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경기게임아카데미 "창업이 두렵다고요? 저희가 지원해드립니다"

인터뷰 | 윤홍만 기자 | 댓글: 3개 |
그 어느 때보다도 창업이 힘든 시기다. 외산 게임의 공습은 이제 일상이 됐고 그런 가운데 대형 게임사와 중소 게임사의 격차는 나날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대형 게임사가 국내 게임산업 전체 매출의 상당수를 독식하는 형태. 이에 허리 기업이 없다는 얘기가 나온 지도 벌써 몇 년이 지났다.

결국, 이러한 산업 구조를 바꾸기 위해선 참신한 아이디어를 가진 게임사가 나타나야 하는데 쉽지 않은 일이다. 성공하면 대박이지만 실패하면 쪽박이니 쉽사리 나서지 못하는 것이다. 창업하는데 리스크는 당연하지만, 단 한 번의 실패로 다시는 재기할 수 없는 게 현 국내 게임 산업의 형태다.

그런 가운데 최근 몇 년에 걸쳐서 국내 게임산업 진흥을 위해 힘쓰는 곳이 있다. 바로 경기콘텐츠진흥원(이하 GCA)이 운영하는 경기글로벌게임센터다. 보통 정부지원사업이라고 하면 색안경을 끼고 바라보기 일쑤다. 현업에 대한 인식이 부족하다는 것부터 예산이 정말 필요한 곳에 쓰이는지 의문이라는 얘기가 들리는 경우도 많기 때문이다.

하지만 경기글로벌게임센터는 다르다. 2016년 설립된 이후 인재양성, 창업지원, 글로벌 진출 지원 등에 힘쓰고 있으며, 이를 통해 대기업 중심의 수직화된 산업 구조를 타파하고 경쟁력 있는 게임사들을 육성하고자 하고 있다.




이를 위해 다양한 활동을 하는 경기글로벌게임센터지만, 그 가운데서도 특히 심혈을 기울이는 걸로는 경기게임아카데미 스타트업 과정이 대표적이다. 경기게임아카데미 스타트업 과정은 일반적인 인재양성 사업과는 궤를 달리한다. 취업을 목적으로 하는 게 아닌 게임개발 경험이 있는 예비 창업자의 창업 지원이 주목적이기 때문이다.

그렇게 2016년 처음 진행된 경기게임아카데미 스타트업 과정은 올해로 8회째를 맞이했다. 그간 이곳을 거쳐 간 게임사도 한둘이 아니다. 모두가 성공했다고 할 순 없지만, 개중에는 유의미한 족적을 남긴 곳도 더러 있다. 6기 참가자인 선시소프트 김형창 대표의 '마일드티니'는 제10회 새로운경기 게임오디션 TOP10에 올랐을 뿐 아니라 정식 출시 후 지금까지 누적 매출 1억, 5만 다운로드를 돌파하며 순항 중이다.

이처럼 더 많은 개발자들이 부담 없이 창업할 수 있도록, 그리고 창업하고 끝나는 게 아니라 정착할 수 있도록 창업의 모판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는 경기글로벌게임센터다. 하지만 여전히 많은 예비 창업자들이 이러한 도움을 받지 못하는 것도 사실이다. 아니, 이러한 지원이 있는 줄 모르는 경우도 많다. 과연 경기글로벌게임센터는 게임 산업 진흥을 위해 어떤 일들을 하는 걸까? 그리고 올해의 계획은? 이에 대한 궁금증을 해소하고자 이제 어느 정도 사업이 궤도에 오른 경기글로벌게임센터를 찾아가 지원 사업과 올해의 계획 등에 대해서 알아보는 시간을 가졌다.



▲ 경기글로벌게임센터 게임·디지털혁신팀 문지성 매니저


Q. 먼저 경기글로벌게임센터가 하는 일들에 대한 간단한 설명 부탁한다.

경기글로벌게임센터를 경기도가 주관하는 게임지원사업 브랜드로 이해하면 편할 것 같다. 경기도를 비롯해 경북, 광주, 대구 등 지역별로 다양한 테마의 글로벌게임센터가 국비지원을 통해 운영되고 있으며, 각 지역의 게임산업 발전을 위해 노력 중이다.

경기글로벌게임센터가 하는 일을 간단히 정리하자면 크게 세 가지로 분류할 수 있다. 플레이엑스포, e스포츠 육성, 그리고 경기게임아카데미를 통한 창업 지원으로, 예비창업자를 도와줌으로써 게임산업 진흥의 마중물 역할을 하고 있다.


Q. 그 어느 때보다도 창업이 힘든 시기다. 중국산 게임들이 쏟아져 들어오고 있고 게임사 간 양극화도 심해졌다. 빈익빈 부익부라는 말이 나온 지도 꽤 됐다. 그럼에도 창업 지원 사업을 4년 넘게 하고 있다. 이유가 뭔가?

사실 게임아카데미는 많다. 기본적으로는 학원에서 취업과 관련된 교육을 받을 수 있으며, 기업이 직접 인큐베이팅 센터를 운영하는 곳도 있다. 그리고 글로벌게임센터와는 별개의 정부지원 사업도 꽤 많다. 하지만 창업을 테마로 하는 곳은 우리가 유일한 것으로 알고 있다. 그렇기에 이런 지원을 공공에서 하는 게 좋지 않겠냐는 얘기가 모였고 그러던 중 국내 게임산업의 심장부랄 수 있는 이곳 판교에서 그런 사업을 진행할 수 있는 공간을 얻고 교수(멘토) 등의 인력이 확보되는 등 여러 조건이 맞물려 경기게임아카데미 사업을 진행할 수 있었다.




그리고 다행스럽게도 1기 때부터 좋은 성과가 이어져 지금까지 올 수 있었다. 1기 때는 '블리츠크랭크 미러전'을 개발한 주니게임즈의 양준규 대표님이 참여했는데 이곳에서 'aVoid'를 개발해 좋은 성과를 거뒀고 '달려라 할배'를 개발한 담요스튜디오의 장진성 대표님 역시 1기에서 활약했다. 이외에도 교수님과 함께 개발한 팀이 나오는 등 성과가 이어진 덕분에 사업도 탄력을 받고 예산도 늘어나서 이렇게 4년간 이어지게 됐다.

여담이지만 스타트업은 이런 인맥이나 네트워크가 중요하지 않나. 경기게임아카데미가 4년간 사업을 해오다 보니 자연스럽게 아카데미 네트워크가 생겼다. 스타트업 생태계에 서로 기댈 곳을 마련했다는 것만으로도 나름의 성과를 냈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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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경기글로벌게임센터의 사업들을 보면 밑에서부터 산업을 진흥하고자 하는 것 같다. 스타트업들이 많아졌으면 하는 바람이 느껴진달까?

맞다. 그렇지 않아도 게임업계가 어려워졌다는 얘기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그렇기에 인재를 육성하고 저변을 확대하는 경기게임아카데미가 나서야 하지 않나 싶다. 개인적으로도 게임아카데미 사업을 더 키우면 좋지 않을까 생각한다. 지금까지처럼 열심히 한다면 아마 내년에는 질적으로나 양적으로 더욱 성장한 사업이 되지 않을까 한다.

경기도 외에도 많은 광역에서 글로벌게임센터를 운영한다. 경기글로벌게임센터는 판교에 있는 만큼 상징성 때문인지 다른 센터의 레퍼런스 역할도 일부 사업에서 하고 있다. 경기글로벌게임센터가 하는 일이 막중한 만큼, 어떻게 하면 게임 산업을 진흥하는데 보탬이 될지 고민 중이다.


Q. 경기게임아카데미의 대표적인 사업이라고 하면 창업 지원 사업을 들 수 있다. 다만, 성공도 중요하지만 실패했을 때 다시 일어설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해주는 것도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자본금이 들 수밖에 없어서 대출을 받았는데 실패하면 다 빚이 되니 목숨 걸고 하는 경우도 있는데, 이 부분에 대해서 경기글로벌게임센터는 어떤 도움을 줄 수 있나?

경기게임아카데미 스타트업과정 자체가 창업을 지원하는 동시에 실패를 방지해주는 사업이다. 수강생으로 선정되면 1인 팀에 460만 원의 개발지원금을 지원하고 이후 인원이 늘 때마다 110만 원씩 추가된다. 여기에 더해 개발 공간도 지원해준다. 풍족하진 않지만, 스타트업이 게임을 개발하는 데는 큰 무리가 없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다양한 지원으로도 여러 사정으로 게임을 출시하지 못하고 수료하는 분도 있다. 하지만 그 일련의 과정을 배웠다는 것만으로도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 시장에서 창업했다가 실패하면 빚으로 쌓이지만 경기게임아카데미의 울타리 안에서는 경험이 된다. 창업에 대한 생각이 있다면 부담 없이 게임아카데미에 지원하길 바란다. 스타트업과정 9기는 6월에 모집공고가 등록될 예정이다

그 밖에도 게임기업 재도전지원 사업이 있다. 중단된 프로젝트의 재도전을 도와주는 사업이다. 재도전지원 역시 게임아카데미처럼 지원금 지급과 멘토가 붙는다. 작년에 5개의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 현업에 종사하고 있는 교수(멘토)의 조언도 들을 수 있다


Q. 이런 정부지원사업의 경우 지원금 헌터의 표적이 되기도 한다. 그런 사례는 없었나?

다행히 아직까지 없었다. 하지만 지원금 헌터가 아예 없다는 건 아니다. 지원 단계에서 보면 지원금 헌터로 추정되는 사례를 심심찮게 발견할 수 있다. 작년까지만 해도 다른 지역에 있던 사업장을 갑자기 경기도로 이전했다거나 하는 것이 대표적이다. 사실 헌터는 개별 글로벌게임센터의 노력으로 근절하기 어렵다. 글로벌게임센터는 정례협의회 등 네트워킹을 통해 긴밀히 소통하고 있다. 지역 간 교차검증을 통해 지원이 필요한 게임사가 지원받지 못하는 사레가 생기지 않도록 노력하고 있다.


Q. 지금까지 총 몇 개의 팀(스타트업)이 탄생했고 그 가운데 유의미한 성적을 거둔 팀은 몇 팀 정도 되나?

4년 동안 총 7기수, 73팀(112명)이 선정됐다. 유의미한 성적이란 부분이 애매하긴 한데 꾸준히 좋은 성적을 거둔 팀이라면 1기 때 윤도훈 대표님의 퍼지데이스튜디와 문틈 지국환 대표님이 협업해 '미사일RPG'를 출시했는데 100만 다운로드 돌파, 4억 원의 매출을 기록한 바 있다.

여기에 더해 2기의 아이봉크리에이티브가 PS4로 '도그파이터 월드워2'를 작년에 출시, 6기 선시소프트 김형창 대표가 '마일드티니'로 1억 원의 매출을 기록, 7기 토이박스는 경기게임오디션에서 TOP10에 올랐을 뿐만 아니라 인디크래프트 TOP6에 선정돼 헬싱키 '포켓 게이머 커넥트'에 참가하는 등의 성과를 내고 있다.



"지금도 상위 팀 일부가 입주해서 게임을 개발 중입니다"


Q. 정부지원사업의 경우 정권에 따라서 그 방향성이 흔들리지 않을까 우려하는 시선도 있다.

게임산업은 문화체육관광부에서 담당하는 영역으로 콘텐츠산업으로 게임에 대한 이해가 높은 편이다. 그렇기에 정권에 따라 변동성이 낮다고 본다. 또 경기도의 주요한 산업군이며 문화산업 중 기여도가 가장 큰 게임산업을 등한시할 까닭이 없다. 그 점은 안심해도 된다.


Q. 경기게임아카데미 스타트업 과정은 말 그대로 창업에만 포커스를 맞춘 사업이다. 혹시 취업을 목표로 한 교육 사업이나 교육부터 창업 전 과정을 아우르는 사업은 없나?

아쉽지만 취업을 목표로 한 사업은 운영하고 있지 않다. 하지만 아카데미 수료생 중 상용화에 성공한 1인 기업이 20인 가까운 팀으로 성장한 사례도 있다. 창업을 통해 일자리를 창출하는 사업으로 봐주면 좋겠다. 창업으로 인한 게임산업 생태계의 확장이 궁극적인 목표다.

그리고 직접적으로 취업 교육을 하는 건 아니지만, 메이저 게임사로부터 아카데미를 수료한 분 중에서 좋은 분들 없느냐는 연락이 올 때가 있다. 수요가 있는 게임사의 요청이 있을 때 개발자를 매칭해주는 식으로 진행 중이다.


Q. 일부에선 보여주기식이 아니냐는 얘기가 있다. 스타트업이 늘어봤자 산업에 큰 영향력도 없다는 것이다.

일정 부분 동의한다. 그렇다고 해서 시장에만 맡기는 것이 옳은 방향이라고도 생각하지 않는다. 현재 게임시장의 쏠림현상을 시장이 스스로 바로잡을 수는 없지 않은가. 시장이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않는 영역에서 활동하는 것이 공공의 영역이라고 생각한다. 경기게임아카데미를 통해 성과를 낸 팀들처럼 말이다.

궁극적으로 성과를 낸 팀이 많아지면 그때부터는 민간에서도 관심을 가져줄 것으로 생각한다. 시장의 관심이 커져서 경기게임아카데미나 경기글로벌게임센터가 필요 없을 만큼 게임업계가 활성화되길 바라고 있다. 그때까지 경기콘텐츠진흥원은 아래에서부터 게임산업육성을 위한 노력을 아끼지 않을 생각이다.



▲ GCA는 작년에만 게임산업에 65억 원을 지원했고 그중 40억 원을 산업 육성에 투자했다


Q. 끝으로 경기게임아카데미의 올해 목표나 방향성에 대해 알려달라.

경기게임아카데미가 많이 성장했다지만 아직도 부족한 부분이 많다. 대표적으로는 아직 게임아카데미 내부에 테스트 단말기가 없다는 것과 시장 조사가 미흡하단 것이다. 올해는 테스트 단말기를 늘리는 건 물론이고 마케팅 리서치 업체들과 협업해 관련 정보를 제공해 개발에 참고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내년보다 더 나아진 게임아카데미가 될 예정이니, 창업에 관심 있는 분들이 계신다면 많은 지원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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