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구글 인디게임 페스티벌 TOP3 개발사, 그들의 못 다한 이야기

인터뷰 | 박광석,허재민 기자 | 댓글: 4개 |



유저도 자신이 좋아하는 게임을 개발한 개발자의 이야기를 들어보고 싶겠지만, 게임 개발자들도 다른 개발자들의 이야기가 궁금할 것입니다. 특히 인디게임 개발자라면 더욱 그렇겠지요. 어떤 우여곡절이 있었는지, 어떤 식으로 홍보했는지, 매출은 얼마나 나왔으며, 중요한 요소는 무엇인지. 상을 받은 게임 개발자의 이야기라면 더욱 도움이 될 겁니다.

오늘(27일) 구글 캠퍼스 서울에서는 지난 '구글플레이 인디게임 페스티벌'에서 TOP3에 올랐던 수상작들의 개발자들과 대화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일렉트로닉 음악과 네온 아트가 아름다운 리듬게임 '비트레이서', 색다른 지뢰찾기와 좀비가 합쳐진 '좀비스위퍼', 그리고 귀여운 큐브 캐릭터와 맵을 달리는 '큐비 어드벤처'가 그 주인공이었죠. 행사가 끝난 후, 각 개발자와의 짧은 인터뷰를 통해 좀 더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볼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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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트레이서 김준한 대표



▲릴라소프트의 김준한 대표

먼저 지난 구글플레이 인디게임 페스티벌에서 TOP3에 선정되신 걸 축하드립니다. 수상 소감 한마디 부탁드려요.

= 일단, 기대하지 않았는데 TOP3까지 되어서 기뻤습니다. 물리적인 혜택도 있지만, 무엇보다도 피처드되었다는 점이 중요하죠. 우리 게임이 이 정도 퀄리티가 되는구나, 내부적으로도 그렇고 외부적으로는 우리 구글에서 상 탄 회사야, 할 수 있다는 점이요. 게임을 만든 건 처음이라서 스스로 확인할 수 있는 게 필요했는데 그런 역할을 한 것 같습니다.


개발하는 와중에 이런 페스티벌 준비같은 마케팅부분까지 적은 숫자로 해내기 힘드셨을 것 같습니다.

= 사실 주역을 한 건 우리 팀의 김기정 개발 실장이에요. 전 이런 행사가 있는지도 잘 몰랐는데 직접 등록하고 PT 준비도 하고, 모든 걸 해주었지요. 개발자이다 보니까 목표를 확실히 정하더라고요. 구글플레이 인디게임 페스티벌을 넘어서 구글과의 네트워크를 만들고 싶다는 목표. 저로서는 고마운 거죠. 얼굴도장도 찍고, 다른 게임을 출시하면 연락드릴 곳도 생기고.

사실 게임을 처음 개발하고 나서는 벽 같았어요. 첫 게임이다 보니까 어디 연락드릴 명함 하나 없는 상태였으니까요. 그만큼 구글플레이 인디게임 페스티벌에서 수상하면 우리가 고민하고 있는 마케팅 부분을 해결할 수 있겠다, 싶어서 지원했지요.

여담으로 ‘비트레이서’는 5월 중순에 출시되었는데 그때 리듬게임 VOEZ와 같은 시기에 출시되었어요. 타격이 컸죠. 시기만 달랐다면 IOS 음악게임에서는 메인이 되었을 수도 있었는데, 우리가 딱 서브였죠.


TOP3 수상으로 콘텐츠 지원 및 다양한 혜택이 있었는데, 어떤 식으로 도움이 되었는지 궁금합니다.

= 일단 피처드 받은 게 가장 컸어요. 저희 같은 경우는 외부 투자를 진행할 생각이었기 때문에 도움이 될 것 같아요. 우리가 이 정도 실력이 된다는 걸 어필할 수 있는 공인된 레퍼런스 인 거니까요. 그래서 지금은 이걸 어떻게 활용할까, 분명히 활용할 수 있는 부분이 있을 거라고 생각하고 있어요. 두 번째 게임도 있고 릴라소프트를 버티고, 나아가 성장시켜야 하니까요.


릴라소프트는 세 명으로 이루어진 팀이라고 알고 있습니다.

= 네, 3명이 끝이에요. 그만큼 일이 많아지긴 하죠. 기획, 디자인, 개발 이렇게 최소한의 요소로 분담하고 있어요. 물론 1인 개발자분들도 있지만, 이 이하로 개발하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생각했거든요. 일당백의 일을 하고 있어요. 디자인실장 같은 경우는 홈페이지나 트레일러 영상 같은 거도 도맡아 하고 있거든요.


영상을 정말 잘 만들었더라고요. 감각적이고.

= 사실 구글플레이 인디게임 페스티벌에 참가할 때 PT 준비를 많이 못 했어요. 어떻게 해야 하나, 하던 차에 영상으로 압살해버리자, 그래서 도배해버렸죠. 그나마 어필이 되었어요. 스피커가 빵빵한 곳에서 영상이 나오니까 심장이 두근두근 거리기도 하고요(웃음).


게임 내 음악이 많은 호평을 받았어요. 유튜브를 통해 음악을 검색해보니 댓글에 다들 비트레이서를 통해 찾아왔다고 달려있더라고요. 원래 이런 음악을 좋아하셔서 잡힌 콘셉트인가요?

= 음악 자체로 전자음악이 짱이야! 이런 건 아니에요. 사실 음악 게임에서 저희는 후발주자에요. 유명업체도 아니고요. 진입 장벽이 높았죠. 그때 저희 세 명 모두가 동의했던 건 ‘기존에 있던 것과 똑같이 만들기는 싫다’라는 거였어요. 의미도 없고 스스로도 납득이 안되니까요. 어떻게 되었든 차별성을 주고자 했지요. 뭐, 그래서 클래식음악을 할 수도 없고 달리는 게임인 만큼 루즈해지면 안되니까 EDM이 최적이었죠. 그에 맞춰 그래픽도 네온풍으로 되었고요. 이것도 네온스타일, 정말 짱이야! 이래서 만들어진 건 아니에요(웃음).



▲'비트레이서'에 나오는 음악을 찾아온 유저들



▲근데 네온스타일은 '짱'인것 같다


콘셉트가 먼저 정해졌다기보다 게임의 큰 틀이 잡힌 후에 만들어진 것 같습니다.

= 네, 처음부터 모든 걸 결정하고 제작하진 않았어요. 가면서 수정하고, 결정하고. 큰 틀 자체는 런게임을 제작하자, 이거였죠. 거기서 다른 게임과 다른 요소가 있어야 한다는 점에서 모두 공감했어요. 다만 차별화되는 것이 무엇이냐에 대한 의견은 분분했죠. 초반엔 런게임답게 뒤에서 누가 쫓아오는 콘셉트에서 그냥 따라오면 재미없으니까 캐릭터 앞에서 나오기도 하고 옆에서 나오기도 하고, 캐릭터 전면이 보이는 상태로 구상하기도 했지요. 하지만 이질감이 느껴져서 기존 틀을 유지하되, 거기에 음악을 넣어보자, 했던 거에요.


역시 무조건 특이하다고 재밌는 것은 아닌 것 같습니다. 그리고 흔히 ‘뻔하다’고하는 게임들이 뻔할 정도로 많이 나오는 이유도 있고요.

= 네, 적정선을 지키는 게 중요해요. 너무 트랜드를 따른다고 해서 좋은 건 아니지만, 너무 특이해버리면 익숙하지 않다는 점이 있죠. 다르되 너무 이질감이 느껴지지 않는, 친숙함이 있는 게임이 좋아요. 저희 게임이 완전히 새로운 것은 아니지만 역시 다른 부분이 많아서 유저분들이 어려워하는 부분이 있어요. 평점을 깎아 먹는 부분이기도 하죠. 이런 모든 것이 처음 겪어보는 일들이라서 앞으로 개선되어야 할 부분이기도 해요. 다음 게임에서는 개선되어있겠죠.

‘뻔한 것’은 실패할 확률이 낮아요. 물론 대박 칠 확률도 떨어지지만요. 첫 게임인 만큼 ‘비트레이서’와같이 특이한 게임을 만들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여러 게임을 만들었고 경험이 많았다면 이런 게임이 나오지 않았을 것 같아요. 좀 더 기성 게임에 가까운 형태였지 않을까요.


게임 플레이를 떠나서 음악을 시각화한 배경을 감상하는 게 좋았습니다. 쫓아오는 몬스터가 재미있지만 한편 마음 편하게 리듬게임만 플레이하고 싶기도 했고요. 다른 모드나 업데이트가 예정된 게 있는지 궁금합니다.

= 업데이트는 이달 말, 혹은 7월 초에 이루어질 예정이에요. 안드로이드에서 먼저, 아이폰은 그 후에 일주일 내에 될 예정입니다. 말씀하신 것처럼 난이도 측이나 몬스터를 없애달라는 요청이 많았어요. 그래서 ‘아이템’ 요소를 추가했습니다. 보호막이나 부스터를 구매해서 이용할 수 있고, 몬스터가 없는 모드를 구매할 수 있어요. 아이템화해서 추가했습니다.

사실 출시 초, 아이폰에만 출시했을 때에는 ‘이어 하기’가 아예 없었어요. 지금은 재화를 쓰거나 광고를 보면 이어 하기가 가능하잖아요. 게다가 그땐 모드도 달라서 1에서 8까지의 월드를 원스텝으로 계속 이어 하는 식이었지요. 단번에 가는 극악의 난이도였죠. 그 이후 업데이트를 하면서 모드도 분화되고 이어 하기도 넣어서 난이도가 하향되었어요. 그리고 광고를 보면 이어 하기가 되도록 해서 수익도 두 배 이상 늘었죠. 다만 예전처럼 메들리처럼 원스텝으로 가는 모드를 좋아하는 유저들을 위해 챌린저 모드를 넣었지요.



▲쫓아오는 몬스터가 없는 모드를 플레이할 수 있을 예정


국내외 성과가 대단합니다. 외국인 유저들도 많고요. 하지만 이게 매출로 바로 나타나는 건 또 다른 문제일 텐데, 어떤가요?

= 전체 500만 다운로드를 돌파했지만 사실 매출은 다 포함해도 많이 벌진 못했어요. 인디게임개발사를 정의하는 것들이 많을 텐데, 또 하나는 ‘아마추어’라는 점이라고 생각해요. 전문성이 취약하죠. 돈 버는 부분도 그래요. 우리가 연구를 많이 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대부분의 인디게임 회사가 비슷해요. ‘큐비 어드벤처’의 유닛파이브도 다운은 많이 되어도 돈은 그냥저냥, 저희와 비슷한 상황이더라고요. 최선을 다했는데도 참 그래요. 매출은 좀 더 나왔으면 좋겠어요. 리텐션이나 마케팅이 잘되어야 하는 거 같아요. 한 번이라도 게임이 더 언급되는 게 중요하니까요. 하지만 저희로서는 그럴 수가 없다는 게 영향이 큰 것 같아요. 대박 나서 돈을 많이 벌었다는 게 전설 같은 이야기일 수 있다는 생각도 듭니다. 전략을 바꿔야 해요. 대박을 치기보다는 어느 정도 매출이 나는 게임들로 2~3년 유지하는, 티끌 모아 태산이 되어야죠.


'비트레이서' 게임 자체로도 과금요소가 적어서 특히 그런 것 같습니다.

= 네, 음악게임이 수익성이 높은 장르가 아니에요. 클리커, RPG류가 돈을 벌어들이는 규모에 비교가 안 되지요. 그런 게임을 만들었으면 좀 더 수익을 많이 냈을지도 모르겠네요. 게임 장르 면에서도 비주류, 인디게임이라는 부분에서도 비주류. 그래도 BM 모델 설계를 제대로 했으면, 또 유저들이 조금 더 몰입해서 할 수 있는 요소가 들어갔으면 나았을 텐데 아쉬워요.

게다가 ‘비트레이서’같은 경우는 인앱결제 과금률이 높지 않아요. 아이폰 유저들이 구매력이 좀 더 높긴 해요. ‘비트레이서’에 10만 원 넘게 쓰시는 분들도 있는데 신기할 따름이에요. 이만큼 쓸데가 있어? 싶기도 하고요. 감사할 따름이죠. 돈을 벌려고 했으면 클리커, 방치형 게임을 개발했을 거에요. 장르상 과금 요소 자체가 달라요. 약간의 유혹이 있긴 합니다. 일일매출 1억 찍는다더라, 하면 부럽죠.





행사에서 ‘비트레이서’에서의 아쉬운 부분을 개선해서 차기작을 준비할 것이라고 말씀하셨는데 그게 이런 측면일까요?

= 네. 사실 ‘비트레이서’는 아주 착한 게임이었어요. 특히 출시 시점엔 몽땅 무료였지요. 근데 이게 유저가 500만 명인데 수익이 적다는 건 그렇게 많은 사람을 모아놓고 못 팔았다는 말이거든요. 설계 부분에서 제대로 해야 했는데, 이제 와서 광고를 더 넣은 다던가 하면 반발이 생길 수밖에 없어요. 아쉽긴 해요. 다음 게임에서 개선되어야 할 부분이기도 하고요. 물론 유저분들 입장에서는 ‘변했다’고 하실수도 있지만요. 변한 것이라기보다는 먹고 살아야 하니까 하는 건데 그렇다고 주저리주저리 설명할 순 없지요. 처음부터 설계를 제대로 해야 할 필요가 있어요.

또한, 데이터가 확보될 필요성이 있어요. 데이터를 보고, 보완해서 출시하고. 저희가 ‘비트레이서’를 출시한 후 큰 업데이트가 여러 번 있었는데 그때마다 매출이 두 배씩 늘었어요. 이제 아이템샵은 처음 추가해보는 건데 매출과 리텐션 부분에서 얼마나 기여할지 데이터를 얻게 되면 차기작은 이 데이터를 토대로 좀 더 제대로 설계가 된 게임이 나올 수 있겠지요.


음악 기획사와의 합작으로 후속작을 준비하고 있다고 들었습니다. 어떤 프로젝트인가요?

= ‘비트레이서’가 알려졌으니까 이 IP를 이용한 후속작입니다. 현재 준비하는 게임은 아니고 두 번째 게임 후에 세 번째나 네 번째로 나올 게임이죠.

지금 준비하는 두 번째 게임은 아예 다른 게임이에요. 공개해 드릴 순 없지만 간단한 게임이고 피곤하지 않은 게임이지요. 좀 더 쉽게 할수 있는, 누구나 쉽게 접할 수 있는 게임입니다. 리듬게임은 아니고요. 아트 부분도 다르긴 하겠지만 만든 사람은 같으니 스타일은 비슷할 수 있겠네요.


인디 게임 개발자로서 개발과정에서 피해야 하거나 중요한 요소가 있다면?

= 일단 트랜드라는게 있잖아요? 인디게임 만들 때 조심해야 하는 부분이 이 트랜드를 따라가면 안 된다는 겁니다. 기업 같은 경우는 트랜드를 쫓아가도 돼요. 개발 완료된 시점에는 모르는 것이기도 하고. 하지만 인디게임의 생명은 ‘차별성’에 있어요. 쫓아가면서 차별성을 어떻게 만들겠어요? ‘비트레이서’를 개발할 때 가장 많이 들었던 조언이 ‘캐주얼게임은 무조건 파스텔톤으로 해야한다’는 것이었어요. 하지만 그렇게 되면 우리는 ‘One of Them’ 이었을 거에요. 인지도 있는 회사도 아닌데 트랜드를 따라가는 Me Too 상품으로 성공을 할수 있을까요? 새로운 트랜드를 만들겠다는 생각으로 움직어야합니다.


마지막으로 유저분들께 한마디 부탁드려요.

= 첫 게임이라 부족한 부분도 많았을 텐데 좋아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일일이 유저분들과 소통하면 좋은데 그런 부분이 참 어려워요. 인원도 부족하고요. 그런 부분에 대해서 죄송스럽게 생각합니다. 그래서 처음부터 유저 대응은 큰 문제가 아니면 하지 않도록 정해두었거든요. 그러니 정말 어려움이 있거나 문의사항이 있으면 직접 메일을 보내주셨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평점 테러만 하지 말아주세요(웃음).




■ 좀비스위퍼 임원호 대표



▲아크 게임 스튜디오의 임원호 대표

지뢰찾기의 메커니즘을 사용한 좀비 퍼즐 게임 '좀비 스위퍼'는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궁금합니다.

= 기존에 없는 새로운 형태의 게임을 개발하기 위해 마켓 페이지를 먼저 살펴봤어요. 좀비를 정말 좋아해서 좀비가 나오는 액션 장르의 모바일 게임을 만들고 싶었는데, 모바일 디바이스로 액션 게임을 하면 피로도가 너무 높지는 않을까 걱정이 됐죠.

그래서 피로도는 줄이면서 좀비가 어울릴 수 있는 장르는 어떤 것이 있을까 고민하던 도중 퍼즐게임을 떠올렸고, 이전부터 아이디어 노트에 구상해둔 '지뢰찾기'를 접목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어요. 아이디어를 떠올린 이후 게임의 대략적인 모습을 미리 볼 수 있는 프로토타입을 만들었고, 주변 지인들에게 피드백을 얻어가며 개발 중인 게임이 바로 '좀비 스위퍼'입니다.


'제2회 구글플레이 인디게임 페스티벌'에서 좀비 스위퍼가 TOP3에 선정됐는데, 소감이 듣고 싶습니다.

= 정말 그런 성적을 얻을 수 있을 거라고는 상상도 못했어요. 먼저 TOP 10에 들었을 때 욕심이 생기긴 했는데, 할 수 있는 만큼만 하고 결과를 기다리자는 생각이었죠. 거의 끝까지 이름이 불리지 않아서 낙심하던 순간에 호명이 되어서 정말 기뻤어요. 혼자서 게임 개발을 진행하면서 오랜 시간 정말 힘들다는 생각을 했었는데, 이에 대한 충분한 보상이 됐다고 생각해요. 지친 멘탈을 회복할 수 있는 좋은 기회였고, 남은 작업을 더욱 열심히 마무리해서 제대로 출시해야겠다고 생각하게 됐어요.





'인디게임 페스티벌'에서 공개한 버전 이후에 '좀비 스위퍼'에 어떤 것들이 새롭게 추가됐나요?

= 먼저 튜토리얼을 더욱 보강했습니다. 더욱 다양한 아이템을 사용할 수 있도록 추가 작업을 진행했고, 업적과 랭킹 작업도 함께 진행 중입니다. 이후에 스테이지를 추가하는 작업을 계속 진행하고, 충분한 스테이지가 마련되면 정식 출시를 준비할 예정입니다. 뒤로 갈수록 새로운 미션과 특수 좀비가 등장하므로 밸런싱을 맞추면서도 재미있는 스테이지를 만들기 위해 주변 기획자들에게 피드백을 받으며 작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인디게임 페스티벌'의 심사위원으로 참석한 여명숙 게임위 위원장이 '좀비 스위퍼'의 붉은색의 피 표현과 폭력성에 대해 피드백을 했었는데, 해당 부분은 현재 어떤 식의 개선이 적용됐나요?

= 피 색깔을 녹색이나 검은색으로 바꿀 수도 있지만, 쉽게 양보할 수 없는 부분이었어요. 좀비 게임이라면 꼭 필요한 표현이라고 생각했거든요. 하지만 캐주얼 게임에 맞는 적절한 등급을 받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이 개선이 필요한 부분이었고, 옵션을 통해 피 색상을 선택할 수 있는 형태로 개선을 진행했어요. 아직 확정된 것은 없지만 정말 어린 아이들도 플레이할 수 있도록 피가 아예 나오지 않게끔 옵션을 두는 것도 함께 고민하고 있습니다.

한국에서는 일단 원래 디자인인 빨간색으로 등급위원회의 심의를 받아보려고 해요. 물론 가장 중요한 것은 12세 이용가 판정을 받는 것이기 때문에, 필요하다면 검정색 피 표현으로 수정할 생각입니다.



▲피 표현은 쉽게 포기할 수 없는 부분


출시 후 '좀비 스위퍼'는 어떤 BM이 적용될 예정인지 궁금합니다.

= 좀비 스위퍼는 아무런 결제 없이도 게임의 모든 콘텐츠를 즐길 수 있는 게임으로 계획하고 있습니다. 난이도가 있는 스테이지를 조금 더 빠르게 클리어하거나 고득점을 원하는 유저들이 필요에 의해 선택할 수 있는 형태로 과금 모델을 적용할 예정이에요.


인디게임 개발에서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이 있다면?

= 물론 게임의 본질이라고 할 수 있는 재미가 가장 중요하지만, 무조건 개발자의 고집이 가득한 게임은 좋지 않다고 생각해요. 다른 사람들의 의견을 듣고 여러 사람이 함께 즐거워할 수 있는 게임을 만드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봅니다. 본인이 좋아하는 것을 적절히 넣으면서 다양한 사람들의 의견을 충분히 듣고 조율할 수 있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봅니다.


'좀비 스위퍼'의 출시를 기다리고 있는 유저들에게 한마디 부탁합니다!

= 저도 최대한 빨리 '좀비 스위퍼'를 완성해서 유저들의 실제 반응을 보고 싶습니다. 게임을 출시한 이후에도 유저들의 의견을 수렴해서 게임 내에 계속 반영할 예정이니, 올해 안에 출시될 '좀비 스위퍼'를 꼭 기대해주세요.




■ 큐비어드벤처 최준원 대표



▲유닛파이브의 최준원 대표

먼저 구글플레이 인디게임 페스티벌에서 TOP3와 유니티 프라이즈 2관왕 달성을 축하드립니다. 소감이 어떠신지 궁금해요.

=아직도 얼떨떨한 건 변함이 없어요. 제출할 때만 해도 우울했거든요. 출시 전에 이거라도 해보자, 하는 마음에 등록한 건데 탑20에 들었다고 전화 오고 TOP3까지, 놀라움의 연속이었죠. 그 뒤로는 게임 출시하고, 서비스하고 있고요.


큐비 어드벤처는 개발기간이 3년 정도였다고 들었습니다. 기간이 길었던 만큼 힘든 부분이 있었을 거 같습니다.

= 총체적으로 3년이고 실제적으로는 2년 정도에요. 처음에 게임의 연작 가능성을 보고 투자를 받은 상태라 시작은 여유가 있었지요. 그땐 개발기간 1년 정도에 규모는 5명으로 시작했지요. 하지만 출시를 앞두고 7명으로 늘리면서 조금 바뀌었지요. 원래는 퍼블리셔와 함께하려다가 무산되고 자체 출시를 준비하면서 늦어졌어요. 이때부턴 여유가 좀 없었어요(웃음). 초기에는 인디게임 개발사답지 않게 여유가 있었어요. 지금은 생존을 위해 달리고 있지요.



▲2년의 개발기간을 통해 탄생한 큐비 어드벤처


유닛파이브는 어떤 식으로 만들어진 팀인지 궁금합니다.

= 외인구단 같은 느낌이에요. 정상적인 게임업계 프로세스를 따른 사람이 없지요. 개발이사는 핸드폰 UI를 피처폰 시절부터 개발하고 포켓몬 게임 등 외주를 맡던 사람이었고, 아트 담당은 애니메이션 하던 사람이에요. 외주로 만나던 사람들을 제가 꾀어서 모아 만든 거죠(웃음). 겨우 모아놨더니 사업부가 해체되고 다시 모였지요. 나중에 들어온 두 분 빼고는 10년 정도 함께 한 사람들이에요.

그만큼 마찰이 있어도 금방 해결돼요. 성격도 잘 맞고. 지금 팀 7명 전부 남자거든요. 남자만 있다 보니 서로 너무 신경을 안 쓰고 조심을 안 하다 보니 트러블이 많이 생기기 마련인데 빠르게 해결되는 장점도 있어요. 나중에 유닛파이브가 성장하면 10명 정도로 늘리고 싶어요. 그땐 성비를 맞추고 싶다는 생각이 있어요. 남자 7명, 괴롭습니다(웃음).


게임 개발을 위해 모인 팀이었나요?

= 아까 말씀드린 개발이사가 저와 창업주에요. 공동대표를 하려다가 진짜 아무 일도 안 할 거 같아서 제가 대표하겠다고 했지요(웃음). 원래는 교육용 솔루션 대한 베이스 기술력을 가지고 있어서 자금을 벌어들일 수 있었죠. 그래서 반은 그쪽, 그 자금을 기반으로 반은 게임 개발을 하고자 한 거에요. 게임 매출이 많이 나오지 않더라도 회사가 굴러갈 수 있도록. 근데 ‘큐비카’가 지스타에서 호응을 얻고 자신감이 생겨서 게임 개발을 100퍼센트 집중하기로 했지요. 지금은 잘한 거 같은데, 다시 생각해보면 반반 유지할 걸 그랬나, 싶기도 하고. 당시에 큰 계약을 진행하고 있었거든요. 하지만 그랬다면 규모가 커지면서 죽도 밥도 안됐을 수도 있었다고 생각해요.


그만큼 성과가 뜻깊게 다가왔을 것 같습니다. 수상하신 후에 받으신 지원이 어떤 식으로 도움이 되었나요?

= 구글플레이 인디게임 페스티벌에 등록할 때부터 가장 욕심이 났던 건 피처드에요. 하나라도 피처드가 된 게임은 뭐든지 할수 있다고 생각했거든요. 그 외에 부상으로 주신 것들, 유튜버 분과 공동 콘텐츠도 기대하고 있어요. 재밌을 것 같고. 그리고 미디어에 노출된다는 것과 브랜딩화된다는 점이 중요하죠.


큐비 어드벤처를 플레이해보면서 느낀 게 캐릭터 디자인이 특이하고 디테일하다는 점이었어요. 게다가 전용 3D프로그램으로 만들어졌다는 게 아니라는 점도 신기하고요. ‘큐비’는 어떻게 탄생했나요?

= 이게, 당시 3D애니메이션 프로그램을 다룰 수 있는 사람이 없었어요. 그렇다고 영입을 새로 할 수도 없는 상태였죠. 그래서 이걸 다른 툴을 가지고 해볼까, 해서 만들어봤는데 아웃풋이 좋아서 밀고 나간 거에요. 2D 애니메이션 기법으로 하니까 접근 방식이 달라서 디테일이 전혀 느낌이 달라요. 동작을 하나하나 만화 그리듯이 하니까 가끔은 작게 보여서 아쉬울 정도죠. 처음에는 페이셜 애니메이션을 할 줄 몰라서 표정도 없었어요. 그냥 각지고 움직이고. 그때 락스타게임즈의 한 분이 ‘눈만 깜박여도 캐릭터는 살아난다’라고 조언해주신 적이 있어요. 그래서 표정을 넣어봤죠. 그래서 지금은 새로운 캐릭터를 하나라도 추가하려면 해야하는 작업이 참 많아요. 울고, 맞고, 즐거워하고, 모션이 10개 정도는 들어가야 하죠.


▲페이퍼토이같은 큐비


전 말괄량이 룰루가 좋더라고요. 캐릭터마다 각 국가에서 선호하는 요소들을 고려했다고 들었습니다.

= 캐릭터 자체는 뚜렷한 코드를 넣은 건 아니지만 공감할만한 코드로 만들었어요. 일반적으로 취향을 타지 않으면서도 글로벌한 코드로요. 다만 코스튬은 국가마다 어필할 수 있는 요소를 넣었지요. 나라마다 선호도가 달라지더라고요. 토끼 룰루같은 경우는 중화권, 미국 쪽은 골고루 좋아해 주시지만 몇 가지 특이점이 있고요.

말괄량이 룰루는 제가 제일 좋아하는 캐릭터기도 해요! 자세히 보면 정신이 이상해 보이기도 하고. 인형을 막 끌고 다니고(웃음). 캐릭터는 귀여운데 애니메이터는 굉장히 험상궂게 생겼어요. 밖에서 만나시면 무서우실 겁니다(웃음). 이름도 여성스럽고 캐릭터도 귀엽게 그리시는데, 처음엔 깜짝 놀랐죠.


게임내 맵의 경우 유저들이 제작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말씀을 하신 적이 있는데 준비 중인가요?

= 유저들이 많이 생긴 후에 추가될 예정입니다. 해외 게임들을 봤을 때 어느 정도 인지도가 생긴 상황에서 유저맵을 도입하는 게 효과가 좋더라고요. 다만 유저풀을 확보하는 게 참 어려워요. 현재는 유저가 50만 정도인데, 500만 정도 되었을 때 진행할 예정입니다. 프로토타입으로는 개발하고 있어요.

일단 업데이트는 캐릭터추가, BM쪽으로 먼저 진행될 거에요. 유저들의 즐길 거리를 늘려가야죠.



▲유저맵이 가능해지면 어떤 작품들이 나올지 기대된다


인디게임은 수상하고 인지도가 생겨도 매출과 바로 연결되기 힘든 거 같아요. 큐비 어드벤처는 어떤가요?

= 똑같습니다. 공격적인 매출구조로 만들어야 하는데 그렇게 할 수가 없어요. 한번 다운로드되었다고 매출이 계속 늘어가는 구조가 아니거든요. 만들 수도 없고요. 그래서 다운로드 수를 많이 늘려야 하죠. 그래서 그 외의 수익구조를 만들고자 하고 있어요. 캐릭터 사업이 그 예죠. 그리고 작은 게임들, 그리고 리소스를 재활용해서 여러 개의 게임을 개발하는 게 답인 거 같아요. 작게 돌아가면서 7명 정도가 다음 게임을 개발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드는 거죠.


회사 구조상 롤모델이 있나요?

= ‘111%’ 같은 경우가 그렇게 성공한 롤모델이죠.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해요. 우리도 그런 방식으로 하고 싶어하고요. 물론 게임 느낌은 다르지만, 회사 구조를 따라가고 싶어요. 그리고 롤모델로 삼았던 회사가 ‘스틱맨’. 유럽회산데 졸라맨 캐릭터 게임을 꾸준히 출시하고 매출을 내는 회사에요. 큐비를 만들 때도 그런 느낌으로 계속 쌓이면서 늘려가는 구조로 구상했죠.

대박쳐서 성공하는 방식은 리스크도 크고 계속 마케팅이 투입되어야 해서 어려워요. 우리는 대신 계속 게임을 만들어나가는 방식으로 할거에요. 인지도가 생기고 브랜드가 갖춰지면 “어, 이거 얘네 게임이네, 한번 봐줄까?”하면서 피처드도 될 수 있겠죠.


유저들이 피곤해하지 않은 편한 게임을 개발하고 싶다고 말씀하셨는데 차기작은 어떤 모습일까요?

= 아직 공개하기는 어렵지만 ‘큐비를 구경하는 방식’의 게임이라고 말씀드릴 수 있을것 같아요. 방치형이나 클리커류는 아니고 타이쿤류라고 할수 있겠네요. 유저가 달려들어서 하진 않아도 큐비들이 뛰어노는 것을 보면서 즐길 수 있는 게임이요. ‘어비스리움’이 좋은 예인데, 피곤하지 않으면서 재밌고 귀여운 게임이에요.

‘큐비’를 이용한 게임 말고도 다른 게임도 다들 하고 싶어하는데, 제가 자제시키고 있어요. 일단 이걸 먼저 좀 더 해보자, 좀 더 자리잡힌 후에 해볼 생각이에요. 그땐 컬러를 잘 잡아주시는 분을 영입하고 싶다는 생각이 드네요.


해외에서도 인지도가 많이 생긴 작품이 만큼 어려웠던 부분이 있나요?

= 네트워크 환경이 문제였어요. 국내에서는 신경도 쓰지 않았던 부분이 문제가 되었죠. 라이트하게 만들었다고 생각했는데도 인도네시아나 태국, 러시아에서 네트워크에 접속해서 하는 콘텐츠에 대해 반감이 많았어요. 유저도 반정도 잃은 것 같고요.

러시아에 출장 다녀온 친구에게 “지하철에서 사람들 게임 많이해?”하고 물어보니 “거기 LTE도 거의 없어.” 이러더라고요. 캐주얼한 게임인데 집에서, 와이파이가 있어야만 플레이 할수 있다는 게 문제였지요. 1대1 대전을 제외하곤 전부 없애야 하죠.

북미쪽은 게임 자체에 대한 관심은 호의적이에요. 유럽은 생각보다 꾸준히 소개되고 있는 것 같지요. 어디에서 소개가 되고 있는진 모르겠지만요. 캐릭터 자체와 레이싱 모드는 중화권에서 호응이 좋아요. 레이싱모드는 저희가 이젠 들어가서 테스트해보면 순위권에 접근도 못 할 정도에요. 경쟁 자체를 즐겁게 즐겨주시고, 중국 메이저 회사에서는 실시간 매칭게임을 찾더라고요.


마지막으로 유저들에게 한마디 부탁드려요.

= 게임을 정말 잘하시는 것 같아요. 콘텐츠 소진도 빠르고요(웃음). RPG 대형게임들도 좋아하시지만 저희 같은 게임도 좋아해 주셔서 감사하고요. 근데 그만큼 금방 그만두시는 것 같아 아쉽습니다. 대형게임사처럼 업데이트를 빠르게 할수 있진 않거든요. 작은 게임들을 관심 있게 봐주셨으면 좋겠습니다. 구글 인디섹션이 있는데 한번 봐보고 플레이해보시는 방법도 있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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