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BTS월드, 모든 게 기존 게임과 다르다"

인터뷰 | 김수진 기자 | 댓글: 12개 |



방탄소년단을 주인공으로 한 모바일 게임 'BTS월드'가 출시 한 달을 맞이했다.

처음 개발 소식이 알려졌을 때부터 그야말로 '뜨거운' 관심을 받았고 출시 이후에는 방탄소년단 멤버들이 직접 연기한 실사 영상과 멤버들에게서 걸려오는 전화, 영상 통화, 화보 사진 같은 카드까지 게임 내 모든 콘텐츠가 화제가 되어 전 세계 아미와 미디어의 시선을 사로잡았던 BTS월드.

출시 한 달이 된 지금, 과연 BTS월드는 얼마만큼의 성과를 이뤘을까. 인터뷰를 위해 찾은 개발사 테이크원 컴퍼니 사무실 곳곳에는 슬로건과 포스터, 앨범, 머그컵 등등 방탄소년단과 관련된 굿즈들이 빼곡했다.

BTS월드를 개발하면서 기존 게임과 완전히 다른 경험을 했고, 방탄소년단에게 '입덕'하게 되었다는 그들. 테이크원 컴퍼니 정민채 대표, 최종헌 게임1본부장, 박향미 콘텐츠본부장에게 BTS월드의 개발 과정과 향후 콘텐츠에 대해 들어볼 수 있었다.





▲ 왼쪽부터 박향미 콘텐츠본부장, 최종헌 게임1본부장, 정민채 대표


Q. 기대를 한몸에 받고 출시한 게임인데 현재까지 성과에 대해 자평을 하자면?

최종헌 : 게임으로 봤을 때는 나쁘지 않은 성과라고 생각한다. 예상했던 만큼은 나오고 있다고 할까. 장기적으로 서비스할 것이기 때문에 더 좋아질 거라고 본다.

정민채 : 단순히 방탄소년단이라는 좋은 IP 덕분에 초반에 큰 인기를 얻었다고 생각하지만은 않는다. 좋은 IP를 가지고 만든 게임들이 많지 않나. 물론 방탄소년단은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IP다. 하지만 이런 글로벌한 IP를 게임으로 만드는 건 또 다른 영역이다. 특히 IP가 강할수록 기대가 높고 그만큼 실망도 크다. 아이돌, 대중문화의 스타를 가지고 게임을 만들어서 성공한 사례가 잘 없는 것도 그 때문이다.

이 게임의 성공을 통해서 게임이라고 하는 장르의 영역을 넓혔다는 데 의미를 두고 싶다. 실제 유저층을 보면 비게이머를 포함 굉장히 많은 여성 유저들이 BTS월드를 플레이하고 있다. 이런 새로운 유저층을 게임으로 끌어들였다는 측면에서 나름 특별한 의미가 있는 그런 성공 사례라고 자부한다.


Q. 출시 초기 BTS월드가 게임이냐 아니냐는 이슈가 있었다. 개인적으로도 플레이하면서 계속 의문을 품었던 것 같다. 굳이 분류하자면 시뮬레이션이라고 해야 할까? 어떻게 생각하는지 궁금하다.

정민채 : 우리 회사가 지금까지 쭉 실사 영상으로 된 게임을 만들어왔다. BTS월드는 그 다섯 번 째 게임이고, 가장 큰 특징은 실제 영상과 스토리와 사진, 이런 비주얼적 요소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게임 장르적으로는 육성 시뮬레이션이라고 분류할 수 있겠지만, BTS월드를 나타내는 가장 좋은 용어는 '시네마틱 게임'이라고 본다. 우리가 그동안 시네마틱 장르류의 게임을 만들어 왔기 때문에 그런 면에서는 가장 완성된 게임이지 않을까.


Q. 공개적으로 테스트 없이 출시한 것이 부담스럽지는 않았나.

최종헌 : 테스트 같은 경우 주로 넷마블이 한다. BTS월드의 경우 대규모로 하지는 않았지만, 내부적으로 아미인 지인들을 통해 테스트를 진행하긴 했다. 비공식으로만 했다.

정민채 : 아무래도 BTS월드의 경우 비주얼 그 자체가 콘텐츠다보니 특성상 외부에 공개하기가 힘들었고, 그렇다고 특정 지역만 진행하기도 어려움이 있었다. 이 때문에 공개적으로 테스트를 못한 게 개발자 입장에서는 좀 부담스러웠고 걱정도 많이 되었던 게 사실이다. 그리고 국내뿐 아니라 글로벌 출시지 않나. 환경이 많이 다른데 실제로 테스트를 해보지 못했기에 걱정이 많았다. 하지만 현재는 다행히 큰 이슈 없이 안정적으로 서비스 중이다.


Q. 주 타겟층은 방탄소년단의 팬들인가 아니면 기존 게이머들인가.

최종헌 : 주 타겟층은 방탄소년단의 팬이다. 거기서 더 나아가서 한 번도 게임을 해본 적 없는 비게이머들까지 유입시키겠다는 생각이다. 어쨌든 우리 게임의 메인 타겟층은 팬들이다.







Q. 오픈 한 달이 되었다. 다수의 유저들이 이미 오픈되어 있는 6에피소드까지 모두 클리어했을텐데, 스테이지 업데이트는 언제쯤인지.

박향미 : 챕터는 지속해서 업데이트 될거다. 지금까지는 데뷔까지 과정에 관한 이야기였고, 데뷔 이후에 펼쳐질 에피소드가 준비되어 있다. 곧 알려 드리겠다. 오래 걸리진 않을 것이다.


Q. 아무래도 게이머의 입장에서 보면 콘텐츠의 다양성에 있어 아쉬움이 드는 편인데, 보완할 계획이 있나.

최종헌 : 부족한 콘텐츠나 시스템 등 구조적 부분을 업데이트를 통해 채워나가려고 하는 중이다. 초기에는 비게이머가 대상이다 보니 팬들이 좋아하는 사진, 스토리, 영상 등 수집할 수 있는 콘텐츠에 포커스를 맞추려고 했었다. 서비스를 진행하면서 부족하다 생각되는 부분들은 확대할 예정이다.

정민채 : BTS 월드는 처음 기획할 때부터 일반적인 게임과는 달랐다. 게임 체류 시간을 길게 잡자가 아니라 잠깐씩 들어와서 플레이할 수 있는 데일리 앱 같은 느낌을 주고자 했다. 정말 방탄소년단의 일상을 함께한다는 느낌을 유저가 받을 수 있도록 말이다. 그런 장기적인 플랜으로 생각을 했다. 물론 한국 유저들이 워낙 게임을 플레이하는 속도가 빠르지 않나. 그래서 이런 부분을 좀 더 보완하자라는 생각은 하고 있다.

BTS월드를 설계할 당시부터 비게이머가 굉장히 많을 것이라는 예상 때문에 고민이 많았다. 게임을 한 번도 해보지 않았던 유저들의 경우 뭔가 시스템이 하나 더 들어가 있고, 머리를 써야하고, 전략을 세워야하고 이런 게임적으로 복잡한 부분이 있으면 이를 따라가기가 어려워한다. 그래서 좀 더 단순하게 게임을 기획했다. 그 과정에서 대중적인 '스토리'를 따라가는 것이 가장 편하지 않을까 생각했고, 의도적으로 이쪽에 힘을 주게 된 것이다.


Q. 게임을 플레이하다보니 좀 더 시뮬레이션에 힘을 줬으면 어땠을까라는 생각이 들더라. 특히 스토리를 한창 즐기고 있는 중에 갑자기 카드의 능력치를 통해 미션을 클리어하는 방식이 조금 어색하다는 느낌도 받았다.

최종헌 : 예를 들어 연애 시뮬레이션 같은 경우 변수가 여러가지다. 상황이나 미래를 예측하는 것이 힘들다. 하지만 BTS월드는 스토리의 끝이 정해져 있다. 멤버들이 모여서 데뷔하는 것, 여기까지 스토리가 정해져 있지 않나. 변수를 만들기 좀 어려운 부분들이 있다. 픽션과 논픽션이 자연스럽게 섞여 있다 보니 선택지를 다양하게 만들 수 없다.

정민채 : 물론 BTS월드가 스토리를 중심으로 풀어가긴 하지만, 기본적으로는 예쁜 카드를 '갖고 싶다', '모으고 싶다' 라는 팬들의 마음을 자극하고 싶었다. 5성 카드는 알다시피 사진이 움직이고, 다른 카드들도 진화하면 이미지가 바뀐다. 이런 식으로 카드에 굉장히 신경을 썼고 아직 공개되지 않은 카드도 많다.

그리고 이 다양한 카드를 어떻게 하면 가장 직관적이고 단순하게 게임에 활용할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을 여러 갈래로 했다. 그 결과 나온 게 지금의 미션 클리어 방식이다. 다양한 속성 카드를 모아서 스테이지에 맞는 카드를 사용하는 것, 굉장히 단순하지 않나. 그런 면에서 우리가 일반적으로 생각할 수 있는 좋은 카드를 모으고, 그걸 가지고 스테이지를 클리어해 나간다 이렇게 접근을 했다. 물론 기획 과정에서 수많은 아이디어가 나왔지만 그걸 다 넣다보면 게임이 너무 어려워지니까 어쩔 수 없었다.






Q. 말한 것 처럼 팬들 사이에 카드 사진이 이슈다. 그에 비해 카드를 얻는 방법이 한정적이다보니 이 자체가 불만인 경우가 많은데 혹시 추후에라도 카드를 획득할 수 있는 다른 방법을 추가할 생각이 있나.

최종헌 : 카드의 성장에 대해서는 여러가지 고민을 하고 있다. 하지만 카드 합성이라든지 이런 고도화된 방법에 대해서는 지양하려 한다. 말씀드렸다시피 게임의 주 타겟층이 팬들이다 보니, 비게이머가 많다. 게이머들의 입장에서는 여러 가지 고도화된 콘텐츠가 필요하지만, 비게이머들의 경우엔 그런 부분을 좀 어려워한다.

정민채 : 이게 참 밸런스를 맞추기 어려운 부분이다. 예를 들어 RPG 게임을 만든다거나, 캐주얼 게임을 만들면 그 장르를 주로 플레이하는 유저층을 타겟으로 해서 기획하면 된다. 근데 BTS월드의 경우 코어한 게임 시스템을 잘 알고 있는 유저들도 있고, 정말 처음으로 게임이라는 걸 해보는 유저들도 있다. 굉장히 타겟 유저 폭이 넓다. 그러다보니 어느 지점에 맞춰야 할지에 대한 고민이 많았고, 개발 과정에서 어려움이 많았다. 기본적으로 BTS월드는 게임을 안 해본 유저들의 시각에 많이 맞춘 게임이다. 좀 더 다양한 카드 획득 방법에 대해서는 많은 고민을 하고 있고, 조만간 말씀드릴 수 있도록 하겠다.


Q. 독점 콘텐츠가 정말 많은 편이다. OST, 사진, 영상, 멤버들의 목소리 등등. 그중에서도 주력 콘텐츠가 있나.

박향미 : 스토리에 가장 많이 힘을 줬는데 특히 영상을 가장 공들여 준비했다. 팬들이 멤버들의 무대 위 다양한 모습이라거나 무대 이면의 재미있는 모습들을 보고 싶어 할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특히 멤버들의 연기하는 모습은 많이 보지 못했을테니 이걸 영상으로 만들면 팬들에게도 새로운 콘텐츠로 받아들여질 것이라고 봤다. 그래서 실제 영화 프로덕션을 꾸렸다. 영화 쪽 스태프들이 참여해서 제작한 만큼 좋은 퀄리티의 영상이 나왔고, 팬들도 거기에 가장 만족하지 않았을까 싶다.

정민채 : 영상 콘텐츠의 경우 어나더스토리 쪽에 많은 편이다. 사실 처음 영상을 찍을 당시 게임의 구조와 이후에 만든 구조가 조금 달라졌다. 그러다 보니 아주 면밀히 계산해서 영상을 분배한 건 아니라 배치가 좀 몰리기도 하고 이런 부분이 있다. 특히 어나더스토리 후반부에 가면 영상이 꽤 있는데 공략이 좀 어려운 편이다.


Q. 게임을 하면서 놀랐다. 특히 메신저나 SNS 콘텐츠에서 멤버별 성격이나 사소한 습관 같은 것이 많이 적용되어 있더라.

박향미 : 처음 방탄소년단과 함께 BTS월드를 만든다고 했을 때 스토리 작업을 하는 입장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던 건 멤버들 개개인의 특성과 그들 간의 관계성이었다. 이런 부분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면 좋은 콘텐츠가 나올 수 없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회사 내부의 작가 팀이 끊임없이 방탄소년단에 대한 다양한 자료나 정보를 수집했다. 멤버들이 하는 트위터, 방송 등 이런 모든 것들을 섭렵하고 그걸 기반으로 해서 게임을 만들었다.

지금도 꾸준히 방탄소년단 멤버들의 자료를 보면서 멤버들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고, 실제 에피소드나 이런 걸 공부하면서 대본 작업을 하고 있다. 작가들 중에서도 처음에는 방탄소년단에 대해 잘 몰랐던 분들이 있는데, 대본 작업을 하면서 팬이 된 경우가 있다.

그리고 실제 개발자들 중에서 아미가 많다보니 회사 곳곳에도 다양한 방탄소년단 물품과 굿즈들이 있다. 작업을 하면서 팬심에 대해 이해하게 될 뿐 아니라 아이피에 대한 존중이나 애정이 정말 많이 생겼다.

정민채 : 정말 방탄소년단이 대단하다고 생각하는 게, 사실 우리에겐 일이지 않나. 하루 종일 방탄소년단의 사진을 보고, 보정을 하고, 영상을 보고. 일이기 때문에 좀 더 멀어지고 싶을 텐데 오히려 모두가 팬이 되는 신기한 경험을 하고 있다. 하루 종일 방탄소년단과 관련해서 일을 하는데, 집에 가면 V앱도 보고 유튜브도 보고 이러고 있다(웃음).

최종헌 : 근데 정말 행복하다. 야근하다가도 다들 막 더 예쁘게 보정해야 한다고 열의를 불태우거나 이럴 때도 있다.



▲ 테이크원 컴퍼니 박향미 콘텐츠본부장


Q. BTS월드로 방탄소년단에게 '입덕'했다는 이야기를 들으면 어떤가.

정민채 : 가장 기분 좋은 말이다. 방탄소년단을 잘 모르던 분들이 그냥 화제가 되고 그래서 깔아봤는데 플레이하면서 멤버들이 이런 관계였고 이런 매력이 있구나, 이런 이유로 사람들이 아이돌을 좋아하게 되는 거구나 라는 걸 깨달았다고 이야기할 때 뿌듯하다. 실제로 개발을 하고 디자인을 하고 스토리를 쓰는 우리 회사 내부 직원들뿐 아니라, 촬영 현장에 있던 스태프들도 팬이 되고 그러더라.

영상을 찍을 때도 멤버들이 이런 정극 스타일의 연기는 익숙하지 않았을 텐데 정말 열심히 하고 잘 했다. 그러다보니 영화 스태프들, 다 영화 작업을 하는 분들이라 눈이 높았는데 방탄소년단이 연기를 잘한다면서 모두 흡족해하고 그랬다. 그런 면에 있어서 방탄소년단이 대단하다는 생각도 참 많이 했다.


Q. BTS월드는 정말 여러 국가의 방탄소년단 팬들이 우선적으로 하는 게임이다. 혹시 피드백이 어떤 식으로 들어오나. 특별한 점이 있나.

최종헌 : 일반적인 게임의 경우 성장이나 기능적 측면의 피드백이 많다. 그런데 BTS월드는 사진이 안 보인다는 기본적인 질문부터 팬으로서 아쉽거나 원하는 부분에 대한 이슈가 많다. 정말 피드백만 봐도 주 플레이 층이 비게이머라는 걸 확인하게 된달까. 나라별로는 큰 차이가 없다. 공통적인 건 하나다. '더 쉬워야 한다'.

저희도 개발팀이 거의 다 RPG를 개발하던 사람들이다 보니 쏟아내는 아이디어가 대부분 정말 '게임과 관련된' 것들인데, 그걸 개발하면서 많이 누르려고 노력했다. 상상 이상으로 난이도를 낮춰야 한다. 특히 해외 쪽 의견을 취합해보면 우리가 생각하는 라이트하거나 캐주얼한 게임 정도로도 안 된다. 정말 이렇게까지 쉬워야 한다고? 라는 정도까지 가야 그 눈높이를 맞출 수 있다.

정민채 : BTS월드를 운영하면서 얻는 지표와 피드백은 정말 일반 게임과는 완전히 다르다. 타겟도 게이머와 비게이머가 모두 포함되어 있고, 시장도 글로벌하다 보니 균형잡기가 쉽지 않다.

좀 더 게임적인 재미와 콘텐츠를 부여하고 싶어도 그걸 따라오지 못하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보니 거기에 맞추게 된다. 당연히 게임 적으로 좀 더 재미있게, 흥미롭게 이런 부분을 생각하게 되지만 그걸 적용하면 어려워한다. UI만 해도 정말 우리가 하나하나 생각하지 못할 정도로 단순하게 해야 했다.

그런 부분에서 한국 유저들이 정말 게임과 관련해서 고도화되었다는 생각을 한다. 콘텐츠의 경우에도 한국 유저들이 소모 속도가 특별히 빠르고, 요구하는 부분도 높은 편이다. 게임에 대한 이해도가 훨씬 높기에 나오는 피드백인 것 같다.



▲ 테이크원 컴퍼니 최종헌 게임1본부장


Q. 게임을 지속적으로 플레이하는 유저가 많은 것 같은데.

정민채 : 일반 게임에서 볼 수 없는 지표가 나온다. 유저 이탈이 정말 적다. 보기 힘들 정도로 계속 접속한다고 할까. 일반 게임으로는 이런 수치가 나오지 않는데 팬 게임이다 보니 그런 것 같다. 유저들이 게임을 엄청 코어하게 하는 것이 아니라, 그냥 일상 생활을 하다가 생각났을 때 가끔 들어온다. 그렇게 접속해서 스테이지를 클리어하고, 친구에게 날개도 보내고, 기획사 미션을 완료하고, 이렇게 데일리 앱처럼 사용한다.

유저들이 빠져나가지 않고 의도했던 대로 플레이한달까. 그래서 이걸 바탕으로 장기적 서비스를 바라볼 수 있다. 매우 긍정적인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Q. 혹시 방탄소년단 멤버들이 게임 기획 등의 부분에서 의견을 냈다거나 참여한 부분이 있나.

정민채 : 빅히트와 굉장히 긴밀하게 소통하면서 콘텐츠를 만들었다. 예를 들어 어나더스토리 같은 경우에 멤버별로 다양한 직업군이 있지 않나. 그런 부분도 멤버들의 평소 특성이나 생각 이런 걸 빅히트와 협의를 해서 결정했다. 기획 단계에서부터 준비를 많이 했고, 특히 팬들에 대한 조언을 굉장히 많이 얻었다.

박향미 : 멤버들이 특히 촬영을 재밌어했다. 개인 촬영을 진행할 때는 다른 멤버에게 나 지금 연기 뭐 하고 있는데 너는 어떠냐 등 문자도 주고받고, 관심을 많이 가졌다. 서로 기대를 많이 했던 것 같다.

촬영장에서 RM이 "태형이의 농부를 플레이해보고 싶다." 이런 관심을 보내기도 했고, "이 게임 도대체 뭐죠!" 라면서 영상 촬영 중에 궁금해하기도 했다. 멤버들에게는 처음 하는 경험이었을 것이다. 게임 속 주인공이 되어서 노래도 부르고 연기도 하고, 스튜디오에서 촬영하면서 계속해서 신기해하고 그러더라. 다른 멤버가 촬영하고 있을 때 계속 농담도 하는 등 재미있게 진행했다.






Q. 게임 제작이 처음 알려졌을 때에 비해 방탄소년단의 인기가 정말 폭발적으로 높아졌다. 그리고 그만큼 방탄소년단 게임에 대한 주목도도 엄청 높아졌는데, 개발자로서 부담스럽지 않았나.

최종헌 : 사실 정말 기분이 좋았다. IP가 강해지는 것 아닌가. 물론 외부에서 바라보는 기대치가 매우 높았기 때문에 그런 거에 대한 부담은 있었다.

정민채 : 부담이 정말 많이 되었던 것 같다. 사실 처음에는 시장의 기대치가 이렇게 높을 것이라고 생각하지 못했다. BTS월드는 게임이고, 게임은 또 완전히 다른 영역이지 않나. 방탄소년단의 팬들이 유튜브나 SNS, 무대나 음악 이런 걸 통해서 즐기는 부분과 게임을 통해서 즐길 수 있는 부분은 분명히 다른 영역이라고 생각을 했었다. 그래서 아 이 게임은 무조건 잘 될 거고, 팬들이라면 무조건 다 할 것이다라는 시선이 한편으로 부담되더라.

그래도 게임이 출시된 후 평생 게임을 해보지 않았는데 게임을 한다는 것이 이런 재미구나라는 반응이 많았다. 정말 신기하면서도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Q. 출시가 계속 지연됐었다. 그 이유에 대해 말해줄 수 있나.

최종헌 : 글로벌 서비스다 보니 그 준비와 보안에 많은 시간이 필요했다. 개발 중에도 계속해서 보안을 유지해야 하는 점이 정말 힘들었다. 출시 후에도 마찬가지여서 이런 부분에 대해 꼼꼼히 확인하는데 시간이 많이 들었다.

정민채 : 개발 난이도 자체가 높지는 않았다. 하지만 계속해서 고민해야 할 것들이 많았다. 아 이걸 이렇게 터치하는 걸 이해할 수 있을까, 너무 어렵진 않을까라는 기본적인 것들부터, 특정 시스템이 재미있을 것 같아서 넣었는데 테스트를 해보니 게임을 안 해본 유저들이 전혀 이해를 못해서 다시 삭제하는 이런 과정을 진행해야 했다. 그렇게 톤을 맞추는 과정이 일차적으로 가장 힘들었다.

그리고 14개의 언어를 지원하고 있기에 텍스트 분량이 정말 많다. 그에 대한 현지화 작업도 많은 시간을 필요로 했고, 서버나 보안성 대응 역시 쉽지 않은 부분이 있었다.


Q. 어떻게 보면 이제 방탄소년단은 하나의 브랜드다. BTS월드는 그런 방탄소년단이라는 브랜드를 앞으로 어떻게 활용할 계획인가.

일단 현재는 OST만 확정되어 있다. 아직 실물 굿즈 등 다른 계획은 없다.




Q. 테이크원 컴퍼니는 전신 쇼베 시절부터 실사 드라마틱 게임을 꾸준히 만들어왔다. 어찌 보면 시네마틱 게임이라는 장르를 개척하고 있는 개발사인데 이 장르를 시작한 계기가 있나

정민채 : 획일적인 게임 시장에서 도전하는 것이 우리처럼 신생 스타트업에게 필요하다 생각했다. 그 과정에서 게임이라는 장르가 그냥 우리가 알고 있는게 다가 아니고, 훨씬 다양한 형식으로 발전하고 확장될 수 있을거라고 봤다. 그 중 하나로 대중문화 장르인 영화나 드라마, 혹은 아이돌 산업과 같은 엔터테인먼트 산업이 가지고 있는 대중성이나 스토리텔링, 연출력 같은 부분을 접목하고 도입하면 게임을 훨씬 풍성하게 만들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하게 된 거다.

나뿐만 아니라 함께 시작한 분들의 배경이라 해야 하나, 게임쪽 인력과 엔터테인먼트쪽 인력들이 있었다. 그래서 처음부터 꾸준히 시네마틱 게임이라는 장르를 팠다고 보면 될 것 같다. 어려움도 있었고 시행착오도 있었고, 성공도 하고 실패도 했다. 하지만 여기까지 오게 된 걸 보면 처음 생각했던 큰 틀이 틀리지 않았고 방향도 맞았다고 생각하고 있다.

그렇다고 우리가 실사 영상만 고집하는 회사는 아니다. 스토리텔링과 현실적인 비주얼, 이게 우리의 장점이기 때문에 어떻게 하면 이런 부분을 좀 더 극대화 할 수 있을까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


Q. 모든 엔터테인먼트 산업이 그렇듯 요즘은 빨리 끓어 오르고 빨리 식는다. 하지만 게임 개발은 1년 이상의 장기 계획으로 이루어진다. 여러 부분에서 어려운 점이 많을 것 같다.

정민채 : 사실 BTS월드만 해도 개발 기간 동안 방탄소년단이 훨씬 더 대단한 그룹이 되었다. 그리고 향후 방탄소년단은 더 사랑받는 그룹이 될 거라 생각한다. 우리는 그에 따라가야 할 것이고.

드라마와 연계하는 게 과거에는 좀 어려운 부분이 있었다. 아무래도 방영 기간이 있지 않나. 하지만 요즘은 조금씩 바뀌고 있다. 시즌제 드라마, 사전제작 드라마 형식으로 나오는 경우도 있고, 이전에 비해 장르물이 많이 나오다보니 게임에서 충분히 소화할 수 있는 분야가 되었다. 그래서 협업하는 게 훨씬 용이해졌다 생각하고, 장기적으로 같이 할 프로젝트를 중심으로 계획하고 있다.



▲ 테이크원 컴퍼니 정민채 대표


Q. 넷플릭스에서는 요즘 인터랙티브 영화라고해서 시청자들이 직접 스토리를 방향을 결정하는 시도를 하고 있다. 테이크원컴퍼니가 시네마틱 같은 게임을 지향한다면 넷플릭스는 게임 같은 영상을 만들고 있는데 어떻게 생각하는지 궁금하다.

정민채 : 게임에 시네마틱 영상이나 스토리를 접목하는 것과, 영상에 게임 인터랙티브를 가져오는 것의 방향과 시작점은 분명 다르겠지만 도착점은 같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우리가 지향하는 바와 좀 더 많은 부분에서 일치한다. 넷플릭스에서 시도하는 인터랙티브 드라마는 아직 초기 단계이고 좀 더 많은 실험이 있어야 하겠지만, 우리의 지향성과 많은 부분에서 닿아있다고 본다.

사실 드라마 제작을 자체적으로 하고 있고, 인터랙티브 드라마에 대한 기획도 내부적으로 가지고 있다. 우리 회사가 잘 할 수 있는 분야이고, 회사 차별화에 있어서도 의미있는 시도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넷플릭스에서 인터랙티브 드라마같은 부분을 더 많이 신경 써준다면, 진정한 의미로 게임 장르 역시 발전하지 않을까 싶다.


Q. 이슈있는 IP를 가져와야 하는 사업 특성상 개발에 대한 압박감도 있을 것 같다.

정민채 : 유명한 IP를 가져오면, 그에 따른 제약도 있긴 하지만 장점이 더 크다 생각한다. 일단 많은 주목을 받을 수 있고, 기본적으로 훌륭한 IP 그 자체가 주는 영감이 있다. 이번에 BTS월드를 만들면서도 방탄소년단 멤버들의 관계성이나 그들의 배경 등 이런 게 굉장히 큰 도움이 되었다. IP 자체가 콘텐츠라고 볼 수 있기 때문에 이런 시도는 충분히 의미 있다고 생각한다. 계약의 경우엔... 물론 정말 어렵다(웃음).


Q. 혹시 준비 중인 차기작이 있나.

정민채 : 오리지널 IP를 준비하고 있다. TV 드라마와 게임, 웹툰이 동시에 제작되는 중이다. 초능력자에 관한 이야기인데, 한국형 슈퍼히어로라고 보면 될 것 같다. 실시간 액션 대전 게임이고 PC와 모바일 둘 다 서비스한다. 아, 참고로 실사 영상은 아니고 3D 그래픽 게임이다. 디젤펑크 아트를 차용해서 좀 독특한 스타일로 제작 중이다.


Q. 마지막 질문이다. BTS월드가 게임으로서, 그리고 팬들에게 어떤 의미로 남았으면 하는지.

최종헌 : 게임을 출시하고 나면 사실 좋은 평을 만나기 쉽지 않다. 하지만 BTS월드를 런칭하고 방탄소년단의 팬들에게 정말 좋은 말을 많이 들어서 행복했다. 개발자로서 이런 기회를 또 만날 수 있을까 싶은 생각이 들 정도였다. 앞으로도 만들어줘서 고맙다, 좋다는 이야기를 들을 수 있도록, 그리고 장기적으로 팬들이 행복해할 수 있도록 개발하겠다. 개발자도 팬도 모두 행복할 수 있는 게임, 오랫동안 사랑받는 게임이 되었으면 좋겠다.

박향미 : 게임 출시 이후 커뮤니티 등을 통해 여러 팬들이 남긴 글을 많이 보고 있다. 그 중 가장 기억에 남았던 건 '출근했어요', '퇴근합니다' 라는 글이었다. 팬들이 진짜 매니저가 된 기분을 느꼈다는 내용이니까. BTS월드가 본인이 좋아하는 멤버들과 교감하고 하루하루를 보낸다는 일상적 만족감을 줄 수 있는 것 같아서 기쁘다. 오늘은 스토리를 진행하고, 내일은 새로운 이벤트가 벌어지고, 이런 데일리 앱 같은 게임, 그런 경험을 공유하는 게임으로 남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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