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티모니 웨스트, "유니티와 MARS, 누구나 크리에이터가 될 수 있도록"

인터뷰 | 허재민 기자 | 댓글: 4개 |


▲유니티 XR Labs의 티모니 웨스트(Timoni West) 디렉터

게임에서의 AR과 VR에 대한 평가는 아직 엇갈리고 있지만, 산업에서의 활용은 적극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실제 자동차를 제작하기 전에 큰 비용을 들이지 않고도 미리 시뮬레이션해본다든가, 현실 공간에 가상 빌딩을 구현해 실시간으로 커스터마이징해 볼 수도 있다.

유니티의 멀티플랫폼 AR 개발 플랫폼 AR 파운데이션과 이에 기반을 둔 MARS(혼합 증강 현실 스튜디오)는 이러한 크리에이티브 툴로서 AR이 가지고 있는 가능성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다양한 디바이스를 지원함으로써 AR 기술을 실생활로 가져오고, 워크플로우를 개선해 개발자가 쉽게 활용할 수 있는 툴을 제공하는 것이다.

그럼 게임 산업에서의 AR과 VR이 가야할 길은 무엇이고, AR을 좀 더 활성화하기 위해 유니티 XR Lab이 바라보는 다음 단계는 무엇일까. 유니티 XR Labs의 티모니 웨스트(Timoni West) 디렉터를 만나 여러 가지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Q. GDC 2019에서, AR 파운데이션은 개발하기 쉽고 다양한 플랫폼에 적용할 수 있는 툴로서 비전을 보여줬다. AR 파운데이션에 대한 자세한 설명이 듣고 싶다. 그리고 이를 통해 어떤 것들이 가능해질까?

AR 기기는 현재 크게 두 가지 갈래로 성장하고 있다. 모바일과 머리에 쓰는 HMD다. 모바일이냐 HMD냐를 떠나서 마켓에 출시되어있는 모든 디바이스들은 각자 다른 기술 스택을 가지고 있다. 카메라 피드를 분석하는 방식에서도, 월드 데이터를 처리하는 방식도, 정보를 개발자에게 노출하는 방식도 전부 다르다.

예를 들어 디지털 컵을 테이블에 올려놓겠다고 가정해보자. ARKit, ARCore, 매직리프, 홀로렌즈에서 모두 다른 방식으로 이를 구현해야 한다. 각 개발사가 다른 기술을 소유하고 있고, 따라서 서로 다른 솔루션을 기반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일어나는 문제다. 디바이스뿐만 아니라 페이스북과 스냅, 애플이 각기 다른 얼굴 인식 기능을 활용하고 있다. 컵을 테이블에 올리는 것은 굉장히 간단한 수준의 문제였고, 그 외에도 제스쳐 인식 등등 모든 부분에서 문제가 일어난다.

AR 파운데이션이 하는 것은 하나의 레이어를 만드는 것이다. 예를 들어 평면(Plane)을 인식하는 레이어라던가. AR에서 가장 기본이 되는 평면은 가상 물체가 올려지거나 부착되는 면적으로, 플랫폼마다 다른 방식으로 인식된다. AR 파운데이션은 이에 대한 해결책을 제시하는 것이다.


Q. 멀티플랫폼을 지원하는 것이 AR 기술의 상용화를 위해 중요한 부분이라는 뜻 같다.

물론이다. 먼저, 하나의 플랫폼이 독점하고 있는 시장이 아니라, 다양한 플랫폼이 혼재하고 있기 때문에 그렇다. 우리는 개발자들이 모든 플랫폼에서 사용 가능한 콘텐츠를 만들 수 있길 바랐다. 비단 AR만이 아니라 유니티가 가지고 있는 비전이 그렇다.

AR에서 멀티플랫폼이 특히 중요한 이유는 증강현실을 구현해냈을 때 다른 사람들도 볼 수 있기를 바라기 때문이다. 그렇지 않으면 실제같이 느껴지지 않으니까. 홀로렌즈를 쓴 사람들이 어떤 것을 보고 있으면, 그들이 무엇을 보고 있는지 보고 싶어지니까. 따라서 모든 플랫폼이 연결되어 모든 사람이 같은 것을 볼 수 있도록 하는 것은 AR이 상용화되기 위해서 가장 중요한 부분이다.



▲ 서로 같은 것을 볼 수 있어야 한다는 것

Q. 개발자 워크플로우를 개선한 MARS도 공개됐는데, MARS를 구상하면서 가장 중요했던 부분은 무엇인가.

가장 중요했던 것은 현실을 계속해서 시뮬레이션하는 것이었다. 이는 유니티가 일반적으로 해온 것들과는 조금 다른 작업이었는데. 유니티는 가상 세계, 게임 세계를 구축하는데 초점을 맞춰왔지 않나. 우리는 이와 반대로, 현실을 시뮬레이션 해야 했다.

다시 평면(Plane)에 대해서 이야기해볼까. 평면을 인식하고 나면, 플랫폼마다 어떤 방식으로 인식했던, 계속해서 상태를 업데이트해야 한다. 가상 물체인 컵이 그 자리에 계속 있도록 만들기 위해 평면이 그 자리에 계속 있는지 밀리초 단위로 계속 업데이트하는 것이다. 때때로 모바일 폰에서 AR 기능을 확인해보면 뭔가 버벅대거나 하는 현상이 있지 않나. 이는 평면에 대한 업데이트가 계속해서 이루어지는 과정에서 때때로 문제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평면이 계속 업데이트되는 것이 중요한 이유는 유저가 움직였을 때에도 컵이 계속 그 자리에 제대로 놓여있도록 유지해야 하기 때문이다.

에디터에서 우리가 해야 했던 것은 매 순간 평면을 찾도록 하는 것이었다. 시뮬레이션 뷰를 통해 계속해서 평면을 찾고, 현실인 것처럼 구현했다. 현재 디바이스들이 구동 중에 계속하는 것처럼. 이 부분이 지금까지 유니티에는 없었지만, AR 개발자들에게 필요했던 기술로, MARS 개발에서 가장 중요했던 부분이라고 할 수 있다. 이 기능이 없다면, 계속해서 빌드를 만들어보고, 어떻게 구현되는지 확인해보고 다시 빌드를 고쳐야 하는 번거로운 작업이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Q. 건축 산업에서 활용되는 유니티 Reflect도 인상적이었는데, 이처럼 산업에서의 AR 활용이 두드러지는 것 같다.

영화, 자동차, 건축, 항공, 인테리어 등 고퀄리티 3D 모델을 활용하는 산업이라면 유니티 Reflect를 활용할 수 있다. 다양한 디바이스에서 활용되는 프로토타입 버전도 있어서, 여러 방면에서 활용될 것이라 기대한다.



▲건축 분야에서 활용되는 AR

Q. AR은 자체로서의 콘텐츠보다 창작툴로서의 가능성이 더 크다고 보나?

확실히 그렇다. VR 또한 창작툴로서의 가능성이 더 두드러짐을 보지 않았나. 개인적으로 VR로 개발된 콘텐츠 중에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조각툴이었는데, 많은 사람들이 언급하고 있지는 않지만, 앞으로 좀 더 고려해봐야 할 부분이라 생각한다.

특히 AR이 효과적인 이유에 대해서 이야기하자면, 페인트나 대리석, 인력까지 작품을 만들기 위한 비용 문제를 해결해준다는 점을 강점으로 뽑을 수 있다. 빌딩 크기의 조각상을 실제로 만들려면 엄청난 비용이 들지만, AR을 활용하면 바로 작업해볼 수 있다. 그만큼 사람들이 어떤 작품을 만들어나갈지 기대가 되기도 한다. 어떤 사람들은 AR광고로 도배된 디스토피아적인 미래를 예상하기도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정말 멋진 세계가 만들어질 것이라고 생각한다.


Q. AR/VR 기술은 아직까지도 많은 사람들이게 익숙하지 않다. 매일 사용될 일상적인 매개체를 만드는 것, ‘공간 컴퓨팅(Spatial Computing)’이 XR Lab의 목표 중 하나라고 이야기한 바 있는데, AR과 VR이 좀 더 일상적인 기술이 되기 위해서는 어떤 것들이 기반되어야 한다고 생각하나.

일단 컴퓨터 속도가 더욱 빨라져야 한다(웃음). 하드웨어뿐만 아니라, 머신러닝이나 월드 데이터 센서 타입과 같은 흥미로운 기술들이 계속해서 발전하고 있다. 정말 흥미로운 시대다. 이러한 기술들은 새로운 것이 아니라, 이미 프로토타입이나 연구 단계까지 진행됐던 기술들이다. 기반이 되어줄 컴퓨터 성능이 따라오지 못했을 뿐.

이제 우리가 해야 하는 것은 동시에 일관된 디지털 물체를 크로스 플랫폼으로 다룰 수 있는 기술을 구축해야 한다. 함께 작업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기 위해서다. 또한, 사람들이 각기 다른 디바이스를 활용해서 가상세계와 상호작용할 때 익숙함을 유지할 수 있도록 표준화되어야 한다. 무슨 말이냐면, Xbox 컨트롤러와 PS 컨트롤러는 서로 다르지만, 실제로 사용할 때 크게 다르지 않게 느껴지지 않나. AR에서도 그렇게 변화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매직리프나 홀로렌즈 중 어느 것을 사용하든 익숙하게 느껴져야 한다는 것이다.



▲다를 수는 있어도, 익숙하게 다가올만한 표준이 필요하다 (사진출처: voicesofvr)

물론 이와 같은 기준점을 만드는 것이 지금 당장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은 아니다. 산업에서의 활용 사례와 기술 개발을 통해 어떤 방식이 가장 효과적인지 테스트하는 시점이니까. 특히, 산업 위주로 먼저 발전하면서 실용적인 방향으로 개선되고 있다.

컴퓨터가 처음 개발됐을 때의 목적은 기본적으로 수학적 이유였다. 직접 해내기에는 지루하고 어려운 계산을 위해 거대한 계산기가 탄생했고, 수많은 정보를 처리하는 데까지 확장되어갔다. 우리가 어떤 용도로 활용하고 싶은가에 따라서 변화한 것이다. AR은 현재 산업분야에서 활용되고 있고, 그에 따라 발전해나갈 것이라 생각한다. 물론 멋진 게임들도 등장하겠지만(웃음).


Q. 산업에서의 활용도와 비교하면 게임에서 AR/VR의 위치는 조금 애매한 것 같다. AR/VR 기술이 게임에 있어서 꼭 필요한 기술인가에 대한 의문도 들고. AR 기능이 있는 게임들은 많이 등장하지만, 금방 흥미를 잃어버리지 않나. AR/VR가 게임 산업에 있어서 어떤 위치에 있다고 생각하는지 궁금하다.

확실히 때로는 필요하지 않은 기술로 느껴진다. 맞는 말이다. 때로는 최고의 기술로 여겨지기도 하고. 게임이 너무 재밌는데, 아예 게임 속으로 들어간다면 얼마나 좋을까, 라고 생각했던 것에서 시작했지만, 게임 속에서 움직인다고 해도 플레이어는 계속 앉아서 컨트롤러만 들고 있을 뿐이고, 뒤를 돌아본다고 하더라도 어지러울 뿐, 잘 어울리지 못한 것이 사실이다.

영화의 예를 들어볼까. 기본적으로 영화는 카메라로 촬영되는 연극에 지나지 않았다. 누가 그런 영화를 보고 싶어할까. 따라서 영화는 영화다운 모습으로 변화해갔다. 연극과는 다른 방향으로. AR/VR도 같은 과정을 겪고 있다. 기본 게임과는 다른 갈래로, VR, AR 게임에 맞는 모습으로 변화해나가는 과정이라 생각한다.

AR 게임에 대해서 좀 더 이야기해보자면, 게임을 공간적으로 더욱 활용할 수 있다는 점이 흥미롭다고 생각한다. 공간 전체를 활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냥 기기 안에서 나 혼자 만이 즐기던 게임이 아니라, 현실 공간으로 게임이 옮겨오는 것이다. 새로운 힘을 가진 미디어로 발전하기 위해 발판이 되어줄 중요한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AR 게임이 성립하기 위해서는 모든 플랫폼과 사용자들 간의 영속성이 유지되는 것이 중요하다. 영속성이란 가상의 컵을 내가 테이블에 놓았다면, 그 컵은 내가 보고 있지 않을 때도 그대로 그 자리에 유지되어야 하며, 다른 플레이어도 똑같이 볼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좋은 AR 게임을 개발하기 위해서는 이 부분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예전에 ‘그로드보트 박사의 침략자들’을 플레이한 적이 있다. 4인 멀티플레이어 슈터 게임인데, 총에 맞으면 머리가 해골로 변해버린다(웃음). 그렇게 해골이 되어 다른 플레이어들이 플레이하는 것을 보고 있는데 총알이 공간을 가로질러 오가는 모습을 보면서 느꼈다. 이게 AR 게임을 하는 이유구나. 현재 출시된 AR 게임들이 모두 이렇게 인상적인 경험을 전달하는 것은 아니지만, 어떤 방향으로 가야 하는지 확실히 느낄 수 있었던 게임이었다.

▲'그로드보트 박사의 침략자들'

Q. 유니티는 개발자의 창의력을 현실로 만들어 줄 수 있는 쉬운 툴을 지향하고 있다. XR Labs 또한 이러한 가치를 목표로 하는지 물어보고 싶다.

물론이다. 우리는 정확히 말하자면 ‘오더링 툴 그룹’이니까. 우리의 목표는 크게 두가지다. 먼저, 우리가 현재 만들 수 있는 툴을 개발해서 개발자들이 앞으로의 작품을 위해 우리의 기능을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 우리는 개발자들이 멋진 작품들을 만들 수 있도록 돕고자 하며, MARS도 이러한 이유에서 개발됐다.

두번째는 미디어 안에서 어떤 툴을 만들 수 있는가다. AR에서 우리가 어떤 툴을 만들 수 있는가. 에디터 XR을 통해 개발자는 HMD를 쓰고 3D 세상에서 자신의 장면을 마음대로 만들어갈 수 있다. 어떠한 코드나 키를 알 필요도 없이.


Q. 미래에는 모든 사람들이 쉽게 창조할 수 있는 세상이 될까. 보다 직관적인 툴이 많이 개발되는 만큼 창의적인 활동에 대한 허들이 낮아지고 있다.

물론이다. 사실 모든 사람들은 여러 의미에서 크리에이터다. 어떤 옷을 입을지, 벽에 무엇을 걸지, 모든 행동은 창조하고, 변주하고, 디자인하는 과정이라고 볼 수 있다. 물론 그림을 그리는 것은 굉장히 번거롭다. 물감도 사야하고, 그리는 것 자체도 어렵고. 하지만 디지털 툴을 통해 쉽게 그림을 그리거나 사진 위에 덧그리는 등 쉽게 창의적인 활동을 할 수 있다. 그 과정만 조금 쉬워진다면 우리는 모두 크리에이터가 될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 유니티가 하고 싶은 것은 그 가능성을 조금씩 열어가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Q. 간편해진 워크플로우와 멀티플랫폼 지원은 AR 파운데이션과 MARS의 주요 포인트였는데, 이제 다음 단계에는 어떤 것들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생각하는지 궁금하다.

멀티 유저를 위한 크로스플랫폼도 중요하고, 유니티 자체에 대한 부분은 아니고 산업적인 포인트인데, 머신러닝 기술에 대한 더욱 많은 라이센싱이 필요할 것이라 생각한다. 현재 내 폰에는 5개의 얼굴 인식 솔루션을 가지고 있다. 현재 개발자는 자신의 앱에 적합한 하나의 솔루션을 골라서 사용해야 한다. 앞으로는 개발자가 모든 솔루션을 다양한 앱에 사용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지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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