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디펜스, RPG, 그리고 스토리 게임을 담다 - '일령계획'

인터뷰 | 윤서호 기자 | 댓글: 38개 |



디펜스는 플레이어가 직접 캐릭터를 조작하거나, 특정 루트에 타워 등 구조물을 설치해서 밀려오는 적을 막는 것에 집중한 장르입니다. 처음에는 이 기본 룰만을 바탕으로 한 게임들이 나왔지만, 점차 시일이 지나면서 룰에 플러스 알파를 더하거나, 일부 룰을 바꾸는 등 여러 가지 시도들이 이어졌죠.

핑거탑 산하 SYM 스튜디오에서 개발하고 룽투코리아에서 국내 서비스를 맡게 될 '일령계획'은 디펜스에 수집형 RPG, 스토리, 그리고 수준급의 일러스트와 SD 캐릭터를 가미한 게임입니다. 주인공은 어느 날 갑자기 중앙 대륙, 미드가르드에 가게 되면서 마물들과 싸우던 소녀들과 만나게 된다는 이세계물의 클리셰를 녹여냈죠. 이 과정을 12종의 다양한 직업군으로 분류되는 소녀 단원들을 적재적소에 배치해 적을 막아내는 디펜스 게임으로 구현해냈습니다. 또한 주인공은 소녀 단원들을 이끌고 몬스터들과 마물을 막아내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세계의 비밀에 접근해나가면서 여러 선택지에 마주합니다. 그 선택에 따라 이야기가 갈리게 되죠.

'모든 것은 일에서 시작해 영으로 회귀한다’라는 수수께끼로 시작해 디펜스 게임이자 캐릭터 게임, 스토리 게임의 면모를 보여주고자 하는 '일령계획'. 국내 출시에 앞서 개발사인 SYM 스튜디오의 백우 PD와 서면 인터뷰를 통해 좀 더 자세히 알 수 있었습니다.



▲ SYM 스튜디오 백우 PD


Q. 자기 소개 및 회사 소개 부탁드립니다.

백우:
중국 개발사 ‘핑거탑’ 산하 ‘SYM 스튜디오’에서 '일령계획'의 메인 PD를 맡고 있는 ‘백우’입니다. 핑거탑에 입사하기 전엔, 텐센트에서 6년 간 일을 하면서 개발을 포함해 다양한 실무 경험을 쌓았습니다. 운영과 사업 그리고 개발 제작까지요. 'QQ 삼국지', 'QQ 봉신기' 등의 개발 및 사업을 맡았었습니다.

저는 플랫폼을 가리지 않고 다양한 게임을 좋아하는 매니아입니다. 특히 격투기, 디펜스 등의 게임을 좋아하며 평소에도 일본 서브 컬쳐 애니메이션을 즐겨 보곤 합니다.

핑거탑은 2014년도에 설립된 창업팀입니다. 회사 내에는 2차원, 서브 컬쳐를 너무나 사랑하는 ‘오타쿠’가 조금 많다는게 특징입니다(웃음). 저희가 만든 게임을 한국 게이머들에게 선보일 수 있게 되어 영광스럽게 생각합니다.






▲ 개발사인 SYM 스튜디오의 풍경


Q. 일령계획이라는 게임에 대해서 간단히 소개 부탁드립니다. 제가 기획 기사에서 다루긴 했지만, 아무래도 언어의 장벽 때문에 조금 제한될 수밖에 없었거든요.

백우:
'일령계획'은 RPG에 전사, 법사, 힐러 등 12종 이상의 다양한 직업들을 디펜스에 접목시킨 2차원 디펜스 전략 RPG 게임입니다. 최고 수준의 일러스트와 깜찍한 SD 캐릭터, 유닛간의 상성 관계에 따른 다양한 전략 전술이 강점으로 기존 디펜스 게임에서 볼 수 없었던 차별화된 재미를 선사해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특히, 방대한 세계관과 캐릭터 별 고유 스토리 라인, 캐릭터 직업군(영주, 전사, 탱커, 용사냥꾼, 도적, 총사, 연금술사, 화염법사, 얼음법사, 힐러, 무녀, 궁수 등)이 12개나 구현되어 있어, 다양한 캐릭터 조합을 통한 전략을 구사해 게임 플레이를 즐길 수 있습니다.





Q. 디펜스 게임은 실제 플레이와 볼 때 느끼는 재미의 온도 차이가 큰 장르입니다. 호불호가 갈리기도 하고요. 이 장르를 선택하게 된 계기가 있으신가요?

백우:
흔히들 '2차원 게임'이라고 하는 것은 서브컬처를 대표하는 시그니처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2차원 게임이 특정층 위주로 어필이 된다는 점은 좋기도 하지만, 단점이기도 합니다. 개발사 입장에선 이용자 폭이 제한되는 건 스스로 한계를 정하는 일이라고 생각이 들었죠.

저희 개발진들은 '일령계획'이 보다 다양한 유저에게 사랑받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고민하다가 남녀노소 모두에게 사랑받는 장르가 ‘디펜스’라고 결론지었죠. 이런 의견을 모아 지금의 '일령계획'이 탄생하게 됐습니다.


Q. 개발 기간이 꽤 길었다고 들었습니다. 주로 어떤 부분에 집중해서 개발에 임하셨는지 궁금합니다.

백우:
본래의 게임 형태는 캐릭터의 수집 위주에, 전투는 일반적인 턴 방식이었습니다. 그러다가 많은 캐릭터를 필요로 하는 수집형의 요소를 적극 활용하기 위한 또 다른 전투 시스템을 고민하게 됐습니다. 결국 디펜스 장르와 접목하는 것으로 방향성을 잡게 되었죠.

디펜스라는 장르 자체가 구현할 게 굉장히 뻔하고 쉬워 보이지만, 디펜스 특유의 클리어하는 재미나, 유닛과 영웅의 배치 그리고 변수와 스테이지 레벨 디자인 등은 만만하다고 볼 수 없는 것들이죠. 결국 개발진이 유명한 디펜스 게임들을 직접 플레이해보면서 '일령계획'에 맞는 디펜스 시스템을 구축하고자 노력했습니다. 이 부분에 들인 R&D 기간이 가장 길었습니다.



Q. 디펜스 게임은 한 판 한 판을 중요시하는 반면에, 캐릭터 수집형 게임은 계속 스테이지를 반복해서 돌면서 캐릭터를 육성하는 것에 중점을 두는 장르입니다. 그 다른 두 가지를 결합하기 어려웠을 것 같은데, 어떤 식으로 이를 구현하고자 했는지 간단히 소개 부탁드립니다.

백우:
성장형 게임에서 가장 중요한 레벨 디자인은 캐릭터의 스탯 업, 육성 쪽으로 귀결이 되죠. 디펜스에서는 스탯도 중요하지만 각 맵과 기믹의 변수, 그에 따른 배치 패턴과 조합의 의존도가 상당히 높다는 점이 좀 다르고요.

'일령계획'은 이 두 가지 시스템을 적절히 배합하는 과정에서 변수와 배치 패턴을 우선순위로 잡았습니다. 여기에 캐릭터의 스킬 사용을 통한 전략을 구현하기 위해 캐릭터의 성장 요소를 추가한 형태라고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이외에도, 기본적인 디펜스룰처럼 짧은 플레이타임으로 한 판 한 판을 클리어하는 콘텐츠와 함께 200마리 이상의 적들이 계속 등장하는 콘텐츠, 보스 한 마리에게 얼마만큼의 데미지를 줄 수 있는지 보는 콘텐츠 등 다양한 콘텐츠를 배치해 두었습니다.


Q. 한국 서비스를 결정한 계기가 알고 싶습니다.

백우:
저희는 계속해서 한국 시장을 굉장히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한국은 게임 산업이 굉장히 성숙하고 발달했다고 생각합니다. 이러한 서브컬처풍 2차원 게임이 굉장히 적은데도, 유저들이 굉장히 많다는 것도 확인했죠. 그래서 더욱 더 중요하다고 여기게 됐고요. 저희 목표가 있다면 더 많은 유저들에게 '일령계획'을 알리고, 플레이하게 하고, 또 좋아하게 만드는 것입니다.


Q. ‘일령계획’은 디펜스 게임이면서 캐릭터 게임인 만큼, 캐릭터의 매력 포인트를 어필하는 것도 중요할 것 같습니다. 일령계획 속 캐릭터들의 매력을 한 마디로 표현한다면?

백우:
'일령계획'에 등장하는 캐릭터들은 각자가 비밀이 있지만, 정작 본인들은 그것을 자각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아름답고, 섹시한 비주얼적인 매력보다는 캐릭터마다 이야기가 있고, 그 이야기를 하나로 합쳤을 때 모든 비밀이 풀리게 되는 거죠.

한 마디로 표현하면 ‘미스터리한' 매력? 이렇게 말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Q. ‘일령계획’이라는 제목이 독특한데요, 그 타이틀의 의미가 궁금합니다. 또 캐릭터 게임에서 시나리오와 세계관도 캐릭터만큼 중요한데, 이 부분에 대해서도 좀 더 자세히 소개부탁드립니다.

백우:
'모든 것은 일에서 시작해 영으로 회귀한다’는 의미에서 '일령계획'이라고 타이틀명을 지었는데요. 이는 게임 내에서 보고, 들을 수 있는 스토리를 대표하는 키워드라고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단순해석을 하기엔 약간 무의미해 보일 수도 있지만, 현실과 또 다른 세계의 접점이 반복되는 것을 의미하기도 합니다. 그렇지만 실상 등장하는 캐릭터들은 이 사실을 모르죠(웃음).

이 내용을 잘 풀어보려 생각하다 보니 이진법의 1과 0이 떠올랐습니다. 자세한 내막은 게임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좀 더 세계에 대해서 설명하자면 중앙 대륙, 미드가르드라는 곳에서 이야기가 주로 진행이 됩니다. 그곳은 광활하고 풍요로운 대륙으로 '신들의 황혼' 이후 수만 년이 지나 지금은 아인, 오크, 고블린, 마물, 드래곤, 자이언트 등 다양한 종족이 살고 있는 곳이죠. 그곳에서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그것을 유저가 직접 알아가는 것이 '일령계획'이라고 하겠습니다.







▲ 다양한 종족이 사는 땅, 미드가르드를 무대로 벌어지는 일들을 다루고 있다


Q. 각각 캐릭터들마다 개성과 매력을 강조하고 있는데, 이를 게임 속에서 어떤 식으로 풀어가고자 하셨는지 궁금합니다.

백우:
본편에서는 유저의 입장에서 진행이 되는데, 가장 중요한 프롤로그 부분에 대해 유저들은 알지 못하는 상태로 시작하게 되죠. 이는 한국에서 제작된 애니메이션을 통해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이 내용을 토대로 실제 게임을 플레이 하면서 실마리를 하나씩 찾아가시면 될 것 같아요.

확실한 것은, 게임에서 등장하는 캐릭터들은 단순히 마물의 위협을 받아 세상을 지키는 단순한 이야기만은 아닙니다. 여기서 1과 0이 키워드가 되죠. 스테이지를 진행하다 보면 끊임없이 선택지가 주어집니다. 이야기가 조금씩 달라지는 부분도 존재하고, 선택지에 따라 의문이 들었던 부분에 대한 힌트를 더 받을 수도 있죠.

이 부분 역시 처음 선보였던 버전보다는 업데이트가 된 상태이기 때문에 기존에 플레이를 해보셨던 유저 분들도 조금은 몰입도 있게 가지 않을까 싶습니다. 또 하다 보면 이야기를 풀어가는 방식에 대해 이해하실 수 있을 거라 생각됩니다.



Q. 직업이 12종 이상이라고 하셨는데, 다양한 직업도 좋지만 그런 복잡다단한 시스템이 어떻게 보면 유저의 접근을 저해하는 요소가 될 우려도 있어보입니다. 좀 더 각 직군의 특성을 간단하게 소개한다면?

백우:
정확한 지적입니다. 직업이 다양한 건 장점도, 단점이 될 수 있죠. 이를 조금 쉽게 풀고자 저희가 채택한 방식은 근접과 원거리를 나누고, 지상과 공중을 나누고, 거기에 단일과 광역을 나누는 식이었습니다. 특히 근접의 경우에는 각기 몬스터 어그로를 잡을 수 있는 최대치가 다릅니다. 게임에서는 최대 n마리를 블록할 수 있다, 이런 식으로 표현이 되어있고요.

시작하자마자 바로 한 번에 12종의 직업을 체험하면 혼란스러울 수 있기 때문에 직업별 밸런스를 고려하면서, 또 스테이지를 클리어하면서 유저의 숙련도가 올라가면서 차츰 새로운 직업을 만나실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습니다.



▲ 스테이지가 진행될수록 여러 역할군을 다양하게, 적극적으로 활용해나가야 한다


Q. 디펜스 게임은 배치나 자원 활용 등 전략적인 재미를 강조하는 장르인 만큼, ‘일령계획’ 속의 전략적인 요소를 좀 더 자세히 소개해주셨으면 합니다.

백우:
디펜스 게임을 살펴보면 대체로 라인이 정형화 되어 있습니다. 좀 더 자세히 말씀드리자면, 어디서 몬스터가 오는지 알 수 있죠. 저희는 먼저 라인에서 오다가 라인을 무시하고 도망 다니는 몬스터도 넣었고, 누가 봐도 A라는 루트에서 올 것 같다가도 B에서 오는 속임수도 가미했습니다.

여기에 근접이나 원거리를 무시하거나 은신 상태로 접근하거나 체력이 낮은 대신 매우 빠른 속도로 도망가거나 그 반대의 몬스터 등 다양한 변수의 기믹이 가미되어 있습니다. 이런 것은 뭔가 눈에 보이는 큰 난관을 부여하기보다는, 디펜스에 맞게 하나씩 꼬아둔 문제를 내는 형태라고 볼 수 있죠.



▲ 강력한 보스를 무너뜨리는 것이 목표인 보스전 등도 준비되어있다


Q. 한국형 캐릭터 추가도 좋긴 하지만, 일부에서는 다른 서버와 한국 서버에서 차별이나 차이가 생기지 않을까 우려를 표하고 있기도 합니다. 이 부분에 대해서 좀 여쭤보고 싶습니다.

백우:
저희는 국가별 특성을 고려하여 준비하고 있고, 한국 서비스와 관련해서는 파트너사인 룽투코리아와 함께 사전에 많은 고민을 했습니다. 다만 확실한 부분은 한국 커뮤니티에서 조금씩 얘기가 나오는 것으로 파악이 되는데 ‘천장’은 한국 버전에도 추가 되고, 한정 영웅과 일반 영웅 모두 들어갑니다.

그 외에도, 10회 소환에 한하여 동일 등급 내 다른 영웅으로 바꿔주는 시스템 역시 추가 되어 있습니다. 또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난이도나 캐릭터 성장의 밸런스를 기존 단점을 보완한 형태로 출시될 예정입니다.

저희가 두려고 하는 차별은 수익모델의 차별화는 아닙니다. 가챠라는 시스템에 대해선 ‘지불한 비용에 대해 배반을 하지 않는다’를 한국 서비스의 주요 방향성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 사전예약 보상으로 지급되는 한정판 6성 한국형 캐릭터 '각시'


Q. 한국에 출시하면서 기대하시는 바가 있다고 한다면?

백우:
유저들이 재미있게 즐겨주시는 것입니다. 이게 참 쉬우면서도 어려운 얘기 같습니다만(웃음).


Q. 마지막으로 ‘일령계획’을 기다리고 있는 한국의 유저들에게 한 마디 부탁합니다.

백우:
이미 중국에서 서비스 된 버전을 기억하시는 한국 유저 분들이 일부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한국 출시를 위해 저희가 많은 것을 준비하고 있고 단점 역시 보완하고 있습니다. '일령계획'엔 굉장히 아름답고 다양한 사연을 지닌 ‘그녀’들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게임에서 그녀들을 꼭 만나 보셨으면 좋겠습니다.

또한, '일령계획'의 한국 서비스는 저희의 큰 도전이기도 하고 중국과는 차별화된 전략으로 개발하고 있으니, 많은 응원 부탁 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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