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날카로움은 유지한 채로 더 친숙하게, '어센던트 원'

인터뷰 | 박광석,김수진 기자 | 댓글: 64개 |


▲ 데브캣 스튜디오 한재호 디렉터, 김준회 밸런스 기획자

데브캣 스튜디오의 PC 온라인 신작 '어센던트 원'이 오는 2월 14일, 정식 서비스에 돌입한다.

넥슨은 지난해 9월부터 누구나 게임을 미리 체험해 볼 수 있도록 얼리액세스 프로그램을 진행해왔다. 얼리억세스를 거치며 10종의 신규 어센던트, 커스터마이징 시스템, 인게임 보상, 상점 콘텐츠가 갖춰졌고, 드디어 정식으로 유저들과 마주할 준비를 마쳤다.

일반적인 CBT 개념과 비교하면 다소 길게 느껴지는 4개월간의 얼리억세스를 통해 어센던트 원은 큰 폭의 변화를 맞이했다. AI 대전은 고사하고 기본적인 게임 룰을 배울 수 있는 튜토리얼조차 찾아볼 수 없었던 초기 버전을 떠올리면, 오픈을 앞둔 지금의 어센던트 원은 아주 다른 게임으로 보이기까지 한다.

정식 오픈을 앞두고 진행된 인터뷰 자리에서 만난 데브캣 스튜디오 한재호 디렉터는 "얼리억세스 초반을 떠올리면 정말 많이 부족했다는 것을 다시금 느낀다"라며 그동안의 소회를 전했다.



지난 인터뷰에서는 약 30종 이상의 어센던트가 갖춰지면 정식 오픈을 개시할 것이라고 했는데, 생각보다 일정이 당겨진 것 같다. 서둘러서 정식 오픈을 준비하게 된 이유가 있나?

한재호 : 얼리억세스 중에 시범 랭킹전을 진행했는데, 지금까지 공개된 24종의 어센던트로도 재미있는 전략들이 많이 나왔다. 정식 오픈과 동시에 2명의 어센던트가 더 추가되는데, 이 정도면 정식 오픈을 진행하기에 부족하지 않을 수준이라고 판단했다.

물론 더 솔직하게 말하자면, 라이브 서비스에 대응하다 보니 기존의 목표치보다 신규 어센던트 추가가 살짝 더뎌지기도 했다. 이 상태에서 얼리억세스를 계속해서 질질 끄는 것보다 정식 런칭을 시작하는 것이 더 낫겠다고 생각했다. 중요한 것은 라이브 런칭 이후에도 신규 어센던트의 충원이 잘 되는가에 있다고 보고 있으며, 현재도 이를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해 준비 중이다.




▲ 얼리억세스에서 공개된 24종의 어센던트
 

약 4개월간 진행된 어센던트 원의 얼리억세스를 돌아보지 않을 수 없을 것 같다. 얼리억세스부터 정식 오픈을 앞둔 지금까지, 어떤 콘텐츠들이 새롭게 추가됐는지 간단하게 소개 부탁한다.

한재호 : 줄곧 정신없이 지내서 잘 실감이 안 됐는데, 나중에 되짚어보니 정말 많은 것들이 새롭게 추가됐다. 얼리억세스를 시작할 당시에만 해도 일반전 이외에는 아무것도 없었다. 그 흔한 튜토리얼도 없었고, 정말 준비가 덜 된 상태였던 것 같다. 게임 런칭이라는 것이 원하는대로 다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보니, 현실적으로 바라보고 선택해야 할 부분이 많았다. 이후 튜토리얼과 AI 대전, 랭킹전을 도입했고, 가장 중요한 신규 어센던트도 계속 추가했다. 물론 캐릭터 밸런스 수정 작업도 매주 진행했다.


얼리억세스에서는 게임을 플레이해도 별다른 보상이 없는 점이 아쉬웠다. 정식 버전에서는 어떻게 바뀌나?

한재호 : 확실히 보상 시스템은 얼리억세스에서 간과했던 부분 중 하나다. 얼리억세스를 CBT 느낌으로 진행하다보니 게임만 재미있으면 될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일정한 보상이 없다보니 동기 부여가 안되서 아쉽다는 유저 의견이 많았다. 정식 런칭 이후에는 이러한 부분에 부족함이 없도록 매 게임 충분한 인게임 재화를 지급하는 방식으로 준비하고 있다.





이외에 얼리억세스 중에 얻었던 유저 피드백 중 기억에 남는 것이 있다면?

한재호 : 유저 피드백은 대부분 캐릭터 밸런스에 대한 내용이 많았다. 조금 심하게 느껴질 정도의 과격한 밸런스가 '어센던트 원'의 초기 방향성이었는데, 얼리억세스 기간 동안 피드백을 받아가며 과격함의 정도를 줄이고, 적절하게 수렴해나가는 작업을 많이 진행했다.

김준회 : 밸런스에 대한 피드백은 랭킹전 도입 이후에 특히 많아졌다. 아무래도 본인의 실력을 검증할 수 있는 콘텐츠다보니까 불만을 직접적으로 어필하는 의견이 많았다. 하지만 여기서 아쉬웠던 것은 비슷한 실력을 갖춘 유저들이 서로 붙었을 때 나오는 피드백이 아닌, 숙련 유저와 비숙련 유저가 붙었을 때 나오는 밸런스 피드백이 대부분이었다는 점이다. 어센던트 원의 밸런스 방향성은 다른 MOBA 장르의 게임보다 더 날카롭게 설계됐기 때문에, 자연히 상대방 캐릭터에 대해 잘 알면 알수록 대처법을 찾기 쉽지만, 이런 것을 모르면 대처하기가 어려울 수 밖에 없다.



▲ 대처법을 알지 못하면 답답할 수 밖에 없었던 '페가소스'


사전 지식이 없는 초보 유저들도 각 어센던트에 어떻게든 대처할 수 있어야 한다고 본다. 특히 부양 기술을 가진 '페가소스'를 상대하려면 별도의 격추용 모듈을 구매해야하는데, 초보 유저들은 이러한 대응법을 알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김준회 : 내부에서도 그런 부분을 인지하고 있다. 그래서 계속 날아다닐 수 있었던 '페가소스'의 경우, 떠있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에너지를 많이 소모하는 형태로 변경했다. 조금 더 사용하기 까다로운 어센던트가 된 대신, 다른 부분에 버프를 적용하여 기존의 승률을 어느 정도 유지할 수 있도록 한 편이다.

이외에도 아테나, 크로노스처럼 대처법을 모르면 상대하기 힘든 어센던트의 밸런스를 전체적으로 완화하는 등, 처음 접하는 유저들이 부정적인 경험을 할 수 있는 부분을 줄이는 식으로 지속적인 밸런스 작업을 진행 중이다.


한재호 : 모든 어센던트가 자신만의 '날카로운 창'을 한 개씩 가지고 있는 것은 여전하지만, 기존보다는 날카로운 면을 어느정도 뭉툭하게 깎아낸 편이다. 신규 유저분들이 압박감을 덜 느끼도록 여러 부분을 다듬었으므로, 정식 런칭 이후에는 좀 더 즐거운 플레이가 가능할 것이라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다.





얼리억세스에서 정식 오픈이 되면서 바뀌는 점이 있다면 어떤 것들인가?

한재호 : 정식 오픈과 동시에 유저가 구매할 수 있는 여러 상품이나 서비스, 그리고 본격적인 PC방 서비스 시스템이 갖춰진다. MOBA 장르 특성상 능력치와 연결되는 상품을 판매할 수는 없으므로, 다른 유저들에게 보여지는 꾸미기 상품들 위주가 될 예정이다.

이외에도 오는 28일부터 정식 랭킹전이 도입된다. 얼리억세스 때의 시범 랭킹전보다 더 체계적인 시스템을 갖추고, 티어 개념과 등급별 보상이 추가된다. 또한, 랭킹전이 진행되는 기간을 넉넉하게 유지해서 유저들에게 지속적인 동기부여가 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김준회 : 염색 시스템도 본격적으로 도입된다. 어센던트 원은 다른 MOBA 장르의 게임보다 높은 퀄리티의 모델링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단순히 스킨 하나를 구매하는 것이 아닌, 부위별로 색상이나 재질을 다르게 커스터마이징할 수 있다. 스킨은 기본적으로는 유료 재화를 통해 판매될 예정이지만, 여러 이벤트를 통해 무료로 획득할 기회도 계속 제공할 계획이다.



캐릭터부터 전장까지 SF 느낌이 가득하다 보니, 캐주얼한 정장이나 수영복처럼 완전히 다른 컨셉의 스킨을 기대하는 유저들이 많다. 정식 오픈 이후에는 만나볼 수 있을까?

한재호 : 세일러복 느낌의 컨셉 원화 등 관련 콘텐츠에 대한 준비는 꾸준히 하고 있지만, 개발 인력이 많이 부족한 상황이라 정식 오픈과 동시에 추가하기는 사실상 어려울 것 같다. 뭐니뭐니해도 가장 중요한 것은 신규 어센던트 추가와 밸런스 패치이기 때문에 한동안은 해당 작업에만 전념할 계획이다.

물론 SF 이외의 컨셉을 가진 스킨도 언젠가 꼭 추가할 계획이다. 당장은 각 부위의 색상과 재질을 변경하여 기존과는 다른 느낌으로 어센던트를 꾸밀 수 있는 커스터마이징 시스템을 충분히 즐겨주길 바란다.






정식 오픈 이후에 추가될 두 명의 신규 어센던트에 대해서도 간단하게 소개 부탁한다.

김준회 : 첫 번째 신규 어센던트는 신화에서도 뛰어난 전사로 묘사되는 '아킬레우스'다. 신화 속 모습과 마찬가지로 강력한 위력을 뽐내는 전사 캐릭터로, 일대일 대결에서 아레스에 버금갈 정도로 강력한 모습을 보여준다. 화려한 액션이 가능한 대신 손을 많이 타는 숙련자용 캐릭터라고 할 수 있다.

또 하나는 최초의 여성 티탄인 '레아'로, 크로노스의 연인이면서 동시에 프로메테우스와도 삼각관계에 있는 매력적인 설정의 캐릭터다. 엑시스 타입의 탱커 포지션이며, 어센던트 원 최초로 '보호막' 개념을 가지고 있는 캐릭터이기도 하다. 보호막으로 자신의 생존력을 끌어올림과 동시에, 지금까지는 등장한 적이 없었던 새로운 형태의 CC기를 사용하는 것이 특징이다.




▲ (좌부터) 크로노스, 레아, 프로메테우스



▲ SNS를 통해 먼저 공개되어 기대를 모은 '아킬레우스'


얼리억세스를 미리 경험한 유저들은 정식 오픈을 기대하면서도, 랭킹전 매칭이 원활하게 이루어지지 못하는 것을 우려하고 있다. 어떤 대안을 준비하고 있나?

한재호 : 어센던트 원의 얼리억세스는 CBT 느낌으로 진행했기 때문에 마케팅이 거의 없었다. 모객이 없으니 맨 처음에 찾아온 유저들만 계속해서 게임을 하는 상황이었고, 동기부여가 될 수 있는 인게임 보상마저 부족하다보니 유저는 계속해서 줄어들었다. 결국 얼리억세스 막바지에는 랭킹전 매칭이 원활하게 진행되지 않는 상황도 발생했다.

정식 오픈 이후에는 이러한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대규모 마케팅을 진행할 계획이다. 이벤트 유형도 사전 마케팅보다는 지속적인 신규 유입을 이끌 수 있는 방식이 될 예정이다. 물론 유저들도 CBT 인지 OBT인지 구분하기 모호했던 얼리억세스 때보다는 더 많은 관심을 가져줄 것이라 기대하고 있다.



정식 랭킹전이 도입되면 신규 유저와 기존 유저의 격차가 드러날 것으로 보이는데, 이 차이를 줄일 수 있는 별도의 장치가 마련됐나?

한재호 : 랭킹전을 정식 오픈과 동시에 공개하지 않고 2주 뒤인 28일로 정한 것은 신규 유저들에게 충분한 준비 기간을 주기 위해서다. 신규 유저들은 2주 동안 필요한 어센던트를 구매하고, 정식 랭킹전에 대비할 수 있다. 또한, 매주 12명의 어센던트를 로테이션으로 공개하는 것은 물론, PC방에서는 모든 어센던트를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으니 큰 격차는 없을 것으로 생각한다.

이외에도 신규 유저들이 일반전을 플레이할 때 처음부터 너무 숙련된 유저들과 만나지 않도록 기존 유저들의 MMR을 어느 정도 남겨둘 계획이다.






얼리억세스 초반에는 '국내에서 서비스되고 있는 다른 MOBA 게임들보다 하드코어한 포지션의 게임'이라고 소개했었다. 정식 오픈을 앞둔 지금도 기존의 포지션 선정에 변화는 없는지 궁금하다.

한재호 : 하드코어한 포지션을 가진다는 것은 더 진득하게 즐길 수 있는 게임이라는 뜻이지, 결코 게임이 어렵다는 이야기가 아니다. 아이템 개념이나 룬특성 개념도 없으므로, 사실 다른 MOBA 장르와 함께 두고 봤을 때 처음 배워야 하는 것들은 굉장히 적은 편이다.

김준회 : 유저들이 어센던트 원에서 가장 어렵다고 느끼는 것은 '다르다'는 부분이다. 기본 공격의 취급부터 피해 타입을 다루는 방법, 계속해서 빙글빙글 돌아가는 전장, 어떤 특성을 먼저 찍어야 할 지 모르겠는 성장 시스템 등등, 익숙하지 않은 것을 배우는 과정은 당연히 어렵게 느껴질 수 있다. 하지만 이러한 시스템들은 절대 복잡하지 않다. 조금만 플레이해보면 왜 이런 식으로 시스템이 만들어졌는지, 어떤 부분이 더 간편해졌는지 바로 체감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그렇다면 결국 '익숙하지 않은 것을 배우는 과정'이 필요하다는 뜻인데, 이 과정이 신규 유저에게 진입 장벽으로 느껴지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해보인다.

한재호 : 얼리억세스 초기에는 튜토리얼도 AI 대전도 없었으나, 지금은 모두 추가된 상태다. 유저들은 튜토리얼을 통해 자연스럽게 어센던트 원의 기본 시스템을 배우고 시작할 수 있다. 또한, 각 캐릭터가 어떤 스킬을 사용하는지, 초반 공략은 어떤 식으로 접근해야 좋은지 쉽게 알 수 있도록 별도의 가이드 영상을 준비하고 있다.

이외에도 사용자 설정 게임에서만 선택할 수 있었던 '관전' 기능이 친구, 혹은 랭커 유저들의 경기를 상시 관전할 수 있도록 더 넓게 제공된다. 관전을 통해 고수의 플레이를 지켜보면서 캐릭터 운용법은 물론, 대략적인 게임 플레이 양상을 파악할 수 있다.



MOBA 장르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역시 캐릭터 밸런스에 있다고 생각한다. 밸런스 패치는 정식 오픈 이후에도 1주일 간격으로 진행할 예정인가?

한재호 : 런칭 초반에는 '일주일에 한 번' 주기를 계속 유지할 계획이지만, 추후에 정식 랭킹전을 추가하고 신규 어센던트 작업을 하다 보면 패치 간격은 일주일보다 더 길어질 수도 있다. 언제나 최우선 과제는 신규 어센던트를 계속 선보이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 '가장 중요한 것은 런칭 이후에도 신규 어센던트를 계속 충원하는 것'


어센던트 원이 오랫동안 서비스되어 더 추가할만한 그리스 로마 신화의 영웅이 남아있지 않게 된다면, 추후에는 다른 컨셉의 어센던트도 등장할 수 있을까?

한재호 : 이미 내부에는 계획 중인 어센던트가 50종 이상 있는데, 이를 전부 소모하면 약 100종 정도가 된다. 아직 그 이후를 고민해본 적은 없지만, 추가한다면 아마 북유럽 신화 같은 다른 신화 속 영웅들이 될 것 같다.


'어센던트 원' 오픈 이후의 업데이트 로드맵이 궁금하다.

한재호 : 앞에서도 말했듯, 단기적으로는 신규 어센던트를 계속 추가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방향성이다. 당장은 어떤 신규 모드를 추가하기보다는 기본이 되는 올림포스 전장의 완성도를 더 높이고 싶다. 동시에 정식 랭킹전을 꾸준히 진행하면서 가장 이상적인 시즌 종료 시점이 언제일지 확인해 나갈 계획이다.


'어센던트 원'의 출시가 이틀 앞으로 다가왔다. 정식 오픈을 앞둔 포부, 혹은 달성하고자 하는 목표가 있다면?

김준회 : 기획자이기 이전에 유저로서, 솔직히 PVP 게임을 하며 욕을 안 해본 적이 없다. '어센던트 원'도 물론 처음부터 밸런스가 완벽할 수는 없겠지만, 한 걸음씩 계속 발전해나가는 모습을 보여 드리려 한다. 밸런스는 얼리억세스 때보다 확실히 더 좋아졌으니, 꼭 정식 오픈에서도 다시 플레이해보길 바란다.

한재호 : 포부보다는 유저들에게 꼭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 '어센던트 원'은 얼리억세스 때보다 훨씬 더 재미있고 풍성해졌다는 것이다. 지금와서 돌아보면 얼리억세스 초반에는 정말 많이 부족했다는 것을 스스로도 느끼곤 한다. 여타 MOBA와는 다르지만, 또 다른 재미가 있다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으니, 꼭 한번 플레이하고 '어센던트 원'만의 재미를 느껴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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