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담] 논란의 중심, '류호정'을 만나다

인터뷰 | 이두현 기자 | 댓글: 367개 |
정의당 비례대표 1번을 받은 류호정 후보를 둘러싼 논란이 아직도 거세다.

핵심은 과연 류 후보가 게임업계 대표를 자처할만한 자격이 있는지다. 대리게임을 했고 거짓말도 했다. 그에 대한 사과는 했지만 면죄부가 되는 것은 아니다. 약물을 복용한 전력이 있는 프로스포츠 선수처럼, 재학시절 학교폭력 가해자였음이 밝혀진 연예인처럼, 개인이 아닌 공인으로 나선 류 후보에게 대리게임은 평생 짊어져야 하는 업보이기도 하다.

음주운전 경력이 있는 비례후보는 사퇴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류 후보는 당 내에서 재신임받았다. 그래서 여전히 현재 진행형인 문제이기도 하고, 게이머들이 많은 젊은 층의 특성상 반발이 높을 수밖에 없다.

류 후보 측으로부터의 인터뷰 요청은 2번이었다. 첫번째 요청은 거절했으나, 두번째 다시 요청을 받아 인터뷰를 진행하게 되었다. 이번 인터뷰는 류호정 후보가 그간 발언했던 내용과 사실확인, 그리고 당선 후 정책에 대한 질문 순으로 진행했다. 그리고 류 후보의 답변 전문을 게재했다.

인벤은 인터뷰 뒤에도 답변에 대한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계속해서 확인할 예정이다. 하지만 확인 과정이 쉽지는 않다. 어찌되었든 비례 1번이라 국회입성이 유력한 후보이다 보니, 과거에 불편한 관계였던 전 직장 관계자들, 그 외 주변 인물들은 아무래도 부담감을 느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류 후보에게 유리한 쪽이든 불리한 쪽이든 어떤 증언을 하더라도 후폭풍이 올 수밖에 없는 사안이다 보니, 개개인의 입장에서는 상당한 부담이 되는 것도 사실이다. 또한 국회의원 임기인 향후 4년 동안을 생각하자면, 업체든 개인이든 관계자들의 노코멘트가 나오는 것도 한편으로는 이해가 가기는 한다.

류호정 후보의 자격에 대한 판단은 독자들에게 맡긴다.




▲ 류호정 정의당 비례대표 1번 후보

이두현 기자 - 인벤과의 인터뷰는 6년 만이다. 게이머들 입장에서는 우리 업계를 대변하겠다고 나선 국회의원 후보자가 대리게임 전적이 있어 큰 실망을 느끼고 있다.

류호정 후보 - 먼저 지금까지 다른 매체에서 '계정공유'라 표현한 것부터 설명을 드리겠다. 일반 매체와 이야기할 때 (인터뷰하는 기자, 일반 독자가) 대리게임을 전혀 모르는 상태에서 설명해야 했고, 대리게임처벌법이 존재하니 구분할 필요가 있었다.

그러나 인벤과의 인터뷰, 게이머들에게 이야기할 때 계정공유라는 말은 정서적으로나 경험한 바로도 무의미하다고 생각한다. 일부 게이머는 "류호정이 계정공유라고 단어를 바꿔 말하는 거 보니 반성을 안 하는 거 아니야?"라 할 수도 있는데, 계속해서 사과하고 반성하고 있다. 앞으로 잘할 수 있도록 하겠다.

일각에서 나오는 '그까짓 게임 대신해주는 게 대수야?'라는 반응에 속상해하는 게이머들이 있다. 저 역시 '그까짓 게임'이라고 생각했으면, 이렇게까지는 하지 않았을 것이다. 대리게임은 분명히 잘못한 문제라 생각하고 있다.

금전적 이득이 있든 없든 잘못된 일이란 걸 저 또한 아는 바이다. 그런데 대회출전과 동아리 회장직, 취업까지 연결되고 사기취업이라는 말까지 일파만파 퍼지는 상황에서 계정공유란 단어 선택을 하게 됐다. 게이머 독자가 많은 인벤과의 인터뷰에서는 대리게임이 맞음을 분명히 밝힌다.

변명 같지만 "도대체 왜 대리게임을 했나?"라는 물음에 답을 드리고 싶다. 2014년 초 당시 롤 대회에 출전했을 때까지 대리게임 문제는 없었다. 그 다음부터 생각이 짧았다. 이후 취업준비를 하게 되고, 사회생활을 시작하게 되면서 하스스톤을 하게 됐다. 이화여대 하스스톤 대회까지 나가게 되면서 롤 플레이 빈도수가 확 낮아졌다.

이 상황에서 당시 연인이 자신의 친구가 배치고사를 하게 됐는데, 같이 하겠다며 내 계정을 빌렸다. 그때의 나는 배치고사이니 10판 정도는 하겠구나라는 생각에 계정을 빌려줬다. 그런데 다시 계정을 사용해서 확인해 보니 내 예상보다 더 많이 했고, 랭크와 MMR 등이 팍 올랐더라. 랭크가 너무 올라 내 수준에서는 게임을 즐길 수 없게 됐다. 그래서 부계정을 만들어 다시 시작했다. 부계정 생성일자를 확인해보면 2014년 3월 말경이다.

이후 5월에 인벤과 인터뷰를 하게 됐다. 진행 중 랭크를 묻는 갑작스러운 질문을 받았을 때, 현장에서 갈팡질팡했다. 전 연인이 대리게임한 계정은 랭크가 너무 높고, 새로 시작한 부계정은 대회 출전자라고 하기에는 너무 낮으며 언랭이라 말이 안 됐다. 그리고 잘못된 선택을 하게 됐다.




▲ 2014년 인벤과의 인터뷰 때 류호정 후보

인터뷰 전, 2013년 12월경 대회에선 대리게임 문제가 없었다. 당시 OGN에서의 대회는 용산 현장에서 했고, 아프리카TV에서의 대회는 온라인으로 진행됐다. 그때도 대리게임을 통해 얻은 등급으로 대회에 출전한 게 아니냐는 의혹을 받았었다. OGN은 예선부터 현장에서 진행돼 누군가 대신해줄 수 없다.

인벤 인터뷰 뒤 7월경 다른 매체와의 인터뷰에는 내가 다시 회장이라 돼 있다. 인터뷰 때에 나는 회장이 아니라고 밝혔었다. 그런데 당시 인터뷰를 한 기자가 "게임회사 인턴도 하고, 대회출전 이력도 되니 이것만으로도 이색인터뷰가 된다"고 말했던 기억이 난다. 회장이 아님을 알리는 내용으론 기사 하단에 새로운 회장을 뽑는 중이라고 적혀있기는 하더라. 하지만 당시 저나 동아리가 부주의하게 기사 체크를 하지 못했고, 기사 정정요청을 하지 못한 채 넘어갔었다.

7월 인터뷰에서는 이미 임시회장이 있었다. 그가 동아리 회의를 진행하기도 했다. 당시 같이 동아리 활동했던 분들이랑은 지금도 잘 지낸다. 5월 대리게임 논란 때에도 동아리원들에게 사과했고, 동아리 이름과 다른 사람도 의심받도록 하게 된 데에 죄송하다고 했다. 임시회장이 회의를 주재했다는 과거 자료도 있다. 최근 논란이 불거진 뒤로 6년 전 회의 자료를 찾았다. 그때 네이버 메일의 '내게 쓰기' 기능으로 저장해둔 회의 자료가 있다.


이두현 - 당시 동아리원이 기자에게 "대리게임 논란으로 동아리를 망가뜨린 사람이 어째서 정의당 비례대표 1번에 올랐는지 의문이고 화가 난다"고 했다. 이에 대한 의견은?

류호정 - 그때 화를 내며 동아리를 나간 분들이 계신다. 아마 그분들 중 한 분이실 거 같다. 제가 잘못한 일이 맞으니 다시 한 번 죄송하단 말을 드린다. 그때 일에 대해서는 달리 변명할 게 없다.


이두현 - 이후 부계정은 본인 실력으로 올렸다고 주장했다.

류호정 - 일반 매체 인터뷰에서 당시의 내가 했던 노력을 설명하면 게임중독자처럼 비칠까 봐 말하지 못했다. 인벤 인터뷰니까 말씀드릴 수 있다. 대리게임으로 본계정이 다이아 랭크에 오르면서, 이후에는 부계정을 만들어 새롭게 시작했다. 부계정으로 플래티넘을 달성하고, 그다음 시즌이 됐을 때 본계정은 플래티넘으로 낮아졌다. 그때가 시즌4다. 시즌4 시작했을 무렵에는 부계정이 플래4, 본계 랭크는 내려가 플래2였다.

그때의 나는 롤을 잘하기 위해 주위 잘하는 분들에게 게임 플레이를 묻거나, 수능시험을 준비하는 학생처럼 출퇴근 때에는 핸드폰으로 롤 방송을 공부하듯 봤다. 나는 주력 포지션이 서포터다. 서포터를 잘하기 위해서는 원딜 입장에서 생각할 수 있어야 한다. 그래서 저보다 한두 티어 높은 원딜 방송을 자주 보거나 리플레이를 분석했다. 나보다 조금 더 잘하는 사람의 플레이를 봐야 효과가 있지, 챌린저는 너무 수준이 높아서 찾아보지는 않았다.

게임을 하지 않을 때는 롤챔스 방송을 보면서 전략을 공부하고, 노트를 따로 준비해 필기하며 정리했다. 게임이 잡히면 챔피언별로 카운터를 생각하며 밴픽을 했다. 예를 들어 상대가 자르반 4세-알리스타를 가져가면 카운터를 치기 위해 잔나를 고르고, 자르반의 E-Q나 알리스타의 W-Q 진입을 저지하기 위해 주의를 기울이는 등 정말 열심히 롤 공부를 했다. 어느 프로게이머는 일반인도 노력하면 다이아 랭크까지는 갈 수 있다고 하더라. 부계정을 플래에 올렸을 무렵 본계정을 포함해 총 1천 판은 했던 거 같다.




▲ 정의당원 류호정 (사진: 류호정 페이스북)

이두현 - 지역구 의원은 선거로 결정된다. 만약 류호정 후보가 지역구에 나왔다면, 국민은 "류호정이 대리게임 이슈가 있음에도 국회의원을 할 자격이 있는지'를 투표로 선택할 수 있다.

그러나 비례대표로 출마했다. 정의당 비례대표 순번을 정하는 과정에서 선거인단이 대리게임 이슈가 현재처럼 번질 줄 알았다면, 류호정 후보는 비례대표 1번이 될 수 있었을까? 또는 피선거권이 있었을까?


류호정 - 만약에 대해서는 알 수 없다고 생각한다. 다만, 논란을 일으켜 당에 매우 죄송하다. 대리게임이 지금까지 제가 해왔던 모든 일과 엮였다. 취업과 방송 출연 등. 그로 인한 비호감도 꽤 크고, 소명해도 보지 않았을 거 같다.

논란에 대해 당에 증언과 자료를 제출하고, 그 결과 '재신임' 결과를 받았다. 당의 판단에 대해 당원들과 시민들이 믿을 수 있도록 정말 잘해야 한다.

사실, 이제 시작인데 다시 한 번 잘해보겠다는 말을 쓰게 된 거 자체가 죄송하다고 생각한다.


이두현 - 정의당에서는 언제부터 활동했나.

류호정 - 가입은 2017년 말에 했다. 정의당에 호감을 느낀 건 2016년 촛불집회 때부터다.


이두현 - 재신임 결정 이후 당에서 뭐라고 하던가.

류호정 - 재신임 결정 이후 당에서 한 얘기는 언론에 보도된 그대로다. 심상정 대표는 "IT 노동자들을 대변하고자 하는 류호정 후보를 향한 게임 업체의 부당하고 과도한 개입에 대해서는 당 차원에서 단호히 대처해나갈 것"이라며 "정의당은 비상식적인 게임 업계의 관행을 허물고 IT 노동자들의 권익향상을 위해서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두현 - 16일 국회 정론관 기자회견 이후 백브리핑에서 류호정 후보는 "자신의 이력을 증언해줄 여러 사람이 있고, 그중에는 라이엇게임즈 관계자도 있다"고 했다. 이후 기자가 라이엇게임즈 코리아에 확인해 보니 "회사 차원에서 증언해줄 사람이 있을 리 없다"고 했다. 증언을 확보한 게 맞나?

류호정 - 회사 차원이 아니라 전 관계자 개인의 증언이다. 라이엇게임즈 코리아 임원을 지냈던 사람이다. 그 사람의 허락을 구하고 증언을 대신 전달하면 "류호정은 다이아 등급 실력을 갖추고 있었다. (당시) 라이엇 직원으로서 류호정을 소개받아 실제 옆자리에서 게임을 배웠기에 알고 있다. 류호정의 롤 실력은 게이머들 사이에서 유명했다. 당시 라이엇게임즈 코리아 대표도 류호정의 이름을 알고 있을 정도다"이다


이두현 - 같은 자리에서 게임매체가 분석한 결과를 발언 근거로 삼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리게임은 직접 검증하기 어렵다. 14년 5월 의혹도 당시 류호정 후보가 인정하고 사과해서 밝혀진 일이다.

게이머들 사이에서 한 번이라도 대리게임이 들통난 게이머는, 이후 자신의 실력으로 랭크를 올렸더라도 신뢰를 얻기 힘들다. 어떤 전문가의 견해더라도 류호정 후보의 결백을 입증할 수 없다. 그런 견해를 국민 앞에 내세우는 건 대리게임 문제 논점을 흐리는 일이라고 본다.


류호정 - 잘못이 있기 때문에 신뢰를 얻기 힘들다는 점은 알고 있다. 다만, 논점을 흐리려고 게임전문기자의 견해를 활용한 건 아니다. 달리 방법이 없었다. 입증할 수 있는 최선의 노력을 다했고, 반성하고 노력했다는 건 꼭 알리고 싶었다. 과거에도 사과하고, 지금 또 사과하는 것도 같은 이유다.

내 노력을 입증할 방법이 있다면 하고 싶다. 일례로 스트리밍을 할 때 부계정을 이용했는데, 말하고 채팅하는 방송 중에 달성했던 티어가 플래4다. 2018년도 프리시즌 때로 기억한다. 프리시즌이라 쉽게 올렸다고 하면 할 말은 없지만... 소라카, 티모, 룰루, 레오나를 주력 챔피언으로 사용했다. 소나는 못 하겠더라.

당에서도 답답했는지 지금 다시 달성해볼 순 없겠느냐고 하더라. 그런데 롤을 정말 미친 듯이 했던 과거와 정책을 공부해야 하는 지금 상황을 비교하면 어렵지 않을까 생각한다.




▲ 류호정 후보는 그동안 '해고'노동자를 강조해왔다

이두현 - 류호정 후보는 비례대표 출마 슬로건으로 20대, 여성, 해고노동자를 내세웠다. 류호정 후보가 20대이고 여성인 건 알겠다. 그런데 전 직장이었던 스마일게이트를 떠나게 된 이유가 해고인가? 아니면 권고사직인가?

류호정 - 법적 용어를 따지면 권고사직이 맞다. 그러나 당시 내가 당한 일은 법의 사각지대에 있을 뿐 저는 해고라고 본다. 게임업계에 만연하게 자행된 사실상 해고라고 생각한다. 그때는 노조(스마일게이트 노동조합 SG길드)가 생기기 전이라 보호를 받을 수도 없었다. 나는 일개 직원이었는데 회사 대표가 1:1 면담을 하고, 사직서에 사인할 때까지 방에서 나가지 못한다고 했다. 노동계에서도 강압적인 권고사직은 해고라고 본다.


이두현 - 류호정 후보 정치 포트폴리오에는 '노조를 만들다 권고사직을 받았다'라는 문장이 있다. 분명히 해야 하는 게 '노조를 만들다 권고사직을 받았다'와 '노조를 만들어서 권고사직을 받았다'는 다른 내용이다. 전자는 권고사직의 이유가 다를 수 있어서다. 어떤 게 맞나?

류호정 - 노골적으로 "너 노조 만들어서 걸렸으니 자르는 거야"라고 알려주는 친절한 회사는 없다. 그 자체가 위법이다. 그렇지만, 그러한 증거는 회사를 압수수색을 하지 않는 이상 모른다. 삼성이 압수수색으로 밝혀진 경우다. 대부분 사직강요 압박이 얼마나 일반적이지 않았냐를 보고 논리적으로 추정하는 건데, 제가 강요당하는 과정 또한 상식적으로 이해되지 않는 상황이었다.

당시 같이 일하던 선배가 녹음기를 챙기고 다니라 했다. 2018년 8월 중순에 잘렸는데, 8월 초에 녹음기를 챙기고 다니란 조언을 받았다. 저나 화섬노조 간부는 노조설립이 걸린 거로 생각한다.

보통 권고사직은 평가가 좋지 않은 사람이나 게임 프로젝트가 드랍된 경우에 받는다. 나는 두 가지 모두 해당하지 않는다. 팀은 폭파됐어도 게임이 드랍된 건 아니었다. 평가가 좋았음은 물론이다. 성과에 대한 인센티브를 받았단 증거도 있다.

당시 나는 근로자 대표를 맡고 있었다. 근로자 대표로서 전사에 메일을 뿌려 노사회의 내용을 발송하거나 건물 층마다 돌아 직원 의견수렴을 했다. 근무시간제 변경에 대한 합의를 할 때에는 직원 의견 수렴 과정이 빠져서 반발했다. 근로자 대표는 목요일에 됐었는데, 바로 다음 날 금요일에 서명하라고 하더라. 회사가 그렇게 나오면 근로자 대표는 언제 직원 의견 수렴을 하나? 회사 말에 고분고분하지 않은 근로자 대표였던 게 권고사직을 받은 중요한 이유라고 생각한다.

노동 현장에 수십 년 있던 화섬 간부도 내가 노조를 만들려다 걸려 권고사직을 받았다고 생각했다. 면담 때 휴대폰을 빼앗은 시점부터 이상했다. 일반적인 게임업계 고용불안과는 달랐다. 특히 권고사직을 할 때 대표가 일개 직원을 불러 면담을 하던 회사도 아니었다. 권고사직 제안 때 객관적인 이유나 지표를 제시하지도 않았다. 정상적인 회사라면 서명하라고 강요하지도 않는다.


이두현 - 보통 권고사직 전에 다른 프로젝트에서 일할 기회(전환배치)를 준다.

류호정 - 어느 날 팀이 해체됐다. 당시 우리 팀은 KPI(핵심성과지표)를 초과 달성하고 있었다. 면담 때 KPI 때문이냐고 물었다. 대표로부터 "나는 그 KPI 인정하지 못해"라는 답이 돌아왔다. 회사에서 인턴에서 정규직으로 전환된 것도 주어진 일을 해내고 주위 관계가 원만해서였다. 정규직으로 전환할 것이라면 공채를 통해 전환하라는 제안을 받아 그렇게 했다. 2016년 인사평가는 AA를 받아 상여금을 타기도 했다. 2018년에는 BA, 무난하게 지내는 평범한 직원이었다.

보통 권고사직 전에는 여러 팀을 면접 보도록 해준다. 나는 사업팀 면접 한 번만 보게 해주더라. 마케팅 업무를 보던 내가 하던 일과는 달랐고, 사업팀에서 좋은 평가를 받지 못하자 회사는 문제가 있다는 식으로 몰고 갔다. 그렇게 회사를 잘 다니던 내가 갑자기 권고사직을 받게 됐다.

노조를 준비하다 권고사직을 받으니, 이대로 노조가 설립되면 권고사직 대상자가 스스로 살려고 만드는 거라 오해할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지금 떠도는 루머를 보면, 그때 예상이 어느 정도 맞아 보인다.


이두현 - 과거 이정미 의원실에서 '회사가 근로자 대표에게 권고사직을 강요했다'고 주장했다. 그때 기자가 사실관계를 확인하기 위해 회사 측에 문의했던 기억이 난다. 당시 회사는 이정미 의원이 주장하는 거 외에 다른 사실이 있다고 했다. 이정미 의원이 공개한 내용 외에 더 말할 수 있는 게 있나?

류호정 - 회사는 원만하게 나갔다고 주장하고 싶은 듯하다. 그러나 휴대폰을 빼앗을 시점부터 잘못됐다. 면담하던 대표가 "빨리 사인하고 밥 먹으러 가자"라고 말했던 게 생각난다. 강제로 권고사직을 수락하고서 방을 나오니 내 자리에 빈 상자가 있더라. 바로 짐 싸라는 거다.

그러고서 대표랑 국밥을 먹으러 갔는데 밥이 넘어가겠나. 국물만 먹었다. 그러자 대표가 "왜 밥을 제대로 못 먹어?"라고 말하던 게 기억난다. 대표에게 권고사직 이유를 물었더니 "내가 보기에 너는 안돼"라고 답하더라. 거대한 벽을 만난 거 같았다. 전환배치도 대표가 서명해야 하는데, 절대 진행하지 않을 거 같았다.


이두현 - 회사에 문의하니 정의당 또는 류호정 후보로부터 사실관계 확인 요청을 받지 않았다고 했다. 기자는 회사에 류호정 후보가 해고인지 권고사직인지, 권고사직을 한 이유 등을 물었으나 개인정보이기 때문에 답변할 수 없다고 했다. 류호정 후보는 회사에 사실관계 확인 요청을 할 수 있나?

류호정 - 지금까지 회사가 낸 입장을 보면 된다. 만약 물으면, 회사는 내가 노조를 만들고 있었는지 몰랐다고 답변할 거다. 권고사직 또한 적법한 절차에 의해 진행됐을 거라고 할 게 뻔해서 당에서도 안 하고 있다.

법적으로 해고와 권고사직은 차이가 있다. 법적으로 정제된 단어만 쓰일 답변에서 당시 내 상황이 정확히 담겨있을 거라고 기대하기 힘들다. 회사 차원에서는 내게 좋은 말을 해줄 리 없다.

취업 사실관계 확인에서는 당이 회사에 "류호정이 정규직으로 채용되는 경위 중에 다이아4 랭크가 결정적 영향을 미쳤나"라 질의했고, 회사는 "결정적으로 영향을 미쳤다"라고 답을 했다.

채용과 관련해, 같이 근무했던 스튜디오 세 분의 증언을 갖고 있다. 결정권을 가지고 있던 당시 상사는 "류호정의 티어 때문에 정규직 제안을 한 게 아니다"라고 말했다. 티어 때문에 뽑히려면 프로게이머 정도의 실력은 있어야 한다. 다이아 정도론 안 된다. 애초에 모바일 RPG를 만드는 스튜디오여서 롤 경력이 결정적 영향을 미칠 리도 없었다.





이두현 - 정의당 비례대표 1번이면 국회 입성이 확실시된다. 관심 있는 상임위원회는 어디인가?

류호정 - 나는 게임산업 진흥정책도 중요하지만, 게임을 만드는 사람이 행복해야 한다는 게 비교적 더 중요하다고 본다. 게임을 만드는 건 결국 사람이니까. 그렇다면, 장시간 노동을 줄이고 고용불안을 없애는 토양이 중요하다. 그래서 바라는 상임위는 환경노동위원회다. 그렇지만 정의당에는 노동에 오랫동안 관심을 가진 대선배들이 많다. 그래서 처음부터 환노위에 가는 건 힘들 수 있다.

게임산업과 직접 연관된 문화체육관광위원회와 작은회사, 중소기업 등을 지원할 수 있는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도 관심있다.


이두현 - 류호정 후보에게서 게임관련 공약은 못 본 거 같다. 게임관련 정책으로 생각하는 게 있나?

류호정 - 노동법이 곧 게임관련 법이기도 하다. 게임을 만드는 일이 즐거움을 만드는 일인데, 만드는 사람이 착취당하는 환경이라면 그가 만든 게임이 즐거울 리 없다. 기존 정치권에서는 이런 프로세스를 이해하는 사람이 없어서 그동안 내 정책을 소개하기가 어려웠다.

일단 우리 게임산업 성장을 위해서는 비상업적인 게임이 더 많이 나와야 한다고 본다. 우리나라 게임매출이 어마어마한데, 전 세계에 자랑할만한 게임이 있는가 하면... 선뜻 떠오르지 않는다. 폴란드는 '위쳐' 시리즈를 자랑한다. 그에 비해 우리나라는 '던전 앤 파이터'를 자랑하는 유저는 적지 않나.

명작이 나오기 위해서는 기존 상업게임을 규제하는 게 아니라, 비상업적 게임을 위한 토양을 만들어야 한다. 이제는 달라져야 한다. '언더테일'이나 '디스 워 오브 마인' 같은 게임이 예시다. 그게 우리나라 게임업계가 성장하는 길이라고 본다.

정의당 정책 위주로 소개하면, 구글플레이나 애플 앱스토어에 중소게임사나 1인개발자의 게임에 한해 수수료를 인하하는 방안이다. 개인적으로 오픈마켓에 패키지 형태로 팔리는 게임에 대해서는 수수료율을 인하해줄 필요가 있다고 본다. 패키지는 10만 다운로드를 달성해도 차기작 개발이 부담된다.

구글이나 애플은 글로벌 정책을 하기에 국내 정책으로 수수료율 인하를 이끌기 어려울 수도 있다. 그러면 감세라도 해줘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두 번째는 중소게임사 위주로 자금을 강화하는 방식이다. 인디게임에 경제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본다. 지금 투자를 받기 위해서는 문서작업이 너무 복잡하고, 투자를 받더라도 개발에 관여하는 경우가 잦다.

또한 투자 심사위원이 게임 전문가가 아니라는 지적이 있다. 지원금 사냥꾼만 좋은 제도가 아니라, 제대로 인디게임을 돕는 심사제도가 도입되길 바란다. 그렇지 않으면 양산형 게임만 더 나오게 되는 걸 돕는 꼴만 된다. 그러기 위해서는 한국게임개발자협회와 같은 단체가 더 커지고 전문성을 발휘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세 번째로 중소게임사 대상 공동 쇼케이스나 오프라인 이벤트를 지원하는 방안이다. 현재 NDC와 같이 큰 개발자 행사는 오로지 넥슨 같은 큰 대기업만이 열 수 있다. 작은 게임사를 위한 행사를 마련할 수 있도록 하겠다.

그들이 개발을 그만두는 가장 큰 원인은 돈 떨어지고 배고파서다. 스타트업에 대한 국가지원금이 필요한 곳으로 가는 것이 우선이다. 그것 외에 말하자면, 소규모 회사는 개발 이외에 회사 운영과 관련된 잡무 때문에 힘들어하는 경우가 많다. 세금, 계약서, 회계 등이다. 그런 것들을 지원해주는 제도와 단체가 더 생겨서 개발에만 집중할 수 있어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 본다.


이두현 - 게임업계 출신이지만, 냉정하게 말해 게임회사에 다녔다고 해서 게임산업에 전문성이 있다고 말하기 힘들다. 류호정 후보가 다양한 포트폴리오는 가지고 있는지 의문이다.

류호정 - 꼭 게임이 아니더라도, 청년 정치인이어서 경력 자체가 짧을 수밖에 없다. 우선 정치는 혼자 하는 게 아니라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 유능한 사람이 주변에 많고, 당의 정책으로도 할 수 있다고 본다.

게임산업에 대한 전문성이 개발자에게만 있는 건 아니다. 게임에 관심이 있는 교수도 있고 기자도 있다. 프로그래밍만 20년을 해도, 게임이란 무엇인가와 같은 고민이 없다면 게임산업에 대해 이야기하기 힘들다. '대도서관'도 게임을 개발하지 않았지만, 그의 발언을 가볍게 보지 않는 거처럼.

28살까지 개발팀 2년, 비개발팀 2년 반씩 근무했다. 지금 나이에 할 수 있는 만큼의 경험은 있다. 게임산업에 정통한 전문성까지는 아니더라도, 다양한 시점에서 의견을 낼 수 있을 거란 장점을 봐달라.

다른 게임인이 없는 나만의 포트폴리오는 '게임업계를 더 좋은 곳으로 만들려고 노동조합까지 만들려고 했던 열정'이다. 근무환경이 안정되면 개발자는 창의력을 더 발휘할 수 있다. 게임을 만드는 것에만 열중할 수 있으니까. 그래서 노동을 이야기하고 게임을 이야기한다.




▲ 류호정 후보는 게임노조를 만들려 했던 열정을 강조했다

이두현 - 우리 업계 화두인 청소년 셧다운제, 게임이용장애 국내 등재 문제, 확률형 아이템 이슈, 게임산업법 전면개정에 관한 견해를 듣고 싶다.

류호정 - 정의당 입장이 아닌 내 의견임을 먼저 밝힌다. 셧다운제는 철폐해야 옳다고 본다. 청소년에게 술과 담배를 금지하는 것처럼 게임을 해악으로 보는 제도다. 다만, 현실적으로 게이머와 비게이머 구도를 생각하면 완전 철폐를 어려울 수 있다. 게임이 교육이랑 엮이다 보니 셧다운제 철폐를 위해선 학부모를 설득해야 하는 상황이다. 게임업계 안에서만 생각하기는 어렵다는 걸 안다.

현실적인 방안으로 게임 자체에 대한 제약에서 장소로 바꾸는 걸 고려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일례로 PC방은 현행처럼 밤 10시 이후에는 청소년이 이용하지 못하게 하고, 집에서는 이용할 수 있되 부모가 지도하는 식이다. 이 정책이 도입되면, 국내 PC 온라인 게임이 다시 활성화되지 않을까 기대한다.

게임이용장애에 관한 문제는 그것을 과몰입으로 부르든 중독으로 부르던, 게임인에 대한 차별이라 생각한다. 다른 취미에 대해 깊이 빠질 때 그것을 중독이라 이야기하진 않는다. 연예인이나 영화가 대상이 되면 문화생활로 본다. 그런데 유독 게임에 대해서는 중독이라고 한다. 연구가 더 필요한 문제라고들 한다. 그 연구비를 아껴 인디게임에 지원하는 게 낫다고 본다. 게임은 문화라 생각하고, 문화인 채로 남겨두길 바란다.

확률형 아이템 문제는 현행 규제가 부족하다고 생각한다. 특히 확률만 공개하는 것은 문제를 해결하는 방식이 아닌 거 같다. 지금 게임에서 원하는 아이템을 뽑기 위해서는 소수점으로 내려가는 확률에 도전해야 한다. 그래도 하기는 하지만... 단순 확률 공개는 조작 의심을 줄이는 방안일 뿐이다. 사행성을 줄이거나 게이머둘의 불만을 해결하는 진짜 해결법은 아니라고 본다.

근본적으로 사행성을 줄이기 위해서는 1인당 인앱결제 제한을 고려해야 할 거 같다. 그런데 이 말을 하면 PC 온라인에 있던 게 철폐된 지 얼마 안 됐는데 무슨 소리냐고 할 수 있다. 제한을 소액이 아닌 수천만 원 단위로 설정하는 건 괜찮지 않을까 싶다. 누군가는 몇억 원을 뽑기에 쓴다. 이른바 고래라고 말하는 큰손들. 수천만 원 선에서 규제하면 고래들 사이에서 발생하는 경쟁도 조금 줄어서 결과적으로 사행성을 억제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전부개정은 소위 바다이야기로 대표되는 아케이드 게임과 일반게임을 명확히 구별한다는 점에서 환영한다. 누더기 법이 해소되는 것 같아 긍정적으로 본다. 게임에 대해 이 정도로 다양한 시점에서 개정되는 움직임은 거의 처음이다. 용어를 바꿔 편견을 해소하는 것 역시 좋아 보인다.

가장 긍정적으로 보는 건 게임문화의 날 제정이다. 나중에 달력을 볼 때 게임문화의 날을 보면 기분이 좋을 거 같다. 게임을 문화로 인식해나가는 제도적 기반이 됐다고 생각한다. 국회에 가게 되면, 개정 과정에 적극적으로 의견을 내고 싶다. 게임 자체를 향한 부정적 시각을 해소하는 데 도움이 되고 싶다.


이두현 - 중국게임사의 제한 없는 난입, 선정적인 광고, 불충분한 유저 대응이 오랫동안 문제였다. 이를 정책적으로 해결할 방법이 없을까?

류호정 - 중국산의 선정적인 게임 광고에 대한 방치는 그것이 광고의 영역인가, 게임의 영역인가에 대해 해석에 따라 담당부처와 관련법이 달라지기 때문에 생기는 문제다. 인력은 한정되어 있으니 서로 귀찮은 일을 떠미는 것이다. 이건 제도의 문제라기보다 모두가 아는 문제를 해결할 의지의 결여다. 책임을 명확히 해야 한다. 내가 챙기겠다.


이두현 - 많이 사라졌지만 아직 사각지대도 많은데, 개발사의 크런치 모드에 대한 생각을 듣고 싶다.

류호정 - 물론 간혹 52시간 근무제가 일할 권리를 뺏는 악법이라고 주장하며 여전히 포괄임금제를 운영 중인 곳도 있다. 우리나라가 52시간 상한제를 도입한 것은 무엇보다 장시간 노동이 ‘건강’을 해칠 수 있기 때문이다. 게임업계는 과로자살까지 발생할 정도로 장시간 노동 문제가 심각한 곳이다.

장시간 노동이 가능한 환경이 소수의 누군가에게는 천문학적인 부를 축적할 수 있는 천국이었겠지만, 많은 노동자에게는 지옥이었다. ‘장시간 노동’의 대가로 천문학적인 부를 보상받은 사람은 소수에 불과하다. 이 업계의 대다수는 포괄임금제, 고용불안과 더불어 '장시간 노동'의 대가로 건강하지 않은 몸을 보상받았다.

크런치 모드는 메딕 없는 스팀팩 같은 거다. 개발자가 병들면 게임도 병들게 되어있다. 노동시간이 정확하게 기록되고 포괄임금제 폐지가 되면 크런치 모드는 자연감소할 것이다. 실제 포괄임금제를 폐지한 곳 중에서 초과근로시간이 줄어든 사례가 있다. 이것이 우리 시대가 가야 할 방향이라고 생각한다.


이두현 - 게임 노동자의 고용불안에 대한 문제를 많이 짚고 있는데, 대부분 법적인 테두리 안에서 진행된다. 공론화를 시키면 2차 피해도 생긴다. 특별한 해결책이 있을까?

류호정 - 게임업계에서 권고사직은 사실상의 해고다. 게임업계의 근속연수는 평균 4년이 채 되지 않는다. 게임 프로젝트가 중단되면 고용상태도 함께 흔들거리기 때문에 정규직 비율이 높아도 의미가 없다. 게임 노동자가 권고사직에 대해 저항하지 못하는 것은 저항했을 때 노동자를 보호할 제도가 아무것도 없기 때문이다. 일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뒤처지고 있다는 느낌, 회사의 권고사직을 받아들이지 않으면 이직할 때 불이익을 받지는 않을지에 대한 고민, 프로젝트 중단이 일개 직원 때문에 일어난 일이 아님에도 ‘일을 못 해서’라는 깎아내림.

회사에서 무기한 대기시키면서 눈치를 주면 그 스트레스 속에서 자발적으로 그만둘 수밖에 없게 된다. 우선 직장 내 괴롭힘 방지법을 더욱 강화해서 일정 기간 이상 직무를 주지 않는 것을 명확하게 금지해야 한다. 불안한 환경에 긴 시간 노출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뜻이다.


이두현 - 공약을 보면 '일상을 바꾸는 전환의 노동정치', '포괄임금제 폐지 제도화', '전태일 3법 국회 통과' 등이 있더라. 자신의 공약에 대한 소개를 해달라.

류호정 - 모두에게 적용될 수 있는 전태일 3법을 쉽게 소개하면, 5인 미만 사업장에도 근로기준법을 전면 적용하는 거다. 지금까지 노동자로 인정받지 못했던 사람까지 인정받게끔 하고, 모든 노동자가 안전하게 일할 권리를 보장하는 게 전태일 3법이다. 우린 매일 노동한다. 노동하지 않고서 살아가는 사람은 별로 없다. 우리는 노동이란 단어를 멀리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노동이 일상 속에 있는 것, 내 슬로건인 '젊은 노동 진보정치 업데이트'는 거기에 있다.

육아휴직 의무화에 대해 나는 경력단절이란 말이 없어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지금 육아휴직은 남성보다 여성이 압도적으로 많이 사용한다. 여성은 육아를 하고, 남성은 가정을 책임져야 한다는 기존 성역할을 강요받는 거로 생각한다. 이는 모두에게 좋지 않은 결과를 남긴다. 남성도 아이와 시간을 보내고 싶어 한다. 이분들도 경력단절이 신경 쓰이니, 눈치를 보게 되어 육아휴직을 잘 사용하지 못한다. 그래서 의무화를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렇지 않으면 출산율 문제도 해결되지 않을 거라고 본다.

포괄임금제 폐지에 대해서는 게임노조를 통해 말이 많이 나왔으니 덧붙여 소개하겠다. 제도화되어 있지 않으면 언제든 돌아갈 수 있다. 공짜노동제도를 폐지하고 제도화해 지킬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두현 - 펄어비스 노동문제가 이슈다. 익명 커뮤니티 앱을 통해 나온 이야기이고, 회사 측은 부인하고 있는 상태다. 류호정 후보는 공개적으로 제보를 받고 있는데, 현재까지 파악한 문제가 있나?

류호정 - 취합하고 조사 중이다. 펄어비스의 고용불안은 이번에 처음 있는 일이 아니며 지속적이고 반복적이었다는 제보가 이어지고 있다. 게임업계의 고질적인 문제가 펄어비스에서도 있었다는 것이다.


이두현 - 게임산업의 고질적인 미국식 인사라는 것에 의견이 있나?

류호정 - 한 나라의 노동법은 여러 가지가 복합되어 있다. 예를 들어 미국에선 산재 발생 시 징벌적 손해배상이 가능하여 회사가 수백억 원을 물어줘야 할 수도 있다. 그러니 회사가 알아서 직원에 대한 안전을 신경 쓸 수밖에 없다. 이런 사회안전망은 하나도 고려하지 않은 채로 자유로운 고용과 해고만 벤치마킹하겠다는 것은 기업의 이익만을 극대화하는, 무책임한 발언이다.


이두현 - 이와 같은 문제가 발생하지 않기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할까?

류호정 - 이런 일이 재발했을 때 심각한 경영 리스크가 될 수 있음을 깨달아야 한다. 지금까지는 카운터가 없었다. 게임을 말하는 정치인이 있고, 노동을 말하는 정치인이 있지만, 그 둘을 동시에 말하는 정치인은 없었으니까. 앞으로 탱킹하며 앞장설 테니, 여러분의 관심으로 딜을 부탁드린다.






이두현 - 이동섭 의원은 류호정 후보에게 공개 성명서를 내고, 답변을 바랐다.

류호정 - 노회한 정치인 눈에는 저의 모든 것이 기술로 보이는 거 같다. 대리게임 문제를 사소한 일로 생각하는 저는 6년 전이나 지금도 없다. 게임을 사랑하는 유저로서, 한때 업계에 몸담은 사람으로서 절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대리게임 문제의 본질은 꼼수, 도덕성, 정직에 관한 것이다. 페이스북을 통해 남긴 입장은 당시 있었던 일을 정직하게 털어놓으려 한 일이다. 프레임 전환 같은 기술은 정치에 첫발을 디딘 제가 쓸 수 없는 고급기술이다.

그저 솔직히 잘못을 인정하고 모든 것을 털어놓았다. 남녀갈등을 조장한다는 말도 억측이다. 성별, 국경, 종교를 넘어 재미를 추구하는 것이 게임의 장점이라고 생각한다. 게임이 이런 것들로부터 더 자유로울 수 있도록 돕고 싶다.


이두현 - 끝으로, 후보는 노조와 연이 깊다. 게임 노조가 여러 업체에서 만들어졌지만 아직 없는 업체들도 많다. 필요성에 관해 설명을 한다면?

류호정 - 게임업계에 연이어 노조가 생긴 지 1년 반 정도가 지났다. 지금 넥슨에선 포괄임금제가 폐지되고 권고사직이 사라지고 임금인상률이 최초로 공개되었으며 저성과자 강제할당이 사라졌다. 스마일게이트도 마찬가지로 노조가 노동자들을 보호하고 있다. 그저 당장의 이익을 위해 더 좋은 곳을 찾아 이직을 선택했다면 이루지 못했을 성과다. 이것이 그저 한 기업의 사례가 아니라 게임업계 모두의 일로 만들고자 한다면, 지금 서 있는 바로 그곳에서 노동조합을 만들어야 한다. "우리는 서로의 울타리가 됩시다. 비상식의 벽을 함께 레이드 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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