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조탐방] '명일방주'의 개발사, 하이퍼그리프에 가다

인터뷰 | 윤서호 기자 | 댓글: 28개 |



하이퍼그리프에서 개발한 2차원 디펜스 RPG, '명일방주'는 2017년 9월 PV가 처음 공개됐을 때부터 많은 국내 서브컬쳐 유저들이 관심을 보인 작품입니다. 뮤직비디오처럼 자연스러운 구성에, 아포칼립스의 느낌을 담아낸 아트와 분위기는 유저들의 취향을 저격했고, 관심을 보이게 하기엔 충분했죠.

2년 간의 개발 과정을 거치고 중국에서 지난 4월 30일 iOS, 5월 1일 안드로이드 버전으로 출시된 명일방주는 유저들로부터 폭발적인 반응을 얻었습니다. 출시 후 한 달만에 중국 앱스토어 1위를 달성하기도 하고, 비리비리 등에서 게임 공략이나 다양한 2차 창작물들이 물밀듯이 올라오고는 했죠. 또 차이나조이에 출전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수많은 일반 관람객들이 명일방주에 등장한 캐릭터들을 코스프레한 것도 엿볼 수 있었습니다. 특히나 플레이어의 분신인 박사와, 주인공 아미야는 명일방주를 하는 사람이라면 금세 군중 속에서도 바로바로 찾을 수 있을 정도로 많이 보였죠.

이번 차이나조이에서는 출전하지 않아서 다소 아쉬웠던 명일방주, 그러나 차이나조이가 끝난 뒤 개발사를 직접 찾아가 해묘 PD를 만날 수 있었습니다. 이미 요스타를 통해 국내 출시가 결정된 명일방주가 어떤 게임인지, 또 어떤 과정을 거쳐서 개발이 됐는지 해묘 PD와 인터뷰를 진행하면서 확인해볼 수 있었습니다.



▲ 하이퍼그리프 해묘 PD


Q. 회사에 대해서 소개 부탁드립니다.

해묘 PD: 하이퍼그리프는 17년에 창립된 신생 회사입니다. 그래서인지 일하는 사람도 다들 젊지만, 업계 경험이나 관련 지식은 굉장히 조예가 깊은 이들이 많습니다. 또 구글, 사이게임즈 등 업계 다른 회사에서 근무하면서 경험을 쌓았던 이들도 많고요.


Q. ‘명일방주’가 지난 5월 중국에 출시됐고, 일부 한국 유저들이 비리비리 등을 통해 플레이하고 있기는 하지만 아직 모르는 분들이 있습니다. 그 분들을 위해서 ‘명일방주’를 간략히 소개한다면?

해묘 PD: 명일방주에 대해서 간단히 말씀드린다면, 현대적인 배경과 판타지가 어우러진 게임이라고 하겠습니다. 좀 더 깊게 들어가자면 모던 스타일의 전략과 RPG가 결합된 디펜스 게임이라고 볼 수 있죠.





Q. 2년 전에 PV로 주목을 받았고, 올해에 중국에 출시하셨는데 실제 개발 기간이 얼마나 걸렸나 궁금합니다. 언제부터 구상하신 작품인가요?

해묘 PD: 실제 개발에 착수했던 것은 회사가 설립된 직후부터였으니, 따지고 보면 2년 넘게 개발을 한 셈이죠. 구상을 언제 했느냐고 한다면, 이미 회사 설립 전부터 간단한 컨셉이나 그런 것들은 준비가 된 상태였습니다.

구상 시작 당시 일부분은 제가 예전에 직접 만들었던 작품에서 영감을 받은 게 있고, 스타일은 예전부터 계속 찾고 있다 회사가 설립된 후 다른 팀원들의 영감과 디테일이 더해져 확립되었습니다.


Q. 인게임 공개 이후 디펜스 게임이라는 것이 알려지면서 예상 밖이라는 반응도 있었습니다. 디펜스 장르를 선택하신 계기가 있다면?

해묘 PD: 기본 컨셉과 스토리는 이미 구상 단계에서 틀이 거의 잡혀있었습니다. 그런데 이걸 어떻게 실제 게임으로 풀어낼지가 문제였죠. 그 건을 두고서 회의를 했는데, 당시 개발 인력이 적다보니 3D 액션은 어렵다는 의견이 나왔습니다.

계속 어떤 장르가 좋을지 고민했는데, 멤버들이 다 디펜스를 좋아하다보니 그쪽으로 가면 어떨까 하는 감이 왔습니다. 그래서 디펜스 게임으로 시도를 해봤는데 나름 괜찮다는 생각이 들어서 그렇게 결정하게 됐습니다.

디펜스를 만들 때도 그냥 디펜스가 아니라 남다르게 만들자라는 생각으로 시작했습니다.




▲ 수집형 게임의 요소와



▲ 디펜스 게임의 재미를 둘 다 담아냈다


Q. 명일방주라는 타이틀명에 대해서도 궁금합니다. 영어명은 Arknights인데, 여기엔 또 어떤 의미가 담겨있는 건가요?

해묘 PD: 사실 Arknights라는 이름을 먼저 지어낸 뒤, 중국어와 영어에 모두 '방주' 라는 공통된 단어를 넣어야 겠다 생각했습니다.

처음에 제목을 지었을 때 고려했던 것을 말씀드리자면, 아크나이츠의 나이츠는 기사, 기사단이라는 뜻이잖아요? 작중에 주인공과 그 동료들이 속해 있는 단체인 로도스 아일랜드를 생각했을 때, 기사단이라는 느낌을 떠올렸습니다. 또 주인공이 있는 단체인 만큼 아무래도 그런 이미지가 잘 어울린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나이츠’ 라는 말을 넣었습니다.

중국어 이름은 사실 굉장히 오랫동안 고민했습니다. 왜냐면 영어를 중국어로 번역할 때, 뜻이 같은 단어라고 해도 그 느낌이 다른 경우가 있거든요. 그래서 완전히 뜻이 같은 단어를 매칭시키기보다는, 현대적인 느낌이나 세계관에 맞고 SF적인 느낌을 주는 것에 집중했습니다. 그렇게 계속 제목을 고민하다가 공개하기 한 달 전에 정한 이름이 현재의 명일방주라고 하겠습니다.



▲ 영어명 'Arknights'가 정해지고 난 뒤에 명일방주라고 타이틀명을 붙였다


Q. 명일방주의 매력적인 트레일러는 해외 유저들에게도 알려질 정도입니다. 특히 스타셋의 음악과 가사에 딱 떨어지는 스토리와 분위기가 호평을 받았는데요, 어떻게 그런 트레일러를 만들어냈나 궁금했습니다.

해묘 PD: 저희 게임을 즐기는 핵심 유저층이 2차원 게임 유저가 될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렇지만 여기에만 한정하지 않고, PV를 제작할 때는 저희가 스스로 좋아하는 것을 많이 참고해보자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다른 게임이나 영화도 많이 참고했고, 거기에 나온 트레일러의 느낌이 나게끔 PV를 제작하고자 했습니다.

또 제가 예전부터 스타셋의 팬이라 평소에도 스타셋의 음악을 많이 듣는 편입니다. 마침 PV를 제작하려고 할 때 Vessels 앨범이 출시됐는데, 그때 느낌이 왔습니다. 당시에 다양한 노래들을 고려 중이었는데, 그때 이미 Monster가 제 머릿속을 맴돌고 있었죠. 그렇게 해서 스타셋에도 러브콜을 보냈고, PV가 만들어졌습니다. 곡에 PV를 맞춘 셈이랄까요.



Q, Unbecoming이 삽입된 두 번째 PV도 그렇게 해서 제작이 된 건가요?

해묘 PD: 두 번째 PV도 기본적으로 그 곡에 맞춰서 PV가 제작됐습니다. 다만 첫 번째 PV와는 다르게, 이번에는 음악도 편집하고, 저희가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메인이 되었죠.

두 번째 PV를 만들면서 메시지를 더 넣고, 전보다 완성도를 높였지만 작업하면서 아쉬운 점도 좀 있었습니다. 그래서 다음에는 더 잘 만들고자 하고 있고, 다들 앞으로도 계속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열심히 노력하고 있습니다.


Q. 개발하시면서 가장 힘드셨던 때가 언제였나요?

해묘 PD: 개발 초에는 디펜스란 장르를 유저가 싫어하지 않을까, 또 우리가 만든 걸 싫어하지 않을까 하는 고민이 많았습니다. 처음에 목표로 잡았던 유저층은 어려운 걸 좋아하고, 도전을 좋아하는 유저층이었거든요. 그래서 난이도를 좀 어렵게 설정했는데, 게임을 별로 안 해본 유저한테는 너무 어려웠었죠. 돌이켜보면 난이도를 낮추면서, 또 유저들이 좀 더 차근차근 게임에 접근하게 하기 위해 튜토리얼을 다듬는 게 조금 어려웠던 것 같습니다.

출시 후에는 유저들이 요구하거나 건의를 하는 경우가 많이 늘었습니다. 그것들을 하나하나 맞추는 일은 어렵긴 하지만, 계속 더 게임을 발전시키기 위해서 노력하고 있습니다. 사실 게임 개발은 쉽지 않은 일이죠. 특히 여러 사람이 다방면에서 만족하게끔 하려면 여러 가지 고민을 짚어나가면서 차근차근히 진행해야만 하는 것 같아요. 그래야 좋은 작품이 나오는 것 같고, 또 기존에 목표로 잡아둔 퀄리티를 유지하면서 그 이상으로 퀄리티를 높일 수 있다고 보고 있고요.

물론 천천히만 하면 유저 입장에서는 계속 기다리기만 해야 하니, 속도를 점차 높일 필요도 있었죠. 그래서 내부 프로세스도 계속 최적화를 거치며 개발에 속도를 붙였습니다.






▲ 기믹 및 적에 대한 특성을 튜토리얼을 통해 미리 알아볼 수 있다


Q. 캐릭터 게임하면 캐릭터들의 노출이 많다는 선입견이 있는데, ‘명일방주’는 좀 다른 느낌입니다. 택티컬한 복장을 한 캐릭터도 많고, 그렇지 않더라도 노출은 적고 모던하면서도 제각각 특색 있고 패셔너블한 복장들을 갖춘 캐릭터들이 인상깊었습니다. 이런 캐릭터들을 만들기 위해서 어떤 노력을 기울이셨나 궁금합니다.

해묘 PD: 저희가 캐릭터를 디자인할 때 가장 강조하고 추구하는 부분은 현실감, 그러면서도 아름다움을 갖춰야 한다는 것이죠. 이건 직접 그릴 때도 그렇지만 외주를 맡길 때에도 마찬가지입니다. 외주를 받으신 아티스트들도 이런 스타일에 많이 공감을 해줘서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패셔너블한 복장에 대해서 언급하셨는데, 한 캐릭터의 복장을 만들 때는 그 캐릭터들이 어떤 성장 배경을 갖고 있고, 어떤 성격이고, 평소 취향이 어떤지를 심도 있게 고민합니다. 그래서 “이 캐릭터가 실제 옷가게에서 옷을 산다면 어떤 옷을 살까? 또 어울리는 옷이 어떤 것일까?” 하고 캐릭터를 다 실제 인물이라 몰입하며 작업하다 보니 그렇게 된 게 아닐까 싶습니다.












▲ 캐릭터와 스킨을 디자인할 때 현실감, 캐릭터의 특성에 맞는 옷, 그리고 아름다움을 강조한다고


Q. 첫 공개 이후로 많은 주목을 받아왔는데, 출시 이후 중국 내 반응은 어떤가요?

해묘 PD: 중국 내 반응은 저희 예상을 한참 뛰어넘을 정도로 뜨거웠습니다. 그리고 그만큼 유저들의 기대도 높아졌죠. 그렇기에 앞으론 게임 개발에 더더욱 신중을 가할 것입니다.



▲ 출시 한 달만에 앱스토어 1위를 달성하기도 했다


Q. 중국의 2차원 게임 회사들을 보면 굿즈 제작 및 판매도 굉장히 활발한 것 같습니다. 명일방주는 어떤가요?

해묘 PD: 사실 굿즈도 게임 내 세계관과 게임 문화의 파생상품이라 할 수 있기에 매우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으며, 팬 여러분께 만족을 드리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Q. 그 외에도 중국 2차원 게임 개발사들은 미디어 믹스화도 관심이 많은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명일방주에서는 따로 준비하고 계신 것이 있으신가요?

해묘 PD:최근에는 미디어가 발전하면서 콘텐츠가 다매체화되기 좋아졌습니다. 저희도 다양한 미디어의 각기 다른 특성을 이용해 세계관과 스토리를 더 직접적으로, 그리고 더 나은 방향으로 팬 여러분께 선보이고자 하는 바람입니다.


Q. 최근 글로벌 서버 출시도 발표되고, LA에서 진행하는 애니메이션 엑스포도 참가하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해외 유저들 반응은 어땠는지 궁금합니다.

해묘 PD: 해외 유저분들께서도 많은 관심과 기대를 보여주셔서, 저희도 많이 기뻤습니다.


Q. 마지막으로 한국 출시를 기다리고 있는 유저들에게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해묘 PD: 명일방주를 기다려주시고, 좋아해주셔서 감사합니다. 개발 단계에 있었을 때부터 관심을 갖고 있고, 또 출시 후에도 플레이하고 있는 분이 있다는 것을 저희도 알고 있습니다. 유저 커뮤니티도 만들어서 토론하고, 메일로도 건의 사항이나 피드백을 저희에게 보내는 분들도 있고요. 그러한 관심에 굉장히 감사드립니다.

또 2차 창작물을 제작하거나 그런 부분도 알고 있습니다. 한국 유저들의 이런 뜨거운 관심이 우리에게는 큰 힘이 되고 있습니다. 한국 출시를 위해서 저희도 굉장히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고, 출시 후에 한국 유저들이 즐겁게 즐길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테니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 하이퍼그리프가 위치한 푸티엔 정보산업단지 B2호



▲ 참고로 하이퍼그리프와 요스타, 벽람항로 개발사 만쥬는 같은 층을 쓰고 있습니다



▲ 하이퍼그리프 정문 리셉션, 내부는 촬영이 제한됐습니다



▲ 직원들이 종종 쉬러 오는 휴게실



▲ 탕비실에 가챠가?



▲ 알고보니 사무실 고양이를 테마로 한 캡슐가챠였습니다



▲ 무려 시즌2까지 나왔고, 꾸준히 갱신될 예정입니다






▲ 아케이드 외에도 콘솔, VR, PC 등으로 다양하게 즐길 거리들이 마련되어있습니다



▲ 21층에 마련된 또 다른 사무실. 개발 중추인 곳이라 촬영이 제한되었습니다



▲ 사무실 중앙을 장식한 등신대 아미야 피규어, 어서 빨리 한국에서도 보고 싶습니다



▲ 가챠의 모델이자, 사무실의 진정한 주인 아니 주묘(?) '닥터'



▲ 개발 회의가 열리는 회의실 한 켠에는



▲ 6성 젤리...아니, 안젤리나 판넬이 세워져있습니다



▲ 이름이 어려워서 안미고트라는 애칭으로 불리는 에이야퍄들라, 한국에서 볼 날이 기다려집니다


차이나조이가 열리는 8월 2일부터 5일까지 윤홍만, 윤서호, 배은상 기자가 현지에서 인터뷰, 체험기, 포토 등 따끈한 소식을 전해드립니다. ▶ 인벤 뉴스센터: https://goo.gl/gkLqS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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