다. 잘 쏘는건 기본입니다. 대부분의 FPS와 마찬가지로 최소한 절반 이상 가고, 지형이나 다양한 루트를 통한 FPS의 기본 전략 플레이는 왠만하면 다 가능해요. 다만 무빙 자체가 공중 무빙이다 보니 익숙하지 않은 분들이 있을 것 같고, 공중에서의 무빙이 되게 느릿느릿한 느낌도 있습니다. 반대로 생각해보면 그만큼 맞추기 쉽다고도 볼 수 있습니다. 그래서인지 그레이브사이클을 꽤 단단하게 설정한 게 아닌가 싶습니다.

반대로 전략적인 요소는 정말 간단하면서도 확실히 존재해서 마음에 들었습니다. 별로 부담이 안되고, 그냥 틈틈이 눌러줘야 하고 봐야 할 게 생겨서 심심하지는 않은 느낌이 강합니다. 단순한 소모적인 대치 상황에서도 좀 더 머리를 굴려서 이것저것 해볼 수 있는 선택지가 있다는 점이 꽤 신선하게 다가왔습니다.

이를 단순하게 보면 캐릭터에 스킬이 조금 더 있다고 볼 수 있겠지만, 스킬을 쓰는 주체가 플레이어가 아니라 동료다 보니 신경 써야 할 부분이 있다는 점이 기존 역할군 FPS과는 다른 느낌을 제공합니다. 아, 그리고 동료들이 여러가지 요청을 하거나 비명도 지르는 등 리액션이 좋아서 확 와닿는 부분도 있습니다. 무빙이 꽤나 정적이다보니 게임 플레이도 정적으로 느껴질 수 있는데, 이런 동료들로 인해서 상당히 역동적인 느낌으로 다가옵니다.

※ 해당 영상은 FHD, 30프레임으로 촬영되었습니다.




어느 쪽 플레이에 집중할지는 플레이어의 선택입니다. 그냥 FPS처럼 쏘는 게 자신있으면 화력이 좋은 크루를 고르면 되고, 반대로 서포팅이나 탱킹 및 게릴라 전 등 다양한 역할로 상대방을 괴롭히고 싶으면 역할에 맞는 크루를 고르면 되죠. 크루의 선택은 자유롭습니다.

싱글 플레이 및 캠페인에서는 다양한 크루 커스터마이징 요소가 있다고 했는데, 멀티플레이에서는 커스터마이징이 어떻게 결합될지는 앞으로를 지켜봐야겠죠. 다만 아무리 부스터가 있다고 해도 공중 무빙이 너무 정적인 경우가 많다는 점이나 하는 재미에 비해 보는 재미가 별로 없다는 점은 어떻게 작용할지 미지수입니다.

이번 멀티 테스트는 그래도 생각보다 꽤 재미있었습니다. 나름대로 제가 하고 싶었던 역할을 수행할 수 있었고, 약간 한조 감성(?)으로 해봤는데도 만족스러운 딜량을 내거나 서포팅을 할 수 있었어요. 개인적으로는 만족감이 높은 테스트였습니다. 솔직히 이런 느낌으로 코옵플레이가 나오면 더 환영할 것 같아요.

로봇화된 인류의 이야기를 다루는 SF 슈터 '디스인테그레이션'은 2020년 6월 16일 PS4와 Xbox ONE, 그리고 PC 플랫폼으로 발매될 예정이며 한국어화도 진행중입니다(이번 테스트에서는 지원되지 않았습니다). 색다른 슈팅 게임을 찾고 계시다면, 디스인테그레이션을 좀 더 지켜봐도 좋을 듯합니다.









댓글

새로고침
새로고침

기사 목록

1 2 3 4 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