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크로노 아크 "수십 시간 해도 재밌는 로그라이크의 매력 보여주고파"

인터뷰 | 김규만 기자 | 댓글: 8개 |

2018년 말 텀블벅을 통해 성공적으로 크라우드 펀딩을 진행한 인디 로그라이크 RPG '크로노 아크'가 지난 12월 20일 스팀 얼리액세스 이후 긍정적인 반응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크로노 아크'는 로그라이크 장르를 내세운 게임답게 반복적인 죽음과 매 회차 새로운 게임플레이 방식을 내세웁니다. 이에 더해 죽음을 반복하는 주인공 루시와 뒤틀린 세계, 그리고 수수께끼로 둘러싸인 시계탑에 대한 스토리는 게임을 반복되는 게임플레이와 맞물려 흥미로운 이야기를 들려주기도 하죠.

하지만, '크로노 아크'의 특징은 카드 시스템을 바탕으로 다양한 전략을 세울 여지가 돋보이는 전투 시스템입니다. 로그라이크 장르라면 빠질 수 없는 높은 난이도 덕분에 수차례 죽어가며, 보스마다 가지고 있는 색다른 기믹에 맞서 자신의 전략을 성공시키는 거시 '크로노 아크'가 가진 전투의 재미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제 막 얼리액세스 서비스를 시작한 지 3주 남짓, 과연 '크로노 아크'를 개발한 팀 알피네는 앞으로 어떤 것들을 준비하고 있을까요? '크로노 아크'의 프로그래밍, 기획은 물론 시나리오까지 담당하고 있는 이형주 대표를 만나 보다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볼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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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팀 알피네(Al fine) 이형주 대표

크로노 아크가 현재 스팀에서 '매우 긍정적' 평가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유저들의 피드백 중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이 있다면?

- 피드백이라기 보다는 유저분들이 올려주신 플레이 영상을 보고 판단하는 편인데요, 보통 제가 의도했던 것과 다른 방식으로 게임이 진행된다거나 하는 부분을 보고 밸런스를 맞추기 위해 수정이나 변경을 하는 편입니다. 한 가지 예가 사신 보스의 '사형선고' 디버프를 캐릭터들의 저항력을 높이면 무조건 패턴을 무시하고 클리어하는 것이 가능했는데, 처음에 이 저항력을 높이기가 너무 쉬웠어요. 이런 부분들 같은 경우가 확인이 되면 변경하거나, 밸런스 수정을 진행하고 있죠.

최근에는 유저 여러분들이 파티원을 2인 아니면 처음에 한명은 그냥 죽여놓고 시작하는 솔로 플레이를 많이 하시는 게 눈에 띄더라고요.


앞으로 솔로, 2인 플레이도 추후 제한이나 수정할 계획을 가지고 계시나요?

- 처음 계획했던 것은 플레이 도중에 캐릭터가 한두 명 죽어도 승리할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두고 싶었던 건데, 그 부분이 아무래도 솔로 플레이나 2인 파티 플레이 등이 가능해진 배경이 된 것 같습니다.

물론, 이러한 플레이를 딱히 제한하고 싶은 마음은 없어요. 하지만 파티 플레이를 좀 더 권장하는 의도로 개발을 하고 있죠. 스테이지도 아직 덜 나왔고, 보스도 아직 전부 등장한 것은 아니니 끝까지 지켜봐야 하지 않을까요? 아마 후반으로 갈수록 솔로 플레이는 훨씬 힘들어질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특히 카드를 활용하는 게임이나 전략이 바탕이 되는 게임에서는 유저들의 기상천외함을 잘 볼 수 있는 것 같아요.

- 정말 생각도 못 한 플레이를 많이 보여주시더라고요. 캐릭터 중에 '피닉스'라고 파티에 도움이 되기 힘든 트롤용 캐릭터가 있어요. 예능용으로 쓰시라고 만들어 놓은 캐릭터인데, 스킬 중 하나가 적에게 도발을 부여하면 강화되는 스킬을 가지고 있거든요. 그런데 이걸 이용해서 적에게 도발을 걸고 피닉스로 잡는 플레이를 보여주시더라고요.

또 '조이'라는 캐릭터에게는 디버프를 막아주는 '방호 가스'라는 스킬이 있어요. 파티원에게 부여되는 디버프를 막는 기술인데, 인형을 조종하는 '시즈'라는 캐릭터랑 많이들 쓰시더라고요. 시즈의 스킬 중에 강력한 광역 공격 이후 일정 시간 동안 인형을 사용할 수 없는 디버프를 받는 '희생'이라는 스킬이 있는데, 방호가스로 적의 공격이 아니라 이런 디버프를 막아내시는 거 있죠. 정말 전혀 생각하지도 못한 방법이었어요.

이렇게 보여주시는 재밌는 플레이에 대해서는 크게 밸런스가 무너지는 정도가 아닌 이상은 수정을 가하지는 않을 생각입니다.



▲ 크레딧을 활용하는 연구소는 색다른 방식으로 변경을 고민하고 있다고

개인적으로는 '죽으면 다 잃는' 부분 때문에 로그라이크 장르를 무서워하는 편인데, 크로노 아크는 크레딧 때문인지 죽어도 남는 게 있어서 계속 도전하게 되었던 것 같습니다.

- 크레딧은 '엔터 더 건전'같은 게임에서 보고 차용한 시스템인데, 죽어도 완전히 처음부터가 아니라 조금이라도 보상을 얻을 수 있다는 점을 전하기 위해 해금 방식을 도입했어요. 크레딧을 통해 아이템을 해금하거나, 연구소 업그레이드로 게임플레이에 많은 영향을 미치지는 않지만 조금이라도 클리어 확률을 높일 수 있도록 말이죠.

다만, 아직은 검토중이지만 크레딧 시스템은 추후에 완전히 바뀔 수도 있어요. 연구소에서 일정한 특성을 크레딧을 해금하고, 게임플레이에 적용하는 방식으로 변경해볼까 고민하고 있는 상태입니다.


특성이라면 어떤 것을 뜻하는지 좀 더 설명해 주실 수 있나요?

- 게임을 즐겨주시는 유저분들에게 받았던 의견인데, 게임을 시작하기 전에 장, 단점을 동시에 얻는 특성을 선택해 해당 특성의 효과가 적용된 상태로 게임을 플레이하면 어떨까라고 하시더라고요.

간단하게 예를 들면, 랜덤한 유물을 하나 얻는 대신 어떤 부작용을 가진 채로 게임을 하는 거죠. 물론 아무런 특성 없이 그냥 시작해도 되고요. 개인적으로도 좋은 아이디어라고 생각해서 고민하고 있습니다.




주인공 루시의 죽음이 반복된다는 스토리는 로그라이크 방식의 게임플레이와 잘 맞는다고 느꼈습니다. 다만, 플레이할 때 스토리가 어떤 식으로 전개되는지 살짝 궁금한 면이 없지 않았어요. 플레이를 하다 보면 랜덤하게 진행되는 건가요?

- 죽음의 횟수를 반복하면서 스토리가 진행되는 식인데, 그것 외에도 전개 방식이 정말 많아요. 죽음뿐 아니라 특정한 조건을 달성해도 스토리가 진행되죠. 일단 간단하게는 게임을 클리어하는 것 또한 스토리 진행 조건 중 하나라고 할 수 있겠네요.

지금까지 보실 수 있는 스토리는 아직 도입 부분이에요. 아직 다 나온 것이 아니라 제가 정말 많이 신경을 쓰고 있는 부분이기도 하고요. 앞으로도 업데이트를 통해 스토리 부분을 많이 보여드릴 텐데 기대해주셨으면 좋겠어요.


카드를 활용한 전투 시스템도 초반에는 간단해 보였지만 군데군데 생각할 요소가 많더라고요. 어떻게 개발하게 되셨는지 궁금합니다.

- 전투는 게임을 개발하면서 제일 많은 신경을 썼던 부분이에요. '크로노 아크'를 개발한지 3년 반 정도 됐는데, 그동안 가장 많이 바뀐 게 전투 시스템이기도 하고요. 개발 시작하고 1년 동안 만든 걸 갈아엎었던 적도 있어요.

기본적으로 게임을 만들 때, 제가 재밌어야 한다고 생각하고 개발을 하고 있어요. 게임을 개발하다 보면 계속 자신이 만드는 게임을 플레이해야 하잖아요. 그래서 '수십 시간을 해도 재밌어야 한다'는 마인드로 개발을 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또 한가지, '크로노 아크'에는 첫회차라고 해서 추가로 아이템이 더 잘 나온다든지, 더 쉽거나 어려운 게 없어요. 처음 게임을 하는 사람들이 보통 '여기서 원래 죽어야 되는 건가?' 하고 생각하시는데, 그런 것도 없고요.

처음부터 공정하게 시작하는 게 로그라이크라고 생각해요. 시작은 평등하고, 실력 요소로 승패가 갈리는, 로그라이크가 가진 그런 매력을 표현하고 싶었습니다.


처음에 만나는 마녀에게 수도 없이 죽어서 저도 원래 죽는 구간인 줄 알았는데 아니었군요. 그렇다면, '크로노 아크'를 잘 할 수 있는 팁을 한 가지 꼽는다면 어떤 게 있을까요?

- 전투 외적으로 말씀드릴 수 있는 것은 맵에 숨겨진 벽과 상자가 있다는 거예요. 숨겨진 벽들은 스크롤로 찾을 수 있는데, 이런 아이템들을 놓치지 말고 찾고 가시는 게 좋습니다.



▲ 맵에 숨겨진 공간이 있대요!

텀블벅 성공 이후에 매주 '감시 방송'을 진행한다는 공약을 하셨는데, 시청자들의 반응은 어떤 편인가요?

- 크로노 아크를 좋아하시는 분들은 대부분 제가 새로운 콘텐츠를 만들거나, 버그를 수정하거나, 또는 테스트 플레이하는 모습을 보시면서 재밌어해 주시는 것 같아요. 특히 제가 테스트 플레이하는 방송을 가장 재밌어하시는데, 신규 콘텐츠 개발이나 버그 수정을 할 때는 약간 라디오처럼 옆에 틀어놓는다고 하시더라고요. 제가 말이 많을 때는 또 많거든요 (웃음).


그렇다면, 이제 정식 출시까지 남은 시기와 가장 개선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부분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는지 알려주세요.

- 정식 출시까지는 최소 1년 정도 더 걸릴 것 같습니다. 아직 스토리 개발이 많이 남았고, 만들어야 할 부분도 남았어요. 다만, 기본적인 뼈대는 잡혀 있고, 콘텐츠를 많이 추가하면 되는 단계에 돌입했다고 봐 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밸런스는 계속해서 고민해야 하는 부분이고, 아무래도 당장 개선이 필요한 것은 게임의 볼륨이죠. 게임이 짧다고 하시는 분들이 많이 계셔서 새로운 지역과 보스도 차차 추가해 나갈 계획입니다. 또, 필드에서는 위험 요소가 적다는 피드백도 받고 있는데, 이 부분에도 다양한 위험 요소를 추가해 보려고 생각중이예요. 지금은 캠프파이어 구간에서 다양한 이벤트가 발생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새로운 지역이나 보스는 앞으로 얼마나 더 추가될 예정인가요?

- 지역은 앞으로 세 곳이 추가될 예정이고, 그중 두 곳이 히든 스테이지로, 지금과는 다른 방법으로 입장하는 숨겨진 지역으로 등장할 계획이에요.

보스는 최소한 한 스테이지당 세 종류씩은 만들 생각이에요. 1-2로 보면 마녀와 골렘 말고 새로운 보스가 하나 더 추가되는 셈이죠. 물론 앞으로 만들어보면 재밌겠다 싶은 아이디어가 떠오르면 추가로 더 만들 가능성도 열어두고 있습니다. 그건 캐릭터도 마찬가지고요.



▲ 힐러도 딜이 하고 싶다는 로망이 표현된 '프레셀'

특색 있는 캐릭터도 다양하게 준비되고 있는데, 보통 이런 캐릭터를 개발할 때는 어떤 부분에 신경을 쓰시나요? 또 캐릭터 한 명을 개발하는 데는 어느 정도 시간이 걸리는지 궁금합니다.

- 캐릭터는 보통 한 명을 완성하는데 한 달 정도 걸리는 것 같아요. 물론, 다른 작업까지 함께 하니까.. 아마 캐릭터에만 집중하면 더 빠르겠죠. 보스같은 경우는 빠르면 1주일에서 2주일 사이에 아이디어를 구현하는 편이고, 이후 플레이테스트를 거치면서 밸런싱을 꾸준히 하는 편입니다.

캐릭터들을 만들 때는 일단 캐릭터마다 특정 '로망'에 취합하게끔 만들어가고 있어요. 예를 들어 '프레셀' 같은 캐릭터는 "힐러도 때론 딜이 하고 싶다"는 로망이 배경이 됐죠. 제가 그런 걸 좋아하거든요. 예전에 라그나로크를 할 때도 전투 위주 프리스트같은 직업을 좋아했어요. 그런 측면에서 프레셀의 캐릭터 디자인 자체도 야구방망이를 들었고, 약간 그런 로망들을 반영한 캐릭터라고 봐 주시면 좋겠어요.

캐릭터도 마찬가지로 예정된 20종이 모두 추가되었다고 해도 추후 아이디어가 괜찮다 싶으면 꾸준히 추가할 의향을 가지고 있습니다. 물론, 얼리액세스 도중에도 계속 업데이트를 통해 새로운 캐릭터를 선보일 예정입니다.


혹시 올해에는 각종 게임쇼에 참가할 계획을 가지고 있으신가요?

- 올해는 게임쇼에도 최대한 나가보고 싶어요. 플레이엑스포에도 기회가 된다면 꼭 나가보고 싶고요. 일본 교토에서 진행되는 비트서밋에는 이미 참가 지원을 했는데, 그 결과에 따라서 게임쇼 행사 전에는 일본어 번역도 추가할 계획도 있습니다.


그동안 열정을 쏟아 개발한 게임이 글로벌 플랫폼에서 호평을 받고 있는 모습을 보면 감회가 남다를 것 같아요. 어떤 기분이 가장 많이 드셨는지 말해주실 수 있나요?

- 지금까지 3년 반동안 '크로노 아크'를 개발해 오면서, 그동안 인디게임 공모전이나 지원 사업을 6번 정도 신청했는데 한 번도 1차를 통과한 적이 없어요. 정말 자신감도 많이 떨어지던 시기였는데, 지금 성과가 어느 정도 괜찮다 보니 (그 때를 돌이켜 보면) 좀 복잡한 심정이죠.

개발하면서 정말 위험한 상황이 많았어요. 만약 텀블벅에 성공하지 못했다거나, 조금이라도 문제가 생겼다면 아마 '크로노 아크'는 세상에 나오지도 못했을 거예요. '인디 게임'이라고 하면 만들고 싶은 게임을 만드는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공모전이나 지원 사업들의 통과 기준은 좀 상업적인 면과 모바일에 치중되어 있는 것을 보면서 조금 실망하기도 했고요.

앞으로도 잘 된다면, 저는 계속 제가 만들고 싶은 게임을 만들고 싶어요. 최대한 많은 장르의 게임을 만들고, 도전해보고 싶은데, 물론 먼저 크로노 아크를 완전히 완성시키고 난 다음에 이야기지만요.


마지막으로, 크로노 아크를 즐기고 있는 게이머들에게 한마디 부탁드려요.

- 앞으로도 업데이트를 기대해주시고, 정식 출시까지 많은 것들이 추가되고 바뀔 예정이니 많은 기대 부탁드립니다. 그리고, 제가 진행중인 개발 방송에도 많이 놀러와 주세요(웃음).



▲ 1.1 패치 이후 공개된 '크로노 아크'의 할 일 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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