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다시 뭉친 '빛돌' 하광석-'단군' 김의중, 그들과의 '단.돌'한 대화

인터뷰 | 박범, 유희은 기자 | 댓글: 30개 |



환상의 콤비라는 표현이 있습니다. 붙어 있으면 엄청난 시너지를 내는 두 사람을 뜻하죠. 이런 사람들은 보통 두 종류로 나뉩니다. 둘이 붙어 있지 않으면 존재감이 상대적으로 떨어져 조용히 지내다가 뭉치면 '대박'이 나는 사람들이 있기도 하고, 둘이 떨어져 있어도 각자의 존재감을 과시하다가 뭉치면 두말 할 나위 없는 시너지를 내는 경우도 있죠.

이번에 소개할 두 사람은 후자입니다. 바로 '빛돌' 하광석 해설위원과 '단군' 김의중 캐스터입니다. 이 두 사람은 따로 떨어져서 활동할 때도 e스포츠에 대한 열정과 애정이 듬뿍 담긴 전문성을 뽐냅니다. 그러면서도 팬들을 들었다 놨다 하는 방송 감각으로도 유명하죠. 이 둘은 함께 할 때 더욱 빛납니다. 오래도록 맞춰온 호흡으로 그 어떤 e스포츠 콤비보다 묵직한 존재감을 자랑하죠.

e스포츠 환상의 콤비 '빛돌-단군'이 오랜만에 방송에서 다시 뭉친다는 소식을 듣고 빠르게 인터뷰 일정을 잡았습니다. 2018 LCK 섬머 스플릿이 얼마 남지 않아 두 명 모두 바쁜 일정을 소화하고 있었죠. 어렵사리 일정을 잡고 카페에서 만난 '빛돌' 해설위원과 '단군' 캐스터는 예상보다 훨씬 더 대단한 시너지를 자랑했습니다. 인터뷰를 마칠 때까지 웃음을 얼굴에서 지울 수가 없을 정도였죠. 그러면서도 진지한 질문에는 그 누구보다 빛나는 눈빛과 함께 답변을 이어가 e스포츠에 대한 열정과 사랑도 재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Q. 두 분은 비시즌 동안 무엇을 했나요?

'단군' 김의중 : 저는 개인방송을 하면서 게임을 했어요. 배틀그라운드요(웃음). 제가 멘탈이 좀 약해서 LoL은 많이 하면 힘들더라고요. 사실 비시즌이라고는 해도 중간에 MSI가 있었잖아요. 일을 계속 했던 것 같아요. 쉬는 기간도 있었는데 쉴 때 뭘 해야 할 지 잘 모르겠더라고요. 그래서 개인방송이랑 게임을 많이 했죠.

'빛돌' 하광석 : 다시 맞이할 수 없을 '황금기'를 보냈죠(웃음). 지나고 나서야 소중했다는 걸 알게 될 시간이었다고 할까요? 농담이고요. 사실 제가 방송만 하는 것이 아니라 원래 맡은 업무들이 있어요. '얼불저스'와 같은 프로젝트를 만들거나 콘텐츠 제작에 참여하는 일들을 하고 있죠. 하지만 고정 방송이 딱히 없는 상황이긴 했죠. 여유롭긴 했는데 딱히 저도 뭘 해야 할 지 잘 모르겠더라고요. (김)의중이 형처럼 결혼을 한 것도 아니고... 저는 게임을 취미로 즐기는 건 아니거든요. SNS도 요새 잘 안하고요.

'단군' 김의중 : : 최근에 SNS에 하나 또 올렸더만. 왜 OGN에서 LCK 섬머 스플릿 중계한다는 기사를 새 프로그램 부분만 오려서 올렸냐. 왜 그렇게 티를 내.

'빛돌' 하광석 : 다같이 하는 거니까 홍보할 게 있으면 알리기도 해야죠. 그런데 이 형이 자꾸 그런걸 저한테 떠밀어요(웃음). 스케줄도 제가 잡고 일정 체크도 제가 하고. 거의 제가 의중이 형 매니저예요.


Q. 요약하자면 그래도 '단군' 캐스터가 '빛돌' 해설위원보다 더 힘든 일정을 지냈네요.

'단군' 김의중 : 딱히 그렇지도 않았어요. (하)광석이가 오히려 앞에서 보여지는 모습은 거의 없었지만, 게임사와 직접 연관있는 일들을 도맡아 하고 있거든요. 뭐, 큰 그림 보는거죠. 저는 당장 눈 앞이나 보는 거고(웃음). 아무튼 저보다 광석이가 훨씬 바빴을거예요.


Q. 두 분이 최근에도 함께 했던 방송이 챌린저스 코리아죠. 여전히 호흡이 좋더라고요. 비결은 역시 오래된 호흡인가요?

'단군' 김의중 : 음... 사실 뭐 그냥 하는거죠(웃음).

'빛돌' 하광석 : 저희는 그저 하루하루 살고 있을 뿐이기 때문에(웃음). 그런데 지난 챌린저스 코리아는 좀 느낌이 달랐죠. 기존에는 공식 e스포츠라는 틀 쪽에 비중을 뒀다면, 최근 시즌에 기존 바보들에 '클템' 이현우 해설위원이라는 바보 한 명이 추가됐잖아요. 그래서 좀 더 재미있는 방송을 해보자는 의견이 나왔죠. PD님도 소통 많이 하는 방송을 원하셨고요.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호흡이 좋아 보이지 않았나 싶어요.

물론, 열심히 경기 준비하고 참가하는 선수들이나 경기를 보시는 팬들에게 거부감이 들었다면 저희도 그 방향을 계속 시도하지 않았을 거예요. 다행히 저희가 왜 그런 식으로 방송을 꾸미는지 아시고, 함께 즐겨주시는 분들과 시너지가 잘 났던 것 같아요. 어느 쪽에라도 과하지 않도록 저희도 더 노력해야죠.

'단군' 김의중 : 사실 챌린저스 코리아가 LCK랑 비교해서 관심도가 떨어지죠. 저희가 분위기를 편하고 즐겁게 만드는게 리그에 대한 관심도를 높이는 방법 중에 하나로 생각해요. 실제로 저희가 방송 채팅창과 실시간 소통을 하면서 재밌게 하고 있거든요. 앞으로도 그런 방향성을 유지하는게 좋지 않을까 싶어요.





Q. LCK나 국제대회, 챌린저스 코리아에서 '단군' 캐스터가 자주 출연하잖아요. 중계 스타일을 두고 사람들이 '캐스터와 역할과 해설의 역할을 둘 다 한다"는 평가가 있더라고요.

'단군' 김의중 : 저도 그런 얘기는 많이 들었어요.

'빛돌' 하광석 : 요즘 떠오르는 캐스터 계의 신성이죠. 게이머 친화적이고 게임을 열정적으로 좋아하면서 전문성도 갖춘 캐스터(웃음). 실제로 '클템' 이현우 해설위원과 제가 같이 했던 말이에요.

'단군' 김의중 : 그 정도는 아니고요. 제가 받는 그런 평가에는 개인적인 의견차이가 있다고 봐요. 저는 동의하지 않는 쪽이고요. 사실 제가 중계할 때 하는 수준의 멘트들이 전문적인 내용들이 없어요. 예를 들어서 "이 챔피언은 일반 공격 기반이라 후반에 강력하다"와 같이 조금이라도 게임을 즐겨보셨으면 누구나 알 수 있는 것들 있잖아요.

'빛돌' 하광석 : 역시... 대단한데? 완전 전문 지식.

'단군' 김의중 : 조용히 좀 해(웃음). 아무튼 제가 하는 멘트들은 모든 캐스터 분들이 다 할 수 있는 내용들이에요. LoL은 워낙 역사가 오래됐잖아요. 제 생각은 이래요. 캐스터가 약간이라도 분석적인 멘트를 하는 것을 좋게 보시지 않을 수도 있고 좋게 봐주실 수도 있는 것 같아요. 그리고 저는 개인적으로 최근 중계에서 캐스터와 해설위원 사이에 역할 분담이 서서히 무너지고 있다고 생각해요. 딱 봤을 때 자연스럽게 이어지면 된다고 보죠.

'빛돌' 하광석 : 이런 부분도 있는 것 같아요. 저희는 예전에 2인 중계 시스템으로 방송을 했거든요. 그러다 보니 해설위원과 캐스터가 역할 분담을 확실히 하는 것보다 같이 호흡하면서 끌어갈 수 있는 흐름에 익숙해졌어요. 그게 최근까지 자연스럽게 발현되는 타이밍도 있지 않을까 합니다.

'단군' 김의중 : 사실 이 평가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도 많더라고요. 제 멘트를 듣고 '왜 해설위원의 영역을 침범하는가' 라고 이의를 제기하시는 분들도 계세요.


Q. 그런 부정적인 시각들을 많이 보셨다면, 혹시 스타일 변화도 노려보셨나요?

'단군' 김의중 : 고친다고 고쳐지나요... 제가 이제 막 걸음마를 떼는 수준의 경력이라면 고칠 수 있겠지만, 이런 스타일로 너무 오랫동안 방송을 했거든요. 쉽지 않아요. 그리고 들어보시면 알겠지만, 해설위원의 영역이라고 할 만한 수준의 멘트를 하지도 못해요.

'빛돌' 하광석 : 아녜요. 제가 옆에서 많이 배워요(웃음). 사실 저도 캐스터가 해설위원이 보통 하는 거라고 여겨지는 멘트를 하는 건 괜찮다고 생각해요. 다만 해설위원과 중계 중에 의견이 갈리는 등 흐름을 끊는게 문제가 있죠. 이런 다양한 문제에 대해 중계진들도 사석에서 서로의 멘트에 대한 피드백을 많이 하면서 조율해요.





Q. 사실 경기나 게임 분석이라고 하면 '빛돌' 해설위원이 떠오르죠. 최근까지 커뮤니티나 SNS를 통해 게임 내적인 팁에 관한 정보글을 자주 올리셨잖아요.

'빛돌' 하광석 : '관심'이라는 원동력이 있죠(웃음). 사실 귀찮음이라는 것이 제 마음을 절반 정도만 채웠기 때문이라고 해야겠네요. 그런 팁들을 더 잘 활용하고 많이 알리려면 방송 콘텐츠를 제작했어야 했죠. 그런데 그게 제 의지만 있다고 쉽게 되는 건 아니잖아요. 여러 사람들의 도움이 있어야죠. 그래도 어느정도의 귀찮음을 감수하더라도 정보들을 알려드리면 보시는 분들에게 많은 도움이 될 수 있죠. 저에게도 언젠가 도움이 될 거고요.

게임이 오래 됐다고 해도 조금 더 자세히 보면 얼마든지 새롭고 깊은 포인트가 많다고 생각해요. 중계 중에는 그걸 모두 전달하는데 한계가 있어요. 그래서 다른 방식으로 끊임없이 알아보고 공유하고 소통하고 싶었어요. 그게 하나 둘씩 쌓이다 보면 LoL을 좋아하시는 분들이 찾아보고 도움을 받으실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죠. 그리고 또 제가 챌린저스 코리아 중계를 하고 있잖아요. 가끔 선수들이 세세한 포인트를 놓치는 경우가 있더라고요. 이 선수들이 제 부족한 글이라도 그걸 통해서 실력을 향상시켰으면 하는 바람도 있고요.


Q. 제가 인상깊게 봤던 정보글 중에 하나는 스카너 궁극기와 '정화' 소환사 주문에 대한 것이었어요. 보통 그런 주제를 정하고 분석하는 과정은 어떤가요?

'빛돌' 하광석 : 해설위원이라는 직업으로 먹고 사는 사람이라 더 잘 맞아 떨어진 부분도 있어요. 특정 상황이 발생했을 때 그냥 넘기지 않는 성격? 저는 그런 현상이 발생한 것에 대한 원인을 찾으려는 욕구가 강해요. 스카너 같은 경우에는 경기 중에 의문점이 든 경우였어요. 챔피언 체력바 위에 상태이상 표시가 뜨잖아요. 그때 주변에 '속박'을 걸 수 있는 만한 챔피언이 없었는데도 스카너 궁극기에 적중당한 챔피언에 '속박'이라는 글씨가 잠깐 뜨더라고요. 그걸 보고 궁금해서 실험해보게 됐죠.

궁금증을 푸는 방법은 다양해요. 직접 실험하는 경우도 있죠. 그리고 정보 사이트를 통해 조사하기도 해요. 사실 이런 게임의 디테일한 정보 부분은 아이러니하게도 한국 쪽이 부족해요. 게임은 한국이 가장 잘하는데 말이죠. 해외 사이트가 스킬 설명이나 세세한 데이터 부분에서 더 자세할 때가 많죠. 만약 그쪽에서도 정보를 찾기 힘들면 라이엇 게임즈 코리아 쪽에 직접 도움을 요청하기도 해요. 아무래도 일적으로 만날 일이 잦아서 알고 지내는 분들이 있거든요. 크게 따지면 이 세 가지 방법이 있어요.

'단군' 김의중 : 저는 게임에 대한 호기심이 저 정도로 많진 않아요. 저뿐만 아니라 캐스터에게는 게임 외적인 포인트가 더 중요한 것 같아요. 출전하는 선수에 대한 정보, 방송 진행에 대한 정보, 이런 것들에 더 관심을 가지고 신경쓰는 편이죠. 물론, 게임 내적인 내용도 공부 많이 하죠. 그래도 광석이처럼 엄청 깊게 공부하진 않아요. 해설위원에게는 정말 중요한 일이라는데 동의해요.

그리고 광석이가 평소에 자기만 아는 '꿀팁'을 주변 사람들에게 알려주고 싶어하는 욕구를 많이 가지고 있어요. 저한테도 '주유값 아끼는 팁' 이런 생활 관련된 정보를 많이 주거든요.


Q. 오늘 평소에 잘 몰랐던 두 분의 차이점을 알 수 있어서 신기하네요. 만약 두 분이 서로의 역할을 반대로 하고 있다면 어떨 것 같으신가요?

'단군' 김의중 : 저는 해설위원이라는 직업과 잘 맞지 않아요. 저는 제가 재미있어야 일을 잘하거든요. 예를 들어서 광석이 같은 경우는 재미 여부를 떠나서 해설위원이라서 알고 싶거나 알아야 하는 부분이 생기면 그걸 공부하려는 욕구가 있잖아요. 만약 제가 해설위원이라면 그걸 잘할 수 있을지 모르겠어요. 물론, 겪어보지 않은 일이라 잘 모르죠. 그래도 게임이 일이라고 생각되는 순간 저렇게까지는 하지 않을 것 같아요. 저는 제가 즐기는 게임 대회만 중계하고 싶은 욕심이 있거든요. 실제로 제가 플레이하지 않았던 게임의 대회 중계 제의를 정중히 거절했던 경우도 있었죠.

'빛돌' 하광석 : 제가 캐스터라면 해설자한테 계속 뭔가 물어보면서 귀찮게 했을 것 같아요. "넌 왜 이건 설명 안해줘? 나 궁금해" 이런 식으로? 왜냐하면 제가 궁금해하는 포인트가 있다면 분명 시청자들도 궁금하실 만한 내용일 테니까요. 제가 캐스터였다면 해설위원들이 싫어했겠네요(웃음).

'단군' 김의중 : 전 광석이가 캐스터 해도 잘했을 것 같아요. 광석이가 사람들이랑 소통하는 걸 정말 잘해요. 조율하는 것도 잘하고요. 오히려 제가 그런 면에서는 많이 부족해요. 낯을 워낙 많이 가리거든요.

'빛돌' 하광석 : 의중이 형은 정해진 환경, 편한 분위기, 즐기는 게임이라는 조건 안에서 방송을 하면 엄청난 능력자가 돼요. 그때는 '월드 클래스'죠(웃음).

'단군' 김의중 : 광석이는 어떤 상황에서라도 잘해요.

'빛돌' 하광석 : 저는 제가 만족할 만한 분위기나 환경, 인간관계가 아니라도 계속 끌고 가기 위해 제 스스로 더 노력하는 스타일이거든요. 한 마디로 저는 어디서나 중간 정도나 가는 거고, 의중이 형은 상황만 맞으면 '월드 클래스' 그 자체.

'단군' 김의중 : 그냥 기복이 심한거죠(웃음).





Q. 그럼 이쯤에서 두 분이 서로 부러운 점이 있을까요?

'빛돌' 하광석 : 있죠. 결혼 잘한 거. 대답을 위해 1초도 고민할 필요가 없어요. 좋은 아내 만나서 결혼해서 잘 살고 있는게 정말 부럽죠.

'단군' 김의중 : 그럼 내가 만약 결혼 안했으면 나한테 부러운 게 없다는 말이네?

'빛돌' 하광석 : 그게 얼마나 큰데. 그게 형의 능력이기도 하니까.

'단군' 김의중 : 저는 광석이의 이런 성격이 너무 부러워요. 활동적이고 대외적이고 외향적인 성격. 저는 그런 부분에서 많이 부족하거든요.


Q. 그럼 반대로 이것만큼은 정말 닮기 싫은 부분은요?

'빛돌' 하광석 : 저는 흡연자가 아니죠.

'단군' 김의중 : 이번에는 진짜로 끊을거야. 여기서 선언할게요. 저 이제 담배 끊습니다. 리그 시작하면 바로! 13일부터.

'빛돌' 하광석 : 왜 13일부터야. 챌린저스 코리아 개막은 11일부터잖아.

'단군' 김의중 : 아니, LCK 기준으로(웃음). 아내랑 약속도 했어요.

'빛돌' 하광석 : 예전에 이런 적이 있었어요. 지금은 형수님도 아시는 내용이니까 공개할게요. 방송 중에 의중이 형이 다른 흡연자한테 자기 담배를 갑자기 선물로 주는거예요. 그래서 이유가 궁금했는데, 나중에 들어보니까 현장에 미리 연락 없이 형수님이 오셨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안 들키려고(웃음) 몰래 줬던거죠. 사실 흡연 얘기도 건강 생각해서 더 이상 피지 말라고 답변한거예요.

'단군' 김의중 : 딱히 없는 것 같아요. 저랑 맞지 않는 부분, 그냥 저랑 다른 건 있어도 닮기 싫은 건 없어요. 저랑 안 맞는 건 SNS에 자꾸 관심 받으려고 글 올리는거죠(웃음). 저는 그런 거 절대 못하거든요. 예를 들면, 커뮤니티에 본인과 관련된 잘못된 정보가 올라오면 그에 대해 적극적으로 해명하잖아요. 저는 그냥 그런가 보다 하면서 넘어가는 성격이라서요. 그런게 단점이라는 얘기는 아니고, 저랑 다른 부분이다 정도?


Q. 두 분이 이번 섬머 스플릿에 OGN에서 새로운 코너를 맡게 됐어요. '단.돌한 포인트'라는 이름인데요. 최근만 따졌을 때 챌린저스 코리아를 제외하면 처음 함께 하는 방송이죠. 소감이 어떠신가요?

'빛돌' 하광석 : 사실 그렇게 엄청 거창하고 대단한 건 아녜요.

'단군' 김의중 : 코너 길이도 짧아요. 한 5분에서 6분?


Q. 그래도 세트 종료 후 쉬는 시간마다 하시지 않나요?

'단군' 김의중 : 정해진 시간에 비하면 다룰 내용이 많겠죠. 아무래도 광석이가 맡게 될 영역이 많아서 중요한 인물이라 어깨가 많이 무거울 것 같아요.





Q. 사실 위에 뜬금없을 수도 있는 질문에 해주셨던 답변들이 이번 새로운 코너에 많이 녹아들지 않을까 싶었거든요.

'빛돌' 하광석 : 아무래도 그렇죠. 실시간으로 경기 중계 중에 그런 포인트들을 잡아야 하고, 그것들을 다시 시간 내서 정리하고 분석해서 보여드릴 여건은 안되니까요. 부담되긴 해요. 그리고 진지하게 분석만 하면 안되잖아요. 재미요소도 찾아야 하고요. 그래서 우선 인게임 포인트를 잘 잡는게 우선이겠죠.

사실 지금 플레이하는 선수들이 얼마나 대단한 선수들인지 조금이라도 더 알려드리려는 것이 코너의 목적이에요. 선수들에 대한 존경이 일어야 e스포츠가 스포츠로 가치가 있는 거니까요. 최대한 집중해서 잘 만들 계획이에요. 이걸 너무 분위기가 가라앉지 않고 재미있게 흐름을 가져가면서도 게임에 대한 포인트를 잘 짚어내는 사람이 있어야 하는데 사실 찾기 힘들어요. 그래서 두 방면 모두에 능력을 갖춘 의중이 형을 정말 힘들게 '모셨다'고 할 수 있죠(웃음).

'단군' 김의중 : 저는 섬머 스플릿에 쉬려고 했거든요. 예전부터 해왔던 챌린저스 코리아 정도만 하고요. 그러면서 다가올 월드컵과 함께 하려고 마음을 먹었죠(웃음). 사실 그동안 정신적이나 육체적으로 많이 힘들어서 휴식을 취하고자 했어요. 실제로 방송사랑 이런 이야기도 많이 했고요. 그런데 이렇게 됐네요(웃음). 사실 이런 코너를 새로 만든다는 이야기를 듣고는 저도 바로 함께 하겠다고 수락했어요. 오히려 방송 인터뷰를 안한다고 계속 어필했죠.

'빛돌' 하광석 : 사실 제가 OGN 선배예요. 예전에 아발론 방송을 했으니까.

'단군' 김의중 : 에이, 그게 무슨 '꼰데' 마인드야. 아무튼 '단.돌한 포인트'는 광석이가 많이 해줘야 하는 코너죠. 시간을 짧은데 준비할 건 정말 많아요. 제가 도와줄 수 있는 부분은 최대한 돕고자 같이 하기로 했어요. 저는 옆에서 오디오나 좀 채워주고 맞장구 쳐주고 질문해주는 역할?(웃음)


Q. 가끔 '영역 침범'도 하시고요?(웃음)

'빛돌' 하광석 : 그런 것도 필요해요. 예를 들어 '지금 이 타이밍에 바론을 쳤어야 했다'와 같이 정답이 딱히 없는 주제에서는 서로 다른 시각을 제시하면서 의견을 교류하고요.

'단군' 김의중 : 분석 코너라고 해서 엄청 무겁진 않을 거예요. SPOTV GAMES에서 하는 '해적 방송'과 비슷한 느낌? 물론, 거기에서는 게임 내적인 부분에 깊게 들어가진 않지만요.

'빛돌' 하광석 : 그렇다고 엄청 무겁지는 않아요. 포인트를 짚어드리는 코너라서 기대감을 지나치게 높이지는 말아주세요(웃음).


Q. '단.돌한 포인트'라는 코너명이 색다른데요. 혹시 누구 아이디어였나요?

'빛돌' 하광석 : PD님 아이디어였어요.

'단군' 김의중 : 광석이는 자꾸 이상한 걸 추천하더라고요. 물론, 다 기각됐죠. 저는 '단.돌한 포인트'를 듣자마자 괜찮은 것 같다고 동의했어요.

'빛돌' 하광석 : 왜냐하면 그 의견에 반대하면 본인이 아이디어를 내야 하잖아요. 그게 귀찮아서 가만히 있었나봐요.

'단군' 김의중 : 절대 아닙니다. 예전에 'D.C X-file'도 제 아이디어였어요. 이번에 다른 사람들 의견이 진짜 못 봐줄 정도였어요. 뭐 있었지? 마이너리티 리포트였나? 듣자마자 재미없잖아요.

'빛돌' 하광석 : 전 그걸 활용하자는 이야기였어요. 저는 '단군'이랑 '빛돌'이라는 닉네임을 따서 'D.B X-flie' 뭐 이런 아이디어 냈죠. 지금 다시 생각해봐도 '단.돌한 포인트'라는 코너명은 잘 나온 거 같아요. 물론, 저희는 언제라도 시청자 분들이 좋은 아이디어를 주시면 바꿀 의향이 있습니다.

'단군' 김의중 : 사실 지금 코너명이 줄여 부르기도 좋아요. '단.포' 이렇게.

'빛돌' 하광석 : 그럼 '돌'은 어디 갔어?

'단군' 김의중 : 맨 앞글자끼리만 따면 돼(웃음).


Q. '빛돌' 해설위원은 예전 SPOTV GAMES에서도 비슷한 느낌의 코너를 진행하셨죠. 그때와 어떤 차이가 있을까요?

'단군' 김의중 : 많이 다르죠. 그때는 프리뷰였고, 지금은 리뷰니까요. 저도 OGN에서 권이슬 아나운서랑 '포니' 임시현과 프리뷰 코너를 했었잖아요. 사실 너무 힘들었어요. 프리뷰 코너라는게 경기가 끝나면 사실상 소모가 끝나는 콘텐츠잖아요. 더 이상 볼 이유가 없어지죠. 그리고 아무리 열심히 준비해도 정말 뻔한 이야기 밖에 할 수 없어요.

'빛돌' 하광석 : 제작하는데 프리뷰도 노력이 정말 많이 들어가죠. 제가 준비 과정을 보통 주도하는 입장이다 보니 여러모로 힘들었어요. 당시에 가장 힘들었던 건 한 세트가 끝나면 바로 다음 세트의 프리뷰에 참여해야 했거든요. 그래서 경기 종료 후에 고조된 감정에 온전히 집중을 못하고 '그 다음에 뭘 하지'라는 고민으로 넘어가야 했어요. 실제로 그게 너무 힘들어서 직접 말씀을 드리고 방식을 바꾸기도 했고요. 그때는 해설위원을 병행하기도 했으니까요. 그때 멤버들과도 다 친하지만 아무래도 의중이 형과 함께 한 시간이 가장 오래됐기 때문에 그런 부분에 있어서 이번 경우가 조금 더 편하기도 해요.


Q. 그럼 '단군' 캐스터는 방송 인터뷰는 쉬시는 거네요. 저는 계속 하시는 줄 알았어요.

'단군' 김의중 : 아이고, 그럼요. 그 실력으로 무슨 인터뷰예요.

'빛돌' 하광석 : 왜 기자 두 분 중에 한 분이라도 아니라고 해주시지 않으세요?(웃음)

'단군' 김의중 : 그런데 진짜 제가 봐도 당시 퀄리티로는 안돼요. 제가 스스로 보면서 저한테 욕을 했어요. 너무 못해서(웃음).





Q. 대신 방송 인터뷰를 하게 된 '빛돌' 해설위원에게 조언을 해주실 수 있을까요?

'단군' 김의중 : 조언이 없어요. 저는 광석이를 잘 아니까 무조건 잘할 거라고 생각해요. 위 질문들에 대한 답변에서도 알 수 있어요. 저는 조건이 많이 붙고, 광석이는 그렇지 않거든요. 전 모든 선수들과 친하지는 않아요. 그래서 친분이 덜한 선수들과 방송 인터뷰를 하면 그렇지 않을 때와 격차가 너무 커요. 그 선수들도 제가 옆에서 진행을 잘 못하고 있으니까 어색할 수밖에 없고요. 그걸 제가 너무 잘 알고 있어요. 광석이는 저보다 선수들과 더 친하고 능력도 있으니까요.

'빛돌' 하광석 : 원래 본인이 빠지려면 그에 대한 대안을 제시하는게 맞잖아요. 그래서 밑도 끝도 없이 저를 계속 추천했대요.

'단군' 김의중 : 자, 여러분. 제가 여기서 팩트를 이야기하겠습니다. 제가 먼저 추천하지 않았습니다. OGN 측에서 먼저 광석이 이야기가 나왔고, 저도 그 자리에서 '사실 제 생각도 그렇습니다'라고(웃음). 제가 광석이를 소위 꽂아주거나 이런 건 절대 아닙니다. 그건 방송을 기획하고 준비하는 제작진에게 큰 실례가 되니까요. 저는 저 대신 광석이가 들어간 건 정말 잘된 일이라고 생각해요. 제가 계속 하기엔 미안한 사람들이 너무 많아요. OGN한테 미안하지, 선수들한테 미안하지, 팬들한테 미안하지, '클템' 이현우 해설위원한테도 미안하지...

'빛돌' 하광석 : 저는 당시 LCK 백수였잖아요. 그래서 집에서 보는데 의중이 형이 너무 긴장을 하니까 이런저런 조언을 나름대로 해줬거든요. 그랬는데도 계속 힘들어하더라고요.

'단군' 김의중 : 가장 힘들었던 건 방송 인터뷰를 계속 하면서도 스스로 제가 너무 못하고 있다는 걸 아는 거였어요. 차라리 저는 제가 못하는 줄 몰랐으면 스트레스가 덜했을텐데 그걸 스스로 아니까요. 그러면서도 계속 방송 인터뷰를 하러 올라가야 한다는 게 힘들었죠.


Q. 이제 마지막 질문인데요. '단.돌한 포인트'라는 새로운 코너에 함께 하시는 만큼 앞으로의 각오나 하고 싶으신 말씀이 있다면 자유롭게 해주세요.

'빛돌' 하광석 : 너무 큰 기대는 가지지 않아주셨으면 해요(웃음). 그동안 제가 방송사를 오가면서 방송을 하는 만큼 OGN이 저와 함께 하는데 많은 고민을 했다고 생각해요. 그 부분에 대해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어요. 제 입장에서도 더 의욕이 생겼던 건, 이번 섬머 스플릿을 앞두고 OGN에서 정말 예쁘게 잘 만들어보겠다는 의지가 느껴졌거든요. 그런 부분이 팬들에게 잘 전달되고 저도 그 속에서 하나의 일원으로 역할을 다해서 예쁘게 잘됐으면 좋겠어요.

계속 팬들의 의견에 대해 귀를 열어놓고 피드백할 예정입니다. 그러니 비판이면 비판, 칭찬이면 칭찬을 아끼지 말아주세요. 언제나 저희는 팬들이 좋아하시는 걸 하고 싶거든요. 그러려면 여러분이 그거에 대한 목소리를 내주셔야 저희가 알 수 있어요. 저희는 그걸 바탕으로 더욱 좋은 콘텐츠를 위해 노력할게요.

'단군' 김의중 : 다시 한 번 방송 인터뷰는 정말 죄송합니다. 저 대신 광석이가 방송 인터뷰를 맡게 됐으니 관심 부탁드려요. 잘할거라 믿어요. '클템' 이현우 해설위원도 더 편하게 인터뷰를 진행할 수 있을 거 같아요.

아무래도 양 방송사가 나눠서 LCK를 진행하다 보니까 비교되는 부분이 나오잖아요. 물론, 부족한 부분에 대해 시청자 분들이 요구하시는 건 맞다고 생각해요. 질책할 부분에 대해 따끔하게 충고해주시는 것과 더불어 칭찬할 만한 부분에는 아낌없는 칭찬을 보내주셔서 일하는 분들이 더 힘낼 수 있게 도와주시면 좋을 것 같아요. 방송사에게는 물론, 선수들에게도 너무 과열된 반응은 나오지 않았으면 해요. 심지어 이번 섬머 스플릿은 아시안게임과 리프트 라이벌스까지 있어서 일정이 그 어느 때보다 힘들거든요.

그리고 이번 섬머 스플릿이 각 방송사에서 하는 마지막 시즌이잖아요. 이제 라이엇 게임즈로 넘어가니까요. 양 방송사 모두 그 어느 때보다 좋은 마무리를 위해 눈에 불을 켜고 열심히 노력하면서 선의의 경쟁을 할테니 시청자분들은 최대한 즐기셨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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