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키로', 다크소울 개발사 대표에게 직접 물었습니다

인터뷰 | 윤홍만 기자 | 댓글: 16개 |

다크소울 시리즈의 개발사 프롬 소프트웨어의 신작 '세키로'는 여러모로 전작들과는 다른 특징으로 무장한 게임이다.

서양풍이었던 전작들과 달리 일본풍인 데다가 완벽한 싱글 플레이 방식, 여기에 점프와 와이어가 추가돼 이동 역시 자유롭다. 차별점은 이뿐만이 아니다. 전투 시스템 역시 달라졌으며 여기에 죽는 순간 한 차례 부활할 수 있는 등 '세키로'의 차별점은 하나하나 열거하자면 끝이 없을 정도다.

프롬 소프트웨어가 '세키로'에 이런 변화를 준 이유는 뭘까? 단순히 전작들과 다르기 위해서라고 하기엔 너무 큰 변화다. 도쿄게임쇼(이하 TGS)에서 다행히 이 궁금증을 풀 기회가 마련됐다. 소니가 마련한 프레젠테이션 세션에서 디렉터이기도 한 미야자키 히데타카 대표와의 인터뷰 자리. 이날 인터뷰 현장에서는 '세키로' 개발의 계기부터 주인공이 부활하는 이유 등 다양한 질문들에 대한 답을 들을 수 있었다.





Q. 주인공이 닌자라서 그런지 얼핏 천주 시리즈가 떠오른다. 일각에서는 정신적인 후속작으로 보기도 하는데 개발사로서는 어떻게 생각하나?

‘세키로’ 기획 단계에서 천주가 큰 영향을 끼치긴 했지만, 정신적인 후속작으로 봐선 곤란하다. 우선 ‘세키로’를 어떻게 만들게 됐는지 얘기하는 게 좋을 텐데 ‘블러드본’ 개발을 끝냈을 즈음에 일본풍 게임을 만들고 싶단 생각이 들었다. 그때 우리가 힌트로 삼은 게 퍼블리싱을 한 천주였다. 그렇게 천주에서 인살과 와이어 액션이라는 매력적인 부분을 가져와서 우리의 노하우를 섞은 게 바로 ‘세키로’다.

한편, 궁금해할 천주에 대한 얘기를 안 할 수 없는데 사실 기획 단계에서는 아예 천주 후속작을 만들까 하는 얘기도 있었다. 그런데 천주는 우리가 퍼블리싱한 게임이지 개발한 게임이 아니었다. 천주라는 게임의 핵심적인 센스, 노하우가 없는데 괜히 후속작을 만들었다간 어설프게 따라 하는 꼴이 될 것 같아서 초기 기획 단계에서 빠르게 포기했다. 그래서 천주를 존중하면서 새로운 게임을 만들자고 결정했다.





Q. 공개한 영상을 보면 잠입과 암살을 행하는 걸 볼 수 있었는데 게임 내에서 이런 잠입 요소의 비중은 얼만큼 되나?

플레이어의 스타일에 따라 다르지만, 기본적으로는 강행돌파라고 할 수 있는 전투 요소가 7할, 잠입 요소가 3할 정도다. 물론 이건 플레이어가 어떻게 게임을 진행하는지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Q. 못 찾은 건지 모르겠는데 데모에서 캐릭터의 성장 요소를 확인할 수 없었다. 플레이 스타일이 크게 암살과 전투로 나뉘어지는데 성장하기에 따라 잠입이 쉬워진다던가 전투력이 강해진다던가 하는 식으로 성장이 이뤄지나?

데모에서는 성장 요소를 확인할 수 없는 게 맞다. 데모라서 일부러 넣지 않았다. 다크소울 시리즈도 데모에서는 성장 요소가 없었다.

‘세키로’의 성장 요소는 다크소울 시리즈와는 다른 방식이다. 특정 능력치를 올리는 게 아닌 무기의 바리에이션을 늘리거나 전투 스타일이 추가되는 식이다.


Q. 데모를 해보니까 전투를 하지 않으면 지나갈 수 없는 장소가 있더라. 그리고 보스전이 강제되던데 순수하게 잠입만으로 진행하는 건 불가능한가.

특정 장소를 잠입으로 통과하는 건 가능하겠지만 잠입만으로 게임을 쭉 진행할 순 없다. ‘세키로’는 기본적으로 전투를 하면서 진행하는 방식으로 잠입은 전투에 앞서 전투를 유리하게 해주는 수단이라고 볼 수 있다. 예를 들어 보스전에 앞서 주변의 적들을 암살한다든지 하는 식의 수단으로 봐주면 좋을 것 같다.

‘세키로’의 주인공은 지금까지의 닌자들과는 다른 모습의 닌자다. 일반적으로 닌자라고 하면 은밀하게 행동하고 어딘가에 숨는 등의 이미지를 떠올린다. 하지만 우리가 만든 닌자는 다르다. 우리가 생각하는 닌자란 모든 수단을 동원해서 그 어떤 상황도 돌파하는 존재이기에 주인공 역시 그런 모습의 닌자로 표현했다.



▲ 거대 뱀의 눈을 피하는 등 잠입을 강제하는 부분도 존재한다


Q. 성장에 따라 무기 바리에이션이 늘어난다고 했는데 다른 무기를 들 수 있다는 건가?

답변을 잘못했다. 정확히는 오른손의 메인 무기인 일본도는 고정이다. 이 무기는 바뀌지 않는다. 대신 의수에 장착되는 무기들이 늘어나는 식이다.

메인 무기를 고정한 이유는 다양한 무기를 쓰게 하기보다는 깊이를 늘리고 싶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실제로도 그 덕분에 무기는 하나지만 할당되는 모션이나 액션 역시 더욱 방대하게 늘릴 수 있었다. 아울러 의수에 장착하는 무기에 따라 전투의 방식, 조합도 달라지는데 이 역시 무기가 고정됐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아마 성장할수록, 의수의 무기가 늘어날수록 더 깊어지는 전투를 느낄 수 있으리라 본다.


Q. 다크소울 시리즈의 경우 패링이 너무 강해서 이거 하나만 잘하면 그대로 게임을 깰 수 있었다. ‘세키로’에서는 패링의 비중이 좀 준 것 같은데 무슨 이유가 있나?

패링이 그렇게 강력했나(웃음)? 일단 ‘세키로’에도 패링 비슷한 게 있긴 하다. 저스트 가드인데 성공하면 그대로 적을 공격을 쳐내면서 적의 체간(일종의 스테미나 게이지)을 대폭 감소시킨다. 전투 중 적절히 사용하면 큰 도움이 될 거다.



▲ 적의 체간을 대폭 감소시키는 저스트 가드


Q. 다크소울 시리즈하면 한 번의 실수가 죽음으로 이어지는 긴장감이 느껴지는 전투가 특징이다. 그런데 ‘세키로’는 특이하게도 한 번의 부활 기회가 주어지던데 이걸 넣은 이유가 뭔가?

우리는 매 순간 죽음이 도사리는 그런 아슬아슬한 전투를 만들고 싶었다. 그런데 이 경우 치명적인 문제가 있다. 이상적으로는 게임의 템포가 유지되면서도 그런 긴장감이 계속 이어져야 하는데 계속 죽다 보면 게임의 템포가 끊긴다는 거다. 부활하고 다시 적에게 가고 전투를 하고 이게 반복되면 지겨워질 수도 있다. 그래서 이런 흐름이 끊어지는 걸 막기 위해 부활(회생) 시스템을 넣게 됐다.

이런 시스템적인 것 외에도 주인공을 둘러싼 세계관, 특징, 테마를 알려주는 요소로도 볼 수 있다. 아마, 부활 시스템을 넣어서 게임이 쉬워진 게 아니냐고 생각할지 모르겠는데 아니다. 아슬아슬한 전투, 그러면서도 템포를 유지하기 위해 넣은 시스템이다.


Q. 일본풍 게임이라고 했는데 묘하게 서양을 의식한 듯한 디자인이 보인다. 이런 디자인을 한 이유가 있나?

타이틀이 영어라든지 E3에 첫 공개한 건 서양을 의식했다기보다는 순수하게 더 많은 유저들에게 게임을 알리고 즐겨주셨으면 하는 마음에서 그렇게 한 거다. 지금까지의 게임들도 그랬고 ‘세키로’도 그렇지만 특정 시장을 의식해서 만들진 않는다.


Q. 최신 트레일러에 불사베기라는 검이 나오던데 역할이 뭔가? 주인공처럼 죽지 않는 존재들을 죽이는 비장의 무기 같은 느낌이다.

스토리의 열쇠가 되는 아이템이다. 다만, 어떤 식의 역할을 하는지는 스포일러가 돼서 이 자리에서 밝히기 곤란하다. 아마 게임을 하다 보면 ‘아, 이런 역할이었구나’ 하고 생각할 거다.



▲ 붉은 기운이 흘러나오는 '불사베기'


Q. 프롬 소프트웨어하면 월광검(문라이트 소드)를 빼놓을 수 없는데 ‘세키로’에도 나오나?

방금 전 세션에서도 똑같은 질문을 받았다(웃음). 최종적으로 결정된 건 아니지만 지금으로서는 세계관과 어울리지 않는다고 여겨져서 등장시킬 생각이 없다. 아, 그리고 우리가 개발한 모든 게임에 월광검이 나온 건 아니다. 사실 지금까지 월광검이 계속 들어간 이유로는 내가 좋아하기 때문에 꾸준히 넣었는데 뭔가 징크스가 되기 전에 이제는 빼는 것도 좋지 않을까 싶다.


Q. 데모에는 의수 무기가 표창, 도끼, 화염 방사기 3가지였는데 앞으로 어떤 특이한 의수 장비가 추가될 지 궁금하다.

다양한 바리에이션이 있는데 아직 공개되지 않아서 이 자리에서 말하면 직원들에게 혼난다. 그래도 2개 정도를 소개할 수 있겠는데 하나는 E3 트레일러에서 등장한 우산이다. 철로 만든 우산으로 방패처럼 사용할 수 있다. 그리고 이번 TGS 트레일러를 통해 밝혀진 창도 재미있는 무기라고 생각한다. 단순히 찌르는 방식 외에도 적을 끌어올 수도 있어서 전략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



▲ 방패처럼 사용할 수 있는 강철 우산


Q. 호평이었던 멀티플레이를 뺀 이유가 뭔가? 혹시 주인공이 정해져서 그런 거라면 침입 시에는 침입용 캐릭터로 변장해서 들어온다던가 하는 것도 가능할 텐데?

멀티플레이를 삭제한 이유는 세계관과는 관계가 없다(웃음). 언차티드 시리즈도 주인공이 정해졌는데 멀티를 즐기지 않나. 그보다는 선택과 집중에 의한 결과라고 봐주면 좋겠다. 덕분에 싱글 액션 게임으로서의 완성도를 끌어올릴 수 있었다. 깊이 있는 액션, 와이어를 이용한 이동 등이 대표적인데 멀티플레이 시스템을 만들지 않았기에 실현 가능했다.


Q. 발매 후 DLC나 확장팩 계획은 없나?

발매 후 DLC나 확장팩 계획은 현재 없다. 사실 이렇게 말하면 너무 뻔한 대답일 텐데 정말로 계획한 게 없다. 일단은 ‘세키로’를 완성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Q. 주인공의 이름이 있나? 황자의 시노비, 외팔이라는 점 때문에 외팔이 늑대라고 하던데?

세키로라는 게 주인공을 뜻하는 말이다. 외팔이 늑대라는 뜻으로 본명이라기보다는 별명에 가깝다. 그 외에도 평범하게 늑대라고도 부른다. 트레일러에서는 황자가 주인공을 늑대라고 부르는 걸 확인할 수 있다.


Q. 끝으로 한국 유저들에게 한 마디 부탁한다.

‘세키로’는 어려운 게임을 좋아하는 분들을 위한 게임이라고 할 수 있다. 다크소울 시리즈와는 전혀 다른 게임으로 싱글플레이에 특화된 닌자가 등장하는 세계관, 입체적인 이동, 넓어진 전략의 폭 등 지금까지 볼 수 없었던 새로운 게임이라고 자부한다. 우리도 전에 없던 새로운 게임을 만드는 만큼 걱정도 되고 불안하기도 하지만 유저 여러분이 재미있게 즐겨주리라 믿고 기쁜 마음으로 개발 중이다. 앞으로도 많은 기대 바란다.















9월 20일 개최되는 도쿄게임쇼(TGS2018) 최신 소식은 일본 현지에 나가 있는 TGS 특별 취재팀이 생생한 기사로 전해드립니다. ▶ 인벤 뉴스센터: https://goo.gl/gkLqS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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