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마블 배틀라인, "총기와 폭발, 힘줄 표현까지 마블 검수 통과했다"

인터뷰 | 박광석 기자 | 댓글: 7개 |


▲ 데브캣 스튜디오 이희영 디렉터, 이근우 아트디렉터

넥슨은 지난 3일, '코믹콘 서울 2018' 행사가 개최된 코엑스 전시장에서 신작 '마블 배틀라인'과 관련된 최신 소식을 들을 수 있는 공동 인터뷰를 진행했다. 이날 인터뷰에는 개발사 데브캣 스튜디오의 이희영 디렉터와 이근우 아트디렉터가 참여하여 게임 개발 과정에서 겪을 수 있었던 다양한 일
화를 소개했다. 마블 IP 속 히어로와 빌런이 총출동하는 전략 카드 배틀 모바일 게임 '마블 배틀라인'은 어떤 과정을 거쳐서 만들어질 수 있었는지,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Q. 게임의 타이틀인 '마블 배틀라인'은 어떻게 정해졌나?

이희영 - 카드를 놓는 위치가 있고, 또 위치 관계에 따라 전략이 생겨나는 것이 이 게임의 핵심이다. 캐릭터 3개를 한 줄에 배치하면 공격할 수 있는 '라인공격' 규칙도 있다. 카드 하나하나가 가지고 있는 능력 이외에도 카드를 놓는 위치와 카드들의 배치 등, 추가로 생기는 규칙들을 모두 담아서 '마블 배틀라인'이라는 제목을 정하게 됐다.


Q. '마블'이라는 유명 IP를 확보한 이후 어떤 게임 장르로 만들지 고민이 많았을 것 같은데, 카드 전략 배틀 게임을 만들게 된 특별한 이유가 있나?

이희영 - 게임 개발자이기 이전에 한 명의 마블 코믹스 팬으로서, 마블의 긴 역사를 게임 속에 표현하고 싶었다. '어벤저스'만 해도 지난 60년대부터 수십 개의 평행세계와 이야기를 가지고 있는데,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 속에서 보여지는 모습은 극히 일부분에 불과하다.

영화를 통해 마블에 입문한 사람들이 '그래서 원작에서는 어떤데?'라는 이야기를 자주 하는데, 이러한 물음에 답할 수 있도록 더 많은 표현을 담은 게임을 만들고 싶었다. 그러기 위해서는 많은 캐릭터가 등장할 수 있으면서도 각 캐릭터의 이야기를 소개해줄 수 있는 장르가 필요했고, 이에 들어맞는 것이 카드 게임 장르였다.





Q. 카드 게임 장르와 마블 IP는 북미 쪽에서 더 호응을 얻을 수 있는 조합인데, 북미 시장에는 이미 쟁쟁한 TCG가 많이 존재한다. 어떤 전략으로 해외시장을 공략할 계획인가?

이희영 - TCG 장르 자체가 일반 유저들이 진입하기에 다소 허들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각 카드의 기능을 충분히 알지 못하더라도 상대 유저가 어떤 전략을 가지는지 직관적으로 이해할 수 있도록 사각형 모양의 전장과 규칙을 만들었다. 체스나 장기처럼 TCG 자체를 잘 모르더라도 전략적으로 사고할 수 있는 유저라면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것이 '마블 배틀라인'의 특징이다. 때문에 해외 어느 나라에 진출하더라도 큰 진입장벽 없이 유저들에게 다가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

여기에 마블의 다양한 캐릭터를 담아서 이미지와 연출에 공을 들인 것이 '마블 배틀라인'의 강점이라고 할 수 있다. 한국인이 표현한 북미 스타일의 아트워크가 글로벌 시장에서도 충분히 어필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Q. 캐릭터 일러스트를 작업할 때 마블 쪽의 검수가 상당히 까다로웠을 것 같은데,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다면 소개 부탁한다.

이근우 - 작업을 진행하기 전에 캐릭터와 관련된 참고 자료를 마블 측에서 제공해줬다. 기본적으로 완성 단계까지 내부에서 전부 다듬고 최종 검수만 마블이 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는데, 최종 검수 단계에서 여러 가지 이슈가 있었다.

그중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총기와 폭발물 표현과 관련된 부분이었다. 해당 이미지가 북미에서는 민감한 이슈이다 보니 조심히 표현할 필요가 있었고, 특정한 가이드도 들어갔다. 총구가 카메라, 즉 유저를 향하지 못하도록 작업하는 방식이다. 또 재미있었던 것 중 하나는 헐크처럼 근육질 캐릭터를 작업할 때 혈관이나 힘줄 표현이 스테로이드를 복용한 것처럼 심하게 두드러지면 안된다는 점이었다. 이런 부분에 신경을 많이 썼다. 생각 외로 마블이 굉장히 엄격하게 관리한다는 것을 알 수 있는 부분이다.



▲ 총기와 폭발, 근육 표현 등 다양한 부분에서 마블의 검수가 진행됐다


Q. 카드 강화 요소가 포함되어 있는데, 밸런스를 흔들 수 있는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특별히 강화 요소를 추가한 이유가 있나?

이희영 - '마블 배틀라인'에는 강화와 레벨 요소가 있다. 다른 TCG에서는 보기 힘든 기능인데, 성장 개념이 있는 전략 게임 '클래시 로얄'을 레퍼런스로 삼았다. 꾸준히 플레이하여 성장시킨 부분이 밸런스에 근소한 영향을 주는 것으로, 전략에 자신이 없는 유저라도 성장을 통해 게임에 적응할 수 있도록 추가한 기능이다. 꼭 머리싸움으로만 굴러가는 것이 아닌, 성장으로 약점을 커버할 수 있는 형태가 될 예정이다. 물론 PvP 콘텐츠에서 밸런스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성장 수준에 맞춰서 유저 매칭을 진행할 예정이다.


Q. 길드 메뉴를 보니 카드 교환도 가능할 것으로 보이는데, 어떤 식으로 진행되는가?

이희영 - 1:1로 트레이드하는 시스템이나 경매장을 구현하면 여러 가지 문제가 발생할 수 있으므로, 여기서도 클래시 로얄을 참고했다. 조금씩이지만 다른 유저들과 카드를 나눌 수 있는 형태다.


Q. 이희영 디렉터는 '마블 배틀라인' 이전에 마비노기 듀얼 라이브 서비스에도 참여했는데, 배틀라인의 개발에 마비노기 듀얼의 시스템 등을 참고한 부분이 있나?

이희영 - 그전까지는 RPG만 개발했었는데, 첫 번째로 만든 TCG가 '마비노기 듀얼'이다. 마비노기 듀얼에서 어떠한 시스템을 참고했다기보다, 그때 얻었든 모든 경험이 배틀라인에 영향을 줬다고 생각한다.


Q. '마블 배틀라인'은 해외에서 이미 소프트 런칭을 진행 중인데, 특별히 소개할만한 성과나 흥미로운 피드백이 있는지 궁금하다.

이희영 - '마블 배틀라인'은 지난 6월 말부터 소프트 런칭을 시작했다. 가장 놀랐던 것은 마블 코믹스의 팬들이 인터넷을 통해 파일을 주고 받으면서 게임을 플레이하고, 스토리 파트를 영상으로 만들어서 직접 대사를 녹음하여 공유하는 모습이었다. 마블의 IP를 가지고 있다보니, 기존의 게임 유저들과는 다른 양상으로 게임을 즐기는 모습이 신기했다.


Q. 카드 일러스트 분위기가 대체로 비슷한데, '마블 배틀라인' 아트팀 내에서 몇 명의 디자이너가 함께 작업 중인지, 일러스트 분위기를 잡을 때 원작 코믹스의 분위기는 어느정도 고려하는지 궁금하다.

이근우 - 처음 아트 화풍을 잡을 때 고민을 많이 했는데, 기존 시장에 나와 있는 마블 IP 기반 게임들을 봤을 때 코믹스 스타일을 품고 있는 것이 거의 없다고 판단해서 북미의 전통적인 코믹스 느낌을 강조하는 것으로 목표를 잡았다.

현재 함께 아트 작업 중인 스텝은 7명 정도인데, 다들 게임 업종에 종사하던 디자이너다 보니 기존 한국 게임에서 익숙하게 볼 수 있었던 아트 스타일과 북미 코믹스 느낌이 자연스럽게 융화됐다고 생각한다. 또한, 서로 다른 아티스트가 작업하더라도 스타일이 너무 차이가 나지 않도록 어느 정도 디렉팅한 부분도 있다. 코믹스 기반 레퍼런스도 마블 측에서 제공받을 수 있었는데, 이런 부분도 많은 도움이 됐다.





Q. PvP에서 선공과 후공 기준은 어떻게 되나?

이희영 - 현재 계속해서 룰을 개선하고 있고, 카드도 바뀌고 있다. 선공과 후공이 가지는 유리한 부분이 서로 다르므로, 아직까지는 선공과 후공의 기준 없이 랜덤하게 정하고 있는 상황이다. 최근 소프트 런칭 버전에 아레나 모드가 추가됐으므로, 더 많은 테스트 후에 전략의 추이를 보고 결정할 예정이다.


Q. 마블이 아트 이외에도 시스템 부분에 개입하거나 협업한 부분이 있나?

이희영 - 마블은 스토리와 설정 부분에 유독 엄격하다. 캐릭터 이름 표기에 실수가 없어야 하는 것은 물론이고, 번역 과정에서 생길 수 있는 오류에도 민감하다. 원작에서 각 캐릭터가 가지고 있는 성격이 있는데, 이에 맞지 않는 말투를 사용하거나 캐릭터 간의 관계상 어색하게 반응한다거나 하는 부분이 없도록 신경을 많이 썼다.

특이했던 점이라면 게임을 만들 때 보통 게임의 코어를 만들고, 시스템을 더하고 마지막에 스토리를 추가하는 것이 보통인데 '마블 배틀라인'은 반대로 스토리가 먼저였다는 점이다. 스토리를 탄탄하게 완성한 이후 코어와 시스템을 짜맞추는 방식으로 작업이 진행됐다. 밸런스 부분이나 게임 플레이에 관한 것은 개발사인 데브캣의 의견을 존중해줬고, 특별히 수정을 요구하거나 한 부분은 없었다.


Q. 음성 더빙이 없어서 아쉬운데, 주요 캐릭터부터라도 순차적으로 더빙을 추가할 계획은 없나?

이희영 - 현재 더빙 작업은 준비 중에 있다. 곧 캐릭터 음성도 추가할 예정이다.


Q. 보통 TCG 장르의 게임은 일정 주기마다 대형 업데이트를 추가하는 방식으로 운영되는데, '마블 배틀라인'에서는 어떤 형태로 업데이트를 진행할 예정인가?

이희영 - 아직 정확하게 정해진 것은 없고, 계속 협의 중이다. 시즌 형태로 팩을 공개할 수도 있지만, 마블 IP의 영화가 계속 개봉되므로 이 주기에 맞춰서 업데이트를 진행하게 될 것 같다.


Q. 마블에서는 멀티 유니버스 때문에 같은 캐릭터라도 다양한 성격을 가지는 경우가 있는데, 이러한 캐릭터가 스킨 형태, 혹은 다른 카드로 추가될 수 있는가?

이희영 - 현재의 마블 배틀라인에서는 각 캐릭터가 가진 고유성을 지키기 위해 하나의 덱에 같은 카드를 여러 개 넣을 수 없다. 마블은 여러 버전의 캐릭터가 등장하는 것을 납득할 수 있게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고 요구했기 때문에, 코스믹 큐브의 설정이 들어가는 후반 부에는 같은 이름의 다른 캐릭터가 충분히 등장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Q. 마블 배틀라인의 오리지널 영웅이 향후에 추가될 수 있을지 궁금하다.

이희영 - 이미 마블 IP를 가진 게임에서 오리지널 캐릭터를 추가하여 선보인 선례들이 있으므로, 마블 배틀라인에서도 꼭 추가하고 싶다고 생각한다.


Q. 현재는 세로 모드만 지원하는데, 추후 가로 모드도 추가될 가능성이 있는가?

이희영 - 가로 모드 추가도 고려 중이다. 준비는 하고 있는데, 게임 특성상 화면 구성을 가로로 돌리면 많은 내용이 바뀌어야 하므로, 어떤 형태로 적용하게 될지는 아직 고민하고 있다.


Q. 끝으로 '마블 배틀라인' 출시를 기다리는 국내 유저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이희영 - TCG 장르의 게임은 재미있게 플레이할 수 있는 부분이 많이 있음에도 아직 진입장벽 때문에 어려운 장르로 인식되고 있다. 어떻게든 그러한 허들을 낮추고 많은 사람이 즐길 수 있는 쉬우면서도 전략성이 있는 게임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니, 앞으로도 많은 기대 부탁한다.

이근우 - 높은 퀄리티의 일러스트를 만들기 위해 현재 여러 아티스트가 함께 '마블 배틀라인' 개발 작업에 참여하고 있다. 북미와 한국 유저 모두에게 친숙하게 다가갈 수 있는 이미지를 만들기 위해 계속해서 즐거운 마음으로 작업 중이고, 국내 정식 런칭 시기에는 지금보다 더 많은 일러스트를 선보일 수 있도록 계속 노력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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