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오랜만에 등장한 국산 공포게임, '아라하: 이은도의 저주'

인터뷰 | 양영석 기자 | 댓글: 16개 |

오랜만에 '국산 공포 게임'이 등장했습니다. 플랫폼은 PC, 그리고 스팀을 통해 등장한 새로운 국산 공포게임, '아라하: 이은도의 저주'가 그 주인공입니다. '아라하: 이은도의 저주'는 지난 2015년 스팀 그린라이트에 올랐고, 이후부터 4년동안 꾸준히 개발을 이어와 마침내 1월 6일 정식으로 런칭되었습니다.

'아라하: 이은도의 저주'는 2014년 출시됐던 모바일 게임 '아라하'의 후속작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전작 '아라하'는 스마트폰으로 출시된 이후 공포 게임 매니아들에게는 좋은 평가를 얻은 모바일 공포게임이기도 합니다. 개발사인 이니게임즈는 두 게임은 거의 다른게임이라고 소개할 정도로, PC로 출시된 '아라하: 이은도의 저주'는 전작과 아주 많이 달라진 모습을 보여줄 거라고 합니다.

아라하는 시리즈 특유의 귀신과의 숨바꼭질이라는 장치를 핵심으로, 플레이어들에게 공포감을 전달하는 공포게임입니다. PC로 포팅되면서 그래픽도 업그레이드 되었고, 다양한 크리쳐(귀신)와 새로운 장소 스팟도 많아졌죠. 또한 스토리도 단순한 설명을 위한 장치가 아닌 감정을 전달할 수 있는 핵심적인 요소로 바뀌는 등 정말 많은 부분에서 달라졌습니다.

인벤에서는 '아라하: 이은도의 저주'의 출시를 기념해, 개발사인 이니게임즈와 인터뷰를 진행해 아라하에 대한 좀 더 상세한 이야기를 들어보았습니다.




Q. 먼저 아직 아라하와 이니게임즈를 잘 모르는 독자들을 위해서, 간단하게 '이니게임즈'와 '아라하: 이은도의 저주'에 대한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저희 이니게임즈는 1인 개발로 시작해 현재 두 명이서 게임을 만들고 있는 소규모 개발사 입니다. 원작이었던 ‘아라하’를 2014년 7월 모바일에 첫 선을 보였으며, 지금은 스팀 다이렉트로 운영중이나 2015년 3월 당시 투표를 통해 출시 자격을 얻었던 스팀 그린라이트에서 그린릿에 통과한 것을 계기로 약 4년 동안 ‘아라하 : 이은도의 저주’의 개발을 시작했습니다.

'아라하 : 이은도의 저주'는 한국의 무속신앙(샤머니즘)을 주배경으로 활용한 오컬트 공포게임입니다. 태국이나 대만, 일본, 그리고 유럽의 여러 해외 공포게임들은 이미 자신들의 고유한 엑소시즘과 문화를 담은 오컬트 문화를 가지고 있으며 이를 투영해 만들어진 공포게임을 통해 전 세계의 유저들과 미디어(유튜브, 트위치) 또는 직접 플레이를 통해 향유하고 있습니다.

이미 우리나라에서도 영화나 드라마, 웹툰 등 다양한 콘텐츠를 거쳐 샤머니즘을 오마주한 소재가 많은데도, 유독 공포게임만큼은 찾아볼 수 없는 것 같아 직접 게임을 만들기로 결심하게 되었습니다.


Q. '아라하: 이은도의 저주'는 지난 2014년 출시됐던 '아라하'와는 어떤 점이 달라졌는지 궁금합니다.

=2014년 모바일에 출시되었던 아라하는 이니게임즈의 첫 호러게임으로, 스팀에서 곧 출시될 예정인 '아라하 : 이은도의 저주'와는 매우 큰 차이가 있습니다. 이 두 게임은 비록 동일한 세계관과 컨셉을 공유하지만 게임의 매커니즘과 거의 모든 요소에서 완전히 다른 게임이라 할 수 있습니다.

가장 큰 차이는 역시 그래픽이며, 아라하 : 이은도의 저주는 포스트 프로세싱을 활용해 사실적인 그래픽을 구현했습니다. 이 두 게임은 서로 닮은 듯 하지만 결국 모바일 버전 때 사용한 리소스를 전혀 찾아 볼 수 없을 정도로 차이가 있습니다. 그리고 게임의 스토리를 효과적으로 전달하기 위해 성우 더빙을 포함 하었습니다.

모바일 원작 아라하는 단순히 스테이지 진행에 따라 맵 사이, 사이에 배치된 정해진 유품을 귀신을 피해 모아야 하는 단순한 매커니즘이었다면, '아라하 : 이은도의 저주'는 여러 장소(폐병원, 공동묘지, 법당 등), 다양한 크리쳐(각기 특징이 다른 여러 종류의 귀신)와 더불어 퍼즐요소, 스토리의 전개에 따라 진행되는 '생존형 공포게임'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원작을 계승해 '생존형 공포게임'을 지향한다.

Q. 공포게임은 아무래도 '공포'를 전달하는 장치가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하는데, 아라하에서 핵심적으로 잡은 공포를 전달하는 매커니즘과 장치는 어떤 부분에 핵심을 두셨는지 궁금합니다.

=가장 먼저 소개할 공포 요소로는 게임에 등장하는 크리쳐, 즉 귀신과의 긴장감 넘치는 숨바꼭질입니다. 모바일의 기존 매커니즘을 계승, 발전시켰으며 여전히 아라하와 아라하 : 이은도의 저주를 상징하는 주공포 매커니즘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게임에 등장하는 크리쳐들은 각기 특징이 서로 다르며 이들은 처음 각 특정한 분기점에 따라 등장하지만 불특정한 장소, 불특정한 움직임, 불특정한 시간에 따라 순찰과 사라짐, 재등장을 반복하며 끊임없이 플레이어를 괴롭힙니다.

게다가 크리쳐는 플레이어가 내는 발자국 소리, 달리는 소리, 문을 여는 소리,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는 소리, 손전등과 캠코더와 같은 사소한 기기를 켜고 끄는 소리를 들을 수 있으며, 손전등에서 내는 빛 또한 감지합니다. 즉, 플레이어는 이런 크리쳐들이 언제, 어디서 나타날지 모르므로 오직 그들이 다가오는 소리와 기현상 등 제한된 단서를 포착하거나 도구를 활용해 주어진 미션을 수행해야 합니다.

결국 이런 의도된 불안감이 게임의 공포를 극대화 시켜줍니다. 게다가 자주 등장하지 않지만 나타난다면 매우 자극적인 점프스케어(영화나 게임 등에서 갑작스럽게 관객들을 깜짝 놀라게 하는 테크닉)도 일부 포함됩니다. 개발자인 저희 또한 수없이 테스트를 진행하면서도 매번 긴장하게 되는 이유는 가끔씩 나타나는 점프스케어가 한 몫 하기 때문입니다. 그 외에도 폴터가이스트(기현상)을 게임에 담아내고자 노력했습니다.

무언가 사인을 보내는 듯한, 주변에서 들려오는 기괴하고 소름끼치는 소리와 사물이 조금씩 변화하거나 뒤바뀌는 현상으로도 유저는 충분히 공포감을 느낄 수 있습니다.


Q. 아라하는 배경으로 '이은도'의 폐병원이라는 가상의 무대를 사용했습니다. 공개한 스크린샷 등을 보건데 매우 현실적인 느낌이 강했는데, 혹시 참고로 한 장소 및 공포 스팟이 있을까요?

=지금은 철거되었지만 예전부터 아라하 : 이은도의 저주에 등장하는 이은신경정신병원과 곤지암정신병원은 왠지 모르게 서로 닮았다는 의견을 많이 받았습니다.

실제로 곤지암정신병원을 가본 적은 없지만 대한민국 3대 흉가로 불릴만큼 고스트 스팟으로 유명한 곳이고 인터넷에서 공개된 이미지들에 국한해 폐병원과 그 배경을 제작하는데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그 뿐만 아니라 병월을 비롯한 여러 폐가들과 학교, 1980~90년대 건물 양식, 소품들을 수집해 참고하기도 하였습니다.






폐병원을 무대로 진행되는 '아라하: 이은도의 저주'

Q. '아라하: 이은도의 저주'를 제작하면서 가장 어려웠던 부분, 힘들었던 부분과 이를 극복하기 위한 과정이 어땠는지 궁금합니다.

=아무래도 적은 규모의 개발인력으로 스케일이 큰 게임을 만드는 것 자체가 개발기간 내내 늘 매우 큰부담이었습니다. 수 많은 오브젝트와 리소스가 들어가기 때문에 관리하기도 무척 까다로웠고 그만큼 작업해야 할 양이 방대해서, 중간에 여러 번 포기하고 싶은 생각도 들었죠. 비단 저희뿐만 아니라 다른 인디 혹은 소규모 개발팀 또한 비슷한 고민을 하고 계실 것으로 압니다.


Q. 지난 9월에는 VR버전을 시연해보신걸로 아는데, 혹시 스팀에 출시되는 '아라하:이은도의 저주'도 VR을 지원하나요? 아니면 추가적으로 VR버전이나 다른 플랫폼(PS4 등의 콘솔)의 개발도 고려하고 계신지 궁금합니다.

=예전 오큘러스를 활용해 게임을 시연하는 행사를 대학교에서 진행한 바 있으며 관람객들의 반응은 의외로 좋아 고무적이었습니다. 그러나 이번 PC(스팀)에 출시되는 아라하: 이은도의 저주는 장시간 플레이타임을 요구하고 플레이어가 복잡하고 넓은 맵을 돌아다녀야 합니다. 이를 그대로 VR로 옮겨 놓은다면 어지러움 문제는 물론 여러 문제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각 플랫폼의 특성을 이해하지 않고 그대로 이식했을 때 발생하는 여러 문제들을 반드시 고려해야합니다. 그래서 저희는 기존의 게임을 VR플랫폼에 특화된 버전으로 고쳐 별도 개발하기로 했습니다. 시기는 그 외 스팀 출시 이후 콘솔 플랫폼 출시를 준비하면서 이루어질 예정입니다.


Q. 아라하: 이은도의 저주는 모바일 게임에서 파생되어 PC로 이어진 만큼, 이번 작에서는 스토리 텔링 요소도 강화된다고 들었습니다. 이에 대해서도 소개를 부탁합니다.

=아라하: 이은도의 저주는 어린 누나가 어느 한 정신병원에 입원했다가 실종되는 사건을 계기로 이후 시간이 흘러 주인공인 소년이 누나를 찾아 나서는 게임입니다. 그러나 병원은 누나가 사망했다는 통보를 해놓고 이미 폐원한지 오래되어 흉가가 되어 버렸으며 폐원 이전, 병원 안팤으로부터 끊임없는 사건사고가 벌어져 온갖 나쁜 괴소문으로 둘러쌓였던 곳이 었습니다. 아라하의 부제를 이은도의 저주로 한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유저들은 소년이 되어 폐병원과 인근 야산, 공동묘지, 법당을 탐험하며 누나의 시신을 찾아 나서야 합니다. 스토리는 단지 공포감을 조성하기 위해 존재하는건 아닙니다. 아라하에서 플레이어는 혈육을 찾기 위해 사투를 벌이는 과정과 등장 인물 간의 갈등에서 얻을 수 있는 여러 감정들을 느낄 수 있을 것 입니다.


Q. 오랜 기간 개발을 이어와 1월 6일 출시가 됐는데, 출시 이후의 일정은 어떻게 될까요?

=일단은 출시 이후 버그리포트를 비롯한 유저 피드백을 받아 게임의 품질 관리에 주력할 예정입니다. 유저들의 피드백을 듣고 체크하면서, 혹시나 놓친 점은 없었는지 확인을 해보며 대응하려고 합니다. 그리고 좀 더 유저들의 다양한 의견들을 수렴하고 이에 대해서 적극적으로 대응할 계획입니다.

물론 DLC를 비롯해 여러 재미있는 콘텐츠를 시도할 계획입니다. 내년 봄에서 여름 사이에는 새로운 플랫폼의 출시를 목표하고 있으며, 그에 따라 콘텐츠 업데이트가 이루어질 것 같습니다. 다만 이 업데이트는 기존의 볼륨을 강화하는 형태의 업데이트가 될 수 있고, 번외편이 포함된 DLC가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Q. 공포 장르의 미디어들은 어쩔 수 없는 태생적인 진입장벽이 있습니다. 공포 게임 역시 이런 진입장벽은 어쩔 수 없는 일종의 장르적인 한계라고 할 수 있는데, 공포 게임 제작하는 입장에서 이런 부분에 대해서는 어떤 견해를 가지고 있는지 궁금합니다.

=맞습니다. 공포 게임이 진입장벽이 높은 것은 구별될 수 없고, 이 둘은 불가분의 관계라고 생각합니다. 공포게임은 당연히 어렵고, 심리적인 압박으로 인해 무서울 수 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수위나 공포를 일으키는 요소를 낮추어 더 많은 유저들이 공포게임을 구입하게되면 라이트 유저들이 도전할 수 있을 정도로 진입장벽이 낮아질 수 있겠죠. 하지만 그만큼 공포게임이 가진 정체성을 잃어버린다고 생각합니다. 개인적으로 진입장벽을 낮추고자 공포요소를 줄이거나 제거하는 것에 동의하는 편은 아닙니다.

아라하: 이은도의 저주는 FPS게임에서 주로 사용하는 키 맵핑과 마우스 좌클릭 하나만으로 모든 인터렉션이 가능하고, 캐릭터 조작이 비교적 간편하며 인터페이스가 직관적이어서 게임에 쉽게 적응할 수 있습니다. 단지 게임이 주는 공포감을 감내할 자신이 있다면 아마 게임 플레이에는 큰 문제는 없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물론, 심신이 미약하신 분들게는 공포게임을 권장하지 않습니다.


Q. 마지막으로 '아라하'를 출시하게 된 소감, 그리고 플레이할 유저들에게 전하는 메시지를 부탁합니다.

지난 2015년 이후 오래동안 게임을 출시하지 않다가 근 4년만에 신작을 내놓아 감회가 새롭습니다. 4년 동안 밤잠 거르며 열심히 만든 게임을 드디어 여러분께 선보일 수 있어 대단히 기쁩니다. 이번 출시를 계기로 더 좋은 게임들을 만들 수 있도록 초석을 다지고자 합니다. 아라하 : 이은도의 저주에 지속적인 관심과 사랑 부탁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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