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엔엑스플러스, "게임업계 골목식당, 게발놈들과 인디 개발사 돕는다"

인터뷰 | 박광석 기자 | 댓글: 2개 |
국내에는 우리가 이름도 들어보지 못한, 정말 작은 규모의 중소 게임 개발사가 수도 없이 많습니다. '인디 게임 대박 신화'를 꿈꾸며 고군분투하는 여러 인디 개발자들이 오늘도 다양한 게임을 개발하고, 시장에 선보이고 있지만, 막상 눈에 띌 정도로 두각을 드러내는 작품은 그리 많지 않습니다.

일단 출시를 하고 유저들의 동향을 살핀 뒤 피드백을 반영하는 것 역시 중소 게임 개발사의 여건상 쉽지 않은 일인데요. 이때 '게임을 개발하면서, 동시에 유저 피드백도 바로바로 들을 수 있다면 어떨까?'라는 발상에 착안한 새로운 기획이 공개됐습니다. 바로 업계 최초, 게임 개발 참여형 웹 예능을 표방하는 '게발놈들'의 이야기입니다.

국내 전체 자영업 중 폐업 업종 1위인 식당 사업의 부흥을 위해 각 식당에 맞는 맞춤 솔루션을 제공했던 TV 예능 '골목식당'처럼, 게발놈들은 어려움을 겪고 있는 전국의 중소 게임 개발사에 찾아가 실제 유저들의 처지를 대변하여 맞춤 피드백을 제공합니다. 피드백을 전부 반영해 완전히 새롭게 태어난 게임을 널리 알리고, 여러 채널을 통해 홍보하는 것도 게발놈들이 맡은 임무 중 하나입니다.

중소 게임 개발사들이 가장 어렵게 생각하는 분야를 적극 지원하는 모습에서, '게임계 골목식당'이라는 이미지가 생기기도 했는데요. 게발놈들을 만든 기업 '엔엑스플러스(NXPLUS)'는 어떤 곳인지, 개발사를 돕고 함께 상생하는 게발놈들은 어떻게 기획하게 되었는지, 엔엑스플러스 권순현 사업본부 본부장과의 인터뷰를 통해 자세히 들어보았습니다.



▲ 엔엑스플러스 권순현 사업본부 본부장



■ 중소 게임 개발사와 상생하는 신생 퍼블리셔, '엔엑스플러스'

Q. '엔엑스플러스'는 어떤 기업인가요?

= 엔엑스플러스는 유저들에게 새로운 경험을 전달하겠다는 포부를 지니고 지난 2019년에 처음 설립된 기업으로, 현재 '게임 사업'과 '미디어 콘텐츠 사업'의 두 가지 업무를 함께 진행하고 있습니다. 단순히 사업적인 부분 이외에도 운영과 마케팅 부분까지 모두 커버할 수 있도록 넷마블, 넥슨, 카카오 등 대기업 출신의 다양한 인력이 회사를 구성하고 있습니다. 소규모 인디 게임이나 스팀 등 여러 플랫폼을 통해 출시되는 작은 게임들을 지원하며 함께 키우고 싶다는 마음, 그리고 플랫폼이나 장르, 규모에 얽매이지 않고 새로운 경험을 만들고 싶다는 것이 가장 주요한 회사의 방향성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Q. 엔엑스플러스의 주 업무인 '게임 사업'과 '미디어 콘텐츠 사업'은 어떤 식으로 이루어지나요?

= 먼저 게임 사업에서는 국내에 있는 중소 개발사들을 찾아서 개발부터 출시에 이르기까지 대부분의 과정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엔엑스플러스가 가지고 있는 마케팅, 운영, 기술 등의 노하우를 활용하여 도움이 필요한 부분을 지원하고, 중소 개발사와 함께 상생하는 사업을 전개하고자 합니다.

미디어 콘텐츠 사업에서는 현재 인챈트 엔터테인먼트와의 협업을 통해 '게발놈들'이라는 콘텐츠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신작 게임을 리뷰하는 단순한 방식 대신, 전국에 있는 중소 개발사를 발굴하고 키워나가는 과정을 미디어 형태로 풀어낸 것이 특징입니다. 앞서 소개한 게임 사업과 밀접하게 닿아 있는 콘텐츠이며, 오직 엔엑스플러스만 할 수 있는 방식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진행하게 됐습니다.



▲ 국내 최초 게임 개발 참여형 예능 콘텐츠를 표방하는 '게발놈들'


Q. 엔엑스플러스가 추구하는 게임 사업의 목표는 결국 '인디 게임 전문 퍼블리셔'가 되는 것으로 보입니다. 현재 국내에서는 스마일게이트와 네오위즈에서 관련 사업을 진행 중인데, 이들과는 어떤 차별점이 있을까요?

= 언급한 두 회사가 현재 유일하게 국내에서 인디 게임 퍼블리싱을 진행 중인 대기업입니다. 사실 이런 대기업과 접촉하지 못하는 개발사들도 많고, 대기업을 통해 퍼블리싱 계약까지 체결하는 케이스는 더 드문 편입니다. 엔엑스플러스는 이처럼 기회를 잡지 못한 중소 개발사를 지원하고, 궁극적으로는 다른 퍼블리셔들과 나란히 설 수 있는 위치까지 올라설 수 있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엔엑스플러스의 차별점은 '미디어 콘텐츠 마케팅'에 특화된 회사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엔엑스플러스에서 운영하는 미디어 콘텐츠 채널은 게임이 서비스되기 전부터 유저들에게 게임을 드러내고, 시장에서 먹히려면 어떤 부분에 개선이 필요할 것인지 방송을 통해 그대로 보여주게 됩니다. 이러한 과정에서 다시 한번 게임을 홍보할 수 있는 식이죠. 정량적인 수치에 접근하여 게임을 평가하기보다, 게임을 상품화시키는 모든 과정을 보여주는 방향으로 나아갈 계획입니다.


Q. 엔엑스플러스와 인챈트가 함께 유튜브 콘텐츠 '게발놈들’을 제작 중이죠. 중소 게임사 발굴과 컨설팅 과정을 영상 콘텐츠 형태로 기획하게 된 계기도 궁금합니다.

= 엔엑스플러스의 설립 초기부터 오랫동안 준비했던 기획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프로그램의 이름도 그간 많이 바뀌었는데, 엔엑스플러스가 개발사를 대하는 방식과 사업의 방향을 웹 예능 콘텐츠로 기획하고, 이를 재미있게 녹여내겠다는 방향성은 처음부터 쭉 이어져왔습니다. 단순히 보여주기식에 그치는 것이 아닌, 실제 게임 서비스와 성과에도 영향을 줄 수 있는 파급력을 갖추고자 했죠. 게발놈들 방송을 통해 중소 개발사들이 '우리도 도움을 받을 수 있겠다'라는 마음을 가지게 되는 것이 가장 이상적이라고 생각합니다.





Q. '게발놈들' 방송을 통해 소개하는 중소 개발사는 어떻게 선정되는지, 그 절차가 궁금합니다.

= 직접 지스타, BIC 등 전국의 여러 게임 관련 행사를 방문하고, 많은 대표님을 만나보며 함께할 개발사를 선정하게 됐습니다. 첫 번째로 함께 하기로 한 개발사가 바로 부산의 인디 게임 개발사 '잇섬 스튜디오'였죠. 잇섬 스튜디오는 게임 개발자들이 아닌, 다양한 경력을 가진 이들이 '더 재미있는 게임을 만들어보자'라는 일념으로 뭉친 것이 특징인 개발사입니다. 기본적인 뒷받침만 있다면 굉장히 좋은 게임을 만들 수 있는 열정이 있는 개발사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함께하게 됐습니다. 앞으로도 여러 중소 개발사를 많이 만나게 될 텐데, 게임에 대한 열정이 있는지, 엔엑스플러스와의 시너지가 있을 것인지를 판단하고 협업 여부를 결정해나갈 계획입니다.



▲ 게발놈들과 첫 번째 여정을 함께한 부산의 '잇섬 스튜디오'


Q. 게발놈들 방송을 통해 하나의 게임을 소개하는 과정이, 일종의 '광고 방송'처럼 느껴지지는 않을지 우려됩니다.

= 이 부분에 대한 우려는 현재 공개되어 있는 '게발놈들 에피소드 1-2'를 보면 해소되리라 생각합니다. 해당 회차를 보면 게발놈들이 게임을 무조건 홍보하는 형태의 방송이 아니라는 것을 바로 아실 수 있습니다. 출연진들이 '이 정도로는 시장성이 없다'고 확실히 의견을 표시하고, 이를 통해 개발자들 자신도 현실을 확실히 느낄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회사의 홍보 채널이 아닌, 빛나는 게임을 발견하고, 피드백하는 역할로 키워나갈 생각입니다.

▲ 게임의 부족한 부분과 아쉬운 부분을 제대로 꼬집는 출연진들의 모습을 볼 수 있다



■ 엔엑스플러스, "'우리가 만드는 것은 색다르다'는 인식 만들고 싶다"

Q. 게발놈들 방송을 통해 첫 번째로 소개한 잇섬스튜디오의 신작, ‘언더토피아’에 대해서도 함께 소개해주세요. 어떤 게임인가요?

= '언더토피아'는 잇섬스튜디오가 엔엑스플러스와 협력을 결정한 뒤 초기 기획 단계부터 함께 개발한 신작입니다. 앞서 인디 게임 시장에서 큰 인기를 얻은 탑뷰 로그라이트 슈터 게임을 모바일에서도 편하게 즐길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에서 기획하게 됐고, 올해 11월 출시를 앞두고 있습니다.

언더토피아에서는 지하 세계를 배경으로, 부모님을 찾기 위해 광산차를 타고 탐험을 떠난 주인공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습니다. 모바일 게임이지만 스토리도 함께 즐길 수 있도록 신경을 썼고, 2D 도트 그래픽을 활용하여 레트로 느낌을 살렸습니다. 무엇보다 '전투의 재미'에 집중해서 실제로 플레이했을 때 핵 앤 슬래시 장르의 화끈한 손맛을 느낄 수 있도록 한 것이 특징입니다. 단순히 1회성 플레이에 그치지 않도록 챕터도 여럿 준비했고, 게임의 깊이를 더해 오랫동안 즐길 수 있도록 무한모드 등 다양한 모드를 추가해나갈 계획입니다.




Q. 현재 스팀을 보면 해당 장르와 방식을 채택한 수많은 신작들이 쏟아져나오고 있는데요. 같은 장르의 다른 로그라이트 슈터 게임들과 차별화되는 '언더토피아'의 매력 포인트로는 어떤 것이 있나요?

= 언더토피아에는 단순한 핵앤슬래시 전투 외에도 플레이어를 지원하는 광산차, 스테이지 내에 존재하는 트랩과 상자 오브젝트 등 다양한 요소들이 등장합니다. 이러한 요소들은 스테이지를 클리어할 때마다 새롭게 해금되고, 소소한 재미와 함께 전투의 깊이를 더해주죠. 단순히 업그레이드 아이템만 잘 고르면 클리어할 수 있는 기존의 로그라이트 슈터들과 달리, 언더토피아에서는 함정을 피하고, 아이템을 획득하기 위해 이동하는 등 세밀한 컨트롤을 요구합니다. 어려운 전투를 이겨냈을 때 얻을 수 있는 성취감에 중점을 둔 게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Q. ‘게발놈들’ 방송이 끝난 뒤, 중소 개발사의 사후지원은 어떤 식으로 진행되나요?

= 실제로 퍼블리싱 계약을 하지 않고 컨설팅만 지원하는 사례도 있습니다. 만약 해당 개발사가 게발놈들 출연에 충분히 만족하고, 엔엑스플러스와 이후에도 호흡을 맞추고 싶다는 의사를 보이면, 그때 다시 여러 방향으로 지원을 논의하게 되는 방식입니다. 물론, 꼭 퍼블리싱 계약을 하지 않더라도 게임의 출시 시점 등에 맞춰 홍보 등의 방법을 통해 지속적인 도움을 제공할 계획입니다.

게발놈들을 기획하며 중요하게 생각한 것은 고유의 색깔을 갖는 것에 있었습니다. 어떤 하나의 게임을 찾아서 성공시키는 모습에 집중하는 것이 아닌, '이런 과정으로 게임이 만들어지는구나', 혹은 '게임이 이렇게 변하고, 재미있어질 수 있구나'라는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었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모습을 효과적으로 보여드릴 수 있는 기업이 바로 엔엑스플러스라는 것도 알리고 싶습니다.


Q. 게임을 더 많은 이들에게 알리기 위해, '게발놈들 TV'의 규모를 키우는 것도 목표 중 하나일 것 같습니다. 현재 진행하고 있는 기획 이외에, 추가 기획을 편성할 계획도 있는지 궁금합니다.

= 게발놈들은 시작부터 성과가 굉장히 좋은 편입니다. 게이머분들도 좋은 취지에서 진행되는 방송이라는 것을 이해해주시고, 좋게 바라봐주시고 있습니다.

사실 엔엑스플러스에서는 '게발놈들 TV' 외에도 '스튜디오 77106'이라는 채널을 함께 운영 중입니다. 게발놈들이 게임을 발견하고 함께 만드는 콘텐츠라면, 스튜디오 77106은 게임을 리뷰하는 형태에 가깝습니다. 서로 다른 취지를 가진 방송이기 때문에, 채널을 나누어서 따로 운영하는 것으로 방향을 정했습니다.

당장은 채널 수익을 바라보기보다 개발사와 출연자들이 어울려 게임을 만들고, 새로운 재미를 전달하는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은 마음입니다. 스튜디오 77106에서는 직접 하이퍼 캐주얼 게임을 만들고, 시청자들과 함께 그 게임을 플레이하는 형태의 방송도 계획 중입니다. 이처럼 계속 새로운 재미를 줄 수 있도록 다양한 시도를 이어나갈 계획이니, 많은 관심을 부탁드립니다.



▲ 엔엑스플러스에서는 '게발놈들' 외에도 다양한 채널을 함께 운영 중이다


Q. 앞으로의 포부와 계획을 듣고 싶습니다.

= 앞에서도 잠깐 이야기했듯, 우리만의 차별화되는 색을 갖는 것이 현재 바라보고 있는 목표입니다. 단순히 회사 규모를 키우는 것보다 초심을 유지하고, '엔엑스플러스는 이런 회사구나'라는 이미지를 계속 전달 드리고자 합니다. 뻔한 것들에 그치지 않고 계속 새로운 시도를 하고, '엔엑스플러스가 하는 것은 좀 다르고 색다르네?'라는 인식이 생길 수 있도록 계속 노력하겠습니다.


Q. 현재 전문가의 컨설팅이 절실한 중소 게임 개발자들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다면?

= '게발놈들 TV'는 단순히 재미만 추구하거나 홍보를 하기 위한 채널이 아닙니다. 만일 도움이 필요하다면, 또 피드백을 겸허히 받아들이고 개선할 의지가 있다면, 언제든 엔엑스플러스의 문을 두드려주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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