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라인게임즈 김민규 대표 "부족했던 MMORPG 노하우 채웠다"

인터뷰 | 이두현 기자 | 댓글: 18개 |
지난 3일, 라인게임즈가 제로게임즈를 320억 원에 인수한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이미 시장에 여러 게임을 내놓은 라인게임즈와 달리 제로게임즈는 비교적 생소한 게임사였다. 제로게임즈는 자회사 엑스엔게임즈를 통해 모바일 MMORPG '카오스 모바일'을 서비스 중이다. 서비스됐던 '카오스 온라인' IP를 활용한 이 게임은 원작을 기억하는 유저들의 기대감을 샀었지만, 서비스 초기 불거진 운영 문제로 인해 엑스엔게임즈 대표까지 바뀌는 일도 생겨났다.

라인게임즈가 제로게임즈를 인수한 이유에 대해 여러 궁금증이 생겨났다. 앞서 라인게임즈 김민규 대표는 "중소게임사로는 괄목할 만한 성과를 통해 약진 중인 제로게임즈와 다방면에 걸친 협업을 기대한다"며 "이번 인수로 라인게임즈가 추구하는 '게임의 재미'를 한 층 배가시킬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다"고만 설명했었다.

그동안 라인게임즈에게 MMORPG는 취약점이었다. 예고한 '대항해시대 오리진'은 많은 관심을 받고 있지만, 출시가 언제일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앞으로 라인게임즈가 제로게임즈의 빠른 개발 속도를 활용해 다른 MMORPG를 선보일 거란 예상을 해볼 수 있다.

변화를 예고한 라인게임즈와 안정적인 서비스를 약속한 제로게임즈의 사업 방향에 대해 먼저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 (왼쪽부터) 라인게임즈 김민규 대표, 제로게임즈 박장수 대표

제로게임즈가 신생 개발사라, 아직 많이 알려지지 않았다. 간단하게 회사소개, 구성 인원, 경력, 참여한 타이틀 등에 대해 설명해달라.

박장수 대표 = 제로게임즈는 작년 3월에 설립된 신생 개발사이다. 창업 멤버는 '아덴'을 개발한 인물들이 모여 있으며, 초기 인원은 15명으로 시작했고, 런칭 이후에는 30명 정도. 현재는 약 50명이 넘어간다. 지속적으로 인원이 충원되고 있다. 경력 10년 이상 베테랑들이 모여 있는 회사다.


라인게임즈가 제로게임즈를 인수한 게 화제다. 인수 배경을 자세히 설명해달라.

김민규 대표 = 제로게임즈는 신생 개발사이지만, 이미 2개의 작품을 냈다. 시장에 대한 이해도 측면이나 속도 측면에서 라인게임즈가 기존에 가지고 있던 DNA와는 많이 다른 회사라고 생각했다. 함께하게 된다면 많은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

이번 인수를 통해 제로게임즈의 대표를 겸임하고 박장수 대표는 개발이사로서 개발에 집중하는 형태로 구조를 바꿀 예정이다.

박장수 대표 = 스스로 경영 쪽에서 역량이 부족하다고 느껴졌을 때, 마침 좋은 기회를 주셔서 진행하게 됐다.


라인게임즈에서 제로게임즈를 320억에 인수했다. 신생치고는 큰 금액이다. 배경이 어떻게 되는지? 카오스 IP 때문에 높게 측정된 금액인가?

김민규 대표 = 카오스 IP보다는 제로게임즈의 개발력을 집중해서 봤다. 그간 제로게임즈에서 보여준 성과나 규모는 절대 부족하지 않았다고 판단했고, 앞으로 함께 했을 때 미래가치를 생각했을 때 훨씬 더 크게 이룰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


'미래에 더 큰 것'은 어떤 게임을 의미하는가?

김민규 대표 = 아직 정확하게 어떤 게임을 어떻게 만들겠다는 많은 이야기를 하고 있다. 어떻게 할지는 하나씩 결정해 나갈 것이다.


카오스 모바일 매출 성과가 궁금하다.

박장수 대표 = 적지 않은 매출을 얻었다. 나쁘지 않다고 판단한다. 손익분기점은 넘겼다.


제로게임즈의 기획과 개발력 등에 어느 정도 기대를 하고 있나?

김민규 대표 = 제로게임즈와 이야기했을 때 가장 좋았던 부분은 우리가 가지지 않은 DNA가 있다는 점이다. 넥스트플로어 때부터 라인게임즈까지 이어졌던 라인업에는 제 개인의 취향이 많이 반영된 걸 수도 있는데, 결국 비슷한 게임을 만들었다. 제로게임즈가 빈 곳을 메워줄 수 있는 곳이라 생각했고, 이미 속도 측면에서 입증이 돼 기대가 크다.


라인게임즈의 '빈 곳'이라는 게 장르적인 측면인가?

김민규 대표 = MMORPG일 수 있고, 라인게임즈가 아직 선보이지 않았던 다른 부분일 수도 있다.




신생 개발사로 모바일 MMORPG 서비스했는데, 경영상 문제가 어려웠는가? 인수를 결심하게 된 이유는? 혹은 관련 일화가 있다면?

박장수 대표 = 개인적으로 회사를 운영하면서 사업이나 경영 쪽으로 무지하다는 걸 깨달았다. 그래서 전문경영인을 찾고 있었다. 라인게임즈와의 만남은 기회가 좋았다. 개발자로 돌아가서 개발에 집중하고 싶었고, 라인게임즈라면 경영을 믿고 맡길 수 있겠다 싶었다. 앞으로 개발을 제외한 모든 부분은 라인게임즈에서 담당해줄 예정이다.


중소 개발사로 느꼈던 어려운 점이나 편입되면서 느꼈던 점이 있다면? 시장에 대한 어려움이나 달라진 부분이 있다면?

박장수 대표 = 사실 게임 개발할 때 '어렵다'는 말이 많다. 스스로도 너무 어려웠다. 다만, 어려웠던 건 개발 자체는 아니었고, 운영이나 경영을 접해본 적이 없어서 힘들었다. 신생 업체분들에 도움이 될지는 모르겠지만, 경영 등에 전문적인 분을 섭외하시면 제로게임즈보다 더 큰 성공을 이룰 수 있을 것 같다. 엑스엔게임즈는 경영과 운영에서는 실패했다고 본다.


엑스엔게임즈가 ‘카오스 모바일’을 출시한 이후 대표가 한번 교체됐다. 운영이 어렵다고 하면서 왜 다른 경영인을 물색하지 않고, 본인이 자리에 앉았나?

박장수 대표 = 전임이었던 이규락 대표 역시 개발자 출신이었기 때문에 경영에 어려운 부분이 있었다. 전문 경영인을 못 구했기 때문에 내가 임시로 있었다.


앞으로 엑스엔게임즈의 게임도 라인게임즈에서 서비스하나?

김민규 대표 = 논의 중이다.


엑스엔게임즈와 제로게임즈 관계에 관해 설명해달라. ‘카오스 모바일’ 논란에 대해 공식 석상에서 이야기하면 괜찮지 않을까 한다.

박장수 대표 = 원래는 제로게임즈 내에서 카오스 IP를 이용한 모바일 MMORPG를 개발 중이었다. 당시 이규락 대표가 개발 방향성에 대해 다른 의견을 제시했기에, 따로 회사를 만들어 엑스엔게임즈라는 자회사를 만들게 됐다. 결국 엑스엔게임즈에서 '카오스 모바일' 서비스를 하며 운영 이슈에 휘말린 이규락 대표가 좌절했고, 무너졌기 때문에 내가 자회사 대표까지 겸하게 되었다.


‘카오스 모바일’ 공식 카페에서는 게임이 버려지는 거 아니냐? 등의 의견이 분분하며, 이용자를 잡아주는 포인트가 없었다. 운영 이슈 당시에 입장을 밝히지 않은 이유는 무엇인가?

박장수 대표 = 경영과 운영 문제라고 생각한다. 유저 입장에서는 잡아줘야 한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라인게임즈라면 잡아줬을 수도 있겠지만, 다 저의 부족함이라 생각한다.


라인게임즈의 경우 엑스엔게임즈의 MMORPG의 매력을 느껴서 인수했다고 했다. 엑스엔게임즈는 계속해서 MMORPG를 개발할 예정인가? 아니면 추후 다른 장르에 도전할 예정인가?

김민규 대표 = 계속 논의 중이다. 치열하게 이야기하고 있다.




박장수 대표는 MMORPG만 개발하고 출시했고, 라인게임즈는 다양한 장르를 출시했는데, 두 분이 앞으로 바라보는 시장의 방향성은?

김민규 대표 = 라인게임즈는 모바일, PC, 콘솔 등 다양한 장르를 만들고 있다. 저희가 만드는 게임은 다양한 시도를 기반해서 많은 준비를 하고 있으며, 하나씩 보여드릴 수 있다 보고 있다.

박장수 대표 = 저 역시 다양한 변화와 시도를 하고 싶어서 라인게임즈와 함께하게 됐다.


앞으로 어떤 게임을 만들고 싶은가?

박장수 대표 = 현재로서는 ‘카오스 모바일’ 공성전 등 다양한 업데이트를 준비하며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카오스 모바일’에 주력하고 있기 때문에, 아직까지 ‘이런 것을 만들고 싶다’ 하는 것은 없다.


엑스엔게임즈는 ‘카오스 모바일’, 제로게임즈는 ‘R0’ 등 연타석으로 성과를 거뒀다.

박장수 대표 = 성공에 대해서 많이들 물어보시는데, 엄청난 분석과 무언가를 통해서라기보다는 아직도 MMORPG가 주류이기 때문이라 생각한다. 이 장르가 대세이기 때문에, 성공에 어느 정도 힘이 있지 않나 생각하고 있다.


조금 더 구체적으로 설명한다면?

박장수 대표 = ‘카오스 모바일’의 경우, 시나리오 던전, 레이드 등 꾸준히 업데이트를 진행하고 있으며 다른 MMORPG가 시도하지 않았던 요소를 넣었다. 예를 들어 시나리오에는 퍼즐 요소가 들어가 있고, 레이드는 자동사냥으로 깰 수 없는, 유저 간에 공략법이 공유되지 않은 것을 찾아가는 재미가 있다. 이런 요소들을 유저들이 좋아해 주시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MMORPG를 단기간에 출시할 수 있었던 이유는? 단순히 베테랑이 많아서 그런가?

박장수 대표 = 가장 중요한 부분은 방향성을 바꾸지 않는다는 것이다. 큰 방향성을 잡고, 개발을 쭉 할 수 있게 하는 것. 이게 가능했던 것은 소규모고, 합이 잘 맞았다.


빠르게 개발하는 점 등 라인게임즈에서 제로게임즈의 속도를 높이 평가했다고 했는데, 개발의 특성 등, 그대로 개성을 살리도록 푸쉬하지 않을 예정인가?

김민규 대표 = 속도는 제로게임즈의 장점이라 생각하고 있다. 저는 크게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다.




게임을 좋아하시는 것 같다. 개발하면서 신경 쓰는 부분이나 철학이 있다면?

박장수 대표 = 원칙은 하나다. 게임은 무조건 재밌어야 한다. 어떤 비난과 욕을 먹던, 게임은 반드시 재밌어야 유저가 남는다. 재밌는 게임을 만들고 싶다.


게임이 재밌어야 한다는 철학이 서로 같아 보인다.

김민규 대표 = 말씀하신 대로 닮은 부분이 많다. 실제로 박장수 대표를 처음 봤을 때 많이 놀랐다. 개발을 좋아하기 때문에, 시너지를 낼 수 있겠다 생각했다. 저는 직접 개발을 하다 현재 경영으로 집중하고 있지만, 같이 일하는 스튜디오나 PD들이 개발에 집중하게 해드리는 것이 내 의무라 생각한다.


소규모, 빠른 의사소통 과정이 개발 속도에 영향을 미쳤다고 이야기했는데, 회사 규모를 키울 것인지?

박장수 대표 = 실제로 서비스를 해보니 인원이 부족하다는 걸 느꼈다. 아직도 일주일 단위로 업데이트 등을 진행하고 있다. 충분히 커버 가능하다고 생각하지만, 회사 규모는 키워나갈 예정이다.


‘카오스 모바일’ 업데이트를 매주 이어가는 이유를 설명해주실 수 있나?

박장수 대표 = 이어간다는 느낌은 아니고, 게임 개발에 정해진 업데이트가 있었고, 재미 요소를 보완해서 나오고 있다. 지금도 업데이트 내역은 마련되어 있다. 유저들이 재밌어야 하는 부분, 앞당겨야 하는 부분 등 충분히 고려해서 보완해서 피드백하고 있다.


회사 구조가 라인게임즈-제로게임즈-엑스엔게임즈인데, 제로게임즈와 엑스엔게임즈를 합병할 계획이 있는가?

김민규 대표 = 효율적인 부분을 고민 중이다.


앞에서 속도 이야기가 나왔다. 개인적으로 느끼기에는 라인게임즈에 있어 아쉬운 점은 서비스 템포가 느리게 느껴진다. 대규모 라인업을 보여줬던 것에 비해서는 너무 늦춰지는 게 아닌가 걱정된다. 회사의 장점으로 속도를 언급했는데, 이에 걱정은 없었나?

박장수 대표 = 김민규 대표와 합병 전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 결과 제로게임즈의 장점을 훼손하지 않을 거란 확신을 가졌다. 그런 부분은 문제없을 거라 생각한다.


라인게임즈도 빠르게 트렌드에 맞춰서 게임을 출시하는 쪽으로 방향성이 달라지는 건지?

김민규 대표 = 라인업 출시가 늦어지는 것도 있는데, 사업팀과 개발팀과 함께 고민을 많이 한다. 그러나 시간이 길어지는 부분은 분명히 있다. 개인적인 바람이라고 하면, 제로게임즈를 만나 신중함과 속도를 다 가질 수 있는 회사가 될 수 있지 않을까라는 바람이 있다.


라인게임즈는 중국 진출에 대한 니즈에 대해 어필한 적이 있다. 추후 게임을 중국 시장에 도전할 생각이 있는가?

김민규 대표 = 중국에 대해서는 항상 도전하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 지금 중국이 게임을 워낙 잘 만든다고 생각하지만, 글로벌 시대이기 때문에 반대로 저희도 중국에 진출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



▲ 2019년 차이나조이에 참가한 라인게임즈

요즘 중국 쪽에서는 시장 규제가 강화되면서, 제3의 시장을 찾아야 되냐는 말이 있는데?

김민규 대표 = 사실 중국은 항상 여러 가지 고민이 필요한 시장이다. 크게 달라졌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중국 시장이 아니더라도, 글로벌 시장에 대한 도전은?

박장수 대표 = 차기작 이야기가 늦어지는 이유도 ‘카오스 모바일’에 집중하고 싶어서이다. 플레이를 하는 유저들에게 충분한 만족도를 드리고 싶다. 라인게임즈가 시장을 개척해주면, 우리는 개발을 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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