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궁수의 전설' 만든 하비게임즈의 철학

인터뷰 | 정재훈 기자 | 댓글: 2개 |



오늘날 국내 모바일 게임 시장은 MMORPG의 강점기다. 그나마 이에 준하는 위상을 보이는 게임 장르라면 모바일 시장 전통의 강자인 CCG 정도일까? 시장의 성장이 워낙 빠르다보니, 다양한 장르의 게임이 쏟아졌고, MMORPG 외 다른 장르의 게임들도 꽤 선전했지만, 쏟아져나오는 MMORPG에 비할 수는 없다. 수년 만에 수문을 열어젖힌 댐처럼, 말 그대로 물밀듯이 쏟아졌으니까.

하지만 그 와중에도 몇몇 게임은 이런 강점기가 무색할 성과를 거두었다. 모바일이란 플랫폼의 한계를 부정하듯, 나날이 복잡해져만 가는 시장에서 단순함과 캐주얼함으로 승부를 건 작품들. 그리고 그 중심에, 하비가 개발한 '궁수의 전설(Archero)'이 있었다.




멈추면 공격하고, 움직이면 공격을 멈춘다. '궁수의 전설'의 법칙은 단순하다. 하지만 이 단순함이 게이머를 매료했고, 출시 후 1년이 다 되어가는 지금까지도 플레이되고 있다. 교체 흐름이 빠른 만큼 전성기도 짧은 모바일 게임 시장에서 캐주얼 슈팅 게임이 1년을 버텼다는 것만 해도 대단한 마당에, '궁수의 전설'은 여전히 매출 100위 권 안에 꾸준히 자리하고 있다.

운이 따라준 덕분인지, 싱가포르에 위치한 '하비(Habby)'와 서면으로나마 이야기를 나눌 기회가 생겼다. '펭귄의 섬'이 조금 유명했지만, 그래도 게임에 비해 국내에서 잘 알려지지 않은 개발사이자 퍼블리셔인 하비. 캐주얼 게임을 대하는 이들의 자세는 어떠할 지 CEO인 '스테판 왕(Stefan Wang)'과 이야기를 나누어 보았다.



▲ 하비(Habby) 스테판 왕(Stefan Wang) CEO


Q. 이렇게 이야기를 나눌 기회를 갖게 되어 반갑다. 한국의 수많은 게이머들이 '궁수의 전설'을 플레이했는데, 정작 개발사인 하비에 대해서는 잘 알려지지 않았다. 한국 게이머들에게 짧게 회사를 소개해줄 수 있는가?

하비(Habby)는 지난 2018년 초에 설립되었다. 행복을 뜻하는 Happy와 취미를 뜻하는 Hobby의 복합어로, 게임이 단순히 취미에서 그치지 않고, 인생에서 다양한 가치를 창출할 수 있으며 동시에 많은 경험을 줄 수 있다는 믿음으로 결정한 사명이다.

우리는 젊은 층에게 게임이 긍정적인 영향을 주며, 이런 긍정적 영향을 올바른 방향으로 성장시켜야 한다는 사명감을 가지고 있다. 게임이 단순히 돈벌이가 되거나, 게이머들의 시간을 허비하게 만드는 것이 아닌, 그들 나름의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무언가가 되게 해야 한다는 이념으로 게임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Q. '궁수의 전설' 출시 후 1년이 되었다. 무료 캐주얼 게임으로는 성공적인 서비스를 이어왔다 볼 수 있는데, 소감이 어떤가?

글로벌 동시 출시가 아니다 보니 정확히 1년을 언제로 할 지는 조금 모호하지만, 1주년을 맞이해 특별한 이벤트를 기획하고 있다. 아마 6월이 되면, 새롭게 변화한 '궁수의 전설'을 확인할 수 있으실 것이다.



▲ 1년이 지난 지금도 100위권 안에는 드는 매출


Q. 궁수의 전설은 한국의 많은 개발사와 개발자들에게 영향을 주었다. 구체적으로 개발 인원이나 개발비, 개발 기간 등을 들어볼 수 있는가?

하비의 핵심 직원들은 전원이 수년 이상의 개발 노하우를 보유하고 있으며, 궁수의 전설 성공은 팀 공동의 노력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개발 비용이나 개발 인원 등 구체적인 사항에 대해서는 대답하기가 조금 여러운 점 양해를 부탁드린다.


Q. 궁수의 전설의 핵심은 간단한 룰과 멋진 레벨 디자인이다. 개발 단계에서 어떤 키워드로 게임을 구상했는가?

궁수의 전설의 핵심 디자인 개념은 '히트앤런'으로 정의할 수 있다. 이 개념을 유지한 상태에서, 최대한 오랜 시간 게이머들이 게임을 즐기고, 도전할 수 있도록 만들고자 했다.



▲ 멈추면 공격하고, 이동하면 공격하지 않는다. 궁수의 전설의 핵심


Q. 동아시아권 모바일 게임 시장은 MMORPG가 강세를 보이는데, 이런 와중 궁수의 전설이 성공을 거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궁수의 전설은 애플 앱스토어에서 베스트 게임 어워드를, 구글플레이에서 2019년 가장 혁신적인 게임 상을 수상했다. 이 자릴 빌어 궁수의 전설을 사랑해주신 모든 게이머 분들께 감사를 전하고 싶다.


Q. 하비가 개발, 혹은 서비스하는 게임들은 대부분 심플한 게임성과 높은 완성도를 지니고 있다. 하비가 생각하는 '좋은 게임'의 기준은 무엇인가?

우리가 생각하는 좋은 게임은 '독창적'이며, 기존의 게임과는 다른 플레이 스타일을 가진 게임이다. 새롭고, 독특한 개념을 가진 게임들을 게이머들도 마찬가지로 사랑할 거라 믿으며, 그런 아이디어를 가진 스튜디오와 함께 일하길 원한다.



▲ 호평받은 하비의 다른 게임 '펭귄의 섬'


Q. 궁수의 전설과 같이 로그 라이크와 슈팅 요소를 지닌 인디 게임은 적지 않다. 그러나 성공을 거둔 작품은 많지 앟은데, 궁수의 전설은 어떻게 가능했을까?

궁수의 전설 성공의 이면에는 이 게임을 수년 간 개발하면서 비슷한 동종 게임들을 섭렵한 담당 PD의 노력이 있다. 지금은 매우 흔한 장르로 보일지 몰라도, 출시 시점을 기준으로, 궁수의 전설과 비슷한 게임은 찾기 어려웠다. 이에 맞춰 수익화 모델도 완전히 새로운 방향으로 개발했으며, 캐주얼 및 미드코어 게임을 개발하는 이들에게 새로운 시도의 계기가 되길 바랐다.


Q. 서비스 1년이 지난 지금, 초창기에 비하면 매출이나 여러 지표에서 하락세이다. 어떤 대책을 준비하고 있는가?

우리는 성공적인 콘텐츠 혁신만이 게임을 보다 젊고, 매력적으로 유지하는 유일한 방법이라 믿는다. 또한, 게임 플레이와 콘텐츠를 완벽하게 가꿔나가는 것이 콘텐츠 혁신의 길이라 믿는다. 이 목표를 늘 염두에 두고 게임의 수명을 늘려갈 것이다.



▲ 어느새 캐릭터도 꽤 늘었다.


Q. 세계의 많은 인디 개발자들이 하비의 게임처럼 단순하면서도 매력을 갖춘 게임을 개발하고자 한다. 이들을 위한 조언을 짧게 해줄 수 있는가?

하비의 게임이 전 세계의 인디 개발자들에게 더 많은 자신감과 아이디어를 줄 수 있기를 바란다. 우리는 게이머를 위한 혁신을 계속하고, 이를 통해 게이머들과 개발자 모두가 나름의 가치를 창출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나아가, 이를 통해 게임 산업이 더 건강해지고, 강해지길 바라고 있다.

그간 하비의 게임을 사랑해준 모든 분들께 감사의 말을 전하고 싶고, 앞으로도 더 재미있고 참신한 게임으로 인사드리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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