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창작자 역량 강화에 집중" - 제 2회 컴투스 글로벌 게임문학상

인터뷰 | 양영석 기자 | 댓글: 3개 |
게임에 있어서 '스토리'는 반드시 필요하다고 할 수는 없지만, 때로는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하기도 합니다. 유저들에게 깊은 몰입감과 경험을 제공하기 위한 장르들에서는 스토리가 중요한 장치로 작동하고 기억에 오래 남거든요. 그렇지만 캐주얼한 퍼즐 게임이나 짧고 간단히 즐기는 게임에서는 스토리가 그렇게 필수적으로 요구되는 건 아닙니다.

하지만 게임의 스토리는 단순한 이야기를 전달하는 도구로만 사용되는 건 아닙니다. 때로는 튜토리얼과 연계되어 자연스럽게 조작을 알려준다던가, 플레이어들이 하는 행동에 대해서 목적성과 게임을 해야 하는 동기를 부여해주기도 하죠. 그리고 유저들이 아무래도 직접 경험하는 콘텐츠인 만큼, 유저들의 기억속에 가장 오래 머무르는게 스토리입니다. 그래서 명작을 기억되는 게임은 스토리가 인상적이었던 작품들이 많죠.

게임은 꾸준히 발전해오면서, 개발에 대한 직군들도 상당히 세부적으로 나뉘고 있습니다. 그래픽이나 프로그래밍, 사운드, 레벨 디자인 등등. 그리고 게임의 시나리오나 스토리도 세부적인 개발 직군으로 나뉘기도 하죠. 하지만 아쉽게도 게임 스토리나 시나리오 라이팅에 대한 연구나 인재 발굴은 잘 이루어지지 않는 편입니다. 게임 시나리오와 관련된 공모전이나 교육, 강연 등도 매우 적은게 현실이죠. 스토리나 시나리오 구성 자체는 다른 미디어들과 비슷합니다만, 실무에서는 다른 부분도 많은데 이를 잘 알려주는 교육 과정이나 인재 발굴 프로그램은 매우 적습니다.

이런 상황속에서 컴투스는 2017년 '게임 시나리오'팀을 신설하고, 컴투스에서 진행하고 있는 프로젝트와 게임들의 시나리오 작업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또한 2018년부터는 '컴투스 글로벌 게임문학상'이라는 공모전을 통해서 게임 시나리오 라이터를 꿈꾸는 인재들의 발굴을 이어오고 있습니다.

올 해로 2회차를 맞이하는 컴투스 글로벌 게임문학상 공모전에서는 지난해보다 더욱 인재발굴 측면에서 힘을 쓴다고 합니다. 수상자들의 창작 역량 증진을 위한 인턴십 프로그램도 함께 진행되죠. 인벤에서는 컴투스를 찾아 이번에 진행되는 '컴투스 글로벌 게임문학상 공모전'에 대해서 좀 더 많은 이야기를 들어보았습니다.



컴투스 게임 시나리오팀의 함완식 선임(左), 이병하 사원(中), 김혜현 차장(右)

Q. 컴투스 글로벌 게임문학상 공모전은 업계에는 거의 없는 게임 시나리오 관련 공모전인데, 공모전을 진행하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컴투스 글로벌 게임문학상은 지난해부터 시작한 공모전입니다. 회사 차원에서 스토리 기반 IP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고, 오리지널 소스가 되는 스토리를 발굴하자는 취지로 작년부터 처음 실행됐죠. 지난해에는 약 300여 명의 참가자가 있었습니다.

지난해에는 30~50페이지 분량으로 제한을 했었는데, 그 분량에 맞춰서 보내주신 분들도 있고 더 많이 제출해주신 분들도 많았습니다. 그래도 대부분은 30~50페이지 분량에 맞춰서 제출해주신 편이고요. 그리고 지난해 수상자분들의 경우는 작품을 구상하고 작성해서 제출하는데 약 3~4주가 소요됐다고 하셨습니다.

그래서 올해에도 조금 길게 진행하고 있어요. 7월 1일부터 페이지를 오픈하고 알리기 시작했고, 마감은 8월 22일이니 약 7주에서 8주 정도 되는 기간입니다.


Q. 주로 어떤 분들이 공모전에 지원하시는지 궁금합니다. 현역에 종사하시는 분들도 공모전에 작품을 제출하셨을 법 하기도 합니다.

=신상정보를 정확하게 받고 있지는 않아서 파악은 힘듭니다. 아무래도 업계에서 일하는 분보다는 학생이나 게임 업계를 희망하는 분들이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해요. 그래도 내용을 봤을 때는 드물게 업계 종사자분들도 지원을 하시는 것으로 추측하고 있습니다.


Q. 공모전에는 주로 어떤 장르의 작품들이 투고되는지 궁금합니다. 아무래도 한국은 중세 판타지풍의 소재가 가장 많을 것 같아 보입니다. 또, 희곡과 같은 형태로 제출해도 되는지요?

=네, 물론 소재는 트렌드에 따라서 좀 다르긴 한데 판타지 장르가 가장 많은 편입니다. 그중에서도 중세 판타지 장르가 가장 많고, SF도 있는 편입니다. 대충 판타지 장르가 약 70% 정도를 차지하는 편입니다. 지난해에는 연애물은 거의 없던 편이었는데, 올해는 게임 시나리오 부문을 신설하고 데이세븐(DAY7)과 같이 연계하는 부분도 있어서 연애물로 지원해주시는 분들도 있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습니다.

글의 방식은 자유롭게 작성해주시면 됩니다. 희곡의 형식도 괜찮아요. 작년에도 희곡 형식으로 제출하신 분들이 있었습니다. 결국 이야기도 어떤 주제를 가지고 기승전결로 풀어내는 건 '결'이 같은 거고, 형태를 달리하는 건 게임의 장르에 따라 맞는 부분이 있을 수 있습니다.



올해는 창작자의 역량 집중 강화에 포커스를 맞추고, 게임 시나리오 부문도 신설됐습니다.

Q. 공모전에 제출된 작품들의 심사 과정은 어떻게 되나요?

=일단 1차 심사는 시나리오 파트 내부에서 진행을 하는 편입니다. 1차 심사에도 여러 가지 단계가 있고요. 제출된 작품들을 각자 전부 다 읽고 그중에서 40편 정도를 추려내고 회의에 들어갑니다. 그리고 추린 작품을 다시 읽어보고 반 정도를 선정하고, 다시 읽고 2차 심사로 올라가는 형태에요.

2차 심사의 경우에는 실제 개발 PD님들과 임원진 분들이 다 같이 작품을 읽어보고 회의를 진행합니다. 이 회의가 매우 긴 편이데, 여기서 최종적으로 입상작이 결정되는 형식입니다. 올해는 심사 풀도 한층 확대돼서 조금 변동이 있습니다. 게임 시나리오 부문도 이번 공모전에서는 추가되면서, 데이세븐과 같이 공모전을 진행합니다. 1,2차 심사를 함께하는 만큼, 작년보다는 심사위원의 풀이 더 늘어날 것 같습니다.


Q. 아무래도 수백 편에 달하는 단편을 꼼꼼히 읽고 선정하게 되는 과정인데, 그만큼 고민거리도 많을 것 같습니다. 수상작을 선정하는 데 있어서 가장 힘든 부분은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아무래도 저희가 책을 읽는 걸 좋아하지만, 300편에 달하는 작품을 읽는데 좀 힘든 부분이 있습니다. 분량이 많다 보니까 이걸 그대로 출력해서 읽을 수는 없어요. 그래서 모니터로 작품을 꼼꼼히 읽어야 하는 편입니다. 그러다 보면 눈이 많이 피로해지긴 합니다. 글자를 읽으면서 멀미가 난 건 처음이었죠. 많아서 힘들지만, 그렇다고 대충 보는 건 절대 안 됩니다. 모두들 열심히 써서 제출해주시는 만큼, 꼼꼼히 보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다른 부분에서는 아이디어랄까요? 수상작에 올릴 완성도는 아닌데, 글에 담긴 여러 가지 요소들이나 전개가 굉장히 매력적인 부분들이 있어요. 그러다 보면 이걸 선정해서 올리고 싶은데, 그럴 때는 다른 분들을 어떻게 설득해야 하는지 논리는 준비하는 과정이 좀 힘들었습니다. 심사위원들마다 마음에 드는 작품의 강점이 서로 다르니까, 심사 과정에서도 많은 논의가 이뤄져요. 힘들기도 하지만 재미있는 부분이기도 하죠.

그리고 정통 문학상이 아니고, '게임'이라는 문구가 들어가는 공모전이다 보니 좀 아쉬운 부분도 있습니다. 소설로 보면 정말 괜찮은 작품인데, 이걸 게임이나 애니메이션, 코믹스 등의 IP로 활용할 수 있느냐는 의문이 드는 작품들이 있거든요. 이런 작품들은 기회를 줘야 하나 말아야 하나 고민이 많이 되기도 합니다.


Q. 게임문학상만의 특별한 심사 기준이 있을까요?

=일단 이 작품을 '게임으로 만들 수 있는가?'에 대한 부분을 고려하지 않을 순 없습니다. 게임성도 당연히 중요하게 생각하고, 소재나 주제의 독창성을 어느 정도로 가지고 있는가 정도를 볼 것 같습니다. 뻔한 이야기가 아닌 게 좋겠지만, 뻔한 이야기라도 참신한 시각으로 풀어낼 수 있는지를 보기도 하고요. 대중적으로 어느 정도 받아들여질 수 있는 소재인지 등등 여러 가지 기준이 있습니다. 심사 기준을 정확하게 공개할 수 없는 점은 양해를 부탁드립니다.


Q. 심사 기준을 공개할 순 없지만, 그래도 공모전에 참여하고자 하시는 분들에게 줄 수 있는 어느 정도의 팁이 있다면?

=음... 일단 그래도 제일 중요한 건 이야기의 완성도라고 생각합니다. 장황하게 늘여 쓰는 것보다는 심플한 이야기라고 하더라도 완성도 있게 마무리하는 게 좋다고 생각해요. 심사를 진행하다 보면 초반에는 괜찮다가 이야기가 전개되면서 점점 주제도 흐려지고 다 읽고 나면 머리에 남는 게 없는 작품들도 있었어요.

소재도 좋고, 시작도 좋았는데 아쉽게도 제대로 마무리를 하지 못한 작품이라고 할 수 있죠. 이런 부분도 염두에 두고 글을 작성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결국은 기본에 충실한 게 중요합니다. 자신이 하고자 하는 이야기, 쓰고자 하는 글이 육하원칙에 따라서 로그 라인을 만들 수 있는지, 주제와 일치하는지 염두를 두시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결국 글의 형태다 보니까, 글의 완성도도 상당히 중요합니다. 이야기도 재미를 중요하게 보는 건 당연하지만, 그 과정에서 문법이나 어휘력, 문장력 등을 볼 수밖에 없습니다. 국어사전으로 적절한 어휘를 찾거나, 띄어쓰기의 오류도 작업하실 때 같이 체크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Q. 혹시 지난해 공모전에서 입상은 하지 않았지만, 인상적으로 본 작품들이 있는지 궁금합니다.

=내용 자체는 저작권때문에 공개를 할 수가 없어서 자세히 설명드리긴 어려울 것 같습니다. 심사에 올랐던 작품 중에 '꿈'을 소재로 한 작품이 있었어요. 수상 경합까지 갔던 작품인데, 그 작품의 경우는 최소 네다섯 번씩은 심사과정에서 읽게 됐죠. 이게 참 게임으로서는 애매한데, 드림웍스 애니메이션으로 만들어지면 정말 재미있겠다고 생각한 작품이 있었습니다. 감동적인 부분도 있었고요. 그리고 한국의 전통 요괴들을 소재로 참신한 전개를 보여준 작품이 있었어요. 소재 자체가 굉장히 신선하고 좋았는데, 아쉽게도 수상하지 못했습니다.



수상작들은 이렇게 책으로 출간되기도 합니다.

Q. 이번 공모전의 수상작은 게임으로 개발될 수도 있나요?

=일단 같이 공모전을 진행하는 데이세븐에서는 스토리 기반의 인터랙티브 게임을 만들고 있습니다. 그래서 게임 시나리오에서 수상하면 게임화할 수 있는 방안이 높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혹시나 괜찮은 작품이 들어왔는데, 세계관이나 설정이 맞지 않아도 충분히 지금 게임에 접목할 수 있다면 가능성은 있습니다. 글을 쓰신 분과 협의를 하고, 검토해서 시나리오로 도입할 수 있는 가능성도 열어두고 있습니다.


Q. 이번 공모전은 작년에 비해서 추가된 부분이 꽤 있는 것 같습니다. 특히 창작자의 역량을 강화하는 부분이 인상적인데, 이에 대해서 좀 더 상세한 설명을 부탁합니다.

=올해는 정말 창작자를 지원하고 육성한다는 부분에 포커스를 맞췄습니다. 그래서 여러 가지 부분에서 지원과 혜택을 고려하고 있습니다. 이번 수상자들의 경우는 나이 제한이 맞고, 본인의 의사가 있다면 인턴십도 진행할 수 있습니다.

설정이나 콘텐츠 기획자들에게는 요구되는 기본적인 역량들이 있는데, 어떤 역량인지는 인크루트 사이트에 보시면 잘 나와있는 편이죠. 그런 부분들을 짧은 기간이라도 실제로 경험해보고, 습득하고 레벨업을 할 수 있는 방향으로 준비하고 있습니다. 게임 개발자로서 꿈을 가지고 있고, 재미있는 게임 스토리를 써보고 싶다면 꼭 지원해보셨으면 좋겠습니다.



Q. 문학의 다른 장르와 대비되는 게임 문학만의 특징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지 궁금합니다.

=이런 질문을 할 때마다 매번 드리는 답변이 있는데, "이야기 자체가 다른 건 아니다"라는 점입니다. 소설이나 영화, 애니메이션 모두 다른 콘텐츠들과 게임 스토리는 결이 다른 건 아니에요. 이야기 자체만을 놓고 보면 비슷한 이야기들입니다.

하지만 게임의 스토리는 게임의 주요 목적이 아닐 수 있습니다. 인터랙티브 스토리 게임이라고 하더라도, 그 게임을 플레이하는 목적이 100% 스토리는 아니라고 생각해요. 스토리는 게임을 진행하는 데 있어서 유저들에게 몰입감을 주고, 이 게임을 즐길 수 있게 해주고, 왜 해야 하는지 당위성을 부여해줘야 합니다.

결국 목적이 이야기를 소개하기 위한 콘텐츠는 아니라는 거죠. 게임의 스토리는 '플레이하기 위한 도구'로서 작동해야 합니다. 그 부분이 다른 장르와 좀 다르다고 생각합니다. 개발에 대한 이해가 없다면, 게임 스토리를 쓰기 쉽지 않다고 생각해요.

게임의 스토리를 작성할 때 어떤 부분까지 고려해야 하는 건 거의 실무에서 익힐 수 있는 부분들입니다. 그래서 이번 공모전에서 언급한 인턴십을 진행해보려고 하고 있고, 형식적인 게 아니라 진지하게 준비하고 있습니다.


Q. 마지막으로 공모전을 준비하는 지망생분들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를 부탁합니다.

=아무래도 '공모전'이다 보니까, 일반적으로 업계를 희망해서 보내주시는 분들도 있지만 아닌 분들도 있습니다. 입상이나 상금, 스펙만 노리고 글을 투고하시는 분들도 있어요. 그래도 가급적이면 "내가 봐도 재밌다"라고 생각한 작품을 보내주시는 게 더 결과에 좋을 것 같습니다. 개인적으로도 여러 번 공모전에 수상을 해보았지만, 자기 자신에게 떳떳한 작품을 제출했을 때 좋은 결과로 돌아오는 경우가 많았거든요. 그런 작품을 제출하시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 같습니다.

평소에 만들어보고 싶었던 게임이나, 감동을 받았던 게임은 아마 게임을 즐기는 분들이라면 다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런 스토리를 만들어보고 싶다고 생각하는 건 자연스러운 일이죠. 이번 공모전이 어쩌면 그런 분들에게 좋은 기회가 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게임으로 제작되지 않는다 하더라도, 게임 스토리를 직접 써보는 게 경험적으로 도움이 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공모전은 일종의 '골'이라고 해야 할까요, 목표가 있습니다. 마감이라는 게 존재하니까요. 그래서 트라이하는데도 도전 자체는 어렵지 않은 편입니다. 이번 공모전이 게임 업계에 꿈을 가지고 있는 않은 지망생들에게 꿈을 펼쳐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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