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성장 중인 아세안 게임 시장, 미리 알아둬야 할 것은?

인터뷰 | 이두현 기자 |
중국 진출에 필요한 판호가 막힌 지 오래다. 가장 큰 해외 시장이 막히자 우리나라 게임사는 동남아로 눈을 돌렸다. 시장조사기관 뉴주(Newzoo) 2018년 6월 발표에 따르면 동남아시아 주요 국가들은 전 세계 게임 시장에서 30위권 내에 대거 있다. 대표적으로 인도네시아는 2억 6,000만 명이 넘는 인구로 11억 3,000만 달러(한화 약 1조 3,000억 원) 규모의 시장으로 글로벌 17위에 올라있다.

동남아시아 주요 6개 국가의 게임시장은 37억 7,400만 달러(한화 약 4조 4,084억 원)으로 추정된다. 이에 6억 명이 넘는 인구를 바탕으로 동남아 주요 6개 국가의 게임시장은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지역 인프라가 개선되고 구매력이 올라간다면, 중국 못지않게 매력적인 시장이 될 것이다.

부산에서 열리고 있는 지스타 2019에 동남아 시장을 알리기 위해 한아세안센터도 참여했다. 한아세안센터는 한국과 아세안의 지속적이고 진정한 파트너십 강화를 위한 국제기구다. 아세안 진출을 희망하는 우리 기업은 센터를 통해 미리 현지 시장의 분위기를 알고, 조언을 받을 수 있다.





▲ 한아세안센터 이혁 사무총장

한아세안 소식을 전하기에 앞서, 간단한 소개 부탁드립니다.

= 안녕하세요. 한아세안센터 사무총장 이혁입니다. 저는 주필리핀 대사, 주베트남 대사를 거쳐 지난 2018년 4월에 한아세안센터에 부임하였습니다. 한아세안센터는 아세안의 한국 등 글로벌 시장 진출 그리고 한아세안 게임분야의 협력 증진을 위해 지스타에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2014년부터 쭉 참여해 왔으니 벌써 여섯 번째 참가가 되겠네요.


한아세안 게임 시장의 현황을 소개해줄 수 있을까요?

= 올해는 베트남을 제외한 아세안 9개국(브루나이, 캄보디아, 라오스,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미얀마, 필리핀, 싱가포르, 태국) 이 참가했습니다. 이들 국가 마다 산업 발전 수준이 각각 다른데, 경제 발달이 이루어져 안정적인 중산층 가구가 형성되어 있는 말레이시아, 싱가폴, 태국 등이 게임 산업이 어느 정도 발달해 있는 상황입니다.

말레이시아는 작년에 이어 두 번째로 Level up KL라는 게임쇼를 지난 11월 4-5일에 걸쳐 진행했는데요. 배틀그라운드, 콜 오브 듀티 등의 5개 게임 토너먼트인 Axis Esports League의 최종 결선 토너먼트와 마블게임즈의 Danny Koo 등이 발표한 개발자 컨퍼런스 등이 중요한 이벤트였습니다.

싱가포르 같은 경우 해당 지역에서 28%의 점유율을 자랑하는 퍼블리셔인 가레나를 운영하는 SEA 그룹이 보여주듯이 개발 이외에 유통 분야에서도 관련 기업들이 성장하고 있습니다.

한아세안 시장의 플랫폼 이용 관련해서 말씀드리자면, 모바일 플랫폼이 역시 가장 대중적이라고 하겠습니다. 태국의 경우가 대표적인데, 모바일 플랫폼의 점유율이 50%를 넘고 온라인 게임의 비중은 30% 정도입니다. 인도네시아도 비슷해서 모바일 게임 점유율이 50%를 넘는 반면 온라인 게임은 20% 정도의 점유율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운영체제 점유율로는 iOS보다는 AOS가 더 강세에 있고, 이것은 저가형 핸드폰의 시장 점유율이 높기 때문으로 보입니다. 인도네시아가 대표적인 경우로 샤오미, Oppo, Vivo 등의 중국 스마트폰 브랜드들의 점유율이 50% 정도인 것과 삼성의 점유율이 25%인 것을 보면 아이폰의 점유율 자체가 매우 낮은데, 다른 아세안 국가들도 동일한 경향을 보입니다. 다운로드 역시 구글 플레이 스토어가 90%, 애플 앱 스토어가 10% 정도를 점유하고 있지만, 매출은 앱스토어의 점유율이 40%로 상대적으로 높다는 것도 특이할 만한 점이겠네요.

국가마다 선호하는 게임 장르도 다른 데요. 예를 들면 태국에서는 공포 영화가 크게 인기 있는 만큼 공포게임도 크게 인기를 얻는 콘텐츠인 반면, 싱가포르에서는 포켓몬 고와 같은 서구권에서 인기 있는 게임들이 인지도가 높다고 하네요.


지난해에도 한아세안 부스는 있었습니다. 올해 바뀐 점이나 개선된 것이 있을까요?

= 올해는 보다 다양한 국가들을 소개하고자 한 국가당 4개 기업까지 참여할 수 있게 했습니다. 덕택에 9개국이라는 다양한 국가들이 참가할 수 있었네요. 작년의 경우 하나의 부스라는 인상을 주기가 어려운 위치였는데, 이번에는 모든 국가들이 한 공간에서 전시를 한다는 느낌을 줄 수 있게끔 배치하였습니다.



▲ 지스타 2019 한아세안 부스 현장

이번에 한아세안 부스에 나온 게임 중에, 한국의 투자자나 유저가 주목했으면 하는 작품이 있을까요? 작품의 간단한 소개도 같이 부탁드립니다.

= 전년도 지스타에서 열린 Big Indie Pitch에서 저희 센터 부스로 참가한 필리핀의 ThinkBIT Solutions와 Ranida Games가 각각 1, 2위로 수상하는 영예를 안았습니다. 해당 게임들을 소개드리자면, ThinkBIT Solutions는 모바일 게임분야에서 전통적인 아케이드게임인 Brawl Quest로 1위를 수상하였는데, 레트로 감성의 게임을 즐기는 게이머분들에게 추천드립니다. Ranida Games는 Bayani라는 1:1 격투게임으로 PC Indie Pitch에서 2위를 기록했는데요. 필리핀어로 영웅들이라는 뜻을 가진 Bayani는 필리핀 고유의 역사 및 문화를 독특한 그래픽으로 잘 구현해 내었다는 평을 들었습니다. 새로운 감각의 게임을 찾으시는 분들에게 추천드립니다.

또 Battlesky Brigade:Tap Tap으로 작년도 모바일 게임분야 피칭에서 3위를 했던 Battlebrew production도 올해 저희 부스에서 해당 게임을 시연할 예정입니다. 귀여운 그래픽이 인상적인 게임입니다.


동남아 시장의 매력은 무엇일까요?

= 아세안 각국 정부는 게임 산업의 발전을 위해 다양한 지원을 하고 있습니다. 태국의 경우 2020년을 목표로 하는 국가 IT 계획의 일환으로 소프트산업 지원을 위한 기관(Software Industry Promotion Agency)을 별도로 설립하여 재정적으로 기업들을 지원하는 등 국가사업으로 게임 산업을 진흥시키려고 하고 있습니다. 싱가포르도 게임 스쿨인 DigiPen Institute 캠퍼스를 설립하는 등 정부 차원의 지원을 확대하고 있는 추세이고요. 게임 산업에 대해 친화적인 각국 정부들의 태도가 e스포츠의 올해 동남아시아 게임 정식 종목 채택을 이끌었다고 보는데, 이러한 정부 기조가 해외 투자자들에게도 매력적으로 다가갈 수 있으리라고 보입니다.

아세안 국가들의 인터넷 및 스마트폰 보급률 역시 큰 폭으로 증가하고 있는데요, 필리핀의 경우가 대표적으로, 2004년부터 2014년까지 5.2%에 불과하던 인터넷 보급률이 10년 만에 40%를 돌파했습니다. 스마트폰 보급률이 큰 폭으로 증가한 결과 태국은 스마트폰 보급률이 70%에 이르렀고, 모바일 게임인구 역시 1,700만 명에 도달하였습니다. 현재 중국 정부에서 국내 기업에 새로운 판호 발급을 거부하고 있는 상황임을 감안할 때 새로운 시장으로서의 가치가 충분하다고 보입니다.

국가들의 청년 인구층이 매우 두텁다는 사실 역시 큰 매력인데요. 총인구가 2억이 넘는 인도네시아의 경우, 2014년 기준으로 25세 미만의 인구가 40%를 넘는 시장으로 매우 큰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고 하겠습니다.



▲ 아세안 진출을 위한 상담도 진행된다

진출하기 전 미리 알아 두면 좋을 만한 팁을 소개해주실 수 있을까요?

= 국가별로 다른 종교, 문화, 정치 구조 등을 가지고 있는 만큼 철저한 시장조사를 바탕으로 현지에 알맞은 콘텐츠를 기반으로 효과적인 마케팅 전략을 수립해야 할 것입니다. 예를 들어 왕정 국가들의 경우 왕실을 모욕하는 내용이 담겼다고 판단하면 발매 자체를 불허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마찬가지로 이 지역에는 이슬람교, 힌두교 등 다양한 종교가 존재하기 때문에 문제가 될 수 있는 사항이 없는지 확인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게임 콘텐츠의 언어 및 UI, 결제 시스템 등의 현지화 작업도 매우 중요한 만큼 좋은 현지 파트너를 만나 협업하는 것이 성공적인 진출의 밑거름이 되겠습니다.


마지막으로 한국의 투자자와 게이머들에게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 아세안 게임시장은 큰 성장 잠재력을 가지고 있는 시장인데요. 올해 열리는 동남아시안 게임에서 북미(DoTA2, Hearthstone, Starcraft 2) 중국(Arena of Valor, Mobile Legends: Bang Bang) 게임 위주로 정식 종목이 채택되었는데, 우수한 한국 게임들이 채택되지 못한 점이 매우 아쉽습니다. 큰 잠재력을 가지고 있는 시장인 만큼 적극적으로 도전해 주시기를 한국 기업인 분들과 투자자 분들에게 부탁드립니다. 그리고 기존에 익숙한 게임들이 아닌 새로운 게임을 찾으시는 한국 게이머분들에게도 아세안 게임들을 적극 추천 드립니다.


11월 14일부터 11월 17일까지 부산 벡스코에서 지스타 2019가 진행됩니다. 현지에 투입된 인벤팀이 작은 정보 하나까지 놓침없이 전해드리겠습니다. ▶ 인벤 지스타 2019 뉴스센터: https://bit.ly/2plxEa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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