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쓸데없는 겉멋은 전부 버렸다, 쉬운 방치형 RPG '딜딜딜'

인터뷰 | 박광석 기자 | 댓글: 47개 |



크게 신경 쓰지 않아도 게임 속 캐릭터가 알아서 성장하는 '방치형' 게임은 바쁜 일상을 보내는 현대인들에게 더욱 친숙한 장르의 게임이다. 작은 모바일 화면 속에서 기대할 수 있는 게임성의 정도는 한정되어 있기 때문에, PC·콘솔게임을 연상케 하는 화려한 그래픽의 게임들보다 캐릭터 디자인이나 분위기, 아트워크, 혹은 간편함을 무기로 가진 게임들을 선호하는 유저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

모바일 게임 개발사 트리플더블은 이러한 모바일 유저들의 수요를 파악하고, 이제까지 그들이 만들어왔던 '실사형 3D 게임'이라는 기조를 벗어난 새로운 도전을 통해 신작 방치형 RPG '딜딜딜'을 개발했다. 50MB도 채 되지 않는 가벼운 용량에 언제나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캐주얼함을 무기로 내세운 '딜딜딜'은 특별한 마케팅 없이 출시 후 3개월간 1억 5천만 원의 매출을 거둬들이는 성공을 이루었다.

과연 그들의 소리 없는 흥행의 배경에는 어떤 노력이 있었는지, 그리고 그들이 기존의 방식을 버리면서까지 중요시했던 게임 개발의 가치는 무엇이었는지 알기 위해 개발사 트리플더블의 김도훈 대표를 만나 그들의 신작 '딜딜딜'에 대해 자세히 들어봤다.



▲ 트리플더블 김도훈 대표



먼저 개발사 '트리플더블'에 대해서 설명 부탁한다

- '트리플더블'로 사명을 바꾸기 전에는 에브리펀이라는 이름으로 2개의 모바일 RPG 게임을 개발했다. 물밀듯 쏟아져 나오던 비슷한 생김새의 양산형 RPG 게임 대신 독특한 게임성을 가지고 오래 즐길 수 있는 게임을 만들어보자고 다짐했고, 새로운 목표 아래 사명을 바꾸고 신작 개발에 매진했다. 그렇게 만든 신작이 바로 '딜딜딜'이다.


트리플더블의 첫 작품, '딜딜딜'은 어떤 게임인가?


- '딜딜딜'은 누구나 쉽게 플레이할 수 있는 방치형 RPG다. 보통 방치형 RPG는 웬만한 게임들을 다 섭렵한 코어 유저들이 많은 시간을 투자하기는 귀찮고, 편하게 즐기려고 하는 게임이라는 이미지가 있다. 이렇다보니 RPG 장르에 익숙한 소수 유저들이 사용하는 복잡한 표현이나 기능이 많이 사용됐고, RPG를 잘 모르는 유저들이 시작하기엔 어려운 것들이 태반이었다.

그래서 '딜딜딜'은 RPG가 가진 핵심은 살리면서, 이것저것 복잡하게 시키는 것 없이 '누구나 게임 시작 이후 10분 만에 빠져들 수 있는 캐주얼한 게임'으로 기획됐다. 최대한 시스템을 단순화하려고 많은 신경을 썼고, 튜토리얼 과정 없이도 모든 시스템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표현하는 것에 집중했다.

이외에도 대부분의 방치형 게임은 별다른 이동 요소 없이 터치를 통해 표시되는 자신의 공격력을 숫자로 파악하는 형태가 대부분인데, 이런 단조로운 형태를 벗어나 화면을 보고 즐길 수 있도록 시각적인 요소들을 많이 추가했다.

새롭게 추가된 캐릭터 '양기사'는 스테이지를 몇 단계 건너뛰는 스킬을 보유하고 있는데, 이때도 단조롭게 그저 다음 스테이지로 넘어가는 것이 아닌 실제로 빠르게 이동하는 느낌을 받을 수 있도록 강한 연출을 추가했다. 이러한 연출에 신경을 많이 써서 아기자기한 2D 게임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별다른 설명 없이도 누구나 쉽게 빠져들 수 있도록 했다.



▲ 스테이지를 넘어 질주하는 '양기사'의 스킬


'딜딜딜'은 기존에 만들던 실사형 3D RPG이 아닌 2D 게임이다. 이러한 변화에 이유가 있다면?

- 게임 시장이 양분화되어 간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 '대규모 자본이 투여된 대작 게임' 혹은 '아기자기하고 게임성을 강조한 단순한 게임'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 상황이었는데, 후자를 선택하는 것이 우리들의 강점을 더욱 살릴 수 있는 방향이라고 생각했다.

신작 '딜딜딜'은 용량이 40MB밖에 되지 않고, 실행까지 12초가 채 걸리지 않는다. 누구나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게임, 이러한 요소가 가장 중요한 것이라고 생각했고, 이것이 트리플더블이 기존과는 다른 방향의 2D 게임을 선택한 이유다.


'딜딜딜'이라는 타이틀도 참 특이하다. 어떻게 지어졌나?

- '딜딜딜'은 '힐러나 탱커 없이 오직 딜러로만 승부하는 RPG'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물론 멋있어 보이는 타이틀을 정할 수도 있었지만, 쓸데없이 멋 부리는 것을 전부 빼려고 했다. 처음에는 '띨띨' 같은 어감이 떠오른다며 부정적인 의견도 있었지만, RPG 장르를 아는 입장에서는 굉장히 정감 가는 이름이고, 모르는 사람들 입장에서는 허들이 낮아지는 특징이 있다고 생각했다. 국산 인디게임 중에 '중년기사 김봉식'도 같은 맥락에서 지어진 타이틀이 아닐까 싶다.


'딜딜딜'이 마케팅 없이 3개월만에 구글 플레이 매출 1.5억 원을 기록했다. 별다른 홍보 없이도 유저들의 호응을 이끈 '딜딜딜'의 매력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지?

- 기존에 개발했던 작품들은 초반 5분 이후 유저 잔존율이 절반 이하로 뚝 떨어졌었는데, '딜딜딜'은 초반 플레이 30분 동안 유저 이탈이 거의 없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딜딜딜'의 엉뚱하고 귀여운 아트가 유저들의 흥미를 유발한 것이 아닐까 싶다.

첫 스테이지부터 다시 플레이하는 '귀환'때마다 캐릭터가 성장하는 느낌을 크게 부여한 것도 유저들이 '딜딜딜'을 떠나지 않게 하는 요인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한참 접속을 안 하다가 다시 들어왔을 때 해야 하는 것들이 잔뜩 쌓여있다면 유저는 쉽게 피로감을 느끼기 때문에, 많은 접속 보상과 함께 이를 간편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방식으로 '접속하지 않은 시간을 전부 메꿨다'라는 심리적 만족감을 극대화 시켰다.

이러한 노력을 유저들이 알아주시고, 입소문을 통해 '딜딜딜'을 많이 알려주셨다고 생각한다. 카페 게시판을 통해 어머니와 아버지까지 온 가족이 함께 '딜딜딜'을 플레이하고 있다는 유저 의견을 보고 큰 보람을 느낀 기억이 있다.






▲ 엉뚱한 매력이 있는 '딜딜딜'의 아트


향후 '딜딜딜'의 업데이트 일정이 궁금하다

- 우선 22일에 정식으로 '딜딜딜'의 iOS 버전이 출시된다. 이후 6월 중에 북미, 일본, 중국, 대만 지역으로 글로벌 런칭이 진행된다. 중국 지역을 제외한 나머지 지역은 원빌드로 서비스할 예정으로, 향후 추가될 길드전 콘텐츠에서는 글로벌 버전 유저들이 다 함께 만날 수 있게 된다. 이후 7월 중순에는 비동기식으로 진행되는 PVP 시스템을 업데이트하고, 이에 맞춰 신규 캐릭터를 추가할 예정이다.


'딜딜딜'의 PVP는 어떤 방식으로 진행되는가?

- '딜딜딜'에서 던전에 들어가려면 '열쇠' 재화를 사용해야 하는데, PVP에서는 특정 재화를 사용하거나 조작을 하지 않아도 자동으로 참가할 수 있는 방식을 적용할 예정이다. 일반 모험을 진행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다른 유저의 캐릭터를 만나게 되고, 이러한 경쟁을 통해 PVP 랭크도 결정된다.

PVP 전투는 공중, 근접, 한방 캐릭 등, 각 캐릭터가 사용하는 기술에 따라 상성이 나뉘므로 소외되는 캐릭터 없이 모든 캐릭터를 활용해 전략적으로 전투를 벌이는 것이 가능할 예정이다. 물론 경쟁 콘텐츠를 선호하는 유저들은 조작을 통해 더 자주 PVP에 참여하는 것도 가능하다.

또한, PVP 추가와 함께 자신의 덱을 쉽게 변경할 수 있는 기능이 함께 추가된다. 현재는 던전 진행 상황에 따라 아이템을 바뀌어 끼는 과정에서 번거로운 절차가 필요한데, 이러한 절차가 간소화되어 각 상황에 맞는 팀 구성을 그때그때 적용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그냥 방치해둬도 쉽게 진행할 수 있는 것이 방치형 RPG의 매력이지만, 보다 빨리 강해지고 싶은 유저들을 위해 몇 가지 게임 팁을 소개한다면?

- 스테이지 진행이 느려졌다 싶으면 망설이지 말고 '귀환'하는게 좋다. 가능하면 한 칸이라도 더 가서 귀환해야지라고 걱정할 필요가 전혀 없다. 귀환을 많이 하면 할수록, 빠르게 강해져 있는 자신의 캐릭터를 볼 수 있다.

두 번째 팁은 파티 멤버들 중 '펭귄'을 가장 먼저 성장시키는 것이다. 먼저 돈을 벌어주는 펭귄을 성장시켜서 최대한의 골드를 확보하고, 던전 진행이 느려졌다고 느껴질 때 딜러들을 성장시키는 방식이 가장 멀리까지 진행하는 방법이다.

끝으로, '딜딜딜'에서는 어떤 무기를 사용하고, 업그레이드할지 고민할 필요없이 전부 키우는 것이 좋다. 물론 직접 착용하는 아이템은 보유하고 있는 아이템 중 가장 등급이 높은 것을 사용하면 되지만, 낮은 등급의 장비도 모두 '컬렉션 효과'가 적용되므로, 업그레이드가 가능하다는 표시가 있다면 당장 사용하지 않는 아이템이라도 걱정 없이 성장시키면 된다. 이러한 성장이나 장비 선택 등의 고민도 최소한으로 줄인 것이 '딜딜딜'의 특징이라고 할 수 있다.



▲ '컬렉션 효과'가 있으니 어떤 무기를 먼저 사용할지 고민하지 않아도 된다


'딜딜딜'의 iOS 출시와 글로벌 런칭에 앞서 다른 마케팅을 진행할 예정이 있는지?

- iOS 출시와 함께 영상 광고, 웹툰 등을 통해 본격적인 마케팅을 진행할 예정이다. 글로벌 서비스, 마케팅, iOS 서비스를 통해 앞으로 현재의 10배 이상의 유저들이 함께 '딜딜딜'을 즐기게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끝으로 현재 '딜딜딜'을 플레이하고 있는 유저들과 인터뷰를 통해 '딜딜딜'을 처음 접하게 될 유저들에게 한마디 부탁한다

- 세계적으로 사랑받는 게임 '클래시 오브 클랜'은 슈퍼셀의 7명의 핵심 개발자가 모여서 만든 게임으로 알려졌다. 그들과 같은 완성도 있는 게임을 목표로 트리플더블의 6명의 개발자는 오늘도 최선을 다해 '딜딜딜'을 만들고 있다는 사실을 말씀드리고 싶다.

'최소 몇 년은 재밌게 플레이할 수 있는 게임'을 만드는 것이 개발사 트리플더블의 신조다. '딜딜딜'이 비록 인디게임의 성격을 가지고 있는 소규모 게임이지만, 이 게임을 꾸준히 갈고 닦아서 앞으로 몇 년은 꾸준히 플레이할 수 있는 게임으로 만들 생각이니, 많은 관심 부탁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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