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디자인의 힘으로 세계를 흔든다' SSS by 어플리봇

인터뷰 | 박광석 기자 | 댓글: 13개 |



소위 '잘 팔리는' 게임을 만들기 위해서는 근본이 되는 아이디어를 뒷받침해줄 매력적인 캐릭터와 세계관이 필요합니다. 아무리 개발력에 자신이 있는 개발자라고 할지라도, 캐릭터 디자인과 세계관 설계는 완전히 별개의 영역이므로 다른 전문가의 도움이 필수불가결하죠. 게임을 만들 때 프로그래머 이외에도 스토리 감독이나 게임 원화가가 함께하는 이유가 바로 이 때문입니다.

여기 'SSS by applibot(트리플에스 바이 어플리봇, 이하 SSS)'이라는 이름으로 활동하는 회사가 있습니다. SSS는 업계에서 내로라하는 7명의 전문 일러스트레이터가 뜻을 모아 하나의 팀을 구성하고, 기획 시작 단계부터 컨셉 아트, 세계관 설계, 캐릭터 디자인까지 모두 진행하는 컨셉 특화형 스튜디오입니다. 구성원 개개인이 전문으로 활동했던 분야가 저마다 다르고, 그 영향으로 작품에 드러나는 색깔이 획일화되지 않고 다채로운 것이 SSS의 특징이죠.

주 무대인 일본을 넘어, 이제 한국에서도 무지개색으로 빛나는 그들의 매력을 알리고 싶다는 SSS의 타카기 마사후미 매니저를 만나 SSS라는 팀이 어떤 곳인지 더욱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보았습니다.





▲ SSS by Applibot 타카기 마사후미 스튜디오 매니저


한국에서는 아마 첫 소개가 아닐까 싶은데요. 생소하게 느끼실 한국 유저들을 위해 먼저 SSS에 대해 간단하게 소개 부탁합니다.

- SSS by applibot은 게임, 애니메이션, 뮤직비디오와 같은 여러 매체의 기획 시작 단계부터 컨셉 아트와 세계관 구축, 캐릭터 디자인 등 디자인과 관련된 전반적인 작업을 진행하는 컨셉 특화형 스튜디오입니다.

'디자인의 힘으로 세계를 흔든다'라는 이념을 가지고 지난 2019년 2월에 처음 설립됐고, 현재 스튜디오 매니저인 저 '타카기 마사후미'와 전문 매니지먼트 담당자, 홍보 담당자, 그리고 SSS의 주축이라고 할 수 있는 7명의 일러스트레이터까지 총 10명이 함께하고 있습니다. 기본적으로 일러스트레이터들은 프리랜서로 활동하고 있지만, 일주일에 3일에서 4일 정도는 사무실에 모여 세계관을 구상하거나, 함께 연구하는 방식으로 작업하고 있습니다.


SSS의 구성원인 일러스트레이터 7인의 이전 작품이라든지, 주요 이력이 궁금합니다.

- 각자의 구성원이 실제로 참여했던 작품들을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먼저 저는 스튜디오 매니저이면서 일러스트레이터이기도 한데요. 이전에 '드래그 온 드라군3'의 드래곤과 보스 디자인, '파이널판타지 영식'의 몬스터 디자인에 참여했습니다.

이제 일곱 분의 이력을 소개해드릴게요. 첫 번째는 요네야마 마이(Yoneyama Mai)님. 애니메이션 '킬라킬'과 '키즈나이버'에서 각각 작화 감독, 캐릭터 디자인을 담당하셨습니다. 에반게리온을 좋아하시는 분이라면 익숙하실 'RADIOEVA' 일러스트를 작업하신 분이기도 하시죠.

두 번째는 'BUNBUN'님. 아마 abec이라는 활동명으로 기억하시는 분들도 계실텐데요. 라이트노벨 '소드 아트 온라인'의 캐릭터 원화와 일러스트를 그리신 분입니다. 이외에도 '사쿠라 퀘스트'의 캐릭터 디자인, '유우키 유나는 용자다'의 캐릭터 원안을 담당하기도 하셨습니다.



▲ 출처: 소드아트 온라인 abec 화집(KADOKAWA 간) (C)2016 abec (C)2016 REKI KAWAHARA

세 번째는 '7ZEL'님입니다. 포켓몬 카드 게임의 아트 디렉션, 포켓몬스터 선&문의 캐릭터 디자인을 담당하셨죠. 포켓몬 게임 시리즈를 좋아하는 유저라면 7ZEL님의 아트 스타일이 가장 익숙하실지도 모르겠네요.

네 번째는 'PALOW'님. 리그 오브 레전드 2018년 애니메이션 PV의 캐릭터 디자인과 작화 검수, 버츄얼 싱어 '카후'의 캐릭터 디자인, HAL 도쿄 2016년도 TV CM의 캐릭터 디자인을 담당하셨습니다.

다섯 번째는 'NAJI Yanagida'님. 라이트노벨 '전생했더니 드래곤의 알이었다'의 일러스트와 캐릭터 디자인, 그리고 '로드 오브 버밀리온3', '삼국지 대전 TCG', '전국 대전 TCG' 등 여러 게임의 일러스트를 작업하셨습니다.

여섯 번째는 'issai'님. 파이널 판타지 영식의 몬스터 디자인, '흑표 용과 같이' 시리즈의 애니메이션 원화와 착색, 그리고 용과 같이 인연에서 이미지 보드를 담당하셨죠.

마지막으로 'taiki'님은 '오니나키', '디지몬 월드 넥스트 오더', '페이트/그랜드 오더' 등 여러 게임에서 캐릭터 디자인과 일러스트를 작업하셨습니다. 이렇게 각기 다른 화풍, 색깔을 가진 일러스트레이터들이 하나의 팀으로 함께 활동하는 단체가 바로 SSS입니다.


▲ 업계에서 내로라하는 7명의 전문 디자이너가 함께 구성한 'SSS'


업계에서 이름을 날리고 있는 유명 일러스트레이터들이 하나로 모이기가 쉽지 않았을 것 같은데요. SSS의 설립 계기가 궁금합니다.

- 어플리봇 크리에이티브 관할 통괄인 '타케다 쇼고'와 저는 이전부터 꽤 오랫동안 알고 지내던 사이였습니다. 어플리봇에 입사하게 된 계기도 바로 이 인연 때문이었죠. 그와 함께 일하던 어느 날, 어플리봇 내부에도 컨셉 아트를 만드는 부서가 있으면 좋겠다는 이야기가 나왔습니다. 이때 '7ZEL', '요네야마 마이', 'PALOW'까지 세 분이 후보로 언급됐죠.

그후 즉시 후보로 언급된 세 분께 문의를 드렸는데, 세분 모두 '그 두 명과 함께 하는 거라면 해보고 싶다'라는 긍정적인 답변을 주셨습니다. 그 뒤로는 일사천리였어요. "7ZEL, 요네야마 마이, PALOW가 있는 팀이라면 나도 하고 싶다!"라고 요청해주신 일러스트레이터들이 모이게 됐고, SSS라는 회사를 구성할 수 있게 됐습니다.


멋진 이야기네요. 팀 결성 이후에도 "그 7명이 함께 하는 팀이라면 나도 함께하고 싶다!"라고 이야기하는 분들이 많이 계셨을 것 같습니다. 앞으로 팀을 확장해나갈 계획도 있나요?

- 감사하게도 정말 많은 분께 그러한 요청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현재로서는 지금의 7명으로 해보자는 마음이 큽니다. 또 지금의 구성원 모두가 저마다 다른 방향성을 가지고 있기에, 마치 무지개처럼 서로 다른 7개의 빛을 발하고 있는 이상적인 상황이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SSS라는 하나의 팀으로 큰 성과를 이뤄낸 이후에는 일러스트레이터 이외에도 CG나 애니메이션, 감독, 시나리오 라이터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이 함께 모이는 단체으로 발전해나가고 싶다는 생각이 있습니다.


SSS에서 모두 함께 힘을 합쳐서 만들어낸 작업물이 있다면 소개해주세요.

- 현재까지 SSS 멤버들이 함께 힘을 합쳐서 만든 작업물은 모바일 리듬 게임 '세븐스코드(SEVEN's CODE)'뿐입니다. 리듬 게임이지만, 스토리와 연계되어서 게임 안에 스틸 컷이 굉장히 많이 수록된 게임이죠. 최근 일본에서 서비스를 시작했고, 게임 내 스틸 컷의 퀄리티로 업계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습니다. 원래 프리랜서로 활동하던 멤버들이 팀워크를 발휘하며 만든 첫 작품이기에 대단히 큰 의미가 있는 작품이라고 생각합니다.





어떻게 보면 게임의 가장 중요한 부분이라고 할 수 있는 세계관과 컨셉을 외주로 맡긴다는 부분에 저항감을 가지고 있는 이들도 많을 것 같습니다. SSS와 함께 작업하면서 기업이 얻게 되는 장점으로는 어떤 것이 있나요?

- 크게 두 가지가 있습니다. 첫 번째는 SSS에 전문 영업 담당자가 있기 때문에 매니지먼트 과정이 매끄럽다는 점입니다. 결국 해당 부분을 외부에 맡겨야 하는 상황에 놓인 기업이라면 프리랜서로 활동하는 개인 일러스트레이터에게 외주를 부탁해야 하는데, 그림 그리는 것만 전문으로 하던 개인은 이러한 부분이 익숙하지 않기에 여러모로 문제가 발생하기 쉽습니다. 하지만 SSS와 함께할 땐 이런 걱정을 덜 수 있습니다. 두 번째는 7명의 전문가가 함께하기 때문에, 어떤 개인에게 부탁했을 때 나오는 결과물보다 더 높은 퀄리티의 결과물을 제공할 수 있다는 점이죠.

그림을 그린다는 것 자체는 수단에 불과합니다. 중요한 것은 컨셉을 위한 디자인을 하는 것이기 때문에, 언제나 기업과 함께 소통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죠. 이때 원활한 커뮤니케이션을 이끌어갈 수 있는 것이 SSS의 강점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미 자신의 머릿속에 확고한 이미지를 가지고 있으나, 그것을 표현해낼 기술이 없는 사람이 SSS에 의뢰를 했다고 가정해보죠. 아무리 대화를 해도 접점이 나오지 않는 상황이라면, SSS에서는 어떻게 대처할지 알고 싶습니다.

- 아직까지는 '이런 유저층이 주 타겟인데, 비주얼이 전문 분야가 아니므로, 이 부분은 맡기겠다'라고 하는 클라이언트가 많았습니다. 아직 한 번도 만나본 적 없지만, 분명히 있을 수 있는 상황이겠네요.

보통은 그림으로 예시를 보여주며 대화를 하면 통하는 경우가 많지만, 그것도 안 된다면 그 이후는 비즈니스 차원에서 해결해야 하는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그런 부분까지 일러스트레이터가 관여한다면, 이때는 크리에이티브에 나쁜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죠. 저 자신도 크리에이터이기 때문에, 각 멤버들이 더 좋은 작품을 만들어낼 수 있도록 윗선에서 커뮤니케이션에 힘을 쏟을 수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소속 일러스트레이터 7인이 각자 가지고 있는 색상이 다르기 때문에 얻을 수 있는 장점도 있지만, 반대로 어려운 부분도 있을 것 같습니다.

- 색이 다르다는 것은 결코 어려움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오히려 다른 멤버가 가진 색상과 특징을 더 존중할 수 있게 되는 특징이라고 할 수 있죠. 물론 초기에는 좋은 아이디어를 내는 사람이 리더처럼 행동하고, 그림을 잘 그리는 사람은 그저 그 아이디어를 따라가야만 하는 등, 몇 번의 시행착오가 있기는 했습니다. 이러한 문제들은 해결하기 위해 끊임없이 대화했고, 현재는 '자신이 잘하는 분야를 살려서 팀을 위해 활용하자'는 슬로건을 정해서 장점을 함께 공유하는 형태를 정립하게 됐습니다. 언제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매니저와 작가의 소통이 가장 중요했던 것 같습니다.


기획 시작 단계부터 컨셉 아트와 세계관 설계, 캐릭터 디자인까지 진행해주는 SSS의 업무는 현재 일본 시장에서 충분한 수요가 있는지 궁금합니다.

- 게임 이외에도 정말 많은 분야에서 요청을 받고 있습니다. 현재 가장 수요가 많은 곳은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혹은 뮤직비디오처럼 비주얼이 주가 되는 매체들입니다. 만약 이후에 한국에서 활동하게 된다고 하더라도, 가장 처음에는 게임 업계보다 그림으로 표현할 수 있는 뮤직비디오, 애니메이션 분야의 수요가 많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이것을 바탕으로 팬덤이 생겨난다면, 그 이후에는 게임 제작에도 참여하는 등, 계속 분야를 확장해나갈 수 있겠죠.


그러면 게임으로 분야를 좁혀볼게요. 물론 장르를 가리지 않고 다양한 작업이 가능하겠지만, 그중에서도 특히 SSS가 가장 잘할 수 있는 장르, 혹은 컨셉이 있나요?

- 현재는 SSS의 브랜드 만들기에 대해 고민을 많이 하고 있습니다. 특기라고 할 수 있는 장르가 있다면, 아마도 '패션' 분야가 아닐까 싶네요. 10대에서 20대의 젊은 층이 좋아하는 트렌디한 패션을 표현하는 것이 가장 자신 있습니다. 게임 작업을 한다면, 이런 특기를 살려서 스타일리쉬하고 현대적인 비주얼을 만들고 싶다고 생각합니다.





앞으로 한국에서도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하게 된다면 어떤 활동을 가장 먼저 하고 싶은지, 구체적인 계획이나 목표가 있다면 소개해주세요.

- 구체적으로 계획이 세워져 있는 것은 아니지만, 하고 싶다고 생각하는 일은 정말 많습니다. 일단 한국에 SSS의 멤버 전원이 가서 각자의 작품을 선보이는 전시회도 열어보고 싶고, 라이브 페인팅 같은 것도 재미있을 것 같고요. 또 한국에는 수준 높은 일러스트레이터들이 많이 있기 때문에, 이러한 분들과도 더 가깝게 교류해보고 싶습니다.

이외에 먼 미래의 일이 될지도 모르겠지만, 한국에도 SSS와 같은 성격을 가진 또 하나의 팀을 만들어서 한국과 일본이 함께 크리에이티브를 발전시키는 계기를 만들고 싶다고도 생각합니다.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즐겁고 보람찬 일들이네요.


끝으로 한국의 유저, 개발자, 그리고 일러스트와 컨셉 만들기에 고충을 가지고 있는 모든 이들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다면?

- 게임과 애니메이션, 뮤직비디오 등 여러 시각적 매체를 제작하는 것은 물론, SNS에서도 저희의 이름을 더욱 널리 알려나갈 수 있도록 매일 열심히 작업하고 있습니다. 국경의 제약이 없는 인터넷상에서 SSS 활동을 쉽게 접하실 수 있으니, 한국의 유저분들도 SSS의 행보를 많이 기대해주시길 바랍니다. 혹시 SSS에 대해 더 궁금한 사항이 있다면 SSS by 어플리봇 공식 홈페이지를 참고해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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